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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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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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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4.01.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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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글자
17쪽

66. 비상하는 손가.

DUMMY

"뭐야! 태사자가 완패하고 포로로 잡혔단 말이냐!"

유요는 채현이 보낸 서신을 보고 노했다. 애초에 관상가 허소의 말을 들어야 했다. 허소는 유요에게 태사자는 언제고 당신을 배반하게 될 것이니, 절대로 중히 쓰지 말라는 조언을 남긴 적이 있었다. 유요는 태사자의 능력을 이번 한 번만은 믿어보려 대병을 맡겼건만, 이런 실망스런 결과에 맞닥뜨리게 되었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애초에 태사자를 중히 쓰면 안 될 것이었다. 호언장담하기에 병사를 맡겼더니, 결론적으로는 소중한 병력들만 잃지 않았던가. 유요는 채현이 보낸 서신을 집어 찢어 버렸다. 채현의 명필이 마치 자신을 비웃는 듯 해서 매우 기분이 나빴다.

"어찌 할까요? 여강을 더 몰아칠까요?"

"이럴 수는 없다. 조금만 더 몰아치면 여강은 나의 것이었어. 여강만 차지한다면 회계군와 오군은 식은 죽 먹기다. 오왕이 눈앞이었는데..!"

유요는 이렇게 물러설 수는 없었다. 아직 자신에게는 동원 가능한 병력이 더 있었다. 비록 이번 한 번의 전투에서는 패배했지만, 더 많은 병사를 집어넣는다면 분명히 손견과 육강을 한번에 벨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급보이옵니다! 급보!"

결정을 내리려던 유요에게 또 급보가 들어왔다. 유요는 인상을 썼다. 이미 자신은 한 개의 급보를 받지 않았던가? 그는 화를 내며 새로 온 급한 소식이라는 것을 들었다.

"손책이 오군과 회계군을 모두 점령했다고 합니다! 엄백호와 엄여는 참살, 왕랑은 유배되었다고 합니다!"

유요는 뒷목을 잡았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이쯤 되면 손견이 본색을 들어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요는 지금 여강에 군세를 파견할 때가 아니었다. 이제 손견에게 남은 양주 지역이란 유요가 통치하는 구강군의 수춘, 육강이 통치하는 여강군 정도만이 남아 있었다. 엄백호가 스스로 동오의 덕왕이라 자칭하며 오만을 부렸고, 유요는 그것이 눈꼴시렸긴 했지만 순망치한이라 했다. 입술이 없어지니 이가 시리게 된 것이다. 엄백호가 없어지니 유요는 앞뒤로 손씨의 군사를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젠장! 엄백호는 왕을 자칭하더니, 도대체 뭘 했단 말이냐!"

유요는 분노했다. 하는 수 없이 채현이 제의하는 평화 협상에 응해야 했다. 언젠가 격돌할 손씨 군이었으니, 지금 자신이 힘을 빼 놓을 필요는 전혀 없었다.


"그래, 유요가 응했다고?"

"예. 그리고 더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소공자께서 오군과 회계군을 모두 병합하셨다고 합니다!"

채현은 기쁜 표정을 짓고 황개에게 보고했다. 황개는 아주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강동이 오롯이 손견의 품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손견을 모시고 전장을 돌아다닌 지가 벌써 여러 해. 이제서야 기틀이라고 할 만한 좋은 땅을 얻을 수 있었다. 황개는 감격해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아무래도 채현을 영입한 이후, 옥새를 얻은 이후에 좋은 일만 가득하는 것만 같았다.

"우리는 지금부터는 협상에 치중할 때입니다. 다행히도 적절한 시기에 소공자께서 움직여 주셨으니, 우리는 근심을 한데 덜었습니다."

"채 군사 자네만 믿으이. 하하!"

채현은 유요에게 할 제안을 미리 생각해 놓은 터였다. 그는 많은 것을 요구할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주목적은 어디까지나 유요와 수춘 땅이 아니라 여강을 정리하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는 유요가 여강에서 손을 떼기를 바랬다.

