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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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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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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14

DUMMY

“호호호. 직접 가서 위로의 말이라도 전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천무실 안에 단우경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현무천군의 죽음 이후, 제일 먼저 청룡천군이 사백 명에 달하는 수하들과 살아남은 현무천부의 인원을 이끌고 천무신궁으로 돌아왔고, 그 다음에는 주작천군이, 어제는 백호천군마저 돌아왔다.

사대천군 아니, 삼대천군들과 함께 온 수하들의 수가 각각 삼백에서 사백 사이였으니, 사실상 사방천부 전체가 다시 복귀를 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이들의 모습은 개선장군이 아닌 패잔병의 모습에 가까웠다. 서로를 평생 동지라 여기며 살던 사방천부였다. 실제 패잔병이랄 수 있는 현무천부는 물론이고 다른 천부의 무사들 역시 깊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들이 역력했던 것이다.

천하를 바로 움켜쥘 듯 의기양양, 거들먹거리면서 무림으로 나간 사대천군들이다. 단우경이 보기엔 나가자마자 고작 마교에게 밀려 부랴부랴 다시 이곳으로 쫓겨 들어오는 모양새나 다름없었다.

스스로도 못된 생각이란 느낌은 들었지만 단우경은 통쾌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궁주님. 마냥 좋아하실 일만은 아닙니다.”

천무실에는 사마우와 위무량도 있었다. 위무량은 단우경과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사마우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우리 입장에서도 구혈마존이란 엄청난 강적을 만난 것이니 좋은 일이 결코 아니겠지요.”

“그건 차후 문제입니다. 바로 눈앞에 구혈마존과 관련되어 더 큰 문제가 바로 발생할 겁니다.”

“더 큰 문제라니요?”

“천군들이 설마 구혈마존이 두려워 이곳으로 피신 왔겠습니까?”

“다른 의도가 있다는 말인가요?”

“일단 사밀전에 대한 처벌을 요구할 것입니다. 현무천부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한 죄를 물어서 말입니다.”

“그게 뭐가 대수란 말이오? 그냥 무시하면 그만인 것을. 현무천부가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는 지금, 사방천부는 더 이상 우리 혈천단에게 두려운 존재가 아니오.”

혈천단 입장에서 현무천부는 다른 세 개 천부를 합친 것 이상으로 상대하기 껄끄러운 존재였다. 오직 혈천단 입장에서만 생각한다면, 지금 상황은 사방천부가 전부 괴멸하고 현무천부만 건재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위무량의 자신만만한 말투에 사마우도 고개를 한 번 끄덕였지만,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위대주님의 말씀대로 좀 귀찮긴 하겠지만 그건 별 문제가 안 되겠지요.”

“그럼 대체 뭐가 문제란 말이오?”

“천군들이 우리에게 요구를 해 올 것입니다. 명분상 너무나 정당한 요구를 말입니다.”

“······?”

“자신들의 힘으로 대적하기 힘든 강자가 등장했으니 천궁과 대천부가 정식으로 무림에 진출해 구혈마존을 상대하라고 요구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대천군의 진두지휘아래 말입니다.”

“이런, 그 생각을 미처 못 했군요.”

단우경은 벌써부터 골치가 지끈거리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얼핏 생각하기에도 더 이상 이곳에서 죽치고 있을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가짜 구양위 즉, 장만춘의 존재는 어찌 처리한단 말인가.

비좁은 이곳에서도 간신히 통했을 뿐이다. 드넓은 천하로 나선 후에도 장만춘이 이곳에서 했던 행태를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일종의 위기상황에서 구양위가 등판하는 모양새다.

아무리 사방천부가 얄미운 존재라도 그들 역시 천무신궁의 일원임은 분명했다. 당연히 천무신궁 전체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라도 구양위가 전 무림을 상대로 그 무시무시한 신위를 보여줘야 마땅하다.

하지만 무슨 수로?

그때 위무량의 득의만만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하하. 궁주님,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

“오히려 간절히 바라던 바였습니다. 사방천부의 코가 납작해진 상황에서 대천군께서 위용을 보이신다면, 천군들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것도 시간문제 아니겠습니까?”

