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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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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31,965

작성
23.04.0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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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6- 7

DUMMY

무림이 다시 한 번 들끓었다.

소위 ‘서문세가 사태’ 이후 이미 들끓고 있는 무림이었지만, 서문세가에 대한 천무맹의 처리 방식이 무림인들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혈천단(血天團)!

무림인들에게는 그저 무림사 최강의 힘을 보유한 악마의 군단이란 식으로만 알려진 천무맹 최강의 무력부대.

바로 그 혈천단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게다가 그들의 힘을 처음 선보일 장소가 서문세가가 아니라 무림맹이란 것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식으로 출정식까지 치르고 보무도 당당히 무림맹을 향해 출발했다는군.”

“아니, 엄한 무림맹은 왜?”

“이번 일의 배후로 무림맹을 지목했다고 하더군.”

“그러면 서문세가의 발표가 사실은 그들의 뜻이 아니라 무림맹의 뜻이었단 소린가?”

“진실이야 누가 알겠나? 하지만 천무맹의 행보대로라면 아무래도 사실이지 않겠나? 게다가 지금 생각해 보니 서문세가 독단으로 그런 일을 벌였을 리도 없고.”

“하긴, 도무지 서문세가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무림맹이 개입한 것이라면 조금은 이해가 되는군.”

“그나저나, 천무제일존이 이끄는 사상 최강의 무력부대라니. 휴, 그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군.”

“에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지나 않았으면 좋겠군.”

조만간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무림맹과 천무맹의 정면 무력충돌!

그 결과에 대한 호기심 따위는 사람들에게 없었다.

속칭 끝판대장이 드디어 출격한 것이다. 그것도 사상 최강이라는 무력부대를 이끌고.

사람들의 뇌리에 사대천군들이 이끄는 사대천문에게 유린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소문대로라면 혈천단의 힘은 그들의 힘을 훨씬 능가했다. 예전 사대천문을 전부 합친 것만큼 강하다는 말까지 떠돌 지경이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구양위가 무림맹을 상대로 무력도발을 감행하느냐에, 즉, 무림맹이 피로 물드느냐 아니냐에 모아질 뿐이었다.

무력충돌이 빚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예상되었다. 소림사의 법광 때문이다.

이미 천무십팔존 중 하나가 된 법광이긴 하지만, 설마 무림맹이 피로 물드는 것을 방관만 하고 있지는 않을 터, 둘 사이에 중재를 한다면 아무리 천무제일존 구양위라해도 무조건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늦어도 내일 밤에는 법광대사께서 도착하실 것 같습니다.”

무림맹주 사도명의 집무실, 분위기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혈천단의 출정소식에 무림맹에서는 부랴부랴 소림사에 도움을 요청했고, 전갈을 받자마자 법광이 무림맹을 향해 출발한 것이다.

“혈천단은?”

“급할 것이 없는지, 생각보다 행군 속도는 느립니다. 빠르면 닷새, 늦으면 이레 정도면 당도할 것 같습니다.”

묻는 사도명과 대답하는 추밀전 전주 장세옥의 음성 모두 무거웠다. 방안에는 제갈손도 있었지만, 무슨 생각에 빠졌는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그만 나가봐. 사소한 정보라도 즉각 보고토록 하고.”

“알겠습니다. 맹주님.”

장세옥이 나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제갈손이 눈을 떴고, 그를 향해 사도명이 푸념 섞인 말을 내뱉는다.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천무맹이 왜 그런 오해를 하고 있는지.”

“오해가 아닐 걸세.”

“예? 오해가 아니라니··· 맙소사! 설마 형님께서?”

사도명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마 정말로 자기 모르게 서문세가와 그런 일을 획책했느냐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아우님도 참, 설마 내가 그랬겠는가? 정말 그랬다면 아우님이 내 목을 떨어뜨려도 할 말이 없는 짓을 저지른 것이지.”

“아, 당연히 그렇겠지요. 그런데 오해가 아니라고 하신 의미가 무엇입니까?”

“의도적일 거란 뜻이네. 우리와 무관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흠칫.

