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딩 무적[일반] - 2017
유딩 무적
갓 스물이 된 한 여자가 창고에 갇혀 있었다.
유치원 교사 김선아였다. 김선아는 자신이 처한 현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만 5살의 아이들이었다. 다섯이었고 한 명은 여자였다. 그 아이들은 김선아를 창고로 몰고 가두었다. 스무살치곤 작았지만 어른은 어른인 김선아에게 힘의 우위라도 보이고 싶었던 듯 했다. 아니 재물이 탐났던 모양이었다. 음험한 아이 도적들이었다.
한 아이가 말했었다.
“선생님, 우리는 법적으로 무적이야. 우릴 때리면 엄마한테 이를 테야.”
끝이 갈린 과도 칼이 아이의 손끝에서 빛났었다. 아이들이 김선아의 스마트폰을 비롯한 소지품들을 빼앗았다. 만 5살, 법은 그들에게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는다. 심지어 학살이나 윤간을 저질렀을 때조차 법은 아이들을 보호한다.
김선아는 그들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보았다. 스마트폰을 통해 아이들의 뇌에 인류가 그동안 쌓아올린 어둠의 지식들이 폭격되었을 거라 짐작했다.
아니 그 이상이다. 법이 그들을 어떻게 대우하든 그들에게도 인간의 육체가 있다는 점만은 변하지 않는다. 농경 사회에선 만 5살이면 이미 어린 일꾼이었다.
고대 보다 더 오래 된 수렵 채집 사회에 있어서도 영유아에 의한 같은 영유아에 대한 살해는 일어나는 일이었다는 게 현대 인류학의 연구 결과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어렸을 때부터 어린 짐승이다.
[2016.07.17.][2017.06.10.에 2차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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