'태사자를 돌려줄 테니, 앞으로 여강과의 권리에서 포기하라고 하면 되겠지.'

어차피 이 자리에서 여강측 인물이 참여할 수는 없었다. 유요를 패퇴시킨 장수들을 비롯한 지휘부는 여강이 아니라 바로 황개와 채현이었으니까 말이다. 아마 육강은 이 회담이 일어난다는 사실도 몰라야 할 것이었다. 그래서 이 협상은 서신으로만 이루어지는 밀약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장군. 태사자는 어찌 하실 생각이십니까?"

태사자 이야기가 거론되자 웃고 있던 얼굴의 황개가 인상을 썼다. 채현은 그걸 보고 태사자가 아직도 굴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도입니까?"

"그는 굴복하지 않고 있네. 사나이 태어나 두 사람을 주인으로 섬길 수는 없다더군."

"유요에게 돌아간다면, 그는 필시 중히 쓰이지 못할 것입니다. 능력을 썩히게 된다는 것을 말해 주시지 그랬습니까?"

황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태사자는 독했다. 옥 안에서 오랫동안 한쪽 벽을 보고 생각을 하더니, 그는 마음을 바꾸었는지 결코 황개의 귀순 제의에 응하지 않았다. 황개와 채현은 골치가 아팠다. 송겸에게 들은 이야기와 채현의 추측으로 보아선, 유요는 결코 태사자를 원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요는 눈치가 빠른 인물이다. 안 그래도 그닥 신뢰하지 않던 장수가 전장에 나가 패배해 병력을 다 잃고 자신도 잡혀 버렸으니 유요는 태사자를 버릴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태사자는 아무리 유요가 자신을 중히 쓰지 않더라도 동향 사람이기도 한 자신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오기를 부리고 있군. 일말의 희망에 기댄 것이 분명하다.'

"어쩔 수 없지요. 일단은 유요에게 태사자를 돌려주겠다고 한 후에, 여강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합시다."

"그래야겠군. 아까운 장수일세."

평원에서 사람으로 장막을 쳐 고립시킨 채현의 전법은 황개조차 생각하지 못한 방법이었다. 황개는 전투 후에 채현의 계책에 혀를 내둘렀다. 대신 안타까운 민병들이 피해가 크긴 했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전투에서 승리하였으니 황개는 만족했다.


"흥. 이것 보게. 채현이라는 자가 태사자를 돌려줄 테니, 여강의 지배권에서 손을 떼라는구만."

"태사자는 괜찮은 장수입니다. 가히 일군을 지휘할 만한 능력이 있으니, 채현의 제의에 응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그나마 태사자와 몇 번의 교류가 있던 문관인 시의가 유요에게 말했다. 과거라면 유요가 시의의 말을 듣지 않았을 테지만, 그는 시의의 말이 옳다고 여겼다. 채현의 태도를 통해서 손견이 이미 여강을 손에 넣을 수가 다 마련되어 있음을 어느 정도 눈치챈 유요였다. 그렇다면 양주땅에서 남은 것은 자신이 다스리고 있는 구강땅의 수춘과 곡아, 말릉인데.. 손견이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을 공격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한 명의 병사, 한 명의 장수가 아쉬운 것이다.

"좋다. 응하겠다고 하라."

유요는 하는수없이 채현의 제의에 응했다. 사실 둘은 지금 격돌할 수도 있었다. 유요 휘하에 진취적인 무장이 한 명이라도 더 있었다면, 그들은 지금 여강을 얻지 못하면 앞으로 영원히 얻지 못하리라고 진언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유요에게 그런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자신이 조정에서 받은 땅과 병사를 지키고자 할 뿐이었다.


"허어, 유요가 태사자를 달라고 하다니. 의외야."

황개가 혀를 내둘렀다. 태사자의 예측이 옳았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 벌레잡은 격이었긴 하지만 어찌 되었건 유요는 제의에 응했다.

"제가 잘못 제의했나 봅니다. 태사자와 다시 맞닥뜨린다면.. 큰 손해가 될텐데요."

"군사. 그렇다면 지금 태사자를 죽이는 것은 어떻습니까? 아니면 반 불구를 만드는 것이요."

