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왕랏자 2020[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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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왕랏자
“주량이 많아야 사나이인 것이다!”
회식왕이라 불리는 술 상무 김이 울부짖었다.
김은 폭탄주를 마시고 줄담배를 피고 커피를 국자로 들이키고 부하와 미성년자와 여자를 마음대로 패고 놀리면서 미친 웃음을 터뜨렸다. 김은 뇌물도 많이 주고받았다. 사무실에 여자가 들어오면 김은 동료들과 함께 희롱하고 성폭행한 뒤 자살하든 그만두든 여자만 들어오면 신나서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유전적으로 술, 담배, 커피에 약한 사람들은 회식하다가 3~40대만 되면 암에 걸려 요절했지만 김은 그 지경은 아니었고 남들이 그러든 말든 그것은 남자답지 못 한 것일 뿐이었다.
김은 아내와 자식들을 두들겨 패고 첩과 그 자식들도 두들겨 패고 생활비는 주지 않으면서 집구석에서 미친 웃음을 터뜨렸다.
김은 자신의 아버지와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원시 시대 식인종으로부터 내려온 폭력과 음탕은 일제와 6.25를 거치면서 부침을 거듭했다. 자신을 마구 두들겨 패던 아버지와 선배들이 떠올랐고 그 질서는 김에겐 익숙했고 그것이 살기 좋은 것이었다.
간암 말기가 되어 50대의 나이에 숨을 헐떡이면서 김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다.
죽음이 흔한 것이듯 흔한 김이다.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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