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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는 재능빨로 혼자 다 해먹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GPD
작품등록일 :
2023.10.13 17:33
최근연재일 :
2023.11.1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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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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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3화. 아직 부족하다.

DUMMY

003화.


마재림은 기분이 좋았다.

일단 지갑이 두둑했다.

“이게 다 얼마야. 보자...”

노란 종이도 드문드문 보이는 지폐들. 대충 봐도 원래의 마재림이라면 육개월 용돈은 넘어 보였다.

“괜찮네. 이 정도면 며칠은 떼울 수 있겠어.”

물론 지금의 마재림에게는 성에 안 차는 액수였다. 계획해둔 식비만 해도 이걸로는 택도 없었으니.

“오, 카드 등록되있네?”

사과폰 프로의 잠금을 풀고 사과페이를 들어가보니 카드 등록이 되어있었다.

“이거 먼저 써야겠네. 오늘 바로 가야겠는데.”

바로 사파리를 열어 인터넷 검색에 들어가는 마재림.

전귀였던 시절의 그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지금의 그에게는 마재림과 전귀의 기억이 모두 존재한다.

그리고 지난 몇주를 보내며 그 둘의 인격은 하나로 융합되었다.

결과적으로, 이제와 존재하는 그는 원래의 마재림도, 원래의 전귀도 아닌 전혀 다른 제3의 인격이 된 거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와이파이가 없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마재림은 인터넷 공간을 서핑했다,

“여기 괜찮네. 여기로 하자.”

최첨단 시설과 널찍한 공간, 다양한 편의 서비스까지 갖춘 그곳은 인근에서 가장 럭셔리하다고 평가받는 헬스장이었다.

문제는 너무 비싼 가격이었지만.

“나랑은 상관 없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마재림은 교실로 들어섰다.


****


수업은 재미있었다.

원래 알았던 듯 하면서도 모든 게 새로운 어떤 것을 다시 배운다는 건 꽤나 흥미로웠다.

게다가 지금의 마재림은 전귀였던 시절의 오성(悟性)을 고스란히 가진 상태였다.

신비문파 천무문의 모든 가르침을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배워냈던 게 과거의 전귀였다. 당연히 그의 오성이 평범할 리가 없다.

특히 과학 시간은 흥미로웠다.

“에너지 보존 법칙? 에너지는 전환되는 과정에서 소모되거나 생성되지 않는다고?”

현대 과학의 개념들은 무림의 기억이 살아있는 그에게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마치 새로운 개념을 만나 그의 무공 지식들이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듯한 기분까지 들 정도였다.

딩동댕동.

그러다보니 하루가 끝나고 말았다.

“음. 충실한 하루였다.”

흡족한 얼굴로 마재림은 교실을 나섰다. 귀신을 보는 듯한 반 친구들의 얼굴을 무심하게 뒤로 하고서.

학교를 나선 그는 곧바로 사과폰으로 찾았던 헬스장으로 향했다.

“어서오세요. 상담이 필요하신가요?”

“아, 네.”

“네, 그러시구나. 그러면 GX랑 헬스 합치면 이 금액이시구요, 골프랑 같이 하시면-”

“아니, 그냥 헬스만 할게요.”

“아, 네. 그러면 3개월이면 이 금액이시구요-”

“3년으로 해주세요.”

“... 네?”

“3년으로 해주세요. 아, 사과 페이 되죠?”

"에··· 네, 되긴 하는데, 금액이 많이 비싸실텐데···"

"상관없어요. 해주세요."

페이스아이디로 사과 페이를 띄우고 건네는 마재림.

그런 그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재력 레벨을 캐내려고 했던 직원은 이내 단념했는지 바로 결제를 눌렀다.

"양도 양수는 두번까지 가능하세요."

최후의 보루인 양 멘트를 날린 후 그녀는 마재림을 라커로 안내했다.

잠시 후 마재림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헬스장으로 들어섰다.

지이잉. 자동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는 그를 사람들은 말 그대로 백안시했다.

뭐, 당연한 일이었다. 작고 하얀 멸치 하나가 헬스장 사우나복을 입고 헬스장에 들어왔으니 누가 주목하겠는가.

하지만 지금 그의 눈을 봤다면 이야기는 다르리라. 그는 지금 상온 초전도체를 발견해낸 과학자같은 눈을 하고 있었으니.

"오오."

각종 최신식 머신들과 죽 늘어선 파워랙들을 보며 마재림은 눈을 빛냈다.

무림에서 신체 단련이란 기본적으로 투로의 습득에 주력한다. 일부 특수한 외공을 익히지 않는 한 육체만을 극도로 단련하지는 않는다는 소리다.

하지만 전귀는 달랐다.

내력을 한톨도 운용할 수 없는 천형 탓에, 그는 유일한 재산인 육체를 초월적인 수준으로 단련해야 했다.

그리고 그 수련법 중에는 원시적인 수준의 웨이트 트레이닝도 있었는데, 그것의 진화판이 눈앞에 펼쳐져있는 것이었다.

"좋구나."

스읍, 침을 삼키며 마재림은 파워랙으로 다가갔다.

