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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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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01.14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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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4.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5)

DUMMY

"주공, 이 사실을 많은 제후들도 알 것이 아닙니까?"

"그럼, 우리가 아는 것이니.."

손견이 고개를 끄덕이자, 채현이 계략이 정해졌다는 듯, 알 듯 모를 듯 의뭉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천자를 여포가 모시는 것이 확실하다면, 저들은 아마 원요에게 갈 것입니다."

채현의 당당한 예측에 손견이 궁금한 듯 물었다.

"이유가 뭔가?"

"조조는 과거, 사도 왕윤의 칠성보도로 동탁을 암살하려 시도한 자입니다. 여포 역시 그런 조조를 기억하고 있을 테지요. 결코 음흉한 조조에게 갈 리는 없습니다. 여포가 만약 어가를 모시지 않은 상태라면, 원소에게도 갈 수는 있겠다만... 어가를 모셔놓고 원소같은 세력가에게 간다는 것은 여포 자신에게 실리가 없는 일이지요. 원소가 현 천자를 부정하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닙니까? 그는 결코 환영받지 못할 겝니다. 그렇다면 여포는 가장 어리고, 가장 약하며, 가장 근거지로 좋은 곳인 남양의 원요에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손견은 채현의 말을 잘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는 분석이었다. 손견 자신도 그리 생각했기 때문이다. 채현은 말을 계속했다.

"우리는, 그 이후를 대비해야 합니다."

"그 이후라니?"

손견이 묻자, 채현이 당연한 것이라는 듯 말했다.

"어찌 되었건 원요는 사세 삼공의 후예이며, 명문 원가의 적손입니다. 과거 황제에게 충실한 가문의 도움을 받는 것이니 그의 도움을 받는 것은 여포나 황제 모두에게 명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남양의 바로 아래에는 능구렁이 유표가 있습니다. 유표는 비록 동탁에 의해 임명되긴 했으나, 명실상부한 황실의 웃어른 중 하나입니다. 유표의 코앞에 어가가 있는데, 그가 모시려 하지 않을 수 없지요. 필시 남양에 군사를 보내려 할 것입니다."

"유경승이라... 그라면 그렇겠지. 황실의 어른이니."

"유경승뿐이 아닙니다. 눈을 돌리면 남양과 한창 세력다툼을 하는 양주의 유요 역시 황실의 혈통을 가진 자이며, 조금 멀긴 하나, 익주의 유장 역시 황실의 혈통입니다. 모두 남양과는 근거리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들보다 더 경계해야 할 자가 있지요. 바로 조조입니다."

조조라는 말에 손견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조의 의뭉스러움은 소문난 바가 있어 손견 역시 들은 바가 있었다. 반 동탁 연합군의 회합때도 조조는 자신의 능력을 어김없이 발휘하지 않았던가. 그것만으로도 조조는 충분히 경계할 만 한 자였다.

"조조는 의뭉스러워 속을 알 수 없는 자입니다. 동탁이 장안으로 도읍을 옮길 때 유일하게 동탁을 추격해 어가를 모시려 한 제후가 바로 조조이지요. 그걸로 보아 조조는 이미 어가의 효용성을 알고 있을 겝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양을 무작정 칠 수는 없지요. 명분도 없거니와, 이미 남양을 노리는 제후들은 많고 연주를 노리는 승냥이들도 많아 쉽게 집을 비울 수가 없는 형편이지요. 아마 때를 기다리고자 할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손견이 채현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는 듯 호응했다. 그러자 채현이 자신의 말에 확신을 얻어 더욱 신이 나 말했다. 자신이 모시는 군주가 자신의 생각을 이해해 준다면 신하는 기쁜 법이다.

"조조가 남양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남양의 원요가 원소와 연합한다는 소문을 내십시오. 그것이 사실이던 사실이 아니던, 실제로 실행가능한 계책이거니와 어찌 되었건 간에 조조는 위아래로 원씨와 마주한 상황이니, 불안할 수밖에요. 그리 된다면 조조는 원요를 공격할 수밖에 없습니다."

"호오. 헛소문 속에 진실이 있는 법이지. 헛소문으로 치부하기엔 불안한 구석이 있어 찜찜하고, 진실이라 판단한다면 무조건 남양을 공격해야 하니, 계책이 이루어지던, 실패하던 남양은 궁지에 몰리는구만. 사방에 적을 만든 남양의 원요는 어쩔 수 없이 가장 믿을 만 한 친지인 원소에게 기댈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오히려 소문이 진실이 되어 조조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 아닌가. 묘하군."