사도명의 안색이 한없이 굳어졌다.

“설마, 명분을 만들려고 이런 식으로 우리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란 말씀입니까? 우리 무림맹을 피로 물들일 명분을?”

“모양새만 본다면 그렇다고 봐야지. 천무맹의 정보력으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오해를 할 리가 없을 테니.”

“예? 모양새만 봐서는 그렇다니요?”

“만약 법광대사를 영입하기 전이라면 천무맹에서 충분히 이런 계략을 들고 나올 수가 있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들 입장에서는 이런 유치한 계략까지 들고 나오면서 우리를 칠 명분을 만들 이유가 하등 없다네. 명색이 무림맹주인 아우님 앞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서글프긴 하지만, 으음.”

무슨 말을 하려는지 제갈손은 한참을 뜸을 들이다가 어렵게 입을 떼었다.

“소림사가 천무맹의 일원이 되었고, 사대전장(四大錢莊)이 애초부터 천무맹의 일원이라네. 그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우리 무림맹을 고사(枯死)시키는 것이 가능 해. 아니, 너무 쉬워.”

“으음.”

사도명은 침통한 표정으로 작은 신음성을 내뱉을 뿐이다.

무림맹 같은 거대단체를 무너뜨리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경제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사대전장들 중 하나가 바로 무림맹의 주거래 전장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천무맹의 진짜 의도는 따로 있다는 뜻입니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기는 한데.”

“대체 무슨 목적으로요? 대천군 구양위가 직접 나서고, 혈천단까지 총동원해서 그들이 얻으려는 것이 대체?”

“휴. 거기까지는 나도 확실히 예상되는 바가 없다네.”

말과는 달리 제갈손은 내심 예상되는 바가 없지는 않았다.

‘서문철이 대체 무슨 의도로 그런 일을 벌였는지를 알 수가 없으니. 설마, 대천군 그 자가 그렇게까지?’

하지만 확실한 자신이 없으면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것이 원래 제갈손의 성격이다.

“천무맹 아니, 구양위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는 우리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네.”

“그러면···?”

“진정한 목적은 알 수 없지만, 그리고 법광대사께서 중재를 하시겠지만, 혈천단까지 이끌고 올 구양위가 아닌가. 설마 무림맹 건물을 구경만 하고 그냥 가겠는가?”

“······.”

“며칠 내로 아우님이 한 가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네. 아마도 아우님 인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하고 힘든.”


* * *


구양위가 이끄는 혈천단의 출정으로 전 무림의 눈과 귀가 서문세가에서 무림맹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발 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서문세가라고 다를 것이 있겠는가.

무림맹을 향한 혈천단의 출정식이 있고 바로 그 다음 날, 백호천군 역시 천무맹에 상주하던 정예들을 이끌고 백호천문을 향해 떠났다. 그러면서 혈천단과는 달리 공식적으로 전 무림을 향해, 그리고 서문세가를 향해 선포했다.


- 내가 백호천문에 도착하고 닷새 이내에 서문철 이하 서문세가의 전 장로들이 직접 찾아와 항복의식을 거행한 후, 나의 처분에 따를 것을 명한다. 만약 거부한다면 서문세가의 역사는 나와 백호천문의 용사들에 의해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서문철과 곽무는 예상대로 난감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무림인들이 예상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이거야 원, 이렇게 깜깜무소식이니. 뭔가 기별을 줘야 장로들을 상대로 무슨 말을 하든지 할 것 아닌가.”

안절부절 못하는 서문철을 향해 곽무가 침착한 음성으로 말하고 있다.

“걱정 마십시오. 제가 이것저것 계산해 보건데, 늦어도 내일이나 모레까지는 기별이 올 것입니다.”

“휴, 정말 그래야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물러가라고 호통 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서문세가의 발표는 다른 간부들과 전혀 상의 없이 서문철 독단으로 저지른 일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그 이후 제대로 된 이유조차 말하지 않았으니 간부들이 난리를 치는 것이야 당연했다. 몇몇 장로들은 서문철의 면전에서 ‘당신 미쳤느냐?’는 식으로 언성까지 높였을 정도다.

