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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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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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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 1

DUMMY

하나의 검을 두고 사람들의 의견이 갈렸다.


천하에서 가장 사악한 마검(魔劍)이다.

아니다. 천하에서 가장 괴이한 귀검(鬼劍)이다.

아니다. 천하에서 가장 위대한 신검(神劍)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 하나가 있었다.


- 천하에서 가장 불길한 역천지검(逆天之劍)이다!



* * *


“이 놈이? 어서 내놓지 못해!”

퍽. 퍽.

장성한 사내 셋이서 누군가를 두들겨 패고 있었다.

바닥에 엎어진 채 사내 셋의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하는 것은 불과 열 살도 채 안 돼 보이는 어린 사내아이였다.

“이런 지독한 놈을 보았나.”

놀랍게도 사내아이는 손에 전낭 하나를 움켜쥔 채 비명소리조차 내지 않고 사내들의 매질을 견디고 있었다.

결국 누군가 커다란 몽둥이 하나를 들고 사내아이를 향해 다가섰다.

“정말 죽고 싶지 않다면 어서 전낭을 내어 놓아라.”

사람들이 여럿 구경하고 있었지만 그 누가 하나 나서는 이가 없었다.

“엄마가 아프다고.”

몽둥이를 보고서야 사내아이의 입에서 처음으로 음성이 흘러나왔다.

사내아이의 볼은 안쓰러울 정도로 부어올랐고 입가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그러나 심하게 부어오른 눈두덩이 사이로 보이는 눈빛은 독기 그 자체였다.

“그래서 이놈아! 우리보고 어쩌라고?”

“아저씨 세 명도 우리 엄마 올라타고 즐겼잖아. 그러면 아플 때 약값 정도는 줄 수 있는 거 아니야?”

어린아이의 입에서 나올만한 소리가 아니었지만, 사내들의 표정에서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니, 이 천한 놈이 어디서 헛소리를 지껄여!”

사내가 몽둥이를 힘껏 휘두르려 했다.

하지만 뜻을 이룰 수가 없었다. 누군가 뒤에서 몽둥이를 잡아 챈 것이다.

“사연이야 어찌 됐든, 다 큰 어른들이 어린애를 상대로 이게 무슨 짓인가?”

사내의 뒤에서 웬 노인 하나가 방망이를 움켜잡은 채 노기 띤 음성을 내뱉었다.

“당신 뭡니까? 이놈이 우리 돈을 훔쳐갔단 말입니다.”

사내는 주눅이 잔뜩 든 얼굴로 변명 하듯 말하고 있었다.

노인은 검을 착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방망이를 쥔 노인의 손으로부터 도저히 항거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진 것이다.

“저 아이가 훔친 돈이 얼만가? 내가 주겠네.”

“아니, 뭐 그럴 것까지야.”

사내들은 못이기는 척 노인이 내민 돈을 냉큼 받아서는 도망치듯 사라져버렸다.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사내아이가 일어서며 노인에게 꾸벅 인사를 올렸지만, 노인의 눈빛은 별로 인자하지가 않았다.

“왜 돈을 훔친 것이냐?”

“그건···.”

“말을 못하겠다는 것이냐?”

“아니요. 말씀··· 드릴 게요, 할아버지.”

사내아이는 결국 사연을 털어놓았다.

말을 하면서 중간 중간 끊기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노인이 앞뒤 정황을 유추해 이해하는 대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사내아이의 나이는 이제 고작 여덟 살이었고, 어미는 사실상 창녀나 다름없었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큰 기루에서 잘 나가는 기녀로서 비록 신분은 비천해도 풍족하게 먹고살던 여인이다. 그러나 어찌어찌 해서 아이를 낳게 되고 기루에서 쫓겨나듯 나와야 했다.

처음 몇 년간은 모아둔 돈으로 간신히 살 수 있었지만 그 이후에 살 길이 막막해지자, 젊고 반반한 여인이 어린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선택한 일은 몸을 파는 것이었다.

그 후 마을 사람들에게 그녀와 어린 아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을 지는 사내아이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노인의 눈에는 뻔히 그려졌다.

어쨌든, 몸을 팔아 근근이 어린 자식을 키우던 그녀가 덜컥 병에 걸린 것이 약 반 년 전의 일이다.

사내아이가 마을 사람들에게 어미의 약값을 구걸하고 다녔지만 그 누구도 병든 창녀의 약값을 적선하는 이는 없었다.

결국, 사내아이는 어미의 병을 치료할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돈까지 훔치게 된 것이었다.

모든 사연을 들은 후, 노인은 사내아이가 꽉 움켜잡고 있는 전낭을 보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 돈은 네 어머니의 약값에 보태도록 하거라.”

“이름을 말씀해 주세요. 신세는 꼭 갚겠어요.”

“신세를 갚겠다고?”

