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녹색의 붓, 綠筆

공허한 세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녹필(綠筆)
작품등록일 :
2013.07.09 20:23
최근연재일 :
2014.03.27 05:04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0,089
추천수 :
518
글자수 :
216,798

작성
13.08.16 00:04
조회
542
추천
18
글자
10쪽

2. 깨진 자물쇠 - 1

DUMMY

다미우스 혼학자협회 건물의 3층 복도가 소란스러워졌다. 비교적 그렇다는 뜻이었다. 허겁지겁 뛰고 있는 혼학자 하나가 계단을 오르기 전까지만 해도 3층은 고요했다. 예상치 못한 손님에 바닥에 깔린 나무가 저마다 기이한 울음소리를 내댔지만, 혼학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복도를 달렸다. 그는 눈동자를 위아래로 굴리며 문패를 살펴보다 한 방 앞에서 멈춰 섰다. 그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는 한숨 소리가 들렸다. 문 밖에 선 혼학자가 의아함을 느낄 새도 없이 문은 저절로 열렸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방 주인이 딱 얼굴너비만큼만 모습을 드러냈다. 거의 침입자를 경계하는 수준의 손님맞이였다. 의문 위에 의문이 겹겹이 쌓이는 듯한 감각이 혼학자를 둘러쌌지만, 그의 목적은 방 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기에 혼학자는 문틈 사이로 말했다.


"협회장, 전할 소식이 있어서 왔습니다."


"제 혼석보관함이 텅 비었다는 소식이죠?"


"아……."


혼학자와 문 안쪽에 선 사람의 얼굴에 비슷한 표정이 떠올랐다. 서로의 수고가 쓸모없어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긴 표정이었다. 방의 주인이 말했다.


"무안해하실 것 없습니다. 당신 잘못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내려가시면 보이는 혼학자들마다 '협회장은 이미 알고 있다'라는 말을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죠. 혹시나해서 물어보는데, 제가 몇 번째입니까?"


"여섯 번째입니다."


혼학자는 벌레 씹은 얼굴이 되었다. 잠시 떨떠름한 눈인사가 오간 뒤, 다미우스 혼학자협회장의 집무실 문은 또 다시 닫혔다. 집무실을 제외한 3층의 모든 공간은 다시 적막 속으로 돌아갔다. 협회장 나펜더 틸 다미우스는 질린 기색으로 의자에 털썩 쓰러지듯 몸을 기댔다.


"세 명 정도까지는 재밌었는데, 조금 지치는군요."


"저까지는 재밌었다니 다행입니다."


나펜더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 의자에 앉은 세 번째 방문자를 바라보았다. 로안과 실이 점심을 먹으며 온 협회 사람들에게 협회장의 혼석 도난사실을 알리는 바람에, 평소에 인적이 드문 협회장의 집무실은 오늘 일주일치 손님을 한꺼번에 영접하고 있었다. 그러나 협회장이 이미 도난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실망한 기색으로 돌아가지 않은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다른 방문자들과 달리, 그는 협회장에게 용건이 있어 집무실까지 올라온 김에 소식을 전하려 했다. 다섯 명보다는 나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가노피 부학장은 그 사실에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

나펜더는 최근 어떤 일에도 웃음을 내비치지 못하는 가노피 부학장을 바라보았다. 재치있는 대꾸를 시도한 그의 입을 배신하듯, 가노피의 얼굴은 바윗장처럼 굳어있었다. 입가에 자글자글한 주름들이 움직일 때마다 돌가루가 떨어져 나올 것 같았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수염은 바깥 풍경처럼 희게 세어버린지 오래였다. 나펜더는 식어버린 찻잔을 입가로 가져다대며 말했다.


"제가 봤을 때는 앞으로 대여섯은 더 올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거의 온 협회가 제 도난사실을 전해 들었겠군요. 그에 반해 제가 그걸 알고 있다는 소식은 이제 겨우 여섯 명이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싸움이지요."


