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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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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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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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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084

작성
14.01.0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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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글자
12쪽

44. 자신과 관련된 문제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다.(3)

DUMMY

"채현, 자네 괜찮나?"

장사의 서고에서 책정리를 하던 채현이 우연히 만난 사내가 있었다. 바로 주유였다. 주유는 싱글벙글 웃으며 채현에게 말을 건넸다. 요즘 채현의 얼굴이 말이 아니라는 소문이 장사 내에 파다했다. 손견이 승인한 채현과 육영의 혼인은 급물살을 타고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편, 여강에서는 조금 아쉬워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채현과의 혼인에는 육영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보내왔다.

"하하하..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자네, 너무 생각이 많군. 바람이라도 쐬고 오는 게 어떤가?"

채현은 자신이 요즈음 생각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과도할지 모르는 업무와 갑작스런 혼인에 대한 걱정. 그리고 눈앞에 어른거리는 육영의 모습때문일지도 몰랐다. 바람을 좀 쐬면 나아지겠지.

"좋네. 바람이나 좀 쐬겠네."

아무일 없이 자신을 걱정해 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주유에게 채현은 화를 낼 수 없었다. 채현의 마음은 복잡했다. 육영은 아름다웠다. 강남에서 뭇 사내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는 미인이라는 이야기가 어울릴 정도였다. 채현은 혼인 상대자인 육영에게는 별 불만이 없었다. 조금 기가 쎄다는 풍문을 듣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인 아닌가. 혼인을 한다면 앞으로 백년해로하게 될 터이니, 설마 자기 남편에게까지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채현이었다.

'아가씨때는 철이 없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문제는 육영이 아니었다. 자신은 육영을 자신의 격에 맞지 않는, 더 높은 여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육영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 지 몰랐다. 육영은 미인이었으나, 한눈에 보기에도 청초하고 순종적인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 채현이 몰래 여강으로 사람을 보내 거금을 들여 알아온 정보에 따르면, 한마디로 기가 센 말괄량이에 가깝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들린 것이었다. 구중심처에 있으면서도 세상에 관심이 많아 글을 읽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가진 여인이 바로 육영이다. 일반적인 여인네들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차라리 주유처럼 감당하지 못 할 것 같아서 내뺀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지도 몰랐다. 한번뿐인 결혼, 이왕이면 정략혼이라도 서로의 뜻이 좀 일치되어야 인생이 편안하지 않겠는가.


"그래, 그쪽에서는 뭐라고 하는가? 자네와 하겠다던가?"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하더군. 모든 것은 육영의 뜻에 맞긴다는 육강의 전언이 있었네."

"뭐?!"

채현의 말을 들은 주유는 흠칫 놀랐다. 육강이 누군가. 꼬장꼬장함으로는 유표 다음이라면 서러울 자다. 그런 자가 육영에게 혼인 문제로 전권을 맡겼다는 것은, 그만큼 육영이 육강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 아니면 그만큼 예뻐한다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여강 육가에서 육영의 발언권이 조금 더 클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채현보단 육영이 더 큰 힘을 행사할 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장사에는 좋지 않았다. 채현이 오히려 육영을 휘두르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으음.. 여인에 관해서는 이렇게 유약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채현은 전장에서는 결코 유약한 자가 아니다. 저 몸에서 불패로만 여겨지던 여포를 꾀로써 물리쳤고, 병사 몇백으로 간단히 사수관을 얻었다. 그뿐인가? 모사임에도 불구하고 한 자루 창을 쓸 줄도 알았다. 동탁의 장안 천도 이후, 지리멸렬해 서로 적이 된 상황에서도 손견에게 꾀를 주어 원술도 베고 이각을 비롯한 동탁의 잔당까지 쫓아버린 게 바로 채현이다.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채현은 남녀관계는 거의 무지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유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채현은 주유가 아니고, 주유 역시 채현이 아니었다.

"그럼, 자네는 어찌 생각하는가? 이 혼인. 이 주유에게 솔직히 말해 보게."