“그게 무슨 헛소리입니까?”

단우경이 언성을 높이고, 사마우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위무량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차,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그제야 위무량도 자신이 엄청난 실언을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단우경과 사마우는 ‘진짜 구양위’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아니, 그게··· 그게, 제 말씀은, 그게 아니라···.”

입이 근질거리면서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지만, 구양위의 엄명이 있으니 발설할 수는 없었다. 그저 난감한 표정으로 횡설수설할 수밖에 없는 위무량에게, 문밖으로부터 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뢸 말씀이 있습니다.”

“오! 어서 들어와 고하라.”

위무량이 반색을 하며 대답했고, 안으로 들어온 자는 단우경에게 공손히 말을 전했다.

“출타하셨던 왕회주께서 방금 전 후계자와 함께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아니, 그걸 가지고 왜 고민을 하십니까, 궁주? 이해가 안 되는구려. 설령 천군들이 원치 않더라도 당연히 그래야 될 일입니다. 설마 궁주께선 무림에 나갈 뜻이 없었던 겁니까?”

단우경이 위무량을 직접 보내면서까지 황급히 만나기를 청했건만, 왕무린의 태도는 단우경이나 사마우가 보기에 너무나 한가로웠다.

“그런 뜻이 아니지 않습니까, 왕회주님. 단순히 천궁과 대천부가 무림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천군이 전면에 나서기를 원할 것이 뻔한 상황입니다.”

사마우가 부연설명을 했지만 왕무린은 더욱 태연자약했다.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지. 뭐가 문제인가?”

“왕회주님? 어찌 그런 무책임한 말을 하실 수 있습니까?”

“뭐야? 무책임이라고 했느냐?”

흠칫.

갑자기 날카로워진 왕무린의 눈매에 사마우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지경이었다.

“네가 지금 내 면전에서 나를 두고 무책임이란 말을 운운한 것이냐? 내 능력을 네 마음대로 저울질하고 판단한 것이야?”

“왕회주님, 제 말씀은 그런 뜻이 아니라··· 헉!”

다급하게 변명을 하려했지만 사마우는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고 숨이 턱턱 막혀올 뿐이었다.

무형진기!

마교의 간부급 되는 고수조차 죽음으로 이르게 했던 지상 최강의 무형진기가 사마우를 향해 시전된 것이다.

적을 제압하는 과정이 아니라 단순히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무형진기를 시전 했다는 것은, 일반인들에 비유하자면 따위 한 대를 날리는 행위라 봐도 무방하다.

“그만 두세요, 왕회주님!”

단우경의 만류가 있고서야 왕무린은 내공을 거두었다.

“휴.”

그러자 온몸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사마우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추태를 보인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하지만 감히 내 앞에서 저 따위 건방을 떠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양해해 주십시오, 궁주.”

“알겠습니다. 대총사에게는 제가 다시 주의를 줄 테니, 그만 노여움을 거둬주세요.”

이게 그렇게 화를 낼만한 일이냐며 따지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 순간만큼은 그녀가 ‘을’이었고 ‘갑’은 왕무린이다. 게다가 이런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 자명해 보였다.

“궁주께 다시 한 번 확실히 말씀드리지요. 나를 믿으세요. 나는 그렇게 무책임한 놈도, 무능력한 놈도 아닙니다.”

“여부가 있나요. 하지만···.”

“며칠 말미를 주시면 대천군과 상의해서 확실하고 구체적인 방도를 강구할 테니, 궁주께서는 그냥 맘 푹 놓고 기다리시면 됩니다. 그리고 내가 다 조치를 취해놨으니 그때까지는 천군들도 잠자코 있을 겁니다. 그럼 이만.”

왕무린은 제 할 말만 하고는 천무실을 나가버렸다.

“휴, 생각보다 그 시기가 훨씬 빨리 온 것 같네요. 벌써부터 상전 행세를 하려들다니.”