가노피도 차를 홀짝였다. 그는 나펜더가 불청객들을 접대하는 사이에 이미 두 잔을 비운 뒤였다. 쩔겅하는 소리와 함께 동시에 찻잔을 내려놓은 나펜더와 가노피는 비로소 얘기를 꺼낼 시간이 찾아왔다는 것을 알아챘다. 나펜더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가노피,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가노피는 말을 꺼내기 전 잠깐 머뭇거렸다. 그가 조심스레 말했다.


"어제, 통혼문에 처음 다녀왔습니다."


나펜더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가노피를 바라보는 실례를 범할 뻔 했다. 올해로 혼학자 경력만 거의 팔십 여 년에 달하는 가노피 부학장이 통혼문을 처음 봤을 리는 없었다. 그리고 처음 다미우스 혼학자협회에 입회한 모든 혼학자들은 통혼문에 들러 그 위험성과 사용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도록 되어 있다. 가노피가 말한 짧은 문장 앞에는 '사건 이후에'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펜더는 그 사실을 모른 척 해주었다. 가노피가 멈칫한 이유를 눈치챘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빠르게 대답을 꺼냈다.


"상태가 어떻습니까? 저도 닷새쯤 전에 다녀오고서는 한 번도 못 가봤습니다."


"그렇겠지요. 한 번이라도 가보셨다면 혼석보관함에도 들리셨을 테니까요. 그리고 상태에 관해서는…… 말이 조금 길어지겠군요."


가노피는 몇 번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의자에 앉은 채로도 그의 한 손에는 지팡이가 들려있었다. 파르르 떨리는 손가락 끝이 지팡이에 닿을 때마다 탁자 아래에 깔린 양탄자가 같이 흔들렸다. 가노피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말하기 시작했다.


"샤넷 다미우스가 건너갔다는 닫힌 세계에 대해서 아직 완전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에게는 통혼문이 새로운 세계를 향해 열렸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벨커스?"


나펜더의 입에서 유명한 이름 하나가 흘러나왔다. 가노피는 조금 생기를 되찾은 얼굴로 그 대답을 수긍했다.


"맞습니다. 벨커스, 우리 협회 역사상 두 번째로 비정기 학회를 열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가노피가 다시 잔기침을 했다. 이번 기침은 꽤 길게 이어졌다. 나펜더에게 그가 혼자서 호흡을 되찾을지 모른다는 생각과, 일어나서 그의 등을 두드리며 안부를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다행히 가노피의 기침은 나펜더의 도움 없이 잦아들었다. 괜찮냐는 눈빛에 괜찮다는 눈빛으로 대답한 가노피는 조금 힘겹게 말을 이었다.


"아시겠지만, 루덴스가 처음으로 통혼문을 발견했을 때, 그것은 단지 1세계로만 열린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1세계에 있는 혼학자들을 만나기 전까지 통혼문은 그저 안정된 통혼혈의 일종인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세계의 혼학자들은 우리에게 통혼문의 다방향성에 대해 알려주었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레품의 통혼문은 벨커스에 의해 6세계로도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일어난 일들은 비정기 학회 때 발간된 학회지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 필사본이라면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 그 학회지를 직접 들고 오셨습니까?"


가노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보관용으로 남아있는 학회지를 살펴봤더니 남아 있는 것이 단 세 부뿐이라, 저도 필사본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말씀하실 내용이라는 건……"


가노피는 누가 들을세라 목소리를 확 낮추어 얘기했다.


"물론 다른 혼학자들도 수도 없이 해봤겠지만, 저 역시 통혼문 앞에서 편혼의 농도 측정과 같은 기본적인 검사를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벨커스의 기록이 떠오르는 겁니다. 다른 세계로 통혼문을 열었을 때 벌어진 여러 변화들을 적어놓은 기록 말입니다. 다들 당장 샤넷이 남겨놓은 것을 해석하느라 정신이 없었겠지만, 저는 벨커스가 남겨놓은 자료들과 학회지를 지금의 통혼문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나펜더는 가노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노피가 직접 통혼문을 이용한 것은 단 두 번뿐이었지만, 그는 다른 세계의 연결에 관해서는 협회 전체를 통틀어서 따라올 사람이 없는 전문가였다. 그것이 튜넌 가설에 입각한 연결이었다는 점은 벨커스의 자료와 지금의 자료를 대조하는 데는 아무런 장애물이 못 되었다.


