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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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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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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7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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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6- 6

DUMMY

“사밀전주,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사마유가 없는 관계로 오늘 회의석상에서 대총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맹위였다.

“제가 감히 한 말씀 올리자면, 으흠.”

맹위는 왕무린의 눈치를 슬쩍 살피면서 목청을 가다듬은 후 말을 이었다.

“저 역시 청룡천군의 말씀에 충분히 동감합니다. 일단, 혈천단이 전부 출동해서 서문세가를 치는 것은 무림인들에게 체면이 서지 않습니다. 결국, 체면 때문에라도 무림맹의 음모 즉, 무림맹에서 우리에게 명백한 반기를 들었다는 것을 알려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어차피 우리는 무림맹을 어떤 방식으로든 응징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혈천단의 힘이 당연히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굳이 혈천단이 서문세가에 갔다가 다시 무림맹에 갈 필요가 없을 겁니다. 너무 비효율적인 일이 될 테니까요.”

단우경과 왕무린, 이렇게 두 명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당연히 그래야겠지.’ 라는 표정이 엿보였다.

“시기상조겠지요.”

간만에 아니, 처음으로 단우경이 발언을 하고 있었다.

그에 대한 답변은 맹위가 아닌 청룡천군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시기상조라니요? 뭐가 말씀입니까?”

“무림맹을 피로 물들이는 것은 당연히 좀 더 심사숙고해야할 문제가 아닌지요.”

“어째서 그렇습니까?”

“그야··· 무림맹주를 천무 십일존으로 내정한 상태입니다. 아직 그에 대한 확답도 없는 상황에서···.”

“이미 확답을 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맹주님. 대체 지금까지 뭘 들으신 겁니까?”

명색이 천무맹의 맹주인 단우경의 말을 중도에 잘라먹는 것은 물론이고 그 내용도 무례했다. 하지만 눈살을 찌푸리는 자는 있어도 그에 대해 뭐라는 사람은 없었다. 천무맹 내에서 단우경의 위상을 말해주는 단적인 장면이었다.

“뭘 듣다니요?”

단우경의 언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청룡천군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할 말을 하는 모습이다.

“무림일통을 앞둔 우리에게 무림맹은 사실상 마지막 남은 장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여태껏 무림맹을 두고 본 것은 쓸데없이 피를 흘리지 말자는, 맹주님과 대천군 두 분의 의지인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명분이 없어서였습니다. 우리에게 대항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적이 없는 무림맹을 무작정 피로 물들일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아니 그렇습니까, 맹주님?”

“그, 그래서요?”

“그런데 무림맹에서 어리석게도 우리에게 너무나 좋은 명분을 준 것입니다. 서문세가를 조종하여 우리에게 반기를 든 것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사실상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뭐가 다릅니까?”

“······.”

“우리에게 선전포고를 한 단체를 응징하는데 심사숙고해야 한다? 대체 뭐가 부족해서요? 우리가 무림맹에 비해 힘이 부족합니가, 세력이 부족합니까?”

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단우경을 뒤로 한 채, 청룡천군은 시선을 간부들에게 돌리며 열변을 이어나갔다.

“무림맹이 명백히 반기를 들었다는 것을 떠나, 이제는 천무제일존께서, 그리고 혈천단이 정식으로 무림에 그 위용을 보일 때가 되었다는 생각, 그대들은 들지 않소?”

웅성웅성.

간부들 사이에서 잠시 소란이 일었다. 그들은 표정은 한결같이 청룡천군의 의견에 동조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런 말을 내 입으로 하기는 쑥스럽지만, 무림인들이 우리 천무맹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우리 사대천문이 직접 그 위용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오. 하지만 진정한 천하제일 고수이신 천무제일존이나 파천의 능력을 자랑하는 혈천단은 아무 위용도 보이지 않았소이다. 물론 지금까지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서였지만, 이제는 다르오.”

청룡천군이 시선을 돌려 누군가에게 힘찬 음성을 내뱉는다.

“천무제일존께 여쭙겠습니다.”

호명 받은 자의 몸이 움찔거렸다.

‘이런, 썅. 나는 왜?’

지금 대천군 복장(?)으로 있는 자는 구양위가 아니라 장만춘이었다.

“이런 발칙한 일이 왜 벌어졌다고 생각하십니까?”

뭐라 답변을 해야할 지 난감한 장만춘이었는데, 다행히 청룡천군 스스로 답을 내리고 있었다.

“비통한 일이지만, 아마도 백호천문이 구혈마존과 마교의 합공에 무너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그로 인해 무림인들 사이에 천무맹을 은근히 얕잡아보는 생각이 퍼졌기 때문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

“대답을 해주시지요.”

“아, 물론이오. 나 역시 그리 생각하고 있었소이다.”