어차피 주유의 꾀로 인해서 자신에게 떠넘겨지다시피 한 혼인이다. 자신이 낙양에서 손견에게 말했듯이, 손견은 하루빨리 강동 6주를 얻어 기반으로 삼아야 장차 대업을 이뤄나갈 수 있었고, 그러려면 분명 정략혼이 유익할 수도 있었다. 채현은 이왕 한 번 손견을 섬기기로 한 이상, 앞으로 쭉 손견이 천하일통하는 데 한 몸 바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직 채현은 한 가정을 꾸려나갈 사내로써의 자신도, 여인에게 줄 책임감도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기에 더욱 주저하게 되는 것이었다. 혼인 이후에는 자신의 목숨은 자신의 것만이 아니었고, 자신의 장래는 자신만의 장래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담스럽네."

"부담스럽다...?"

주유가 되뇌이자, 채현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했다.

"아직 나는 육영같은 미인을 데리고 한 가정을 이룰 자신도, 책임감도 부족하네. 육영은 내겐.. 너무 과한 여인이네."

주유는 채현이 이렇게 자존감이 낮을 줄은 몰랐다. 전장에서의 계책이라면 괜찮은 꾀를, 목민관으로써의 업무라면 업무 역시 훌륭히 해내던 채현이었다.

'내가 아직 채현을 잘 모르고 있었나 보군....이거, 미안하게 되는건가.'

"어찌 할까? 공근."

"음..."

주유는 이 혼인이 이루어지기를 바랬다. 주강 역시나 여강과 장사의 결합을 적극 지지했기 때문이다. 주가에서도 육가와의 과거는 잊어버리기로 결정했다. 이왕 손씨를 섬기게 된 마당에 개인적인 것들은 다 필요 없다는 것이 바로 주강의 생각이다. 주유는 주씨 가문을 대표하는 자. 자연스레 혼인을 주장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주유 자신과 육영이 이루어진다면 더 모양새는 좋았다. 하지만 주유 자신의 핑계는 둘째 치고 가문에서 크게 반대하는 걸 어쩌는가. 그때였다. 생각에 잠긴 둘을 깨운 것은.

"급보요! 급보!"

"무슨 일이냐."

"육영 아가씨가..글쎄 납치를 당했답니다!"

"뭐어?"

주유와 채현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손견의 앞마당인 장사에서 여강의 사신으로 있던 육영을 납치하다니, 이는 간 큰 놈의 소행이었다. 육영은 여인이다. 삼엄한 경비를 뚫고 백주 대낮에 어떻게 육영을 납치했는 지는 모르지만, 이건 손견의 명예에 큰 흠이 간다. 여강에서 트집을 잡으면 아무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채현은 본능적으로 이 사건은 옥새 소문과도 연관된 것이라 생각했다. 지속적으로 손견을 음해하는 세력이 있는 것이다.

"채현.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

아무래도 손책이라면 먼저 칼을 빼들고 현장으로 뛰어나갔을 테지만, 주유는 채현처럼 머리를 쓰는 타입이었다. 채현은 머리를 굴렸다.

"이건 우리 주공을 노리는 무서운 계책일세. 으음.. 아무래도 등잔 밑이 어둡지 않겠는가?"

"나와 생각이 같군. 하하하!"

"이럴 때가 아니네. 당장 육영의 처소로 가세."

채현은 마음이 급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과 혼인 얘기가 오갔던 여인 아닌가. 게다가 험한 세상, 여인의 몸으로 무슨 험한 일을 당할 지 몰랐다. 자연스레 마음이 급해졌다. 주유는 그것을 보고 내심 흐뭇해 했다. 채현이 저러는 걸 보면 마음이 달은 것이다. 둘은 아무래도 천생연분이라 무조건 짝을 지어주겠다는 생각을 하며 채현을 뒤따르는 주유였다. 뭐, 짝지어 주는 것보다 육영을 찾는 것이 먼저겠지만.


"오오. 자네들 왔는가. 다행이군."

한당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둘을 맞았다. 육영을 호위하던 호위무사들 절반이 다치고, 일부가 죽기까지 한 상태였다. 육영의 숙소는 가히 폭풍이 지나간 모습이었다.

"도대체, 누굽니까? 한 장군님."

"으음.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전원 검은 옷에 복면을 했다더군. 하나하나가 무서운 무위를 선보였다고 하네. 외부에서 몰래 유입한 것 같지만... 모든 상황을 열어보고 추적 중이라네."

