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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승 님의 서재입니다.

천무제일존(天武第一尊)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김한승
작품등록일 :
2022.11.19 12:46
최근연재일 :
2023.05.06 09:00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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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6,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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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3
글자수 :
731,965

작성
23.01.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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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
12쪽

5- 6

DUMMY

“아저씨?”

유겸과 함께 방안으로 들어온 구양위의 모습에 유민경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랜만이구나. 그런데 안 본 사이 정말 예뻐졌구나.”

구양위는 진심으로 놀라고 있었다. 원래부터 충분히 예뻤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예전에 비해 때깔부터 달라졌다고나 할까.

비록 굶지는 않았어도 대설산에 있을 때 잘 먹어야 얼마나 잘 먹었겠는가. 하지만 이미 사무련에 머물 때부터 호의호식이 시작 된 유민경이었고, 이곳에 오면서부터는 시비들의 수발을 받으며 여인으로서의 치장까지 하게 된 유민경이다.

유민경은 대설산에 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화사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아저씨!”

유민경이 그대로 달려와 구양위의 품으로 뛰어 들어왔다.

“아니, 민경아, 어흠.”

구양위조차 순간 당혹스러워 하며 자신의 품에 안긴 유민경을 토닥일 뿐이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유겸의 표정이 멍해졌다.

‘맙소사! 민경아, 너 설마?’

그렁그렁 맺혔던 유민경의 눈물이 구양위의 옷을 온통 적실 지경이었다.


* * *


“급보입니다!”

비슷한 시기, 무림맹과 마교의 정사대전 이후 가장 긴박한 내용을 담은 보고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청룡천문이 무당파를 향해 진격을 시작했습니다. 대략 칠백 명에 달하는 인원입니다.”

“백호천문과 주작천문 역시 남궁세가와 종남파를 향해 진격했습니다. 인원은 백호천문 약 육백 명, 주작천문 약 칠백 명 가량입니다.”

“현무천문의 무사 구백 명 가량이 어제 아침, 철마검문을 향해 진격했습니다.”

전시를 방불케 할 정도의 긴박한 보고들은 삼월 보름날을 기해 절정을 치달았다.

훗날, ‘천무의 난’으로 기록될 바로 그날이었다.

“어제 밤, 무당산 입구에서 진을 치고 있던 청룡천문의 무사들이 오늘 아침 무당파를 향해 총공세를 시작했습니다.”

“백호천문과 주작천문 역시 오늘 아침을 기해 남궁세가와 종남파를 향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철마검문 인근 평야에서 철마검문과 현무천문 간에 첫 전투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 * *


“이럴 수가?”

전투의 진행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무림맹 호북 지부에서 파견 된 다섯 명의 사내들.

망연자실(茫然自失)!

그들은 할 말을 잃은 채 한 편의 지옥도를 바라볼 뿐이었다.

바로 다음 날 아침이었다. 전투가 시작되고 불과 하루가 지났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미 모든 것이 다 끝나 있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시산혈해(屍山血海) 그 자체였다. 무당파 정문 앞에서 시작된 시체들의 행렬은 무당파 안에 들어가서도 그칠 줄을 몰랐다.

시체들의 복장으로 볼 때 모두가 무당파 무사들뿐이다. 다른 복장의 시체들 즉, 청룡천문 소속 무사들로 추정되는 시체들은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 보일 뿐이었다.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무당파가 하루아침에 괴멸 당하다니?”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안을 배회하던 사내들의 눈에 무엇인가 띄었다.

“앗, 저기.”

시체들 사이에서 무엇인가 꿈틀거렸다.

황급히 달려가 보니 시체들 사이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있는 자가 있었다.

하지만 사실상 죽은 것인 다름없었다. 그저 한 마디 말만 남긴 채 바로 숨이 끊어진 것이다.

“장문인께서··· 단 일합도 못 버티고··· 그들은··· 사람이 아니···.”


삼월 열엿새 날, 저녁 무렵.

문파 이름만 다를 뿐 거의 똑같은 내용이 적힌 급보들이 무림맹과 마교에 연달아 날아들었다.


