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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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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31,965

작성
23.04.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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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6- 5

DUMMY

“뭐라고? 무림맹 수뇌부와 은밀한 접촉이 있었다고?”

“앞뒤 정황상 확실해 보입니다.”

“자세히 말해보게.”

청룡천군의 처소 즉, 천무 제삼전 내에 있는 청룡천군의 집무실. 사밀전주 맹위가 찾아와 뭔가 심각한 내용의 보고를 하는 중이었다.

“약 두 달 전, 서문세가의 이인자인 곽무란 자의 행적이 보름 간 묘연합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딱 그 기간에 서문세가의 인물 하나가 무림맹을 방문했습니다.”

“그 자가 곽무란 소린가?”

“아닙니다. 그 자가 누군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사밀전의 정보력을 총동원했는데도 불구하고 간신히 서문세가의 인물이란 것 하나만 알아낸 것입니다.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그만큼 무림맹에서 철저히 보안을 유지했다는 뜻이겠군.”

청룡천군의 안색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서문세가와 무림맹의 은밀한 접촉. 그리고 그 이후 서문세가의 돌발행위.

뭔가 그림이 그려졌다. 천군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안 좋고 골치 아픈 그림이.

“게다가 그 이후 철혈단의 동향이 심상치 않습니다.”

철혈단(鐵血團)!

무림맹 사상 최강의 무력부대로서, 아마도 천무신궁의 혈천단이 아니었다면 무림사상 최강의 무력부대로 기록될 지도 몰랐을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지니고 있다.

“어떻게 말인가?”

“뭔가 부산해졌다고나 할까요? 갑자기 평소보다 훈련량을 올리는 등, 누가 봐도 조만간 벌어질 전투에 대비하는 모습이 역력한 것으로 조사 되었습니다.”

맹위와의 대화를 끝낸 후, 청룡천군은 급히 주작천군을 불러 이번 일에 대한 상의를 하기 시작했다.

백호천군은 굳이 부르지 않았다. 그의 우직하고 과격한 성격상, 둘의 대화에 오히려 방해가 되면 됐지 도움이 될 인물이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행태로 볼 때, 청룡천군과 주작천군이 의논해서 도출한 결과를 백호천군이 그대로 받아들이게 돼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결국, 이번 일은 무림맹과 서문세가의 합작품이란 뜻이군요.”

“합작품이랄 것이 있겠느냐? 제갈손, 그 여우가 계책을 부리고 그 선봉에 서문철을 내세운 것이겠지.”

“하마터면 다시 한 번 큰일을 치를 뻔 했군요. 휴.”

마교와 구혈마존에 의해 죽음을 당한 현무천군을 떠올리며 주작천군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멋모르고 백호천문이 서문세가를 공격했다면 또 다시 그런 일이 벌어졌을지 몰랐다. 서문세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서문철이 아니라 철혈단 단주인 광폭검왕 등호풍이었을 테니 말이다. 어쩌면 사도명까지 은밀히 가세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비록 철혈단의 능력에 대해 아직 실감은 못했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백호천문 하나 가지고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

“앞으로 어쩌실 요량이신지요?”

주작천군의 말에 청룡천군 인상이 찌푸려졌다.

“마땅히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를 않아. 가장 확실한 방법이야 혈천단이 가세해 백호천문과 함께 서문세가 아니, 철혈단을 상대하는 것이겠지만.”

굳이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주작천군은 청룡천군이 무엇을 고심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 되면 모든 공적이 혈천단에게 돌아갑니다. 모든 무림인들에게 다시 한 번 천무제일존 구양위의 위상만 높여주는 꼴이 될 겁니다.”

“나 역시 그리 생각한다. 게다가 왕회주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터, 백호천군 성격상 정말 자존심 상해 할 테고.”

이들은 구양위를 왕무린의 꼭두각시로 알고 있다. 혈천단을 출동시키려면 당연히 왕무린에게 부탁을 해야 할 것이다.

“그분의 성격상 당연히 그러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서문세가를 처리하는데 혈천단이 동원 돼서는 안 되니까요.”

