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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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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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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 4

DUMMY

“사방천부가 썰렁하겠군.”

“그렇습니다. 오늘을 끝으로 사방천부의 인원은 더 이상 이곳에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사방천부의 인원이 구할 가량이 어디론가 빠져나간 상태였다. 남아 있는 인원은 사대천군과 그들의 친위대뿐이었다.

천무신궁 제 2의 개파일로 기록될 삼월 초하루. 그날이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분배는 어떻게 했다고 하던가?”

구양위의 물음에 위무량이 공손히 대답한다.

“섬서, 호북, 안휘, 호남. 이렇게 네 개 지역입니다. 그중 섬서는 주작, 호북은 청룡, 안휘는 백호, 호남은 현무입니다. 소천군들의 진두지휘 아래 이미 문파로서의 모양새를 완벽히 갖춰놓은 상태라고 합니다.”

“문파 명은 뭐라고 지었다고 하던가?”

“원래 이름을 고대로 따서 청룡천문, 주작천문 이런 식으로 지었답니다.”

“촌스럽기는. 규모는 대략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나?”

“각 문파 당 천명 안팎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문파 당 천명?”

구양위의 얼굴에서 의외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기존에 있던 인원의 거의 두 배 수준이었고, 무림맹 장로문파들과 비교해서 양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지난 십년 동안 사방천부 규모의 단체를 이미 무림에 만들어놓았다는 뜻이었다.

“지난 십년 간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겠습니까?”

“하긴, 안 봐도 뻔한 일이겠군. 그런데 무림에 등장하는 방식을 변경할 지도 모른다고 하던데?”

원래 방식이라면 무림맹 지부에 대한 공격으로 등장을 알리는 것이었다.

“사대천군들이 아직까지 이곳에 남아 있는 이유가 그에 대한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 위함이었을 겁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거기까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만, 내일 떠난다는 통보가 왔으니 오늘 중으로는 무조건 확정지을 것 같습니다.”

“사마우는 어떻게 예상하던가?”

“단기전보다는 장기전을 택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음, 그렇다면 무림맹 지부에 대한 공격은 없을 것이란 소린데.”

무림맹 지부를 공격한다는 것은 무림맹에 대한 선전포고가 된다. 그리되면 곧바로 무림맹과의 전면전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만약 사대천군이 무림맹 지부에 대한 공격을 철회한다면 그것은 무림맹과의 즉각적인 전면전을 회피하겠다는 의미였다.

“사대천군들이 갑자기 마음이 흔들린 이유가 뭔지 혹시 알고 있나?”

구양위가 원하는 것은 사방천부와 무림맹 간의 전면전이었다. 그리 되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 사방천부의 피해도 결코 만만치 않을 것임이 자명했던 것이다.

“전혀 예상치 않은 변수의 등장 때문일 겁니다.”

“예상치 않은 변수라니?”

“구혈마존과 독비혈검. 이 두 명의 절대고수의 등장이 사대천군의 마음을 흔든 것이 틀림없습니다.”

애초에 사대천군들이 단기전을 택한 것은 구양위가 무공을 잃었다는 확신을 했기 때문이다. 사방천부가 전력 손실을 좀 보더라도, 무림을 장악하고 나서 천궁과 대천부를 상대하는 대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하지만 구혈마존과 독비혈검의 등장으로 너무 큰 변수가 생긴 것이다.

“여러 방면으로 알아본 바, 구혈마존과 독비혈검 둘 다 우리에 비해 결코 아래라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주작천군 황서연의 집무실에 사대천군들이 모여 논의를 하고 있었다.

“특히, 구혈마존의 능력은 우리로서도 장담하기 힘든 수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설마, 그 정도까지라고요?”

백호천군이 황서연의 말에 의문을 달았지만, 황서연은 확신에 찬 어조로 답했다.

“사도명이 무력부대의 장들에게 은밀히 내린 지시가 있습니다. 구혈마존을 만나면 무조건 도주하라고 했답니다. 그 정도면 경계가 아니라 거의 공포에 가까운 수준 아니겠습니까?”

“어허, 그 정도였다니?”

고만고만한 무공을 지닌 자들 수만 명 혹은 수십만 명이 격돌하는 국가 간의 전쟁과는 달리, 무림에서의 전쟁은 절대고수 한 명의 존재감이 그야말로 엄청나다.

제 아무리 뛰어난 장수라도 수십 명의 군졸들에 둘러싸이면 고전을 하기 마련이지만, 무림은 다르다. 무림의 전투에서 절대고수 한 명은 웬만한 대문파 하나 보다 훨씬 강력한 존재가 된다.

“게다가 독비혈검이 부교주로 있는 마교까지 상대해야 합니다.”

단지 체감 상으로는, 이 두 명의 등장은 무림맹이나 마교에 버금가는 단체 두 개가 새롭게 등장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태여 무림맹과 전면전을 벌인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황서연이 말을 끝내고 사람들을 바라보며 의견을 구하자 백호천군이 입을 열었다.

“음, 얼마나 또 기다려야 할지. 천궁을 장악하려면 일단 우리가 무림부터 장악해야 할 터인데.”

백호천군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천궁을 힘으로 쓸어버리는 것은, 물론 구양위가 건재하지 않다는 전제조건이 성립해야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지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사실상 사방천부가 무림을 장악한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었다.

사방천부에서 확실히 무림을 장악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또다시 예전처럼 천궁을 상대로 지루하기 짝이 없는 주도권 다툼이나 벌여야 했던 것이다.

“단기간 내에 무림을 장악하려면 우리의 손실이 너무 크지 않겠소?”