단우경의 푸념을 들으며 그제야 간신히 몸을 일으킨 사마우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어차피 각오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이렇게 대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었을 겁니다.”

“의도적이라니요?”

“제 말이 살짝 거슬릴 만한 내용이긴 했지만, 궁주님도 들으셨다시피, 그렇게까지 분노할 일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작정을 하고 대총사의 아니, 우리의 기를 죽이려 한 것이겠군요.”

“그럴 테지요. 저렇게까지 큰소리 뻥뻥 치는 것을 보니 나름대로 쓸 만한 복안은 있는 것 같은데, 기대가 되긴 합니다.”

“대총사도 가봐야 하지 않나요? 말이 대천군과의 상의지, 왕회주 마음대로 하게 될 텐데.”

사마우는 왠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제 생각으론, 방금 전 행동은 저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담긴 것입니다.”

“경고라니요?”

“대체 얼마나 대단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자신의 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기 전까진 함부로 끼어들 생각 말고 잠자코 두고 보라는 경고일 겁니다.”

“휴, 그런가요? 그런데 위대주는 대체 어디 간 거죠? 왕회주를 부르러 갔으면 당연히 같이 와야 마땅할 텐데.”



“위무량? 위무량이 직접 찾아왔다고?”

“그렇습니다. 사부님.”

초류향의 말에 황서연은 연방 고개를 갸웃거렸다.

위무량은 물론이고 혈천단의 대주들이 사대천군들을 만나러 직접 찾아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오랜만입니다. 주작천군님. 일단, 두분께서 위로의 말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습니까? 하지만···.”

탕.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용건이나 말해.”

약을 올리는 것이나 다름없이 들리는 인사말에 황서연이 탁자를 내리치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잠시 움찔거리긴 했지만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위무량은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그러면 두 분의 말씀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두 분? 누구를 뜻하는 건가?”

“대천군과 왕회주님입니다.”

“그래? 뭐라 시던가?”

“며칠 후에 중대발표를 하실 것이라 하셨습니다.”

“중대발표라니?”

“그 내용까지는 저도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본궁의 본격적인 무림진출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이 담긴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무림진출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이?”

“그렇습니다.”

“호호. 기대가 크군. 하지만 왠지, 그때까지 우리에게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있으라는 뜻으로도 들리는군.”

“그리 들리셨다면 그리 행동하시면 되겠지요.”

흠칫.

‘아니, 이놈이?’

황서연은 욕설이 목구멍까지 치솟아오를 지경이었다.

그런 뜻이 아니니 오해하지 말라는 식의 답변이 나와야 마땅하지 않겠건만,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황서연은 그냥 참아 넘기는 모습이었다. 물론, 나름대로 소심한 응징을 하긴 한다.

“더 이상 할 말 없으면 이제 그만 내 눈 앞에서 꺼져 주겠느냐?”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상당히 험악한 말투가 흘러나왔지만, 위무량은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 모습이 오히려 황서연을 더욱 분노케 했다.

“저런 방자한 놈을 보았나!”

꽝!

얼마나 세게 내려쳤는지 탁자 위에 커다란 금이 생길 지경이었다.


- 천하무림연맹, 천무맹(天武盟)이라? 그럴듯하긴 한데.

- 맘에 들지 않는 것이라도 있습니까, 선배님?

- 왠지 무림맹을 따라한다는 느낌이 살짝 들어서 말이야.

- 제대로 보셨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제대로 된 무림맹을 결성코자 하는 의도입니다.

- 제대로 된?

- 무공과 관련된 천하의 모든 단체들을 아우르는 진정한 의미의 무림맹 말입니다. 지금의 무림맹은 반쪽 아니, 반에 반쪽도 안 되는 무림맹에 불과합니다. 일단 정파라 자처하는 문파에 국한된 것은 물론이고 구역도 장강(長江) 이북에 한정됐습니다. 게다가 장로문들의 눈치나 살피는 무림맹 아닙니까? 무림맹이란 이름이 쑥스러울 지경이지요.

- 무공과 관련된 모든 단체란 말이 의미심장하군.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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