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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는 재능빨로 혼자 다 해먹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GPD
작품등록일 :
2023.10.13 17:33
최근연재일 :
2023.11.16 23:4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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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7,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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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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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2화. 거부할 수 없는 제안.

DUMMY

012화.


역시나 변장석의 일처리는 깔끔했고 빨랐다.

겨우 열두시간 남짓 지난 다음날 오전, 마재림은 변장석의 연락을 받았다.

[화성 쪽의 폐공장단지 안쪽에 조용한 자리로 마련했습니다. 물건은 현재 옮기는 중이고 물건 앉히면 삼합회쪽 인원들에게 위치 알리겠습니다.]

“네. 대충 시간은 자정 전 쯤이 좋을 것 같은데.”

[네, 그때쯤 쪼인되는 걸로 잘 맞춰보겠습니다.]

“좋네요. 아, 그리고 제가 이동수단이 없어서 그런데요.”

[제가 차량 보내겠습니다.]

“그러시면 저야 감사하죠.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네. 들어가십시오.]

뚝. 전화가 끊어졌다.

“째림째림. 뭔 통화야?”

“어. 이따 미팅이 있어서.”

“미팅? 여자 만나냐? 이뻐?”

“아니. 비즈니스 미팅.”

“지랄한다. 이쁘냐고. 어? 사진 있어?”

“... 안 가냐? 종쳤는데.”

쉬는 시간 끝을 알리는 종소리에 조재호가 입맛을 쩝 다셨다.

“이따 다시 온다. 사진 딱대라.”

“여자 안 만나다고.”

“됐고. 사진. 오케?”

“아오.”

저 꼴통. 도무지 말이 안 통한다.


****


매 쉬는 시간마다 조재호한테 시달리다보니 어느새 하교시간.

평소라면 닭가슴살을 뜯으며 UDT교관으로 둔갑한 장지훈을 만나러 헬스장으로 향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

번화가로 발을 돌린 마재림은 이 가게 저 가게를 돌며 미리 생각해뒀던 옷과 모자 같은 것들을 빠르게 구매했다.

그리고 근처 화장실에 들러 환복을 마치고는 변장석이 보낸 차량을 기다렸다.

끼익. 검은 세단이 멈춰섰을 때 마재림은 검은 모자와 검은 마스크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색으로 맞춰 입은 상태였다.

달칵. 문을 열고 올라타자 차량이 부드럽게 출발했다.

지이잉.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차량 탑승 하셨습니까.]

“네. 차 좋네요.”

[감사합니다. 차량은 기사와 함께 현장에서 10분 거리 이내에 대기할 예정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삼합회 쪽 인물들보다 삼십 분 가량 일찍 도착하실 겁니다. 준비하신 게 있다면 다 끝마치신 후 저한테 전화 주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혹시 더 필요하신 게 있으신지.]

“아니요. 역시나 대표님 일처리가 정말 깔끔하시네요. 마음에 듭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끝나고 전화드릴게요.”

[네. 들어가십시오.]

뚝. 전화가 끊겼다.

얼굴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던데, 변장석은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살기로 심령을 옥죄어 놨다 하더라도 반나절 쯤 지나면 다른 생각을 할 법도 한데, 변장석은 여전히 깍듯했고 깔끔했다.

그건 지금 변장석이 보여주는 태도가 그저 억지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했다. 아마도 마재림을 조카 친구가 아니라 대등한 파트너 이상의 존재로 대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마재림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예전부터 인복은 좀 있는 편이었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부드럽게 달리던 차량은 어느새 고속도로를 나서 후미진 공단길을 달리고 있었다.

끼이익. 작은 공원 옆에 차량이 멈춰섰다.

“최대한 카메라 없는 동선을 골랐습니다. 공원을 가로 질러 이동하시면 됩니다.”

기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침착한 태도로 보아 이 사람도 꽤 유능한 인재 같았다.

“네. 가방은 좀 맡아주세요.”

와키자시만 꺼내 뒤춤에 푹 꽂은 마재림은 가방을 뒷좌석에 던져놓았다.

부웅. 차량이 부드럽게 떠나가고 마재림은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사박사박, 인적 없는 길을 걸으며 마재림은 생각에 잠겼다.

30억? 당연히 큰 돈이고 욕심이 난다.

있으면야 좋겠지. 앞으로 한동안은 돈 걱정 안할 수 있을 테니.

하지만 구려도 너무 구린 돈이다.

마약 근절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세상은 넓고 쓰레기는 더 많은 게 이 세상인데, 내 한 손만 가지고 무슨 수로 세상 마약을 다 근절하나.

다만 삼합회나 조폭이랑 연결이 지어지는 것은 사양하고 싶을 뿐이다. 일단 검댕을 묻히고 나면 지워서 하얗게 만드는 것보다 온통 검게 물들이는 편이 훨씬 쉬워지기 마련이니까.