청룡천군의 말에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절대고수 두 명이 등장한 상황이다. 전력손실을 감수하고 무림맹과 전면전을 벌이기에는 사대천군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독비혈검이 마교의 부교주가 됨으로서 마교를 무너뜨리려면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손실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었다.

“자, 이제 결정을 내립시다. 주작천군의 말에 반대 의견 있으시오?”

아무도 대답이 없자, 청룡천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것으로 결정되었소. 현무천부를 제외하고 목표물을 변경하겠소. 무림맹 지부가 아닌 장로문파로.”



“예? 잠시 자리를 비우신다고요?”

구양위의 말을 듣고 장만춘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예전처럼 구박받는 일도 없는데, 뭐 그리 놀라?”

“아, 그거야 뭐, 어흠.”

스스로 생각해도 과한 반응을 보였다고 느낀 듯, 장만춘이 쑥스러운 표정으로 뒤통수를 긁어댔다.

일단, 예전에 그토록 두려워했던 위무량이 진짜 구양위를 만난 후 자신에게 상당히 부드럽게 대했다.

게다가 청룡천군이 장만춘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다녀간 후, 사대천군과 천궁 간에 그 어떤 불협화음도 발생하지 않았으니 장만춘이 사마우나 단우경에게 면박 당할 일도 사라졌던 것이다.

사대천군들이 모두 떠난 내일부터는 더욱 그럴 것이 확실한 상황이겠고.

“그렇게 알고, 나가 봐.”

“그럼 저는 이만.”

장만춘이 나가자 함께 있던 위무량이 조심스럽게 구양위에게 물었다.

“무슨 일로 자리를 비우시려는 건지?”

그런데 구양위의 대답은 너무나 뜬금없다.

“혈천단에게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궁수들 아닌가?”

“예?”

“아닌가?”

“그거야, 당연히 그렇습니다만.”

천무신궁 사상 최강의 무력부대로 평가받는 혈천단이지만, 완벽한 무적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싸울 때는 가히 천하무적의 위용을 보이겠지만 근접한 상태에서의 혼전이라면 천궁의 호법전 무사들에 비해 한 수 아래로 봐야했다. 소천무삼천검은 혼전 상태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무공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지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궁수들과의 전투라면 아예 위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다고 봐도 무방했다.

일류 궁수들이라면 이십 장 밖에서도 위력적인 공격이 가능하다. 반면에 소천무삼천검을 익힌 혈천단에게 그 정도 거리라면 거의 무용지물이다.

궁수들을 상대로는 혈천단이 그저 평범한 무력부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무천부의 무사들이 사용하는 병장기가 바로 활이었다.

“결국, 현무천부가 혈천단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란 뜻인데. 이번에 현무천부가 호남에서 개파를 한다며?”

호남은 마교의 관할 구역이다.

“설마, 현무천부를?”

뭔가 감지를 했는지 위무량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차피 넷 중 하나는 손을 봐줄 생각이었어. 내 정체를 드러내기 전에 말이지. 당연히 현무천부를 염두에 뒀었지. 하지만 억지로 꿰맞추면서까지 그러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현무천부가 마교를 상대하게 되는 바람에 아주 자연스러운 상황이 연출된 것이지.”


* * *


“어제 아침 무렵 올라온 보고인데, 몇 번이나 확인절차를 거치느라 이제야 보고 드립니다.”

추밀전 전주 장세옥의 말에 제갈손의 표정이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얼마나 엄청난 내용이기에 몇 번이나 확인절차를 거쳤단 말인가?”

“그게 아니라, 하도 어이가 없는 내용이라서.”

“어이가 없다니?”

“열흘 전, 그러니까 초하룻날에 섬서, 호북, 안휘. 이 세 지역에서 세 개 문파가 개파를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날, 무림맹 가입 요청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개파야 흔한 일이고 개파 한 문파가 무림맹에 가입 요청을 하는 것은 거의 당연한 일이었다.

“아직 그에 대한 심사가 끝나진 않았는데, 그 문파들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어느 정도인가?”

“세 문파 모두 천명을 상회합니다.”

“제법 놀라운 일이군. 그런데?”

대문파 규모의 신생 문파가 하나도 아니고 같은 날 세 개나 생겼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고작 그 정도 가지고 몇 번이나 확인절차를 거칠 리는 없다.

“세 개 문파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개파 하자마자 다른 문파와 분쟁이 벌어졌습니다. 아주 사소한 이유로요. 분쟁이란 말을 갖다 붙이는 것이 쑥스러울 정도로.”

“어느 문파와?”

이때쯤 뭔가 감지했는지 제갈손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무당파, 종남파, 남궁세가. 이렇게 세 문파와 각각 분쟁이 벌어졌습니다.”

“뭐라고? 무당, 종남, 남궁세가?”

“그렇습니다.”

세 문파 모두 무림맹의 장로문이자 그 지역의 지배자라 해도 과언이 아닌 문파들이었다. 그런 문파들이 생긴 지 며칠 되지도 않은 문파와 분쟁이 벌어졌으니 충분히 어이가 없을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제갈손에겐 이것으론 충분하지가 않았다.

“아무리 장로문과 연관되었다고 사소한 분쟁 정도로 이토록 즉각적인 보고가 올라올 리가 없을 텐데?”

“물론입니다. 총군사님. 제가 몇 번이나 확인절차를 거친 것은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그게 뭔가?”

“이틀 전, 세 개 문파 모두 분쟁 중인 문파에게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

“무당, 종남, 그리고 남궁세가를 상대로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같은 날 동시에 선전포고를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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