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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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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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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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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19

DUMMY

“어찌 되었는가?”

“앞으로 교주님의 행보에 반기를 들 간부들은 당분간 없을 겁니다.”

“다행이군. 그런데 어디까지 이야기 했나?”

“천무회와 관련된 것을 빼고 전부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가장 확실한 것은 왕원룡과 채순을 회원으로 영입하는 것이겠지만, 그러려면 사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안 나올 수가 없다.

그 이야기를 했다간 왕원룡과 채순은 강렬한 의혹을 가질 것이다. 아니, 의혹이 아니라 거의 확신을 하게 될 것이다. 장현목 본인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 되면 유겸에게 큰 하자가 생기게 된다. 교주로서의 정통성에 그야말로 엄청난 하자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언젠가는 밝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란 것이 장현목의 판단이었다.

“결국, 태상교주님의 이야기를 했다는 소리군.”

“송구합니다. 하지만 천무회에 관한 것을 제외하고 대천군의 능력에 대해 설명하자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휴. 송구할 일이 뭐가 있나? 거짓을 말한 것도 아니고, 어차피 평생 비밀로 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었는데.”

오십 명에 달하는 무력부대 대원들의 생생히 목격한 일이다. 그들을 모조리 베어버리지 않는 한, 영원히 비밀로 묻어두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대천군의 마음가짐에 대해 하나 여쭐 것이 있습니다.”

“마음가짐이라니?”

“교주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언제라도 우리 마교를 피로 물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만.”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위인이야. 자신의 사부까지 베어버린 인물이 아닌가.”

“그렇다면 교주께서 보시기엔, 최악의 경우 멸문까지 걱정해야 하는 것입니까?”

유겸이 왠지 힘없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아닐 거야.”

“그렇다면 그나마 다행이군요.”

“민경이를 봐서라도 그렇게까지는.”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응?”

“민경이를 봐서라도? 소교주를 말하시는 겁니까?”

“아니, 내가··· 그렇게 말했나?”

“예. 교주님.”

“아, 그 말은 그냥··· 그런 뜻이 아니라··· 어흠.”

유겸이 유민경을 언급한 말은 장현목을 향해 대답을 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로 튀어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허둥대는 모습의 유겸을 바라보는 장현목의 눈빛이 왠지 묘하게 번뜩이고 있었다.


* * *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자신감인지 모르겠습니다.”

“마교를 영입할 자신감이 아니라 영입할 의사 자체가 없다고 봐야지 않겠나?”

처음 천무맹에서 마교로 사자를 보냈다는 보고를 받고는 제갈손과 사도명은 가슴이 철렁했다. 마교가 천무맹에 가입이라도 하는 날에는 무림맹의 입장에서는 최악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추가로 올라온 보고를 받은 후 사도명과 제갈손은 안도 할 수 있었다. 마교에서 천무맹의 제의를 받아들이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분노한 마교에 의해 문서를 전달한 전령의 목이 달아나느냐 아니냐가 관건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하는 짓을 봐선 아예 전면전을 하기 위해 일부러 마교를 도발한 것이라고 봐야 할 텐데.”

“그렇다면, 조만간 천무맹과 마교 아니, 마도 무림 간에 일대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 아닙니까?”

사도명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졌는데, 제갈손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거야 천무맹에서 선공을 할 때 이야기고, 아무리 분노가 크다 해도 설마 마교에서 먼저 천무맹을 상대로 공격을 취할 수 있겠나? 객관적인 전력 차 라는 것이 있는데.”

“천무맹에서 선공을 취할 일은 없다는 뜻입니까?”

“구양위가 천하의 바보멍청이가 아닌 바에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일 리가 없네. 마도 무림을 피로 물들여서 얻어지는 것이 뭐가 있다고.”

사도명과 제갈손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었지만, 대외비에 속하는 것들을 제외하곤 천무맹과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가 사실상 공개된 상황이었다.

천무신궁의 궁주이자 천무맹의 맹주인 단우경은 갓 스물을 넘긴 여인이고 대천부의 수장인 대천군 구양위란 자는 천무신궁 최고의 고수라 한다. 천무신궁의 구조가 천궁과 대천부의 결합으로 이뤄졌으니, 대천부의 수장인 구양위가 사실상 천무맹의 실권자란 것은 당연해 보이는 일이었다.