송겸이 진언했다. 하지만 채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채현은 태사자라는 인물이 아쉬웠다. 어떻게든 자신과 같이 손견을 따르게 하고 싶었다. 황개도 채현과 같은 생각이었다. 비록 어이없는 욕심을 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지라 패배했긴 하지만, 태사자는 대단한 장수였다. 그와 직접 창을 맞대 본 경험이 있는 황개는 다른 이들보다 태사자가 가진 능력과 재능을 더 잘 알았다. 게다가 태사자는 의리까지 있는 인물이었다. 황개가 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지요. 여봐라! 태사자를 풀어 주어라."

"옛!"

신하들이 부복하자, 송겸이 걱정스런 어투로 채현에게 말했다.

"군사. 육강에겐 어찌 하실 생각입니까?"

"그러게 말일세. 나도 궁금하다네."

황개와 송겸은 정치에는 자신이 없었다. 그들은 무인이었기 때문이다. 이것 저것 잴 것도 많았고, 따지는 것도 많았는데다 뒷공작까지 벌어지는 암투의 세계인 정치에 그들은 자신이 없었다. 차라리 전문가인 채현에게 맡기는 것이 나았다.

"육강에게는 군량미 일만오천 석을 요구할 생각입니다."

채현의 말에 그들은 자지러질 정도로 놀랬다. 군량미 만오천 석이면 어마어마한 양의 재물이었다. 패전국도 아니고, 굳이 말하면 원군의 신분인 자신들이 육강에게 요구할 수준을 한참이나 넘어선 양이었다. 게다가 육강은 거듭된 전투와 패전으로 인하여 소모될 재물과 군량미가 많을 것이 분명했다.

"너무하진 않는가?"

"더 요구하려다 줄인 것입니다. 우리가 여강을 누구에게서 보호해 주었는데, 사실 이 정도는 받아야지요. 우리 병사들의 핏값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죽은 병사들의 핏값이라는 채현의 말에 황개와 송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받아낼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원래 자신들이 먼저 참전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말을 바꿔 원군을 요청한 것은 바로 육강 본인이었다. 그렇다면 이 정도는 요구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황개는 채현의 냉정함에 혀를 내둘렀다.육강이 채현에게 대우를 결코 섭섭지 않게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황개였다. 하지만 공은 공이고 사는 사였다.


채현을 비롯한 황개, 송겸이 이끄는 원군은 여강군 서현으로 금의환향했다. 많은 백성들이 승리한 군사를 맞이하려 저 멀리까지 나왔다. 그들은 채현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태사자라는 적장을 기묘한 수법으로 사로잡았다는 소문이 이미 널리 퍼진 이후였다.

"채 군사의 재능이 대단하구만."

"그러게 말일세. 나는 말이야, 육형 님의 병법이 최고인줄만 알았다고!"

"에잉, 육형에게 님은 뭐야 님이. 내 아들들 셋이 육형의 밑에 있다가 다 죽어버렸단 말일세!"

"어어? 우리 아들은 채현의 지휘 밑에서 살았는데."

사람들이 북적였다. 유요의 마수에서 여강을 지켜낸 영웅으로 채현의 이름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채현은 처음에는 머쓱했지만, 이것도 다 육강의 술수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더 냉정해질 수 있었다. 그는 당당하게 승전군으로써 서현의 관청으로 들어갔다. 채현뿐 아니라 황개, 송겸을 비롯한 손견 군의 졸개까지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그들의 모습은 원군이 아니라, 승전군이 마치 점령지를 돌아다니는 듯 했다.

"뭐라고! 군량미 일만 오천 석이나 달라는 말인가!"

"예. 정확히 일만 오천석입니다."

"어찌 그럴수 있는가! 채현. 그것은 곤란하네."

"우리 병사가 삼분지 일이나 상했습니다. 핏값으로 생각해 주셔야지요. 태수님."