손견은 채현의 꿍꿍이를 이해했다. 어찌 어찌 돌려서 말했지만 이것은 결국 원요를 고립시키는 계책이다. 여포와 어가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제후들이 많으니, 필시 이 시기에 손견 자신이 강동을 침공해야 대계가 이루어질 것이었다. 손견은 흐뭇하게 웃었다.

"좋네. 좋아. 아주 좋아! 하하하하! 자. 이제 강동 침공로에 대해서 얘기해 보세나."


채현은 오랫동안 앞으로의 일과 여러 가지 계책을 조언하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피곤한 자신을 맞는 것은 하녀들과 호 노인뿐이었다. 이미 늦은 밤. 채현은 피곤해 잠자리에 들었다. 잠자리에 누워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 혼자밖에 없는 방. 외로웠다. 여인을 품어 볼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서 상념을 떨쳤다. 선비로써가 아니라, 자신에게는 이미 소매가 있지 않은가. 완전히 육영을 잊은 것은 아니었다만, 어찌 되엇건 소중한 여인에게 동정을 바치고 싶었다. 채현은 그대로 잠에 들었다.


"기침하셨습니까, 공자님."

이른 새벽.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일찍 잠에 깬 새벽이었다.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일어난 채현이었기에, 마침 집안일을 하러 일찍 일어난 하녀들이 놀라며 채현에게 아침인사를 건넸다.

"검을 가져와라. 오랜만에 수련을 하고 싶구나."

"예. 공자님."

몸은 다 나아가고 있었고, 저번 일로 녹슬어 가는 무예 실력이 걱정이 되는 채현이었다. 그는 오랜만에 아침 운동으로 무예 연습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하녀들이 목검을 가져오자, 채현은 진검으로 가져오라고 다시 명하려다 그냥 목검을 손에 쥐었다. 때로는 무언가를 베는 느낌이 오는 진검보다야 목검이 편할 때가 있었다.

"하압!"

검의 투로를 다시금 기억하며 허수아비를 향해 목검을 휘둘렀다. 허수아비는 오롯이 서서 한참동안이나 채현의 목검에 맞아 처참하게 바뀌었다. 채현의 검술 연습은 한참이나 되야 끝났다. 땀을 뻘뻘 흔들리며 검을 겨우겨우 다시 휘두르자, 채현은 과거에 배웠던 것들이 기억나는 듯 했다. 머리는 잊었는지도 모르나 몸은 항상 기억하는 법이었다.

"휴우. 오늘은 이 정도로 끝이다. 몸이 아직 검로를 기억하고 있어 다행이군."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훔쳤다. 어느 새 새벽은 지나고, 아침 햇살이 밝아 오고 있었다. 오랜만에 한 무예 수련이 너무나도 개운했다. 채현은 앞으로도 가끔은 무예 수련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 생각 없이 검을 휘두르다 보면 잡념이 없어지는 것이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

'육영...'

잊으려 했다. 자신은 이미 소교라는 어여쁜 정인이 있다. 육영이라는, 과거의 여인은 잊으려 했다. 하지만 육영이란 이름은 , 첫사랑이라는 잔인한 꼬리표를 달고 아직도 채현의 마음 속 한 귀퉁이에 숨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소교의 활달함과 적극성이 채현에게 점점 크게 다가온다는 것이었다. 채현은 머리를 흔들었다. 육영에 대한 것은 잊어야 한다. 그것이 현 정인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다.

"가가, 무슨 생각 하셔요?"

순간 상념에 빠진 채현을 깨우는 여인의 목소리가 흘렀다. 이런 이른 아침부터 누가 왔다는 말인가. 고개를 돌려 보니 바로 소교였다.

"소매, 이리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이오?"

"가가의 조식을 직접 차리고 싶어서 말이에요."

소교는 빙긋 웃었다. 소교는 아예 아버지, 교방의 허락을 받아 채현의 집 근처에 새로운 집을 얻은 모양이었다. 채현은 얼굴이 벌개졌다. 보통 식사를 직접 하는 것은 고이 자란 규중처녀가 아닌, 하녀들이나 하는 일이다. 소교는 자신이 먹을 식사를 하고 싶어 그 천한 일을 직접 한다고 나선 것이다.

"아, 소매. 그럴 필요는 없소. 그런 천한 일은 하녀들을 시키면 되는 것을..."

"아니오. 채 가가. 저를 보세요."

갑자기 소교가 엄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채현에게 들이대고 두 팔을 허리에 댄 채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왔다. 누가 봐도 홀릴 정도로 매력적인 얼굴이다. 하지만 앙다문 입술. 무언가 화가 난 듯한 표정이다. 채현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왜..왜 그렇소? 소매."

