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 패러디]원시랏자2
제 글에 대한 김지현님의 패러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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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랏자 - 살찐이, 그 후의 이야기
"우까가! 우가까가가가! (껄껄걸! 어차피 객사할 팔자다!)"
자신을 그나마 사람대접 해준 곰 부족의 호의를 그냥 걷어찬 명화가(쑻) 살찐이가 울부짖었다.
"우까가! 우가까까까가가까! (껄껄걸! 부자의 신이 인류를 멸종시킨다!)"
대인관계가 어려워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살찐이는 혼자서 나무열매를 잘만 따먹으며 미친 웃음을 지었다. 다만 그 와중에 백곰에게 걸릴 뻔 하긴 했지만.
하는 짓이 잉여롭고 잔꾀나 부릴 줄 알아서 그렇지 매머드가 모닥불 피워 담배태우던 구석기 시대에는 이 우람하지만 병약(?)한 화가에게도 노력을 조금만 하면 먹고 살 길은 얼마든지 있었다. 살찐이는 심신이 귀찮고 대인관계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입에 풀칠을 해야겠기에 나무열매로 근근히 먹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매머드에게 쫓기던 살찐이는 늑대가죽을 뒤집어 쓰고 고간과 머리를 제외한 부위에 털이 거의 안나고 키188cm에 몸무게 61kg의 아름답고 날렵하게 생긴 한 남자 사냥꾼이 자신을 쫓아오는 메머드를 날렵하고 정교한 돌칼부림으로 몇 초만에 죽여버렸다.
"우가우가? (괜찮나?)"
그 우람한 체격에도 불구, 메머드가 무서워서 겁에 질려 오줌이나 찔끔거리던 살찐이는 달빛늑대라 불리우는 꽃미남이 내민 손을 잡기를 주저했다. 왜냐하면 오늘날이야 달빛늑대의 용모는 아이돌 데뷔를 해도 좋을 우수한 용모의 소유자였지만 의류문화가 발달되지 못한 구석기 시대에는 비굴하고 보수적인 대물주의에 심취한 화백 살찐이의 눈에는 더럽고 추악하고 흉측함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이 달빛늑대라는 자는 사실 메머드 순삭스킬로 세를 불려나가고 있는 최고로 핫한 세력권의 부족 늑대족의 족장이었다. 사실 달빛늑대는 구석기 기준 그 흉측한 용모와 털없음으로 인하여 성장과정이 순탄지 못했고 암살위협도 여러번 넘겼다. 하지만 달빛늑대는 이 악물고 노오오력을 하여 현란한 몸놀림과 격투실력을 갖고 자신을 괴롭힌 정적들을 현란한 암살기술로 잔인하게 숙청하고 성인식에 초거대 메머드 3마리를 1분안에 전부 쓰러트려 늑대족의 족장으로 등극한 인간승리의 전형이었다.
어찌됐든 살찐이는 오랜만에 고기가 먹고 싶었기에 자신을 벽화 잘그리는 명화가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늑대족에 몸을 의탁하기로 하였다. 어차피 고기 도축은 족장 달빛늑대가 다 해줄테니 자기는 흑곰부족에서 그랬던 것 처럼 날로먹으며 고기와 나무열매가 무한으로 흐르는 지상낙원을 만끽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늑대족 생활도 얼마 지나지 않아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살찐이는 계속되는 사냥훈련과 나무열매 따기 등등 계속되는 물리적 고통(?)에 힘겨워(쑻)하고 있었다. 비록 고기는 먹을 수 있지만 벽화 외에도 할일이 태산같아 종종 후회가 들곤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든 것은 자신의 고명하고 우아한 벽화예술을 알아주지 않는, 살찐이와 비슷하게 생긴 선임 화가 작은개불과의 마찰이었다. 달빛늑대가 가장 우러러보는 화가 작은개불도 구석기 기준 음경도 작고 털도 잘 안나고 체격도 살찐이보다 작았지만 그래도 늑대족에 열심히 적응하려고 노오오력하고 있었다.
반면 살찐이는 훈련때만 되면 사람대하기 어렵다느니 동작이 굼떠서 어차피 매머드에게 멸종할거라느니 등등 헛소리로 훈련을 농땡이 치고 벽화나 그리기에 바빴다. 그렇다고 정상적인 다산기원 벽화를 잘 그리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그런 주제에 달빛늑대가 잡아온 고기들은 제일 많이 먹었다. 하지만 달빛늑대는 자신이 족장이 되기 전 겪은 고초를 대물림 시키고 싶지 않고 어찌됐든 손님이라고 살찐이를 크게 나무라지는 않았다.
"우가, 우가우가 우가가!(살찐이, 범고래부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형제부족인데 왜 이런 잔인한 그림을 그리는가!)"
살찐이가 그린 그림은 너무나도 끔찍했다. 크고 흉측한 범고래가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아기늑대들을 잔인하게 찢어발기고 잡아먹는 그림이었다. 그나마 그린지 얼마 안되었기에 망정이지 형제부족 범고래족의 사절단이 이 그림을 봤다면 기절초풍했을 것이고 곧 형제부족 범고래족 족장 큰개불고래의 의지는 노발대발 하여 동맹을 파기하고 늑대족과 대전투를 벌여 양측이 크게 다칠 터였다. 작은개불은 살찐이를 추궁했다.
"우가가가가! 우가가가 우가우가가가까가!(범고래는 이 세상에서 잔인한 생물이고 두살짜리 아기만 골라 잡아먹는 흉측한 생물이라 씨말려야 한다!)"
"우가우가! 가가우가가 우가가우!(아니다 이 사기꾼아! 범고래부족은 단 한번도 우리의 영역을 침범한 적도 없고 오히려 사냥때만 되면 진기한 도구들을 발명하여 족장님을 돕는 우리의 형제부족이다!)"
"우가가가가 우가가 우가우가! 우가우우가가우가! (껄껄걸! 어차피 우리 모두 죽을거 범고래를 씨말려서 장렬하게 이름을 남기고 세상을 구하고 죽는거다!)"
평소에 사람좋기로 유명한 작은개불도 더는 두고볼 수 없었다. 작은개불은 달빛늑대에게 늑대족과 범고래족간의 싸움을 붙이려는 불순분자 화가 살찐이를 처리하자고 건의했다.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살찐이의 그림에 분노한 달빛늑대는 그날 밤 1초만에 돌칼로 살찐이의 목을 베었다.
-Fin-
[출처] 원시랏자 - 살찐이, 그 후의 이야기|작성자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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