“하지만 백호천문의 힘만으로 어찌? 설마 우리들이 가세를 하자는 소리냐?”

“아닙니다.”

“그러면?”

“무림맹의 개입을 막으면 됩니다. 철혈단이 가세하지 않은 서문세가를 백호천문이 상대하면 되는 일입니다.”

“어떻게?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 것이냐?”

“막 떠오른 생각인데, 일단은······.”

설마 누가 엿들을 리 없겠건만 주작천군은 혹여 누구 들을세라 속삭이듯 낮은 음성을 내뱉기 시작했다.

잠시 후, 주작천군의 말이 다 끝나자 청룡천군의 표정이 미묘했다.

“아주 좋은 계책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구나. 하지만···.”

“무슨 문제라도?”

“과연 왕회주가 우리 뜻대로 따라줄 지가 의문이구나.”

“이번 일은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반드시 성사시키겠습니다.”



“예? 저에게 거짓을 고하란 말씀입니까?”

“거짓을 말하라는 것이 아니야.”

무슨 말을 들었는지 사밀전주 맹위가 펄쩍 뛰었고 그를 향해 주작천군은 마치 달래는 투로 말을 하고 있었다.

“방금 하신 말씀대로라면···.”

“단지 살만 좀 붙이라는 뜻이야.”

“하지만···.”

계속해서 난감한 표정을 짓는 맹위를 향해 주작천군이 굳은 음성을 내뱉었다.

“내가 자네에게 한 가지 묻겠네. 서문세가와 무림맹이 손을 잡았다는 것에 대해 확신이 있나, 없나?”

“그거야··· 추측이긴 해도, 거의 확신까지 하고는 있습니다만.”

“바로 그거야. 그저 자네의 확신에 좀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약간의 살을 붙이자는 소리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이보게, 사밀전주.”

“예. 주작천군님.”

갑자기 정색을 하는 주작천군을 보며 맹위의 음성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자네가 진정으로 섬기는 주군이 누군가? 설마 천무 제이존, 왕무린은 아니겠지?”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내 뜻에 따라야 할 것이야. 왕회주에게 천무맹을 통째로 넘겨줄 생각이 아니라면.”

“주작천군님. 너무 비약이···.”

“누구 편에 설 지를 선택해야 할 것이야.”

“예? 편이라니요?”

“우리 천군들 편에 설 것인지, 왕무린 회주 편에 설 것인지.”

향후 천무맹의 권력 구도가 양자 체제 즉, 삼대천군들과 왕무린과의 각축이 되리란 것을 예상 못하는 이는 없었다. 물론 구양위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생각이겠지만, 어쨌든, 거의 모든 이들이 그리 예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주작천군님, 제가 어찌 천군 분들을 제치고 외부인에 불과한 왕회주의 편에 서겠습니까?”

“그렇다면 증명을 하게.”

“예?”

“내일 회의석상에서 자네가 하는 말을 들어보고, 정말로 자네가 왕회주가 아닌 우리 편에 섰는지를 확인해 볼 참이니까.”


다음 날 아침, 삼대천군들의 요청으로 서문세가와 관련된 대책회의가 열리게 되었다.

장소는 천무전이고 참석 인원은 현재 이곳에 있는 천무존들 즉, 구양위 포함해서 왕무린과 삼대천군, 이렇게 다섯 명 뿐 아니라 전주급 이상 간부들도 전부 참석했다. 삼대천군들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다.

물론, 간부들이야 꿔다놓은 보리자루마냥 거의 의견을 내지 않고 그저 멀뚱멀뚱 경청할 뿐이었다. 어차피 삼대천군과 왕무린이 조율한 의견을 무조건 그대로 따라야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그들이 그런 음모를 획책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확실한 것인가?”

왕무린의 질문에 맹위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답한다.

“약 두 달 전, 제갈손과 곽무가 은밀히 밀담을 나누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제갈손과 곽무는 무림맹과 서문세가의 이인자이자 두뇌 역할을 하는 인물들입니다. 그들이 밀담을 나누었다는 것은 사도명과 서문철이 밀담을 나눈 것이나 진배없는 일입니다.”