"늙어빠진 학자도 다 제 할 일이 있는 게지요. 오늘 아침에 다 정리된 자료를 들고, 직터 다미우스에게 찾아갔습니다."


"당신이 직터에게요? 허허, 그것 참……"


"압니다. 부끄러운 일이지요. 무슨 염치로 찾아왔느냐는 욕을 얻어먹을 생각으로 갔습니다만, 그는 저보다 제가 가져온 자료에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가노피가 잠깐 뜸을 들였다.


"왜 따님이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지를 알아냈기 때문입니다."


나펜더는 두 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움켜쥐고 벌떡 일어날 뻔했다. 가노피는 방금 의도적으로 '따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나펜더는 이번 건에 대해서는 모른 척 넘어갈 수 없었다.


"그 이유가 밝혀졌단 말입니까?"


"나펜더, 혹시 샤넷이 내민 비정기 학회의 초안에서, 뭔가 이상한 것은 없었습니까?"


나펜더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초안에는 그저 닫힌 세계에 대한 실험적 연구라고만 적혀 있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사고를 칠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그 때는 설마 직접 건너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요."


나펜더의 입안이 바짝 마르는 것이 느껴졌다. 호흡을 걱정해야 하는 입장이 바뀌었다. 가노피는 평정심을 되찾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까지나 가설입니다. 닫힌 세계는 제 예상과 완전히 다른, 기존의 어떤 법칙도 통하지 않는 세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샤넷 다미우스가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는-"


나펜더는 귀를 막고 싶었다.


"그녀가 건너간 직후, 세계 사이의 연결이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작가의말

 - 2챕터, ‘깨진 자물쇠’ 시작합니다. 짧은 인트로지만, 많이 중요한 한 편이지요 :D

 많은 분들의 관심, 달게 받겠습니다.

 

 제가 글을 빨리 쓰는 편이 아니라 연재는 많이 느립니다 ㅜㅜ 연구활동/학업/작문이 트로이카처럼 잘 굴러가야 하는데... 

 그래도, 연재휴식 (이따위 개념을 만들어내는 작가가 아직도 있습니다. 통탄할 노릇입니다.) 은 있을 지 몰라도 연재중단은 없는 작품으로 만드려고 합니다.

 꾸준히 봐주시는 모든 독자분들께, 좋은 글로 보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 작성자
    Lv.33 Nomadj
    작성일
    13.08.16 02:23
    No. 1

    연재중단만 아니면 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녹필(綠筆)
    작성일
    13.08.16 10:56
    No. 2

    하하, 100% 제 만족으로 쓰여지는 소설이라, 제가 죽기 전에는 (?!) 완결을 낼 생각입니다.

    ... 농담입니다. 3년 이내로 결착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쿠리오
    작성일
    13.08.16 05:20
    No. 3

    크어 이런 보물을 이제서야 발견하다니..

    혼자보기 아까운 글이군요!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녹필(綠筆)
    작성일
    13.08.16 11:01
    No. 4

    게으른 제 작문욕을 채찍질하는 과분한 찬사를 받았군요.

    건필하겠습니다. 건독해주세요 >:D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자견(自遣)
    작성일
    13.08.27 19:59
    No. 5

    대사 하나 하나에 얼마나 고심을 하실지...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녹필(綠筆)
    작성일
    13.08.27 23:24
    No. 6

    알아주시는 분 덕분에, 귀찮다고 허투루 넘기려는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8.30 14:44
    No. 7

    벨커스? 벨커드? 둘 중 하나가 오타인 것 같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녹필(綠筆)
    작성일
    13.08.31 00:03
    No. 8

    '벨커스'입니다. 오타 체크! 감사드립니다 :D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8.31 13:13
    No. 9