랙에는 누가 잠시 자리를 비웠는지 데드리프트 세팅이 되어있었다.

헬창의 매너 같은 건 1도 모르는 마재림은 그냥 랙으로 들어가 바벨을 잡았다.

“흐그그그그급!”

용을 써 봤지만 바벨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안돼네.”

“되겠냐?”

어느새 다가왔는지 건장한 청년 하나가 그의 뒤에서 피식 웃음을 짓고 있었다.

“살살 해, 인마. 어리다고 막 조지다가 평생 누워서 사는 놈들도 많다?”

물러서는 마재림을 지나친 청년이 흐읍, 힘을 주며 바벨을 뽑아올렸다.

헬스를 전혀 모르는 마재림이 보기에도 청년의 후면 사슬이 꿈틀거리는 게 아주 매력적으로 보였다.

“후아. 봤냐?”

“네. 멋지네요.”

마재림의 담담한 칭찬이 마음에 들었는지 청년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오케. 저기 원판 두 개만 더 가져와봐.”

철컹, 철컹. 청년이 말한 원판을 더 가져다 끼우니 바벨이 좌우로 휘어질 듯 출렁거렸다.

“자, 300 도전이다.”

청년이 바벨 앞에 서자 헬스장의 분위기가 묘하게 요동쳤다. 각자 자기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안 보는 듯 슬쩍슬쩍 청년을 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마재림은 슬쩍 뒤로 빠져 청년을 살폈다. 그의 자세와 무게가 걸리는 지점, 힘과 그 작용점에 따라 갖게 될 효능까지 그는 한눈에 파악하는 중이었다.

“후읍!”

힘의 발산으로 부들부들 떨며 그는 300킬로가 넘는 바벨을 힘차게 뽑아올렸다.

터엉. 바벨을 내려놓은 청년이 만족스런 표정으로 마재림을 보았다. 마재림은 쿨하게 엄지를 치켜올려 주었다.

“크크. 야, 한잔 해라.”

어지간히 기분이 좋았는지 청년은 핫식스에 아르기닌 등을 탄 특제 음료수를 마재림에게 던졌다.

꿀꺽, 꿀꺽, 음료를 호탕하게 들이켠 청년이 물었다.

“오늘 처음 왔냐?”

“네. 3년 등록 했어요.”

“컥, 3년? 한번에?”

“네. 할려면 제대로 해야죠.”

“오. 멋지네.”

그러면서도 청년은 어딘가 안쓰러운 눈으로 마재림을 살폈다. 한눈에 보기에도 작고 연약해 보이는 학생이 무슨 바람이 불어 헬스에 올인하러 왔을까.

‘뻔하겠지. 학폭피해자.’

청년은 그런 쓸데없는 오해로 마재림을 돕고 싶어졌다.

“좋아. 어차피 3년이면 자주 만나겠네. 어린 놈이 벌써부터 허리 작살 나는 꼴 보느니 내가 좀 도와주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어때?”

“오. 좋죠.”

“그래. 너 이름이 뭐냐?”

“마재림이요.”

“어, 그래. 난 장지훈이다. UDT 전역하고 지금은 뭐... 쉬고 있지.”

‘UDT’ 부분에서 매우 자부심을 느끼는 듯 그는 턱을 치켜올렸다.

“난 늘 이 시간에 오니까 운동 배우고 싶으면 너도 이 시간에 와. 내가 빡시게 굴려줄게. 앞으로는 형이라고 부르고. 오케?”

“네, 형.”

“그래. 그럼 열심히 해라.”

그 말을 끝으로 장지훈은 멀어져갔다. 시간이 늦었으니 이두랑 삼두는 슈퍼 세트로 털어줘야겠다면서.

마재림은 이후 프리웨이트와 머신을 맛보기삼아 깔짝깔짝 들어보면서 감을 익혔다.

머리로는 알았지만 킬로그램과 파운드의 숫자와 실제 무게감 차이는 들어봐야만 알 수 있었다.

“좋아. 대충 운동은 이렇게 하고.”

이제는 식단을 짤 차례였다.


****


“다녀왔습니다.”

“아들 왔어? 어머, 그건 뭐야?”

어머니는 마재림의 양손에 들린 거대한 봉투에 시선을 던졌다.

“저 먹을 거예요. 저도 이제 좀 건강해지고 싶어서 운동 시작했거든요. 제가 알아서 해먹을 수 있으니까 냉장고에만 잘 넣어주세요.”

어머니는 마재림이 식탁 위에 쏟아놓은 값싼 동물성 단백질 덩어리들을 보며 말을 잃었다.

“어... 어, 그래...”

“그럼 저 운동 다녀올게요.”

철컹. 마재림이 집을 나서자 홀로 남은 어머니는 닫힌 문을 향해 중얼거렸다.

“너... 공부는 안 하니?”


****


마재림은 숲길을 빠르게 달렸다.

아직 조금도 단련되지 않은 마재림의 육체로는 버거운 일이었지만, 미량이나마 무량심해의 내력이 운기되면서 활력을 보태주고 있었다.

“훅, 훅!”