“예. 할아버지.”

‘고놈 참, 야무지구나. 게다가 조금 전 본 그 정도 근성이라면.’

사내들이 한 매질은 웬만한 어른들로 버티기 쉽지 않아 보일 정도였지만, 비명소리 하나 지르지 않았다.

독기에 가까운 것이겠지만 근성 하나 만큼은 정말 대단했다. 근골만 우수하다면 무공을 익히기에는 아주 적합한 조건을 갖춘 것이다.

“얘야, 무공을 한 번 배워볼 생각이 없느냐? 나는 어떤 문파의 수장이란다. 나를 따라간다면 너는 무공을 마음껏 배울 수 있다. 물론 네 어머니도 함께 데려갈 것이다.”

“거기서는 저와 어머니를 천하다고 멸시하지 않겠죠?”

“물론이란다. 네가 무공을 제대로 배워 강해진다면 그 누구도 너와 네 어미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

“강해지면 그렇다는 건가요?”

“그렇단다.”

“복수도 할 수 있나요?”

“복수··· 라니?”

“나와 내 어머니를 멸시하고 조롱한 모든 사람들에게요.”

“어떻게 말이냐?”

“제가 힘이 생기면 그들을 모두 죽일 겁니다.”

노인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물론, 그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여덟 살 먹은 어린아이의 입에서는 나올 수도, 나와서도 안 되는 말이었다.

노인은 고심 끝에 입을 열었다.

“내가 돕지는 않겠지만, 네 스스로 힘이 생겨 복수를 하겠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으마.”

진심이 아니라 그냥 해본 말에 가까웠다. 이미 노인은 이 아이를 문파로 데려가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힌 상태였다.

“하지만 일단 네 근골부터 살펴야겠구나. 무공에 적합지 않은 몸이라면 내가 너를 데리고 갈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

노인은 이미 무조건 형편없는 근골이라고 말할 작정을 하고 있었다.

“알겠어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되죠?”

“그냥 웃옷만 벗고 가만히 있으면 된다.”

노인은 아이의 상체를 여기저기 만지기 시작했다. 물론, 결심을 굳힌 노인의 행동은 건성에 가까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노인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든다.

‘맙소사!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얘야, 한 번··· 한 번 더··· 해야겠구나.”

노인은 다시 한 번 아이의 몸을 구석구석 짚어나가기 시작했다.

‘맙소사! 천령지체(天靈之體)다! 천령지체가 확실하다. 천무대제께서 예언하셨던 바로 그 신체야.’

확실히 확인했건만 노인은 한 동안 고민에 빠졌다.

‘그저 조사(祖師)의 허무한 바람이거니 생각했건만, 이런 곳에서 천령지체를 만나다니. 하지만 저 악독한 심성은 어찌 해야 하는가?’

한참을 더 고민하던 노인은 결국 결심을 굳히게 된다.

‘그래. 하늘의 뜻을 내가 어찌 거스르겠는가? 내가 저 아이의 근골을 확인한 것은 정말이지 하늘의 안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천령지체(天靈之體)!

천하에 그 누구도 모르는 신체다. 그 신체를 판별할 수 있는 사람 역시 천하에 노인 밖에 없다.

만약 사내아이가 악독한 심성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노인은 굳이 근골을 판별할 이유가 없었다. 그랬다면 노인은 아이를 문파로 데려가 어린 기재를 담당하는 교관들에게 맡기고는 평생 아이의 존재를 잊어버렸을 공산이 컸다.

낭중지추라고, 어떻게 천령지체의 기재가 그럴 수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기겠지만 오히려 천령지체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아주 컸다.

예언대로라면, 천령지체의 기재는 다른 기재들과 달리 무공을 접하는 순간부터 남들을 놀라게 하는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의 숙성된 기간을 거쳐야만 그 재능을 폭발시키는, 최고의 신체이면서 아주 특이한 신체이기도 했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열이 될 때까지는 평범한 이들처럼 일일이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열까지 깨우치는 순간 천령지체는 괴물이 된다.

열을 깨우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그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이 스스로 백을 깨우치고, 그 백을 기초로 해서 또다시 스스로의 힘으로 천을 깨우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노인이 속한 문파의 수장들에게만 전해져오는 천령지체의 비밀이라면 비밀이었다.


‘어차피 천군(天君)들을 상대하려면 저런 심성이 더 어울릴 수도 있다.’

노인이 드디어 아이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이의 신체를 확인하고 2각이나 흐른 뒤였다.

“나에게 구배지례를 올리거라.”

“아홉 번··· 절을 하라는 말씀이신지?”

“그래. 나는 이 자리에서 너를 정식으로 나의 첫 번째 제자로 삼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누구세요?”

“나는 천무신궁(天武神宮)의 제 13대 궁주 단우군이라고 한다.”

“저는 구양위라고 합니다. 사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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