    아직 '벨커드'가 하나 더 남아 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녹필(綠筆)
    작성일
    13.08.31 15:37
    No. 10

    수정 이후에 다시 이걸 체크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모바일로 고쳤더니 역시 놓치고 지나간 것이 있었군요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0.09 18:22
    No. 11

    세계의 연결을 끊어버리다니. 말 그대로 세계의 관측자인가요? 철학적으로 한 인간이 태어났을 때, 그의 시선으로 우주는 관측당하고, 관측당함으로서 그 인간의 입장에서는 그 우주가 존재의 의미를 얻게 되는데, 마치 그런 식의 상황이군요. 언제나 우주의 티끌이지만 저라는 자아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며 사고하고 관측하며 살아가는 저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사유(?)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녹필(綠筆)
    작성일
    13.10.09 20:13
    No. 12

    세계의 연결을 '끊은' 것이 아니라, 세계의 연결이 '끊어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닫힌 세계가 닫힌 세계였던 이유는, 그것이 지금 상태에서는 연결이 '끊어져 있던'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샤넷은 그것을 모종의 방법으로 억지로 열고 지나간 것입니다 :D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공허한 세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혹시나 이 글에 남아계신 분들을 위해. +2 16.06.11 140 0 -
공지 당분간 수요일 연재에 돌입합니다. +1 14.03.25 394 0 -
공지 <수정기록> * 13/11/09 업데이트 * : 1-7까지 문단 구성 조정 +2 13.09.06 283 0 -
공지 [필독] 공지사항 +6 13.07.14 635 0 -
34 3. 차갑게, 빠르게 - 10 +5 14.03.27 321 9 10쪽
33 3. 차갑게, 빠르게 - 9 +3 14.02.25 253 9 14쪽
32 3. 차갑게, 빠르게 - 8 +6 14.02.11 263 10 14쪽
31 3. 차갑게, 빠르게 - 7 +8 14.01.29 299 5 11쪽
30 3. 차갑게, 빠르게 - 6 +6 14.01.15 522 7 13쪽
29 3. 차갑게, 빠르게 - 5 +8 14.01.08 284 10 14쪽
28 3. 차갑게, 빠르게 - 4 +6 13.12.17 353 8 9쪽
27 3. 차갑게, 빠르게 - 3 +6 13.11.12 290 9 11쪽
26 3. 차갑게, 빠르게 - 2 +2 13.11.09 288 9 12쪽
25 3. 차갑게, 빠르게 - 1 +2 13.11.05 352 11 8쪽
24 2. 깨진 자물쇠 - 11 (終) +2 13.10.16 397 9 11쪽
23 2. 깨진 자물쇠 - 10 +4 13.10.12 356 20 12쪽
22 2. 깨진 자물쇠 - 9 +8 13.10.07 449 9 15쪽
21 2. 깨진 자물쇠 - 8 +4 13.10.04 967 19 14쪽
20 2. 깨진 자물쇠 - 7 +4 13.09.22 353 11 12쪽
19 2. 깨진 자물쇠 - 6 +2 13.09.17 541 11 15쪽
18 2. 깨진 자물쇠 - 5 +4 13.09.09 477 13 17쪽
17 2. 깨진 자물쇠 - 4 +7 13.09.01 524 24 10쪽
16 2. 깨진 자물쇠 - 3 +8 13.08.27 645 14 19쪽
15 2. 깨진 자물쇠 - 2 +11 13.08.20 660 20 16쪽
» 2. 깨진 자물쇠 - 1 +12 13.08.16 543 18 10쪽
13 1. 흔한 전설 - 10 (終) +13 13.08.10 564 15 9쪽
12 1. 흔한 전설 - 9 +5 13.08.07 431 20 12쪽
11 1. 흔한 전설 - 8 +4 13.08.03 821 32 19쪽
10 1. 흔한 전설 - 7 <여기까지 교정 완료> +7 13.07.29 576 13 16쪽
9 1. 흔한 전설 - 6 +4 13.07.25 562 19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