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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붓, 綠筆

공허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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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필(綠筆)
작품등록일 :
2013.07.09 20:23
최근연재일 :
2014.03.27 05:04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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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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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6,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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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12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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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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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 깨진 자물쇠 - 10

DUMMY

자레트 수비대 본영의 입구를 지키던 수비병 둘은 번갈아 하품을 하고 있었다. 진홍빛 땅거미가 메마른 대지를 적신지도 한참이 지난 시간, 오 미터쯤 떨어진 두 기둥에 등을 기댄 수비병들은 몰려오는 졸음을 뿌리치며 떠오르는 달을 지켜보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경비의 중요성에 대해 의문을 품을 정도로 교육을 덜 받은 병사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침 나절에 들어간 사람들이 다시 걸어나올 뿐인 입구는 지루함의 상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먼저 경비를 섰던 동료들은 어제 나갔던 사람들이 차례차례 걸어 들어갈 뿐인 문을 지켜봤으며, 지금 불침번을 서는 수비병들의 처지도 별 다를 바 없었다. 하루가 다 지나도록 빗장을 열고,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는 일만이 끝없이 반복되었다. 흥미가 동할 만한 일은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았고, 서로 나눌 이야기나 전할 소식, 하다못해 시답잖은 우스갯소리마저 다 떨어진 지 오래였다. 하다못해 지나가는 사람이나 셀 수 있으면 지루함을 달랠 수 있으련만, 하늘에 별이 총총히 박히는 시간이 되자 그마저도 힘들어졌다. 기둥에 걸어놓은 횃불이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두 수비병은 그렇게 서 있었다.

멀리서 횃불을 들고 대문을 향해 오는 세 사람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지친 수비병 중 적어도 한 명은 '드나드는 사람을 확인하고 수상한 자의 출입을 막는다' 라는 능동적인 임무를 '수상한 자가 들어올 것 같으면 잠에서 깨어난다' 정도로 자유롭게 해석했을 지 모른다. 다행히도 수비병 둘 모두가 그런 생각을 떠올리기 전에 그들이 나타났기 때문에, 수비병들은 눈을 비비며 어둠 속에서 나타난 사람들을 살폈다.

수비병 중 한 사람이 횃불 아래에 비치는 세 사람을 알아보았다. 그 중 두 사람은 아주 익숙한 얼굴이었고, 남은 한 사람은 얼굴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 정도면 일행을 향해 아는 체를 하기에는 충분했다. 수비병은 카란을 향해 크게 외쳤다.


"어-이! 카란! 사리아! 이제야 돌아오는 길인가?"


한 수비병이 그렇게 말하는 동안, 다른 수비병은 일행을 쭉 둘러보았다. 그는 뛰어난 자레트 수비병답게 걸어오는 세 사람이 상당히 드문 대형을 이루며 걸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카란과 사리아는 앞에 서 있고, 키가 약간 더 큰 나르친이 뒤에 홀로 선 역삼각형 모양의 대형이었다. 전투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사실, 세 사람이 모여 설 수 있는 대형 중에서 가장 어색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횃불 아래에 모여 서야 한다면 역삼각형은 그렇게 이상한 대형은 아니었다. 굳이 삼각형이 아닌 역삼각형을 취한 이유 역시, 카란과 사리아가 자레트 수비대로 안내하기 위해 나란히 섰다고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었다. 다른 쪽 수비병은 카란이 문에서 소속을 외치기 전까지는,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 시켰다.


"자레트 수비대 연락병 카란 투그딘, 자레트 수비대 연락병 사리아 제헬. 왕령에 따라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뒤에 있는 사람은 왕령에 의해 고용된 용병 나르친 모제입니다. 그리고…"


말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느낀 두 수비병 사이에서, 세 사람은 중심을 그대로 둔 채 바깥쪽으로 헤쳤다. 그러자 세 사람의 그림자 속에 가려져 있던 또 한 명의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숨어 있던 사람은 머리까지 모두 덮는 옷을 걸치고 있었지만, 수비병들은 목선 바깥으로 풀린 - 무슨 색인지는 알아보기 어려운 - 머리카락과 얇은 손가락으로 성별을 추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비병 둘은 예상치 못한 소녀의 등장에 적잖이 당황한 듯 보였다. 두 수비병은 카란과 사리아에게 내려진 왕령의 내용은 몰랐지만, 적어도 그들이 사막 쪽으로 길을 떠났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수비병 중 하나가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카란에게 물었다.


"카란, 만에 하나의 가능성 때문에 물어보는 건데, 그 꼬마-"


"아니, 헤무트, 뭔지는 몰라도 지금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건 아닙니다."


헤무트는 짓궂게 웃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사람을 뭘로 보는 거냐. 난 혹시 또 사막 건너편에서 데려온 아이인줄 알았지. 많잖아, 노예상인들."


"노예도 아니고, 왕령에 따라 소환되었습니다."


"왕령? 그럼 이 아이도 용병인가?"


카란은 헤무트가 던진 것을 농담으로 여겼다. 옷에 덮였다고 하여도, 이 체구의 여자아이가 자객도 아니고 용병의 전투를 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못 진지한 헤무트의 눈빛을 본 카란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에게 되물었다.