채현의 말을 듣고 나서 육강이 어이없다는 듯 소리쳤다. 자신이 소모한 병사와 백성들은 그의 배를 뛰어넘는 수가 상했고, 많은 경작물들이 엉망이 되어 농사는 망쳐 버렸으며, 이미 망가져 버린 성과 요새를 수리해야 할 곳은 한두 곳이 아니었다. 육강은 일만오천석이나 되는 군량미를 넘겨줄 수는 없었다.

"미안하군. 그리는 안 되겠네."

육강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육강은 이렇게 말하면 채현이 수치를 조금 낮춰서 요구하리라 생각했다. 처음에는 채현의 의도가 검은 야욕임을 의심한 그였지만, 그들 온전한 병사를 상해 가면서 여강을 지켜 준 그였기에 육강은 그 의심을 거둔 참이었다. 게다가 채현을 사윗감으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육강의 매서운 판단력이 흐려진 것이었을 지도 몰랐다. 채현은 갑자기 도리어 화를 냈다.

"우리는 유요의 마수에서 여강을 구했습니다! 어찌 우리에게 이런 몰대접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채현이 탁자를 탕 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런 제의면 우리는 응할 수 없습니다!"

육강은 돌변한 채현의 모습을 보고 잠깐동안 당황했다. 그는 어이가 없어 한동안 멍하니 채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생기있는 눈은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그랬던 것인가.'

이제서야 채현의 변화가 이해가 가는 육강이었다. 그들은 바로 여강을 노리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서야 방해꾼들이 사라져 주니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라 여겼다. 육강은 혼인이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크게 분노했다.

"당장 나가게!"

"그렇게는 못 합니다!"

송겸이 자신의 화극을 빼어들었다. 육강이 고리눈을 뜨고 송겸에게 소리쳤다.

"지금 나를 겁박하려 드는 건가!!"

"겁박하려 드는 것이 아니라, 여강의 은인이자 영웅인 나와 채현, 송겸 장군을 비롯한 우리 병사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태수 육강 당신이 더 잘못한 것 아닌가!"

이번에는 채현의 옆에 앉아 있던 황개가 자신의 검을 빼어들었다.

"관청 밖의 민초들의 소리를 들어 보십시오. 태수."

채현은 마음을 굳게 먹으며 창문을 열었다. 밖에서는 여강의 민초들이 원군을 환영하며 채현의 이름과 황개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었다. 채현은 어느새 영웅이 되어 가고 있었다. 육강은 아득했다. 여론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강은 금새 정신을 되찾았다. 저런 민초들의 여론이 무슨 상관인가.

"당장 썩 나가게! 거기 아무도 없느냐!"

육강이 외치자 가병들 몇이 불려나왔다. 육강은 급히 채현을 가리키며 외쳤다.

"당장 저들을 옥에 가두어라!"

육강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여강과 육씨 일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끼던 예비 사윗감 후보에게라도 독한 마음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육강이 채현을 가리키며 병사들을 부르자, 내심 흔들리고 있던 채현도 드디어 진심으로 화를 냈다.

"여봐라! 당장 육씨 일가를 잡아들여라!"

이런 계책을 입안하면서도 내심 자신에게 잘 해준 육씨 일가의 안위가 매우 신경쓰였던 그다. 육강에게 매몰찬 말과 오만한 말을 하면서도, 주군을 위해 자신이 입안한 계책을 실행하는 이 순간, 자신이 하는 행동이 당연한 것,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알면서도 속으로는 흔들린 그였다.

'더 유약하고, 더 온건한 방법을 찾을 수도 있었는데..'

결국은 이것이었다. 채현은 하는수없이 약속된 신호를 날렸다. 그러자 좌우 뒤편에서 자신의 병사들이 튀어나왔다. 그들은 노인인 육강의 좌우를 제압하고 그의 신변을 사로잡았다.

"엄하게 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잠시만 쉬고 계시지요."

