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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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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02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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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31,965

작성
23.04.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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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11쪽

6-10

DUMMY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대천군.”

여명이 밝아올 무렵, 위무량뿐 아니라 사대혈군 전원이 구양위 앞에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시립해 있다.

이곳은 사도명과 대화를 나누었던 바로 그 방이다.

“그 동안 많이 궁금했을 것이다. 철저한 보안을 위해 그대들에게도 비밀로 한 것이니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이해라니 당치 않습니다. 그저 명만 내려주십시오.”

“혈천단 창설 이래 최초로 실전 전투 명령을 하달하겠다.”

‘드디어!’

사대혈군들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이기 시작했다.

“그대들도 대충 눈치는 챘겠지만, 혈천단의 목표는 애초부터 무림맹도 사도명도 아니었다.”

‘맙소사! 그렇다면 설마?’

뭔가 감을 잡았는지, 사대혈군들의 눈이 모두 부릅떠졌다.

“역사적이 될 지도 모를 혈천단의 첫 전투. 작전명, 백호사냥! 전투 임무, 백호천군 주살 및 백호천문 괴멸! 지금 즉시 대원들을 이끌고 안휘를 향해 출발하라. 최대한 신속하게 그러나 최대한 은밀하게. 목적지는 서문세가다.”

“존명!”


* * *


“뭐라고? 사흘 전에야 겨우 도착했다고?”

“그렇습니다. 사부님.”

백호천문에 도착하자마자 백호천군은 장석이란 자의 보고를 받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장석은 백호천문의 소천군으로서 이곳에 상주하며 문주의 역할을 대행하고 있었다.

‘구양위 이놈이 무림맹까지 완전히 유람을 했군 그래.’

천무맹에서 무림맹의 거리보다 천무맹에서 이곳과의 거리가 세 배는 멀다. 그럼에도 혈천단보다 고작 사흘 늦게 이곳에 도착했다는 것은, 백호천군 일행이 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강행군을 한 것에 비해 혈천단은 유람하듯 유유자작 행군을 했다는 소리 밖에는 안 되었다.

‘하긴, 서둘러 가서 좋을 게 하나도 없으니.’

구양위가 그렇게 늦게 무림맹에 도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예상되는 바가 있었다.

“혹시, 법광이 무림맹에 있나?”

“그렇습니다. 무림맹의 도움 요청을 받고 부랴부랴 달려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하. 역시 법광이 올 때까지 기다리느라 일부러 늦게 간 것이었군.”

“예?”

“아니다. 그런 게 있다.”

구양위가 무공을 잃었다는 사실(?)은 삼대천군들만 알고 있었다.

“그쪽 진행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대로 말해 보거라.”

“어제까지 보내온 사밀전의 보고에 의하면, 혈천단이 도착하자마자 무림맹에서 사자를 보냈고, 그 다음날, 그러니까 이틀 전, 법광이 무림맹에서 백리 정도 떨어진 곳에 진을 치고 있는 대천군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백리씩이나? 멀리도 떨어져서 진을 쳤군. 그래서?”

“어제 다시 법광이 구양위를 홀로 찾았다고 합니다. 그 외에 표면상으로는 별 다른 진전은 없어 보입니다.”

“결국, 전투를 벌일 기미도 보이지 않고, 사도명과 구양위가 만나지도 않았다는 소린가?”

“사밀전의 보고대로라면 그렇습니다.”

‘후후. 법광 바짓가랑이에 매달리고 있을 모습이 눈에 선하군.’

“서문세가의 동태는 어떤가?”

백호천군은 구양위에게 아예 신경을 꺼버렸다. 결말이 너무나 뻔히 보였던 것이다.

구양위와 혈천단은 며칠 더 미적거리다가 특별한 소득 없이 돌아갈 것이다. 법광대사가 간절히 중재를 하는데 어찌 무림맹을 무력 침공할 수 있었겠느냐는 핑계거리를 가지고서 말이다.

“딱히 특별한 동태는 보이지 않습니다. 내부적으로 상당히 시끄럽다는 소식은 들어왔습니다만.”