"정말 그렇게 보이세요?"


"그건 또 모르지. 이번에 투그딘 투기대회 우승자도 꽤 젊은 여자였다는데, 나도 그걸 보고 생각이 좀 바뀌어서 말이야."


카란의 뒤에서 허 하는 짧은 탄식이 튀어나왔다. 주먹을 불끈 쥐며 혀를 차는 나르친을 뒤로 하고, 카란은 가운데 선 소녀의 옷자락을 쥐며 말했다.


"일단 이 사람의 신분은 왕령이 보증합니다. 진짜 그런지 아닌지 여부는 들어가서 대장님께 보고 올린 뒤에 결정날 것 같으니, 일단 문 좀 열어주시죠."


헤무트가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


"이 건으로 문책 받을 일은 없는 거지?"


"전부 제 책임으로 달아놓으세요. 아시잖아요, 어차피 어디 도망갈 구석도 없는 거."


"…그래."


카란의 대답을 들은 헤무트는 떨떠름한 기색으로 옆에 선 다른 수비병과 함께 입구를 지키고 있던 빗장을 집어 올렸다. 하루에도 수십 번 열리고 닫히는 빗장은 고요한 밤중에도 끼익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나르친이 손에 들고 있던 횃불을 바닥에 비벼 껐다. 네 사람이 입구를 통해 본영으로 들어가자, 두 수비병들에게는 다시 무료한 경비 임무가 계속되었다. 문득 불가를 바라본 헤무트는, 불빛에 꼬이는 나방들이 평소보다 조금 더 푸르게 보인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잠이 부족한 것이 틀림없다고 판단을 내린 헤무트는 카란 일행이 오기 전에 고려하던 임무 해석의 문제를 다시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네 사람은 수비대 본영 안의 공터를 가로질러 걸어갔다. 연병장으로도 쓰이는 공터는 굉장히 넓었다. 일행은 각자 이런저런 말을 하며 지친 여정의 끝을 맞이했다.


[푸아, 숨 막혀 죽는 줄 알았어요.]


샤넷이 머리를 덮고 있던 두꺼운 천을 뒤로 확 제쳤다. 원래대로라면 점심 나절에 도착했어야 할 일행을 늦춘 것은 샤넷이 지금 입고 있는 이 옷이었다. 자레트 시내에서 샤넷이 지나치게 눈에 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행은, 가방을 나르친이 들고 샤넷에게는 머리까지 오는 옷을 입힌다는 조건으로 타협을 보았다. 역삼각형의 어색한 진형 또한 가급적 샤넷을 인파로부터 숨기기 위함이었다. 그 덕분에 공기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 샤넷은 연신 옷 밖으로 숨을 내쉬었다. 사리아가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샤넷, 방금 전에 또 푸른 빛들이 나타났어."


[그러게… 말들이 끊기거나 잘 안 들리는 것과 모종의 관계가 있으려나?]


"혹시 그 옷 때문에 귀가 막혀서 잘 안 들리는 건 아닐까?"


[음, 확실히 마을 입구에서 이 옷을 덮어쓴 뒤로는 그런 일이 더 잦기는 했는데, 그렇다면 오늘 아침에 말이 잘 안 들리던 것은 설명이 안 되어서… 잠깐, 나르친? 무엇에 화를 내시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발로 돌멩이를 걷어차면서 자꾸 이쪽으로 모래가 튀어요.]


"아, 미안. 젠장, 보수만 받으면 당장 중개인 녀석한테 가서 이번 투기대회 우승자에 대해 있는 정보를 죄다 긁어 모을 테다. 복면 속의 괴인이 여자일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


[나르친, 그 투기대회라는 건 뭔가요?]


"투기대회는 말 그대로, 이 지방에 모인 사람들이 투기를 벌여 힘과 무예로 승자를 가리는 대회다."


[아, 뭔지 알 것 같아요. 제가 아는 사람 중에서도 도끼로 그런 걸 잘 하는 사람이 있어요.]


"뭐? 도끼?"


공터의 중간 정도를 막 지나온 네 사람의 발걸음은 그리 빠르지 않았다. 아니, 천천히 걷는 것 치고도 매우 느린 편이었다. 세 사람의 대화가 서로 얽히는 가운데, 카란은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그 말들을 듣고 있었다. 딱히 대화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신, 카란은 속으로 생각했다. 저 멀리 보이는 흙벽으로 된 2층짜리 건물에 올라가, 샤흐와 자레트 수비대장을 만나 이 아이의 신병을 인도한다, 그것으로 자신의 임무는 끝난다.


'뭘 더 바라고 있는 거지?'


카란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렇게 끝이 날 것을 모른 것은 아니었다. 유적 조사를 하러 가서, 사리아와 대화를 하고, 나르친 모제라는, 솜씨 좋지만 동시에 넉살도 좋은 용병과 만난 것만 해도 충분했다. 그리고 샤넷이라는, 어쩌면 역사에 새 장을 열 소녀를 우연히 만난 것은 그것만으로도 카란에게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 정도면 앞으로 또 이어질 일상을 견뎌나가는 데는 요긴할 것이다. 하지만 카란은 아직 자신에게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난처해했다.