그럴 때마다 수장의 권위로서 누르긴 했지만 백호천군의 발언이 무림을 강타한 지금, 그런 방식은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말이야. 혹시.”

“말씀 하십시오.”

서문철이 갑자기 안색이 하얗게 변하면서 곽무에게 어렵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뭐, 기우겠지만, 혹시 우리가 음모에 당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문득··· 우리를 이용해 무림맹을 칠 구실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야.”

곽무는 살짝 미소까지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천무맹 입장에서 무림맹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무너뜨릴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렇게 번거롭게 유치한 계략을 통해 접수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 겠지?”

“하하. 물론입니다. 저를 믿고 오늘밤 푹 주무십시오. 왠지 내일 중으로는 좋은 소식이 올 것 같습니다.”

곽무가 웃음까지 터뜨리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했지만 서문철은 그날 밤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곽무의 말대로 내일 중으로는 뭔가 연락이 와야 할 텐데, 내일 하루 장로들에게 또 시달릴 것을 생각하면, 휴.’

자정을 훌쩍 넘은 시각, 침상에 누워 애써 참을 청해보지만 서문철은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하지만 밤새 그럴 수는 없는 노릇, 서문철은 속으로 숫자까지 세는 방법까지 동원하며 간신히 잠이 드는 대에 성공했다.

그런데 얼마나 지났을까?

흠칫.

‘이건, 뭐지?’

혹시 악몽이라고 꾸는 것일까? 갑자기 정체불명의 섬뜩함이 느껴졌다.

서문철은 눈을 번쩍 뜨며 침상에서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반사적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헉!’

단언컨대, 서문철 인생에 있어 가장 경악하는 순간이었다. 그야말로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고나 할까? 구양위를 처음 대면할 때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웬 복면인 하나가 침상 바로 앞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지 않은가.

“웨···.”

웬 놈이냐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혀조차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쉿.”

복면인이 손가락으로 본인의 입술을 가리키는 순간, 서문철의 감정이 경악에서 안도로 바뀌었다.

“그분의 전갈을 가지고 왔소.”

복면인은 품에서 두툼한 서찰 하나를 꺼내들어 서문철에게 건네주었는데, 그 음성이 사람이 내뱉는 말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차갑고 무뚝뚝했다.

“아, 예.”

서문철이 멍한 표정으로 얼떨결에 서찰을 받다들자 복면인이 다시 한 번 무감정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그분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서찰을 불태워버리든 잘 보관하든, 그것은 그대의 뜻대로 하라고 하시었소.”

“아, 예.”

“그럼, 나는 이만.”

복면인은 발소리를 전혀 내지 않은 채 걸어가 방문을 열고 그 모습을 감추었다.

잠시 몽롱한 표정으로 복면인이 사라진 방문을 응시하던 서문철이 갑자기 뛰어가더니 방문을 벌컥 열고 몇 발자국 밖으로 나갔다.

횃불이 여기저기 밝혀 있고 그 사이를 열 명 가량의 무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중 한 명이 황급히 서문철에게 달려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가주님?”

“이보게, 혹시··· 아, 아니야. 아무 일도.”

“······?”

“어흠, 계속 수고하게.”

“아, 예.”

고개를 갸웃거리는 무사를 뒤로 한 채 서문철은 방으로 들어와 불을 밝혔다.

“허, 마음만 먹었다면, 아까 그자의 손에 나는 죽은 목숨이란 소리가 아닌가.”

서문철은 탁자 앞에 앉은 채 잠시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 복면인이 누군지, 그 정체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살수가 틀림없다. 그것도 천하에 손꼽힐 만한. 그렇다면?’

굳이 복면을 한 것이나 몸에서 풍기는 기도, 그리고 아무도 몰래 자신의 침소까지 침입한 능력 등,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생각보다 더 무서운 인물이로구나! 세상에, 사대살수(四大殺手)중 하나를 일개 서찰심부름꾼으로 부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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