“마교를 상대로 완전히 승리를 거두려면 천무맹 역시 만만치 않은 타격을 입을 터, 그 다음에는 어잠양 즉, 사무련을 상대해야 하네.”

어잠양은 마교의 교주와 반목하는 것이지 마교 자체와 반목한다고 볼 수가 없다. 천무맹이 마교 포함 마도 무림을 피로 물들인다면 천무맹과 사무련은 거의 철천지원수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워낙에 상상을 불허하는 파천의 힘을 가진 집단이니 사무련조차 피로 물들이는 것이 불가능은 아니겠지. 하지만 그 다음엔?”

무림맹 즉, 정파 무림 전체를 상대해야 한다.

“물론 그 상태에서 우리조차 상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최악의 가정을 해볼 수도 있겠네만, 그것은 곧 무림 전체를 완전히 피로 물들인다는 뜻이야. 그게 무슨 천하군림이고 무림일통이란 말인가? 대국에서 소국을 정벌하면서 그 나라 백성까지 모조리 죽이는 격이 되는 것이지.”

“그럼 대체 천무맹의 의도가 뭐란 말입니까?”

“나 역시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뭔가 있기는 있다는 것이지. 우리가 알 수 없는 뭔가가. 언제나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 집단이니.”

이렇듯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밖으로부터 추밀전주 장세옥의 음성이 들려왔다.

“맹주님. 급보입니다.”

장세옥이 황급히 들어와 다급한 음성을 내뱉었다.

“마교에서 축하사절단을 보낸다고 합니다.”

“축하사절단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오늘 아침, 공식 발표가 났습니다. 천무신궁의 개파와 천무맹의 발족을 축하하기 위해 사절단을 꾸려 천무맹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제갈손과 사도명은 한 동안 말문이 막혔다.

동네 무술 도장 취급을 당하는 그 치욕을 겪으면서 축하사절단이라니? 말이 축하사절단이지 항복의식을 거행하러 가는 것이나 뭐가 다르단 말인가.


“축하사절단이라니?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대체 왕회주가 무슨 마법을 부렸기에.”

“말도 안 되는 상상이 정말 현실로 도래할 줄이야.”

사도명이나 제갈손 만큼은 아니겠지만, 이번 일은 세 명의 천군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이었다.

물론, 멀리 내다본다면 결코 나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가능케 한 왕무린의 능력이 그들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확실히 왕회주를 잘못 판단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십년 전의 구양위보다 더 무서운 상대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니.”

천궁에서 뭔가 도움을 줬겠지만, 이번 일은 왕무린의 개인적인 능력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확신까지 드는 백호천군이었다.

“일단 좋게 생각합시다. 우리가 천무맹을 장악하기만 한다면 거의 저절로 천하가 우리 수중에 들어오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오?”

청룡천군이 충분히 희망적인 의견을 내놓았지만, 주작천군과 백호천군은 한없이 침울한 표정을 보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 시각.

득의만만한 미소를 지어야할 구양위가 연방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천무맹에 가입한다는 말은 없다고?”

“그렇습니다. 발표문에는 천무신궁의 개파와 천무맹의 발족을 축하한다는 표현만 썼을 뿐입니다.”

위무량의 보고를 들으며 구양위가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보이자 옆에 있던 왕무린이 한 마디 내뱉는다.

“뭐 그리 신경 쓰나? 어차피 모든 사람들이 천무맹에 가입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텐데. 또한 그럴 것이 확실하고.”

“하지만 마교 때문에 인사발표를 며칠 늦추지 않았습니까? 유겸의 명단을 넣기가 애매해진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뭐가 문젠가? 내정자가 둘에서 셋으로 늘어난 것뿐인데.”

“그런 게 문제가 아니라, 왠지 마교에서 그런 문구를 일부러 누락시켰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설마 일부러 그랬겠나? 굳이 그럴 이유가 뭐가 있다고? 하다 보니 그런 것까지 세세히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겠지. 게다가 직접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가 없으니 유회주가 우리 내부 사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 아닌가.”

“하긴, 듣고 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건가?”

구양위도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회제를 바꾸었다.

“예. 대천군.”