어둠을 벗 삼아 폐공장 건물로 들어선 마재림은 물건의 위치를 확인했다. 물건은 건물 가장 안쪽, 꽉 막힌 열처리 부스에 놓여있었다.

1리터짜리 금속 용기로 세 개. 밀봉이 그대로인 걸로 보아 손을 타진 않은 것 같았다.

마재림은 용기 옆에 놓인 문서를 집었다. 한자로 적힌 그 문서는 XLR-33의 유통에 관한 일종의 계약서였는데, 맨 마지막에는 신전국중앙 어쩌고의 사인이 들어가 있었다.

“이래서 밀봉을 안까고도 마약인지 알았구만.”

이것 역시 나중에 변장석을 칭찬해줘야겠다. 밀봉을 건드렸다면 나중에 피곤해질수도 있었을 테니까.

열처리부스를 나선 마재림은 주변을 걸으며 지형을 습득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옥상에 올라 바람을 쐬며 삼합회를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멀리서 차량의 헤드라이트가 천천히 가까워지는 게 보였다.

조심스럽게 폐공장단지 안으로 진입한 차량은 헤드라이트를 끈 채 마재림이 있는 건물로 천천히 다가왔다.

덜컥. 멈춰 선 차량에서 남자 셋이 내렸다. 셋 모두 큰 키에 건장한 체구였는데 펑퍼짐한 옷과 자켓으로 몸을 가리고 있었다.

마재림은 그들의 걸음걸이를 관찰하며 상대를 가늠했다.

‘잘 단련된 자들이다. 타국에 보낼 칼이니 어지간한 자들로 골라 보냈겠지. 쉽게 봐선 안되겠다.’

마재림은 긴장도를 끌어올렸다. 확실히 동네 깡패나 MZ 어쩌고 하는 조폭들과는 수준이 다를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천천히 거리가 가까워지자 그들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들리기 시작했다.

“느낌이 좋지 않은데. 매복하기 너무 좋은 장소야.”

“매복해봤자 한국놈들이야. 걱정할 거 없어.”

“너무 방심하지 마라. 칼에는 눈이 없어.”

저마다 묵직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다가오는 자들. 다행히 현대 중국어였지만 전귀의 기억이 있어서였는지 마재림은 대충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건물에 가까워지자 장비를 챙기는지 자켓을 열고 안쪽을 더듬거리는 게 보였다.

문득 놈들의 자켓 안쪽으로 투박한 재질의 거친 원단이 눈에 띄었다.

‘방검복?’

마재림은 기억 속에서 방검복을 떠올렸다. 특수한 섬유를 사용한 복합 구조의 의복으로 칼날이 들어가지 않는 보호구.

‘나름의 준비는 해왔다 이거로군.’

하긴 단 세 명으로 이런 장소에 쳐들어오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하겠지.

흉갑을 걸친 자들을 상대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니 마재림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발 아래로 사라지는 세 남자를 보며 마재림은 슬쩍 몸을 일으켰다.

“가볼까.”


****


"내가 앞장선다. 좌우를 잘 살펴."

세 명 중 리더격인 왕추밍이 손도끼 한 쌍을 꺼내들며 앞으로 나섰다.

장린펑과 우사오충은 각기 정글도와 오함마를 꺼내며 좌우를 살폈다.

저벅, 저벅. 세 사람은 발소리를 죽이며 천천히 건물 안쪽으로 이동했다.

이윽고 그들은 막다른 길 끝에서 열처리부스를 맞이했다.

부스의 열린 문 안쪽으로 액상 마약이 담긴 금속 용기 세 개가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것이 보였다.

"..."

왕추밍은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신중하게 안을 살폈다. 이내 부스가 밀폐구조인 것을 확인한 그는 일행에게 지시를 내렸다.

"뒤를 지켜. 혼자 들어간다."

끄덕. 장린펑과 우사오충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벅, 소리를 내며 왕추밍이 부스 안으로 걸음을 옮기는 순간.

"너희도 들어가."

맨 뒤에 서있던 장린펑의 바로 등 뒤에서 앳된 목소리가 들렸다.

"뭐-억!"

뻐버벅! 번갯불에 콩 볶듯 연달아 터지는 타격음과 함께 장린펑이 휘청거리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갑자기 몸으로 부딪혀오는 장린펑에게 밀려 우사오충은 뒷걸음질을 쳤다.

이러다가는 부스 안으로까지 밀려날 것 같아 우사오충은 장린펑을 뒤로 끌어당기며 자리를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장린펑이 있던 자리로 몸을 들이미는 순간 시커먼 장갑을 낀 손이 곧장 그의 눈을 향해 찔러들어오는 게 아닌가.