“그것만 가지고 확실히 단정 지을 수 있겠나?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텐데.”

왕무린은 왠지 맹위의 말이 마땅치 않다는 투였다.

“바로 어제, 철혈단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입수되었습니다.”

“어떤 정보인가?”

“철혈단 전원에게 출동 대기령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것도 아주 은밀하게, 무림맹 장로들조차 모르게 말입니다.”

오~!

십여 명의 간부들 사이에서 잠시 소요가 일었다.

태사의에 앉아 있던 단우경도 흠칫하며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역시 그런 이유가 있었구나.”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단우경 옆에는 구양위가 앉아 있었는데, 얼굴을 가린 상태였기에 구양위인지 장만춘인지는 확실하지가 않다.

“정말 확실한가?”

“예?”

무슨 이유인지 질문을 던지는 왕무린의 표정에는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다.

“철혈단에 대한 정보가 정말 확실한지는 묻는 것이야. 혹시 역정보일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인가?”

“무림맹에서 그런 역정보를 흘려서 무엇을 얻겠다고요?”

“하긴, 그렇겠군.”

왕무린도 어쩔 수 없이 수긍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청룡천군이 만족한 미소를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

“자, 이제 서문세가의 전력에 철혈단이 가세할 것은 확실해 졌소이다. 그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 봅시다.”

청룡천군은 일단 간부들을 바라보았다. 당연히 꿀 먹은 벙어리다.

청룡천군은 바로 시선을 돌려 나란히 앉아 있는 구양위와 단우경을 바라보았다.

“대천군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만.”

“그거야···.”

구양위는 잠시 말끝을 흐리더니 왕무린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제이존께서는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답변을 회피하며 왕무린에게 넘기는 구양위의 모습.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공식석상에서 지금껏 늘 그래왔다.

청룡천군 역시 예상했다는 듯 바로 왕무린에게 시선을 돌렸다.

“글쎄올시다.”

왕무린 역시 답변을 회피하자 청룡천군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을 건넨다.

“제 생각으론, 혈천단의 출동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제이존께선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아무래도··· 그래야겠지요.”

누가 봐도 어쩔 수 없이 대답하는 태가 팍팍 나는 왕무린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청룡천군의 눈빛은 마치 즐기는 듯 했다.

‘고금제일의 살수께서 그렇게 표정관리를 못해서야 어디 쓰겠소? 하긴, 지금쯤 무슨 핑계를 대고 구양위를 이곳에 남겨둘까, 골치가 너무나 아프시겠지.’

청룡천군이 아는 한, 구양위는 무공을 완전히 잃었다. 만약 혈천단을 인솔해 출동한다면 그 사실이 안 밝혀질 재간이 있겠는가.

‘하지만 걱정 마시오, 왕회주. 아직까지는 구양위의 실체를 까발릴 생각은 없으니까. 그건 그야말로 최후의 패가 될 것이오.’

청룡천군의 눈빛은 득의만만 그 자체였다.

“하지만 혈천단을 서문세가로 출동시키는 것은 모양새도 별로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무림맹의 음모에 대한 제대로 된 응징이라고 볼 수도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쩌자는 것이오?”

“출동은 하되 그 장소는 서문세가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혈천단은 무림맹으로 출동을 해야 합니다.”

흠칫.

왕무린의 눈이 부릅떠졌다.

“무림맹과 정면충돌을 하잔 소리요?”

“반드시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일단, 다른 사람도 아닌 대천군의 능력이라면 굳이 그러지 않고서도 무림맹을 접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정파 무림의 존장이랄 수 있는 소림사의 법광을 굴복시킨 분이 바로 대천군 아닙니까?”

왕무린은 난감한 표정으로 청룡천군의 말에 반박을 못하고 있었다.

간부들은 모두 청룡천군의 말에 수긍하는 눈빛으로 옆 사람들과 속삭이듯 한 마디씩 나누는 모습이었다.

청룡천군은 굳이 왕무린의 답변을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 득의만만한 눈빛으로 맹위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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