<무당파 괴멸. 장문인 사망 확인. 살아남은 시비들과 간신히 도주한 무사들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 확인 중, 확인되는 대로 바로 보고 올리겠음.>


그로부터 이틀 후,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좀 더 자세한 내용이 담긴 급보가 무림맹과 마교에 날아들었다.


<무당파와 청룡천문 간 전투에 관한 상황보고.>

- 사망자 수: 무당파 약 팔백 명, 청룡천문 약 이십 명.

- 무당파 후계자 장원익 포함, 백 여 명이 작전상 도주 선택.

- 무당파 장문인과 청룡천문 문주와 일대일 대결 펼침.

청룡천문 문주, 약 이장 높이까지 치솟는 검강 구사.

단 일합 만에 승부 종료.


<남궁세가와 백호천문 간 전투에 관한 상황보고>

- 사망자 수: 남궁세가 칠백 여명, 백호천문 약 삼십 명.

- 남궁세가 소가주 포함, 약 백 오십 명이 작전상 도주 선택.

- 남궁세가 가주와 백호천문 문주와 일대일 대결 펼침.

백호천문 문주, 무림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도강(刀罡) 구사. 단 이합 만에 승부 종료.


<종남파와 주작천문 간의 전투 상황 보고.>

- 사망자 수: 종남파 육백 여명, 주작천문 약 이십 명.

- 종남파 후계자 포함, 백여 명이 작전상 도주 선택.

- 종남파 장문인과 주작천문 문주와 일대일 대결 펼침.

주작천문 문주, 실전된 것으로 알려진 삼대장법 중 두 가지를 구사한 것으로 추정.

그 두 가지는 연화신장(蓮花神掌)과 백룡신장(白龍神掌)임.

삼합 만에 승부 종료.


<주작천문에 관한 특이사항 첨부.>

- 여인들로만 구성된 문파임.

- 본격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 새벽, 남궁세가 내부로 삼십 명 가량 침투시킴. 그로 인해 간부급 삼십 여 명이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사망함.

- 종남파의 사상자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장법이 아닌 단도나 표창 등, 암기에 의해 희생됨.


<철마검문과 현무천문 간 전투에 관한 상황보고.>

- 사망자 수: 철마검문 약 천 명, 현무천문 전무(全無).

- 철마검문 소문주 포함, 이백 여 명이 작전상 도주 선택.

- 추가로 이백 명 가량은 정신없이 사방으로 흩어져 도주한 것으로 파악 됨.

- 백호천문 문주가 구사한 무공은 전설상의 이기어시(理氣御矢)였음. 그로인해 철마검문 문주 사망.


<현무천문에 관한 특이사항.>

- 전원 궁술을 사용함.

- 철마검문 사망자의 이할 가량이 등 부위에 화살을 맞음.

- 전투가 시작되고 근접전은 단 한 차례도 없었음. 현무천문 무사들에게 오장 가까이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이었다고 함.


그야말로 온 무림이 충격과 경악에 빠졌다.

전투가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이고 도살이었다.

게다가 정사 각 무림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수들 즉, 각 문파의 수장들이 네 개 문파 수장을 상대로 거의 일초지적도 못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철혈쌍제 이상 가는 고수가 갑자기 네 명이나 탄생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몇 배는 더 큰 충격과 경악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네 개 문파의 수장들이 천하 무림을 향해 도저히 믿기지 않는 발언을 해버렸던 것이다.


- 우리는 천무신궁에 소속된 봉공문파다.


천무신궁(天武神宮)!

그 어마어마한 이름 앞에 사람들은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과 함께 그저 숨 막히는 경외감을 느낄 뿐이었다.



“논의? 지금 논의라고 했소?”

“그렇습니다. 맹주님.”

“지금 이게 논의를 거치고 말고 할 사안이란 말이오?”

“장로원에서는 그럴 만한 사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맹주님.”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린가!”

사도명의 집무실, 장로원의 장로 한 명이 찾아온 후 사도명의 언성이 높아졌다.

그러자 함께 있던 제갈손이 만류한다.

“고정하십시오. 맹주님.”

[내게 생각이 있네. 내가 상대할 테니 아우님은 보고만 있으시게.]

“으음.”

