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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는 재능빨로 혼자 다 해먹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GPD
작품등록일 :
2023.10.13 17:33
최근연재일 :
2023.11.1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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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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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4화. 추천을 받았다.

DUMMY

014화.


“음. 이건 무슨 뜻이지?”

기분이 좋지 않은 듯, 마재림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그런 그의 기분을 느낀 건지 그의 앞에 꿇어앉아있는 왕추밍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이, 인정하겠다. 너는 강해. 우리는 너를 이길 수 없다. 너의 말을 따르겠다.”

무기를 내던진 왕추밍은 깊이 고개를 숙였다.

“... 후우.”

마재림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간만에 조금 뜨거워지나 싶었는데 이렇게 허무한 엔딩이라니.

“인정이 너무 빠른 것 같은데. 애초에 판단 조건은 내가 너희 모두를 상대할 수 있느냐, 하는 것 아니었나? 그걸 판단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미련이 남은 그가 질척거려봤지만.

“추, 충분하다! 고수는 하수의 머릿수만으로 감당할 수 없고, 너 같은 고수는 본국에서도 본 적이 없다. 누가 오건 몇이 오건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겠다. 너의 제안을 받아들여 깔끔하게 돌아가겠다!”

왕추밍은 넘어오지 않았다.

“쳇.”

결국 마재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와키자시를 다시 칼집에 돌려놓고 뒤춤에 꽂은 뒤, 마재림은 삼합회의 삼인이 몸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렸다.

여전히 비몽사몽 정신을 못 차리는 우사오충을 장린펑이 부축하고, 왕추밍은 가방에 액상 마약 용기를 챙겼다.

"계약서도 잘 챙겨가. 나중에 딴소리 나오지 않게."

"알았다."

준비가 다 된듯하자 마재림은 부스의 문을 열었다.

그가 옆으로 비켜서자 삼합회의 삼인이 비척비척 부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멀어지는 그들의 등에 대고 마재림이 말했다.

"중국에 돌아가면 생각이 바뀔지도 몰라. 아니면 삼합회가 너희 말을 안 믿어줄지도 모르지."

삼인의 고개가 마재림을 향했다.

"그때는 다시 와도 괜찮아. 방금 잠깐 겪어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귀찮지 않을지도 모르겠거든."

씨익. 어둠 속에서 마재림은 웃었다.

"물론 그때는 몸 성히 돌아갈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지. 오늘 같은 배려는 이제 없을 테니까."

화아악. 실체 없는 살기가 안개처럼 퍼져나와 세 사람을 감쌌다. 당장 장린펑과 왕추밍의 다리가 달달 떨렸고 여전히 몽롱한 표정의 우사오충은 눈물을 흘리며 오줌을 지렸다.

"이제 가. 왠만하면 다시 보지 말자고."

날카로운 축객령에 세 사람이 발을 재촉했다.

다급하게 멀어지는 자동차의 배기음을 들으며 마재림은 근처 담벼락에 걸터앉았다.

"... 조금 무리했나."

가늘게 경련을 일으키는 손을 주무르며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그간 충실하게 단련을 이어왔지만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그의 육체는 여전히 작았고 약했다. 그가 원하는 수준에 오르려면 아직도 한참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터였다.

그런 몸으로 상대하기에 삼합회의 삼인은 너무 강했다. 당장도 기교를 앞세워 빈틈을 노렸을 뿐, 정면으로 받아내지는 못했지않나.

그나마 진각을 사용한 강격을 발한 건 겨우 두어번 뿐인데도 전신이 부들부들 떨린다. 아직 이런 싸움을 치르기엔 준비가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솔직히... 오랜만에 꽤 재미있었어."

피식, 하고 그는 웃음을 흘렸다.

삶과 죽음이 눈앞에서 뒤집히는 그 절체절명의 감각.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 짜릿한 감각이 반가웠다.

어쩌면 자신은 바로 이 감각에 중독된 걸지도 모른다. 전장을 떠나지 못해 전귀가 되어버렸을 때부터 말이다.

"아. 그냥 놔둘 걸 그랬나. 그것도 나쁘지 않았을 거 같은데."