진땀까지 흘리며 장만춘이 간신히 대답하자 청룡천군은 기다렸다는 듯이 간부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무림맹을 상대로 미지근한 대처를 하게 된다면 제 이, 제 삼의 서문세가 사태가 계속 벌어질 것이 틀림없소이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소이까?”

“······.”

“내 말에 반론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씀들 해보시오.”

아무런 대답도 없자 청룡천군이 다시 한 번 목청을 높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여기저기서 말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반론이라니요? 청룡천군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당연히 무림맹에 대한 확실한 응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천군께서 직접 나서신다면 우리의 위명을 다시 한 번 천하를 진동시킬 것입니다.”

“저 역시 무림맹에서 우리에게 그따위 짓거리를 획책했다는 것에 대해 울분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 * *


“하하하.”

“호호호.”

회의를 끝마치고 주작천군의 처소에 모인 삼대천군들은 웃음꽃이 만발하고 있었다.

“왕회주의 표정 보셨습니까, 청룡천군?”

“당연히 봤지요.”

“막말로, 똥 씹은 표정 아니었습니까, 하하하.”

결국 혈천단의 출정이 결정되었다. 당연히 구양위도 포함해서다.

삼대천군들의 목적은 이번 일을 통해 왕무린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일단 백호천군이 직접 나서 서문세가를 확실히 응짐 함으로서 대내외적으로 천군들의 위상을 드높여야겠지만, 그것은 너무나 쉬워 보였다.

그와 동시에 구양위와 혈천단은 뚜렷한 소득 없이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만 대내외적인 위상이 깎이는 것은 물론이고 천무맹 내에서 왕무린의 입지도 좁아지게 될 것이다.

물론 구양위가 예상을 뒤엎고 어떤 식으로든 무림맹을 접수한다면 이들의 계획은 모두 허사가 된다. 하지만 이들은 그럴 가능성은 손톱만치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구양위가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은 둘 중 하나다. 무림맹을 피로 물들여 항복을 받아 내거나 소림사의 법광처럼 사도명의 굴복을 받아 내거나.

일단, 무력충돌은 벌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였다.

혈천단과 철혈단의 싸움은 덩치 큰 늑대와 조금 작은 늑대들 간의 싸움에 비유할 수 있다.

일단, 덩치 작은 늑대들을 지휘하는 것은 덩치가 약간 작은 호랑이 두 마리, 사도명과 등호풍이다.

그러나 덩치 큰 늑대들의 지휘하는 것은 덩치는 크게 보여도 실상은 고양이에 불과한 구양위다. 당연히 구양위가 싸움을 회피할 것이 분명했다.

또한, 법광의 경우처럼 될 리도 없다는 것이 이들의 확신에 찬 생각이었다. 몸과 마음이 완전히 망가진 구양위가 무슨 수로 사도명을 설득 내지는 굴복시킬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혹시라도 왕회주가 이번 출정에 따라나선다고 나오면 어쩌실 생각입니까?”

“걱정 마시오. 다 복안이 있으니.”

백호천군의 말에 청룡천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어떤···?”

“왕회주의 면전에서 이렇게 말할 것이오.”


- 정히 그렇게도 대천군이 못 미더우시다면 나와 주작천군이 대천군을 보좌해 이번 출정에 나서겠습니다.


“이런, 그런 간단한 방법이 있었군요. 하하하.”

이렇듯, 삼대천군들이 통쾌함을 넘어 거의 승리감에 도취해 즐거워할 무렵, 방금 전 회의가 열렸던 천무전 내의 분위기는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사밀전주께서는 어떻게 그 따위로 일을 처리하십니까. 그런 정보가 있으면 당연히 우리에게 먼저 알렸어야죠.”

“송구합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그걸 변명이라고 늘어놓는 겁니까?”

단우경이 맹위를 신랄하게 질책하고 있었다.

“송구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쳐서 뭐하게요!”

옆에는 왕무린과 장만춘도 있었지만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었는지 그저 지켜만 볼 뿐이었다.

왕무린이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는 모습이 의외였는데, 자세히 살피니 뭔가 혼란스럽다는 표정으로 다른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어쨌든, 왕무린의 방관 속에 맹위를 향한 단우경의 질책은 절정에 치달았다.

“꼴도 보기 싫으니, 내 눈 앞에서 꺼져버리세요!”

“아, 예.”

쫓겨나다시피 아니, 그냥 쫓겨난 맹위는 일단 밖에서 한 숨 돌린다.

“휴. 아무런 잘못도 없이 호통을 듣는다는 것은 정말 못할 짓이로군.”

맹위는 어디론가 황급히 달려갔다. 진짜 구양위가 있는 곳을 향해서다.

“어떻게 되었나?”

구양위의 물음에 맹위는 밝은 음성으로 대답했다.

“모든 것이 대천군님의 뜻대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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