제갈손의 전음에 사도명은 어쩔 수 없이 화를 가라앉히는 모습이었다.

장로를 향해 제갈손이 차분히 입을 열었다.

“다른 문파도 아니고 장로문파 세 개가 괴멸 당했소. 그런 짓을 저지른 문파를 공적(公敵)으로 지정하는데 있어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이오?”

청룡천문, 백호천문, 주작천문.

이 세 개 문파를 무림공적으로 규정지은 후, 정파 무림의 힘을 집결시켜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볼 때 무림맹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장로원에서 그에 대해 딴죽을 걸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단지 무림맹에 속한 문파를 괴멸시켰다는 것 하나만으로 공적으로 규정짓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입니다.”

“어째서요?”

“기습이나 암습이 아니라 정식으로 선전포고를 한 상태에서 벌어진 전투였기 때문입니다. 개인으로 따지자면 정식 비무를 벌인 셈입니다. 문파의 문도 한 명이 비무에서 패해 죽었다고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지어 문파 전체가 동원돼 복수에 나선다면, 그것만큼 치졸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순간 제갈손은 내심 실소를 지었다.

‘하하.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지금껏 그런 것이 제대로 지켜진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묻고 싶구려.’

“게다가 그들 문파는 여전히 무림맹에 소속되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며칠 전, 사도명이나 제갈손조차 너무 큰 충격을 받아 그에 대한 감정을 채 수습도 하기 전에, 다소 어처구니없는 보고가 날아들었다.


- 세 개 문파에서 거의 동시에 각 지부로 연락을 취했습니다. 무림맹 가입 승인이 언제쯤 떨어지느냐는 문의였습니다.


“설마, 무림맹 가입 요청을 수락이라도 하겠다는 뜻이요?”

“그 역시 논의를 해봐야겠지요.”

“아시다시피, 그들 세 개 문파는 이미 천무신궁이란 곳에 소속된 상태요.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소?”

“천무신궁 자체가 무림맹에 가입하기를 원한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그럴 수도 있겠구려. 알겠소. 이만 가보시오. 장로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겠소이다.”

장로가 나가자 사도명이 연방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무 태평하신데, 설마 이미 예상하신 겁니까?”

“사방천부에서 천무신궁을 언급할 때부터 이리 될 줄 알았다네.”

“그때부터요?”

“우리야 이미 천무신궁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지. 그 충격이 어느 정도였겠나? 그 충격이 두려움과 공포로 변하고 결국은 명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굴복으로 변질되겠지.”

“그렇다면, 장로원에서는 공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들을 무림맹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결정을 할 것이란 뜻입니까?”

“아마 그리 될 거야. 게다가 명분도 확실하지. 공존과 평화. 우리 무림맹에서 내세우는 대의명분중 하나 아닌가?”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그것을 바라고 있다네.”

“예?”

“정말 할 수만 있다면 나 역시 그들과 싸우기가 싫다네. 가능만 하다면, 나 역시 그들에게 적당히 굴복하는 편을 택하고 싶다는 소리야.”

“어찌 그리 나약한 말씀을 하시는지 저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설마 그들의 힘이 이 정도일 줄 예상 못하신 겁니까?”

“아우님은 역시 천생 무인인 듯싶네. 그 패기와 열정이 나는 부럽다네. 하지만 아우님이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어.”

“제가 간과하다니요?”

“지금 등장한 것은 천무신궁이라고 볼 수 없어.”

“······?”

“이걸 한 번 읽어보시게. 아우님 역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겠지만.”

제갈손이 품속에서 꺼낸 것은 낡은 서류 한 장이다.

십여 년 전, 천무신궁에 관해 조사했던 내용들이었다.


<- 수년 전, 천무신궁 개파 이래 최초로 대천군이란 직책을 지닌 인물이 등장함.

- 대천군은 명목상 사대천군을 통괄하는 직위로서 천무신궁의 이인자를 뜻함.

- 대천군의 직위에 오른 자에 대해 확실하게 파악된 바는 없으나, 무공 수위는 천무신궁 사상 최강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판단됨.>


“뭐가 느껴지시는가?”

“······.”

“속된 표현으로, 끝판대장은 아직 등장도 하지 않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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