그 때였다.


나르친이 가장 먼저 뒤를 돌아보았다. 짧은 순간이 지나고, 카란과 사리아도 빠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세 사람이 고개를 돌린 것을 눈치챈 샤넷은 그보다 한 발 늦게 뒤를 돌아보았다. 네 사람의 시선이 한 점에서 교차했다. 어두컴컴한 공터에서 그 점은 곧 막대가 되었고, 막대는 곧 사람의 모습이 되었다. 말도 안 되는 빠르기로 누군가가 일행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뒤를 막 돌아본 샤넷의 눈에는 뭐가 뭔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곧 흐릿한 형체가 점점 커짐에 따라 그것이 뛰어오고 있는 남자라는 사실은 모두에게 명확해졌다. 일행에게도, 뛰어오는 사람에게도 횃불은 없었기에 아무도 그 이상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나르친은 본능적인 위험을 알아챘다.


"다들 비켜! 저 사람 그냥 지나가게 둬라."


나르친의 말에 네 사람은 남자의 길을 막지 않도록 서로 흩어져 그 자리에 가만히 섰다. 뛰어오던 남자는 공터 가운데의 일행을 본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바람이 부는 게 아닌가 싶은 정도의 빠르기로 공터를 내달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일행 사이를 가로질렀다. 그러자 나르친을 제외한 세 사람도 나르친이 느낀 위험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어? 이거… 으아앗!]


샤넷이 짧은 비명을 질렀다. 남자가 지나간 자리에는 드문드문 얼룩이 져 있었다. 순간, 모두의 코를 짙은 피비린내가 집어삼켰다. 샤넷은 고개를 돌리며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냄새 때문이기도 했고, 비명이 나오려는 것을 참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나르친과 사리아는 찡그린 표정으로 가만히 얼룩을 바라보았다. 둘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피가 모래에 점점 배어나가는 것을 응시했다.

그러나 카란은 얼룩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전력으로 공터를 질주한 남자가 향한 쪽을 바라보았다. 곧이어 나머지 세 사람도 카란의 시선에 동참했다. 어느 새 공터의 끝에 다다른 남자는, 일행의 종착지이기도 한 건물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남자가 건물 앞에 꽂힌 횃불 아래에 섰다. 그러자, 횃불이 남자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냈다.


남자의 등에는 녹색 깃발이 꽂혀 있었다.


작가의말

- 3시에 업로드라니, 저도 졸린 눈을 비비고 있습니다 =.=

다듬느라 시간이 꽤 걸렸군요. 흠흠.


2챕터도 이제 다음 편으로 종장입니다.

다음 한 편으로, 지금까지 이어져온 0~2챕터의 모든 내용이 하나로 얽히기 시작합니다. 

기대해 주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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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61 쿠리오
    작성일
    13.10.12 09:26
    No. 1

    빨리 다음편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녹필(綠筆)
    작성일
    13.10.12 20:52
    No. 2

    ㅜㅜ 시험기간인지라 열심히 적고는 있습니다만 일이 많군요 ㅜㅜ

    그리고... 이미 나올 단서는 다 나왔습니다!
    꾸준히 읽어주신 분들이라면 남자의 정체에 대해서도 예측이 가능하실 거라 믿습니다 :D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0.13 15:33
    No. 3

    시험기간에 글을 쓰시다니.. 이런 용자님에게 경의의 댓글을 달아야겠군요.

    남자의 정체는.. 비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녹필(綠筆)
    작성일
    13.10.14 00:38
    No. 4

    비밀이라는 것은 본인이 아는 것을 남들에게 알려주시지 않겠다는 의사표시군요.

    좋습니다! :D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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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 깨진 자물쇠 - 11 (終) +2 13.10.16 397 9 11쪽
» 2. 깨진 자물쇠 - 10 +4 13.10.12 356 20 12쪽
22 2. 깨진 자물쇠 - 9 +8 13.10.07 449 9 15쪽
21 2. 깨진 자물쇠 - 8 +4 13.10.04 966 19 14쪽
20 2. 깨진 자물쇠 - 7 +4 13.09.22 353 11 12쪽
19 2. 깨진 자물쇠 - 6 +2 13.09.17 540 11 15쪽
18 2. 깨진 자물쇠 - 5 +4 13.09.09 477 13 17쪽
17 2. 깨진 자물쇠 - 4 +7 13.09.01 523 24 10쪽
16 2. 깨진 자물쇠 - 3 +8 13.08.27 645 14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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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 흔한 전설 - 10 (終) +13 13.08.10 563 15 9쪽
12 1. 흔한 전설 - 9 +5 13.08.07 430 20 12쪽
11 1. 흔한 전설 - 8 +4 13.08.03 820 32 19쪽
10 1. 흔한 전설 - 7 <여기까지 교정 완료> +7 13.07.29 575 13 16쪽
9 1. 흔한 전설 - 6 +4 13.07.25 561 1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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