쩝, 하고 입맛을 다신 마재림은 엉덩이를 툭툭 털며 일어서서 전화기를 꺼냈다.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


"째림째림! 여기 패스!"

뻥. 제대로 보지도 않고 아무렇게나 걷어찬 패스가 친구의 발치에 툭 떨어졌다.

뭐든지 경험이 쌓이다보면 익숙해지는 법.

엉망진창 친구들과 좌충우돌 체육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제는 대충 놀아주는 법을 터득한 그였다.

삼합회의 삼인이 중국으로 돌아가고 벌써 삼주가 지났다.

다행히 말귀를 잘 알아들었는지 별다른 일은 없었다.

변장석은 혹시라도 보복이 있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였는데 거진 한달 가까이 정적이 이어지자 이제 슬슬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

[고객님. 시간적 여유가 되신다면 사무실에 잠시 들려주시겠습니까. 바쁘신 중에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미정산된 항목이 몇 있어 나중에라도 더 귀찮게 해드릴까 걱정이 됩니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항상 보중하십시오. 변장석 드림.]

이렇게 구구절절 돈 내놓으라는 문자까지 보내는 걸 보면 슬슬 심적 여유도 생겨난 모양이고.

물론 마재림도 변장석이 제공해준 끝장나는 서비스들을 공짜로 먹어치울 생각은 없었다.

이번 한번만 쓰고 버릴 거면 몰라도 앞으로 닳고 닳도록 우려먹을 생각이니 적당한 값은 치러야겠지.

하지만 문제는 당장 그에게 값을 치를 돈 같은 건 없다는 것이었다. 묻어둔 현금 수천은 당연히 그의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니 언급할 가치도 없고.

"째림째림!"

"알았다, 알았어."

뻥! 귀찮다는 듯 걷어찬 공이 오른발 아웃프런트에 기가 막히게 감기며 정신없이 달리는 친구놈의 뒤통수를 갈겼다.

탱! 철썩! 후라이팬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튀어나간 공이 그물을 흔들자 얻어맞은 친구가 백덤블링을 하며 환호를 내질렀다.

"호우! 봤냐, 내 기가막힌 헤더를!“

“대박! 완전 해리 케인인줄!”

“둘이 케미 뭐임? 같이 연습했음?”

“...”

마재림은 그냥 말없이 박수를 쳐주었다.

심지어는 바람처럼 달려와 손바닥을 내미는 친구를 피하지 않고 하이파이브까지 해줬다.

같은 반에서 몇 달을 부대끼며 살다보니, 이렇게 좋아하는데 뭐 그거면 된 거지 싶어졌달까.

체육시간을 대충 떼우고 교실로 들어온 마재림은 여느 때처럼 고단백 고칼로리 식사를 했다.

무식한 식사와 매일 이어지는 오버트레이닝 덕에 그의 몸은 폭풍성장을 하는 중이었다.

벌써 키는 3센티가량 자라 170중반대를 기록했으며, 몸 역시 이제는 더이상 가냘파보이지 않았다.

아직 우락부락까진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두께감이 살아나며 건장한 느낌까지 풍기고 있었다.

우적, 우적.

"근데 맛은 더럽게 없네."

맛은 개나 줘버린 메뉴 선정이라 이제는 솔직히 너무 물린다. 아무래도 장기적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고민해야할 것 같다.

휴대폰을 슬쩍 보니 아까 변장석에게 왔던 문자가 보였다.

"정산이라.“

만약 변장석이 진짜로 구체적인 액수를 들이밀면 조금 실망할 것 같다.

그가 자신에게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는 돈 따위가 아니라는 걸 과연 그가 깨달을 수 있을까.

‘그릇 크기를 재 볼 좋은 기회로군.’

그렇게 생각하며 마재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절대로 돈이 아까워서는 아니었다.

방과 후 마재림은 헬스장으로 향했다.

"왔냐."

거의 헬스장 지박령처럼 헬스장에 맨날 상주하는 장지훈이 여느때처럼 그를 반겨주었다.

"네, 형. 근데 형은 일 안해요?"

"일? 왜?"