육가를 제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마음놓고있던 친손견파의 일족들을 잡아서 결박하는 것은 나뭇가지를 베는 것처럼 쉬운 일이었다. 문제는 저항하고 의심하던 반손견파의 일족이었다. 하지만 그들도 얼마 되지 않아 모조리 송겸이 직접 이끄는 병사들에 의해 모두 잡혔다. 육영을 비롯한 여인들을 제외하고 남자들, 원로들, 여강의 관리들, 그리고 육적을 비롯한 육가의 학자들까지 모두 다 잡혀서 관청 앞 대문으로 결박당하거나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감시당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그들은 안심하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셈이었다. 상황이 정리되자 채현은 당황한 주민들에게 외쳤다.

"여강태수 육강은 여강을 도와준 원군인 황개 장군과 나 채현, 그리고 송겸 장군을 비롯한 우리 주공의 은혜를 도외시했소! 우리 군의 삼분지 일이나 외지에서 흙이 되었건만, 육강은 그 은혜를 갚지는 못할 망정, 우리를 옥에 가두려 했소이다! 그래서 나 채현이 육씨 일족을 모두 구금해 죄를 묻는 것이니, 두려워하지 마시오!"

채현이 이렇게 외치고 장사병들이 방을 곳곳에 붙이자 백성들이 술렁였다.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자들이 태반이었다. 글을 아는 자들에 의해서 차츰차츰 상황이 정리되자, 그들은 육씨 일족에 대한 충성심이 발동했는지 채현에게 몰려와 따졌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채현은 그들을 만나 주지도 않았고, 장사병들은 그런 외침을 창칼로 진압했다. 그들은 그제서야 원군이라는 것의 실체를 알아차렸다. 하지만 너무나도 늦었다. 채현은 이미 시상에서 서신을 보내 손견을 비롯한 본대를 이곳으로 모셔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쩔 것입니까? 가주."

채현과 자신의 위치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채현이 자신에게 하대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육강은 채현이 자신과 자신 일족들을 죽일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여강은 폭동이 일어날 것이었으니 말이다.

"항복하겠네. 단, 육씨 일족들은 모두 살려주게나."

육강은 이제서야 손책이 오와 회계를 얻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화흠이 정보를 차단한 덕분이었다. 상황을 들으니 어차피 손견은 동오 땅을 하나로 일통하기 직전이었다. 대세는 정해졌으니, 지금 자신이 할 일은 가문을 보존하는 것이었다.

황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에게도 육가의 위치는 무시할 수 없었다. 육씨 일족을 몰살시키기라도 한다면 여강의 군민들이 들고일어날 게 뻔했다. 여강의 대호족이란 것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채현은 황개의 뜻을 알고, 만천하에 여강의 병합을 공포했다. 여강까지도 쉽게 손견의 품에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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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4. 풀어지는 실타래.(2) +18 14.01.23 2,980 82 14쪽
64 63. 풀어지는 실타래. +28 14.01.21 3,811 86 14쪽
63 62. 강동 원정.(5) +16 14.01.21 3,061 81 14쪽
62 61. 강동 원정.(4) +17 14.01.20 3,058 8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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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59. 강동 원정.(2) +22 14.01.19 3,056 82 15쪽
59 58. 강동 원정. +8 14.01.17 3,534 85 14쪽
58 57. 강가에 나온 산중대왕.(3) +10 14.01.17 3,314 84 14쪽
57 56. 강가에 나온 산중대왕.(2) +18 14.01.15 3,646 86 13쪽
56 55. 강가에 나온 산중대왕. +9 14.01.15 3,186 79 14쪽
55 54.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5) +21 14.01.14 3,888 96 12쪽
54 53.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4) +26 14.01.11 3,515 89 13쪽
53 52.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3) +26 14.01.10 3,483 85 15쪽
52 51.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2) +22 14.01.09 3,236 84 13쪽
51 50. 칼을 뽑으면 뭐라도 썰어야 한다. +16 14.01.08 3,130 84 13쪽
50 49. 반란.(2) +20 14.01.03 3,278 91 13쪽
49 48. 반란. +13 14.01.03 3,552 79 14쪽
48 47. 사고가 터졌다!(3) <수정. +30 14.01.02 3,835 86 17쪽
47 46. 사고가 터졌다!(2) +40 14.01.02 3,421 84 14쪽
46 45. 사고가 터졌다! +14 14.01.01 3,159 7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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