위무량이 들고 온 서류뭉치 하나를 구양위에게 공손히 건넸다. 내일 있을 인사발표의 확정된 문구가 적힌 서류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에 구양위는 서류를 펼쳐 대충 훑어본 후 바로 왕무린에게 건넸다.

왕무린 역시 대충 훑어보는 수준에서 서류를 내려놓으며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내일 저녁 무렵이면 천하가 발칵 뒤집히겠군 그래. 하하하.”


* * *


천무십팔존(天武十八尊)!

이 다섯 글자가 무림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 시작은 천무맹 맹주 단우경의 인사발표문이었다.


- 총 열여덟 명으로 구성된 의결 기관을 두어 ‘천무회(天武會)’라 칭하며, 향후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결 처리토록 한다.

- 천무회를 구성하는 열여덟 명에게는 천무지존 혹은 천무존이라 호칭하며 각각 일련번호를 부여해 세부호칭을 완성한다.

- 천무지존의 최소 자격요건은 오백 명 이상의 구성원을 거느린 단체의 수장이어야 하며, 개인적으로도 그 능력이 검증된 자들이어야 한다.

- 천무회에서 의결된 사안은······.


무림맹의 장로원과 흡사해 보이는 천무회였다. 하지만 장로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권한이 막강했다.

장로원이 무림맹주가 하는 일에 딴죽을 걸 수 있는 수준이라면, 천무회는 천무맹주가 하는 일을 아예 완전히 가로막는 것이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규정지어졌다.

게다가, 무림맹의 경우는 장로원에서 결정된 사안을 무림맹주의 힘으로 뒤엎는 것이 가능했지만 천무회는 전혀 달랐다. 특별히 몇몇 예외적인 것들을 빼고는 천무회의 결정사항을 천무맹의 맹주도 무조건 따르도록 규정된 것이다.

특히 첫 번째 천무지존 즉,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의 권한은 사실상 천무맹의 맹주를 상회하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였다.


- 천무지존의 임기는 각 5년으로 하되, 천무제일존은 예외적으로 종신(終身)으로 한다.

- 향후 천무지존에 대한 모든 인사권은 천무제일존에게 있지만, 예외적으로······.


천무회와 천무제일존에 대해 세부적으로 명시된 내용을 놓고 보자면, 사실상 천무맹의 수장은 맹주가 아니라 천무제일존이라 해야 마땅할 정도였다. 허수아비 맹주를 내세워 천무제일존이 사실상 천무맹을 통치하는 모양새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물론 이런 것들이야 밖에서 본다면 천무맹 내부의 집안사정에 불과하다. 당연히 놀라고 자시고할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천무제일존 포함, 천무회를 구성하는 천무지존들의 정체였다. 그들의 명단이 발표되고 그 명단을 접하는 순간 무림인들은 큰 충격에 한참동안이나 말을 잊어야 했다.


- 천무제일존에 천무신궁의 대천군 구양위를 임명한다.

- 천무제이존에 왕무린을 임명한다.

- 천무제삼존에 청룡천문의 문주······.


청룡천군과 백호천군, 그리고 주작천군이 각각 천무 제삼, 제사, 제오존에 임명됐다.

여기까지는 전혀 놀라운 일이 될 수가 없다. 그저, ‘왕무린이 누구지?’ 라며 고개를 한 번 흔들면 그뿐일 것이다.

하지만 천무제육존부터의 인사발표가 사람들을 거의 까무러치게 만들었다.


- 천무 제육존에 천화표국 국주 추가량을 임명한다.

- 천무 제칠존에 사무련의 련주 어잠양을 임명한다.

- 천무 제팔존에 청성파의 장문인 두휘를 임명한다.


맙소사! 이게 말이 되는가?

천하제일 표국의 국주인 추가량과 얼마 전까지 무림맹의 장로문파였던 청성파는 백번 양보해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그런데 세상에!

사무련의 련주 어잠양이라니?

천무신궁 등장 이전까지 천하 무림을 삼등분하던 어잠양이 아니던가.

이것으로도 끝이 아니었다. 천무맹에서는 이들 여덟 명 외에도 추가로 세 명을 더 발표했다.

하지만 확정된 것이 아닌 내정된 것에 불과한 자들의 명단이었다. 정작 본인에게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내정한 인물들인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엔 충분했다. 그런데 세 명 중 두 명의 명단은 놀랍다기보다는 어처구니없다는 표현을 써야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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