"아, 맨날 헬스장에만 있는 거 같아서."

"어. 큭큭, 사실 요즘 백수나 마찬가지라 맨날 운동만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돈 좀 모아둘걸 그랬어. 헬스장이나 하나 차리게."

"..."

흠. 마재림은 장지훈을 보며 눈가를 좁혔다.

"이게 사회의 무서움이라는 건가..."

아직 피부로 와닿지는 않지만 분명 원래의 마재림에겐 그런 기억들이 있었다.

사회의 냉정함. 얼마를 버느냐로 신분의 격차가 결정지어지는 세상.

UDT출신의 인간병기에 지금도 고도로 단련된 몸을 갖고 있는 저 장지훈도 직업이 없다니.

돈을 못벌다니! 그럼 헬스장은 어떻게 등록하고 닭가슴살은 어떻게 사먹지?

문득 마재림은 막막해졌다. 아무래도 떼돈을 벌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할 것 같았다.

"삼합회나 마약만 아니라면 흑도의 길도 나쁘지 않을듯..."

"뭐라 처씨부리쌌냐. 얼른 붙어, 오늘은 1RM 갱신할 거니까."

혼자 중얼거리는 마재림을 향해 장지훈이 쏘아붙였다.

“형.”

“왜.”

“힘내요.”

“... 뭔 개소리야. 가서 원판이나 가져와.”

원판을 가지러 가는 마재림의 등을 보며 장지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거 오늘 왜 저래?”

일하던 PMC가 수속 문제로 휴업 중이라 잠깐 쉬는 중인데. 짬짬이 전술 교관 일도 하고 있고.

근데 설마 진짜 나를 백수라고 생각했나?

“에이. 설마. 내가 백수처럼 보이겠어? 바보도 아니고.”

딱 백수 차림새로 거울을 비춰보며 장지훈은 피식 웃었다.


#


미래의 돈벌이 문제는 다음날 아침에도 마재림을 괴롭혔다.

그래서였을까. 자기 반처럼 자연스럽게 마재림의 반으로 들어오는 조재호에게 마재림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야, 쪼재."

"왜."

"너네 집 잘사냐."

"잘 살겠냐?"

"아니."

"... 아니, 근데 왜 처 물어보세요, 아침부터 재수없게."

"미안. 근데 궁금해서."

"뭐가."

"레슬링하면 돈 잘 버냐?"

"..."

질문이 너무 날카로웠을까. 조재호의 입이 굳게 다물어졌다.

입술을 비죽 내밀고 턱을 긁으며 한참을 고민한 끝에 그가 입을 열었다.

“아, 시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 지금 생각한 거냐.”

“어.”

이런 모지리같은 새끼.

“근데 돈은 그닥 잘 버는 것 같진 않은데.”

“그래?”

“어. 우리 코치님이나 감독님 보면 막 존나 지지리 궁상이야. 돈 잘 벌면 절대 그럴 수가 없어. 어떨 땐 막 존나 불쌍하다니까?”

“... 그 정도야?”

“어. 저번달에는 맨날 반찬 챙겨다 주던 형이 부상으로 한달 쉬었거든. 그때 우리 코치님 맨날 맨밥만 먹었대. 먹을 게 없어서.”

“... 무슨 불우이웃이냐. 개심하네.”

“근데 우리 코치님 겁나 쎔. 맨밥만 먹고 우리 부원들 다 이김.”

“...”

삼석고 레슬링부 코치를 떠올린 마재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생긴 건 개방에서도 안 껴줄 그지 중에 상그지상이었는데 육체의 단련 정도만은 전귀로서도 고개를 끄덕여줄 만큼 대단했었지.

“근데 돈은 왜?”

“어, 그냥. 갑자기 나중에 사회 나가면 뭘로 돈 벌어 먹고 사나 싶어서.”

“넌 축구 하라니까? 아주 떼돈 벌걸, 너 정도면?”

“그럴라나?”

“그래.”

“흐음.”

축구라. 이상하게 마음이 잘 안간다. 레슬링은 보는 순간 필이 팍 왔는데.

띠링. 그때 마재림의 핸드폰이 벨을 울렸다.