“어떻게?”

“장로들 포함, 모든 간부들이 서문철의 경솔한 행동에 대해 연일 성토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또한, 대책회의를 하느라 연일 밤을 새우다시피 하고 있답니다.”

“하하. 당연히 그렇겠군.”

“그런데 기한을 어떻게 둘까요?”

“기한이라니?”

“사부님이 천무맹을 떠나기 전 선포를 하신 것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정식으로 전령을 보내 좀 더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사부님의 뜻을 전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좀 더 구체적이라? 그래. 그러는 것이 좋겠구나. 그런데 전령이 그곳에 도착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느냐?”

“서문세가와 가장 가까이 있는 분타가··· 넉넉잡고 사흘이면 충분할 것입니다.”

“음, 사흘이라··· 열흘로 해. 앞으로 열흘 이내에 내 앞으로 와서 무릎을 꿇으라고 전해.”

“열흘씩이나요?”

생각보다 기한이 길었는지 장석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백호천군이 의미심장한 눈빛을 번뜩였다.

“당연히 조건이 있지 않겠느냐? 일단, 서문철과 장로들 포함, 당주급 이상 간부들 전원이 이곳에 와야 한다. 하지만 말이나 마차 따위는 전혀 이용해서는 안 되며 무조건 맨몸뚱이로 오라고 해.”

“아, 그러면 당연히 그 정도 기간은 줘야하겠군요.”

“그놈들 도착 시간에 맞춰 정문 앞에 거적때기 몇 장 깔아놓도록 하고.”

“그건 왜?”

“적어도 한 나절 정도는 석고대죄라도 시킨 연후에 그놈들 처벌을 결정하려고 한다. 그리고 얼마나 진심어린 사죄를 하는지 봐서 서문철의 처리를 결정할 생각이다.”

“설마 죽이실 생각은?”

“적어도 팔 하나는 받아내야 천무맹의 위신이 서지 않겠느냐?”


그로부터 엿새 후.

“벌써 무슨 연락이 와도 왔어야 되는 것 아니냐?”

“예. 사부님. 시간상으로는 확실히 그렇습니다.”

전령을 통해 백호천군의 뜻이 전달된 지 이틀이 지났다.

그런데 아무런 연락이 없다. 서문세가로부터의 연락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서문세가와 가까이 있는 분타로부터 아무 연락이 없다.

분타에서 올라온 보고에 의하면, 서문철은 침통한 표정으로 별다른 말없이 전령이 전해준 서찰을 받아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바로 그날, 혹은 그 다음 날이라도 서문세가를 출발해 이리로 향해야 마땅하다. 그래야만 기한 내에 이곳에 도착하는 것이 가능할 테니.

하지만 분타로부터 아무런 보고도 올라오지 않았다. 서문철이 서문세가를 떠났다면 당연히 그 즉시 보고가 올라오게끔 지시가 내려진 상태였다.

“그러면 서문철이 아직도 출발을 안 했다는 뜻이 아니더냐?”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출발은 이미 했지만 미처 분타에서 파악을 못했을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서문철 한 명이라면 모를까, 십여 명이나 되는 인원이 한꺼번에 서문세가를 빠져나갔을 텐데, 그것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뭐 좋은 일이라고 동네방네 떠들면서 출발했겠습니까. 수하들 볼 면목이 없으니 야음을 틈 타 몰래 서문세가를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듣고 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긴, 서문철이 마음먹고 은밀히 이곳으로 출발했다면 분타에 있는 인원만 가지고 그것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겠지.”

백호천군은 수긍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사밀전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파악했을 텐데, 그들에게서도 그런 내용의 연락이 없지 않느냐?”

“사밀전의 경우, 요원들의 정보가 천무맹을 한 번 거치고 나서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이니, 분타와 비교하면 한나절 이상 시간차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중엔 그에 관한 연락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문철이 이곳으로 오든 말든 별것 아닐 수도 있다. 안 오면 힘으로 확실히 응징하면 그뿐일 테니.