"아녀자로써 정인을 위해 밥을 차리는 것은 누구나 하는 당연한 일이에요. 여자들의 신성한 일을 천한 일로 격하시키지 말아 주세요!"

아차, 소교가 화를 내 버렸다. 채현은 뭔가 자신이 잘못 말했다 싶어 소교의 분노를 가라앉히려 했다.

"미, 미안하게 됫소. 소매. 화를 푸시오."

"뭐가 미안한데요? 가가. 저, 화 나지 않았어요."

이제는 소교가 두 팔을 교차한 채로 서 있었다. 고개를 돌려 먼 산을 보고 있는 것이 누가 보아도 ' 나 화 났다.' 라는 것이었다. 채현이 둔감하다고 하지만 그것까지 모르지는 않는다.

"앞으로 소매를 포함한, 아녀자들이 하는 일을 하찮다고 하지 않겠소."

"가가, 정말이요?"

"그렇소. 내 맹세하리다."

채현이 맹세하자, 소교가 매우 기뻐하며 방방 뛰었다. 채현은 소교가 기뻐하며 이제서야 웃는 얼굴을 보이자 마음이 놓였다. 소교가 울면서 고백했던 날. 앞으로 소매를 많이 웃게 해 주자 다짐하지 않았던가. 채현은 소교를 울리고 싶지 않았다. 소교가 울면 자신조차도 마음이 아프니까. 소교가 안쓰러운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면, 자신조차 마음 한 구석이 아려 오니까. 이것도 사랑이라면 채현은 분명 소교를 사랑하는 것이 분명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가가. 금방 해 드리지요."

소교는 언제 화가 났다는 듯,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주방으로 들어갔다. 귀한 옷을 한 매우 예쁜 여인이 주방으로 들어가자, 하녀들이 놀랐는 듯 고개를 숙이며 소교를 위해 자리를 피해 주었다. 소교는 금방 채현의 하녀들을 휘어잡았다. 채현은 그 방법을 알 수는 없었지만, 아마 여인들의 일이니 여인들끼리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추측할 뿐이었다.

"다 됬어요. 드세요."

채현이 세안을 하는 등, 씻고 나니 이미 따끈따끈한 조식이 차려져 있었다. 반찬이 다양하고 진귀해 보이는 것이 꽤 대단했다. 게다가 전부 소화가 잘 되는 요리들 뿐이었다.

"오오.. 소매. 이것이 다 소매의 솜씨요?"

"잠깐 실력 발휘 해 봤답니다. 가가. 어때요? 여기 이것부터 드셔 보세요."

소교가 반찬 하나를 집어 떠 먹여 주었다. 채현은 얼떨결에 입을 벌려 얻어 먹었다. 먹으니 혀에서부터 고소하고 감미로운 향과 맛이 울려퍼졌다. 대단히 만족스러운 반찬이었다.

"대,, 대단하구려. 소매. 너무나도 맛있어."

진심으로 맛있었다. 가뜩이나 무예 수련으로 배가 고팠던 채현은 하루빨리 식사를 시작했다. 소교의 음식 솜씨는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육지의 음식부터 신선한 바다의 음식까지 모두 소화한 그녀는 대단했다. 소교는 별로 먹지도 않고 채현이 음식을 먹는 모습만 쭈욱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너무나도 기분이 좋다는 듯 채현을 바라보았다.

"소매도 한 술 뜨지, 왜 나만 바라보는 거요?"

"저는 가가가 드시는 것만 봐도 배가 부릅니다. 호호."

소교는 채현이 자신에게 하나씩 하나씩 잠겨 있는 빗장을 열어 가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나도 좋았다. 게다가 사랑하는 이를 위한 아침밥을 차려 주는 것은 모든 여인들의 꿈 아닌가. 게다가 채현이 자신의 요리를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해 소교는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쭉 이렇게 하리라 몰래 다짐하는 그녀였다. 어느새 채현은 소교의 요리를 기준으로 입맛을 들여 버렸고, 고리타분한 사내인 채현을 조련하는 법을 익혀 버린 소교였다.


작가의말

하하.

로맨스물을 조금 써 봤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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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6. 강가에 나온 산중대왕.(2) +18 14.01.15 3,646 86 13쪽
56 55. 강가에 나온 산중대왕. +9 14.01.15 3,186 79 14쪽
» 54.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5) +21 14.01.14 3,888 96 12쪽
54 53.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4) +26 14.01.11 3,515 89 13쪽
53 52.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3) +26 14.01.10 3,483 8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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