“너 문자왔다. 여자냐?”

“아, 씨. 또 시작이네. 여자 아니라고. 봐라, 봐.”

마재림이 핸드폰을 조재호에게 던졌다. 조재호는 반드시 마재림의 비밀을 캐내겠다는 듯 눈에 불을 켜며 폰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잠시 후.

“어... 야, 근데 이거 뭐냐?”

“왜. 뭔데.”

“무슨 너튜브 채널이라는데 누가 널 여기에 추천했다는데?”

“너튜브?”

너튜브가 뭔지 정도는 마재림도 잘 안다. 단지 핸드폰 자체를 잘 쓰지 않아서 좀 어색할 뿐.

“어? 야, 시바! 미쳤네, 이거?”

“왜, 뭔데, 또.”

“이거 울프트립이잖아! 너 울프트립 출연하나봐! 완전 미쳤네, 이거?”

“울프트립?”

“WFC 선수 최재성 몰라? 아시안 울프 최재성이 운영하는 너튜브 채널이잖아. 진짜 몰라?”

“... 어.”

“와, 씨. 졸라 부럽네. 아니, 근데 너 MMA 할 줄 알아?”

“MMA?”

MMA가 뭔지 떠올린 마재림은 문득 든 생각을 그대로 입 밖으로 냈다.

“그거 돈 잘 버냐?”


작가의말

제목을 바꿔야하나 고민중입니다. 

어렵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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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7화. 오늘은 한우다. +4 23.11.13 1,071 50 14쪽
36 036화. 복싱이 아닌 스파링. +4 23.11.12 1,147 54 12쪽
35 035화. 필리핀에서 온 복서. +1 23.11.11 1,216 50 13쪽
34 034화. 해변을 달렸다. +3 23.11.10 1,302 54 12쪽
33 033화. 말년에 로또가 터졌다. +12 23.11.09 1,405 58 12쪽
32 032화. 브이로그를 찍었다. +5 23.11.08 1,382 54 13쪽
31 031화. 시합이 잡혔다. +4 23.11.07 1,439 53 13쪽
30 030화. 헤비급 스파링. +6 23.11.06 1,523 52 13쪽
29 029화. 질 수 없는 내기. +8 23.11.06 1,605 48 13쪽
28 028화. 큰돈을 벌었다. +3 23.11.05 1,726 58 13쪽
27 027화. 뱃머리를 돌렸다. +2 23.11.04 1,743 53 12쪽
26 026화. 배를 탔다. +1 23.11.03 1,824 52 13쪽
25 025화. 무한으로 즐긴다. +7 23.11.02 1,929 62 12쪽
24 024화. 너튜브에 출연했다. +1 23.11.01 1,991 48 13쪽
23 023화. 국대는 국대다. +3 23.10.31 2,033 53 12쪽
22 022화. 주짓수를 배웠다. +2 23.10.30 2,069 53 12쪽
21 021화. 축구도 꽤 재밌다. +1 23.10.30 2,213 54 13쪽
20 020화. 축구는 할만하다. 23.10.29 2,311 54 12쪽
19 019화. 국대를 만났다. 23.10.28 2,341 55 13쪽
18 018화. 쓰레기를 치웠다. +2 23.10.27 2,420 63 12쪽
17 017화. 싫어하는 일은 하지 마라. +6 23.10.26 2,536 64 15쪽
16 016화. 잘하는 건 재밌다. +1 23.10.25 2,611 58 12쪽
15 015화. MMA는 호감이다. +4 23.10.24 2,736 58 12쪽
» 014화. 추천을 받았다. +1 23.10.24 2,772 58 12쪽
13 013화. 간만에 재미있다. +2 23.10.23 2,797 59 12쪽
12 012화. 거부할 수 없는 제안. +1 23.10.22 2,819 61 12쪽
11 011화. 지능캐를 얻었다. +4 23.10.21 2,920 64 13쪽
10 010화. 문제가 생겼다. +1 23.10.20 2,938 56 12쪽
9 009화. 빡셀수록 좋다. 23.10.19 3,051 6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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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5화. 고통은 즐겁다. 23.10.15 3,341 6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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