하지만 당연히 보여야할 장면이 확인되지 않아서일까? 백호천군은 왠지 모를 찜찜함에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바로 그때, 밖에서 수하의 음성이 들려왔다.

“문주님. 분타로부터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안휘 전역에 열 개가 넘는 분타를 운영하고 있는 백호천문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고가 올라올 만한 분타는 단 하나였다.

“그래? 어서 들어와 고하라.”

백호천군은 반가움까지 느껴지고 있었다.

그런데 좋은 내용은 아닌 듯 안에 들어온 수하의 표정이 별로 좋지 못했다.

“서문세가의 동태가 영 이상하다고 합니다.”

“이상하다니? 어떻게?”

“마치, 어디론가 이주를 준비하는 모양새로 짐을 꾸리는 모습들이 여기저기 포착되었다고 합니다.”

“뭐야? 짐을 꾸린다고?”

“예. 모두 하급무사들이었는데, 어제 점심 무렵부터 오늘 오전까지, 확실히 포착된 것만 열 명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서문철이나 장로들의 동태에 대해서는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는가?”

“그렇습니다, 소천군. 전령이 다녀간 이후 워낙 경계가 철통같아서 주요 간부들의 동태까지는 알아낼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알겠다. 대기하고 있다가 혹시라도 사밀전으로부터 전갈이 오면 즉시 보고토록 하라.”

“예. 소천군.”

수하를 내보낸 후 장석이 백호천군의 얼굴을 살피니 그야말로 어이없어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허허. 얘야.”

“예. 사부님.”

“서문철 그놈이 문파를 버리고 도주를 하겠다는 소리가 아니더냐. 명색이 일파의 종사라는 작자가 말이다.”

“아직 속단은 이릅니다.”

“이르다니? 무사들이 짐을 꾸린다고 하지 않더냐?”

“모두 하급무사들입니다. 혹시라도 전투가 벌어질 경우 목숨을 부지하고자, 혹은, 싸워보지도 않은 채 적들에게 항복을 하러가는 수뇌부들의 작태에 환멸을 느껴,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문파를 떠나려는 움직임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음, 전혀 가능성이 없는 말은 아닌 것 같다만.”

“이제 사밀전으로부터 전갈이 올 때가 되었으니 그것을 보고 판단을 내려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약 보름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비슷한 시각에 사밀전으로부터 전서구가 날아들었다. 보고할 내용이 없으면 없다고 적어서라도 보내왔다. 천무맹을 떠나기 전 백호천군이 사밀전주 맹위에게 그렇게 지시를 내렸던 것이다.

“그래. 우리 분타에서 그 정도로 파악을 한 일이라면 사밀전에서는 당연히 좀 더 확실한 무엇인가를 파악해서 보내오겠지. 하지만 일단 준비는 해둬야겠지.”

“준비라니요?”

“현재 여기에 있는 자들 중, 무공이 가장 강한 자부터 삼백 명 정도를 선별해서 출동대기 놓도록 해라.”

“사부님, 설마?”

“그 정도 고수를 이끌고 가는데 설마 서문철을 놓치지는 않겠지.”

“아직 확실하지도 않지만, 설령 도주를 감행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이미 그들에게는 죽음보다 못한 치욕이 아니겠습니까? 굳이 그렇게까지···.”

“나는 고작 치욕이나 주려고 수천리 길을 한달음에 달려온 것이 아니다.”

“예. 알겠습니다, 사부님. 언제든지 출동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 놓겠습니다.”

그로부터 약 한 시진 후, 사밀전으로부터 한 장의 서찰이 날아왔다.


< - 이틀 전, 서문세가 내에서 마지막 대책회의가 열렸음.

- 회의 결과, 전체 인원 도주라는 극단적인 방식이 결정됨.

- 어제부터 그 준비에 착수하기 시작함.

- 정확한 도주 날짜까지는 파악 못했으나, 백호천문에서 제시한 기한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 확실함. 앞으로 닷새 이내에 도주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 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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