쉬익! 코 끝을 스칠 정도로 날카롭게 날아드는 손끝을 피해 우사오충은 정신없이 백스텝을 밟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장린펑은 부스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우사오충은 부스 한가운데까지 들어서 있었다.

달칵. 마지막으로 부스에 들어선 검은 옷의 남자가 부스의 문을 걸어 잠갔다.

“...”

“...”

희미한 어둠 속으로 적막이 흘렀다.

부스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었고 조명은 천장에 붙은 낡은 백열 전구가 다였다.

삐걱삐걱 흔들리는 백열 전구의 어둑한 조명 아래에서 우사오충은 자켓의 목덜미를 만지작거렸다. 부스의 넓이는 충분했지만 어쩐지 비좁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왕추밍은 어둠에 적응하기위해 눈을 가늘게 뜨며 검은 옷의 남자를 살폈다.

170센티 쯤 되는 작은 키. 나름 단련을 한 듯 외곽선이 단단해 보이기는 하지만, 조금도 위협적인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왕추밍은 자꾸만 조심스러워지는 자신을 느꼈다.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위험한 감각이 상대방에게서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누구냐.”

손도끼로 검은 남자를 겨눈 채 왕추밍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검은 마스크에 검은 모자를 쓴 남자가 왕추밍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삼합회. 맞나.”

앳된 목소리. 하지만 그 말투만은 상당히 고풍스런 옛 어투의 중국어라 어쩐지 기묘한 느낌이었다.

끄덕, 고개를 끄덕인 왕추밍이 다시 물었다.

“그쪽은?”

“...”

검은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손으로 액상 마약을 가리켰다.

“가지고 돌아가. 그리고 다신 돌아오지 마라.”

명령조의 말투에 왕추밍의 눈썹이 비틀어졌다.

쿵! 우사오충의 손에 들린 오함마가 부스 바닥을 거칠게 후려쳤다.

“개소리 마라. 혼자서 우리 셋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검은 남자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누가 문을 잠갔지?”

“...”

검은 남자의 물음에 우사오충은 대답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말한다. 가지고 돌아가. 그리고 다신 돌아오지 마라.”

“싫다면?”

왕추밍의 물음에 검은 남자가 대답했다.

“좋게 만들어 줘야겠지.”

남자의 말이 끝났을 때 왕추밍을 비롯한 삼합회의 세 명은 오소소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영혼이 느끼는 공포였고 본능이 건네는 경고였다.

“웃기지 마라!”

어느새 몸을 일으킨 장린펑이 정글도를 마구잡이로 휘저으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이미 공포에 잠식된 듯 그의 눈은 광기로 희번득거리고 있었다.

“장린펑!”

왕추밍이 다급하게 그를 불러세웠지만 한발 늦은 상황.

정글도의 바짝 선 날이 검은 남자의 정수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순간 남자가 앞으로 한 걸음 내딛으며 가볍게 손을 저었다.

남자의 손목을 타고 부드럽게 정글도의 궤적이 휘어졌다.

졸지에 허공에 칼을 내리쳐버린 장린펑의 어리둥절한 얼굴 위로 섬전같은 장타가 터졌다.

쩌억! 핏물이 솟구치고 누런 이빨이 날았다.

쿠웅, 뻐어억! 묵직한 진각이 부스를 통째로 울리더니 장린펑의 거구가 붕 뜬 채 뒤로 나가떨어졌다.

우당탕. 널찍한 부스 구석까지 날아가 처박힌 장린펑을 보며 왕추밍과 우사오충은 꿀꺽 침을 삼켰다.

뚜둑. 목을 꺾으며 검은 남자가 입을 열었다.

“시간은 많아. 서두르지 마라. 천천히 가르쳐주지. 왜 내 제안을 따라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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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036화. 복싱이 아닌 스파링. +4 23.11.12 1,146 54 12쪽
35 035화. 필리핀에서 온 복서. +1 23.11.11 1,215 50 13쪽
34 034화. 해변을 달렸다. +3 23.11.10 1,302 54 12쪽
33 033화. 말년에 로또가 터졌다. +12 23.11.09 1,405 58 12쪽
32 032화. 브이로그를 찍었다. +5 23.11.08 1,382 54 13쪽
31 031화. 시합이 잡혔다. +4 23.11.07 1,439 53 13쪽
30 030화. 헤비급 스파링. +6 23.11.06 1,522 52 13쪽
29 029화. 질 수 없는 내기. +8 23.11.06 1,604 48 13쪽
28 028화. 큰돈을 벌었다. +3 23.11.05 1,725 58 13쪽
27 027화. 뱃머리를 돌렸다. +2 23.11.04 1,742 53 12쪽
26 026화. 배를 탔다. +1 23.11.03 1,824 52 13쪽
25 025화. 무한으로 즐긴다. +7 23.11.02 1,928 62 12쪽
24 024화. 너튜브에 출연했다. +1 23.11.01 1,991 4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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