가쁘게 숨을 내쉬며 산길을 달려 오른 그는 수풀이 우거진 숲 한가운데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스으읍, 후우.”

그의 호흡을 따라 투명한 기의 흐름이 그의 몸속을 들락날락거렸다.

그나마 주변에서 가장 자연지기가 충만한 곳이 바로 여기였다. 마재림은 퇴원 직후 이곳을 찾아내 이곳에서 쭉 운기행공을 이어오고 있었다.

“후우우.”

긴 날숨으로 소주천을 마친 그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일어섰다.

여전히 단전에 맺힌 내력은 콩알 반쪽도 되지 않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는 밥 안 먹어도 배가 불렀다.

스으윽. 마재림의 발이 잡초 위로 미끄러지며 독특한 방위를 밟았다.

이내 그의 전신에서 각종 현란한 기술들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천무문의 천무무상결로 시작한 그는 이내 전귀로 살아온 50 평생을 모조리 토해내기라도 하겠다는 듯 열정적으로 몸을 던졌다.

하늘을 가릴 듯 현묘한 주먹의 그림자. 칼날처럼 날카롭게 뻗어지는 발끝.

매 순간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며 점점 더 빠르고 정교해지는 몸놀림.

이내 폭풍과도 같은 잔영만을 남긴 채 동작을 멈춘 마재림은 그제야 길고 긴 날숨을 내뱉었다.

“후아아. 좋네.”

그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비록 단련되지 않은 나약한 육체로 펼친 터라 위력은 천분의 일도 나오지 않을테지만, 뜨끈하게 달아오른 몸 위로 흐르는 땀이 기분 좋았다.

모락모락 김이 솟는 몸으로 마재림은 걸음을 옮겼다. 얼른 집에 가서 닭가슴살을 먹어야 했다.

“돈이 더 필요하겠네.”

돈이 더 필요하다. 그것도 많이.

전생에서나 현생에서나 그의 목표는 그저 강해지는 것 뿐이다.

전생에서는 내력을 쌓을 수 없어 육체만을 키웠지만, 현생에서는 육체와 내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게다가 현생에서는 더더욱 좋은 조건으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 물론 돈이 충분하다면 말이다.

“당장 필요한 정도면 친구들로 해결될 거 같은데.”

어느새 변학수, 김재원, 이창희는 마재림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걔들 성격에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지.”

그래도 나름 폭군으로 군림하던 녀석들이다. 아무리 압도적으로 깨졌다고 해도 그냥 입다물고 넘어가지는 않으리라.

문제는 그게 언제냐는 건데...

“빨랐으면 좋겠네.”

그렇게 중얼거리는 마재림의 입가에는 재미있다는 듯 미소가 걸려 있었다.


****


“야. 이렇게 그냥 넘어갈거야?”

“미쳤냐? 씨바, 그 새끼 헬스장에서 300 긁었어! 엄빠가 거품물고 지랄한다고!”

“나도 오프화이트 리셀할라고 모아놓은 현금 다 날라갔다. 절대 가만히 못있어. 뒤졌어, 그 새끼.”

변학수, 김재원, 이창희는 뒷골목에 쭈구려 앉아서 담배를 뻑뻑 피워대며 분노를 키웠다.

“근데 방법은 있냐?”

“방법은 씨바. 그 새끼는 뒤통수에도 눈 달렸대? 내일 그 새끼 집 알아내서 쇠빠이쁘 들고 잠복할 거야. 존나 대가리가 깨져봐야 정신 차릴 걸?”

“...”

“...”

아무렇게나 내뱉는 이창희의 말에 나머지 둘은 입을 닫았다. 아무래도 그걸로는 안 될 것 같은 예감 때문이었다.

“야. 그럴 게 아니라 말이야.”

그래도 개중에 가장 머리가 돌아간다는 김재원이 입을 열었다.

그의 입에서 나온 계책에 나머지 둘의 눈이 초롱초롱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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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5화. 필리핀에서 온 복서. +1 23.11.11 1,216 50 13쪽
34 034화. 해변을 달렸다. +3 23.11.10 1,302 54 12쪽
33 033화. 말년에 로또가 터졌다. +12 23.11.09 1,405 58 12쪽
32 032화. 브이로그를 찍었다. +5 23.11.08 1,382 54 13쪽
31 031화. 시합이 잡혔다. +4 23.11.07 1,439 53 13쪽
30 030화. 헤비급 스파링. +6 23.11.06 1,523 52 13쪽
29 029화. 질 수 없는 내기. +8 23.11.06 1,605 48 13쪽
28 028화. 큰돈을 벌었다. +3 23.11.05 1,726 58 13쪽
27 027화. 뱃머리를 돌렸다. +2 23.11.04 1,743 53 12쪽
26 026화. 배를 탔다. +1 23.11.03 1,824 52 13쪽
25 025화. 무한으로 즐긴다. +7 23.11.02 1,929 62 12쪽
24 024화. 너튜브에 출연했다. +1 23.11.01 1,991 48 13쪽
23 023화. 국대는 국대다. +3 23.10.31 2,034 5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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