채현은 마음이 급했다. 자신에게도 안 좋았고, 손견에게도 좋지 않다. 채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삼엄한 경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마음이 급한건 자신뿐이 아니었다.

"한 장군님, 어느 쪽으로 갔답니까?"

"아마 북쪽으로 사라졌다는 증언이 있어 지금 주치가 순찰 중이네."

채현은 복장을 갈아입기로 결정했다. 평상복에다 비무장 상태인 지금으로써는 그 누구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장사에서 이런 무장 세력이 등장한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누구도 납치할 수 있으며, 누구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선보인 것이었다. 채현은 급히 말머리를 돌렸다.

"어디 가는가?"

"내 창을 가지러 가네."

채현이 급히 말을 타고 자신의 처소로 향했다. 주유는 항상 칼을 차고 있는 지라, 그런 행동은 필요가 없어 흉수를 찾기 위한 고심에 빠졌다.

"한 장군님, 누구 같습니까?"

"글쎄.. 아직은 쉽게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네. 확실한 것은, 북쪽에는 수많은 백성들과 신하들이 사는 지역이라는 걸세. 갑자기 휙 꺼진 것으로 보아, 내부 소행이 분명하네."

한당 역시나 주유와 채현과 비슷한 소견이었다. 이것은 최소한 내부에서 도와주는 세력이 있는 상황임이 확실했다. 주택가였다면 보는 눈이 한둘이 아닌데,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은 필시 누군가가 은닉해주고 있다는 것이 분명했다. 주유는 내부 상황이 확실하다는 생각에 확신을 더했다.


채현 역시 급히 무장을 챙기고 북쪽 주택가로 말을 향했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졌다. 육영같은 미인이 무슨 험한 일을 당하기 전에 자신이 구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일을 저지르고 있었다. 주유도 자신의 이 모습을 봤는 것이 분명했다. 자신은 이미 육영을 연모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외모에 취해서.

"그런데 대체 누구란 말이냐?"

채현은 직접 말을 이끌고 탐문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검은 옷과 복면을 한 신비무리에 대해서는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채현 역시 내부인의 소행이라는 의견에 확신을 더했다. 누구지?

'중신(重臣)들은 장사와 여강의 결합을 찬성하는 부류다. 하지만 손책이 거절하고 나서부터 나를 고깝게 보는 시선이 몇 있었지...'

바로 호족들이다.

하지만 장사의 토족들은 단단히 인심을 얻고 있었다. 게다가 손견에게 충성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토호족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장사는 매우 넓은 군이다. 장사 성내 말고도 많은 세력가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채현은 고민에 빠졌다. 흉수를 찾기 위한 고뇌 말이었다.


'확실한 건, 이 흉수는 우리 주공의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는 아무런 권한이 없으니, 일단 돌아가서 우리 주공께 요청해 수색을 하는 것이 옳으리라.'

급한 마음에도 겨우 냉정함을 찾은 채현이었다. 아무리 급하다고 필마단기로 혼자 장사의 호족들의 집에 들이닥쳐서 '너가 흉수냐!'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물론 그러고는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뒤폭풍을 차마 감당할 수는 없었다. 이번 기회로 호족들이 들고 일어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오히려 이것은 조용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 일단 육영이 납치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니, 육영이 살아 있을 가능성과 죽어 있을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둬야 했다.

'하지만 죽일려면 충분히 기회가 있었다... 이건 납치다. 여강에 바라는 것을 얻고자 한 납치가 분명하다.'

채현은 육영이 살아 있으리라 확신했다. 자신의 정체만 밝히지 않는다면 손견에게도, 육강에게도 뜯어낼 수 있는 패가 많은 것이 육영이었다. 흉수는 만약의 상황도 대비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채현은 급히 태수의 처소로 말을 돌려 나아갔다. 손견도 물론 이 상황을 지금쯤이면 알고 있으리라. 그렇다면 모두와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때로는 해법이 될 수도 있었다. 넘겨짚는 세력이 몇 있긴 했지만 말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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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 강가에 나온 산중대왕. +9 14.01.15 3,186 7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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