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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날라리도령 유정Kim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2.05.13 17:12
최근연재일 :
2023.04.11 21:00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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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0
추천수 :
169
글자수 :
50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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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8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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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52화 영혼마저 남자였다면 쉬웠을 테지.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 역시~!!! ”



드디어 명륜당 앞에 방이 붙었다.

이번에도 1등은 유정이다. 물론 절대

말할 수 없는 치사한 방법을 조금

쓰긴 했지만



『 무사히 넘어갔어? 』


“ 하하... 뭐 반은 네 덕이니까

살짝 찔리긴 하지만 우선은

어머니께 붙들려 휴학시기 내내

집에 갇힐 상황은 면했으니

고맙다. "


『 흠흠, 뭐 그리 고마우면 저기

면포점에 색이 고운 게 제법 들어

왔던데. 』


“ 옷감을 사다줄까 아니면 지어진

옷을 사다줄까? "


『 솜씨는 없어 그럼 내가 골라

놓을 테니. 』



지어놓은 옷을 고를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났는지 얼굴에 홍조가 띄는 것

같다. 물론 귀신이라 그럴 리는 만무

하지만 뭐 공포영화에서나 보는

썩은 웃음이 아니라 좋다.



“ 역시 우리 장의는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 벌써 사제들이

의기양양해져 서재 녀석들 놀리느라

바쁘다네. "


“ 이런, 적당히들 하라고 하시죠.

어찌 다 같이 동고동락하는 처지에

위로는 못해줄망정 "


“ 성필상유가 못할 말 하는 건

아니지. 여태 대사례를 비롯해

몇몇 경합에 이겨 동재 쪽 이들을

샌님 취급한 게 분해서 말이야.

그래 놓고는 올해 대사례와

일차에 져서 정신을 놨는지

샌님들이 되겠다 자처하며

이번 숭학시는 저희들 몫이라고

대 놓고 말하더니 꼴 좋게

되었지. "



이혁도 성필 못지않게 콧대가

올라갔다. 소심하기만 했던

이혁까지 이리 좋아하니 잠시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생각하고 허허 웃은 뒤 휴학할

동안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 위해

석환을 찾았다.



“ 역시 우리 장의일세. 큭큭 ”


“ 그건 당연한 것이고. 어찌

휴학시기동안은 좀 맘 편히 움직일

수 있을 테니 초이를 만나보려고 해. "


“ 장의, 너무 성급한 건 아닐런지요.

한량으로 소문난 것만으로는 그들의

눈과 귀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



빠른 걸음에 제천이 막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가는 순간부턴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들이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니요

우리가 이렇다 할 일도 벌이진

않는 마당에 이유 없이 붙들었

다간 되려 자기들에게 화가

미칠 것을 모르지 않을 테니.



“ 제천, 걱정 말게. 자네가

말했듯 우리는 한량이잖아.

숭학시의 결과로 들뜬 철부지

샌님처럼 보이면 그만인 것을.

초장부터 초이를 만나러 가겠어?

홍루는 되도록 연향이나 그 뭐냐

얼굴은 무섭지만 이젠 그 얼굴도

자주 보니 정이 가는 그이를

부르면 좀 덜하겠지. "


“ 큭큭큭, 꿈에 나올까 겁난다는

가홍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 "



석환은 상상만으로도 진절머리가

나는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제천은 아직 마주치지 못해

궁금해 누구냐 물으니



“ 자네, 그냥 모르는 게 나아.

괜히 마주쳤다간 평생 혼자

사는 저주를 받을지도 모르니. “



석환이 가홍의 뒷담화를 하니

더더욱 궁금해지는 제천이 호기심을

부릴 요량으로 휴학시기 때 홍루를

갈 때 알려 달라 신신당부를

했다. 그렇게 기분 좋은 분위기와

달리 싸늘한 바람이 부는 서재는

밉상의 뒷담화로 물들었다.

지금만큼은 서재장의도 밉상의

막말을 막지 않았다.



“ 술 좋아하는 스승님을 매수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리 쉬이 넘어가다니요. "


“ 장의께서 노하시겠네. 그

무슨 막말인가. "



다행히 서재에 정신이 올바르게

박혀 있는 이가 밉상에게

잔소리를 하였다. 그러나 이도

저도 답이 없는 서재장의의

태도에 화가 나는 밉상이다.

출재를 면했으니 좌중하라는

장의의 말이 없었다면 벌써

그들에게 빈정거렸을 그였다.



“ 좌중하라는 말을 가슴에

아직도 새기지 못했군. "


“ 죄... 죄송합니다. 장의. ”


“ 고작 작은 일에 불씨를 던질

필요는 없음이야. 아직 우리에겐

기회가 있음에 좀 더 신중을

기하도록 하게. 조만간 좌참찬

영감께서 부르실 것이니. "


“ 진정이십니까? 왠만해선

칩거하여 나오시지 않는다는

분께서. “


“ 그러니. ”



말을 흐리며 눈매가 가늘어진

채로 밉상을 흘기니 지레 흠칫

놀래며 고개를 어린애마냥 조악

거렸다.



“ 유정아~ ”



휴학이라 집에 도착하니 버선발로

맞이하는 어머니다. 어쩜 시대를

불문하고 엄마들은 하나같은지



‘ 엄마 보고 싶다. 흑. ’



아쉬운 마음을 유정의 어머니를

대신했다. 그래도 사내자식이니

눈물은 꾹 참고서 문안인사를

드리겠다하며 사랑채로 들었다.



“ 아버지께서는 언제 퇴청하십니까? ”


“ 쯧쯧, 아버지께서 퇴청시각을

따로 정하시던 분이시더냐. 오늘

안으로 들어온다면 다행이지. "



아무래도 늦게 오신다 기별을 들은

것인지 입이 어디까지 나온다.

아들이 휴학하고 첫 날인데

가족끼리 밥도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지. 이런

모습을 보면 호랑이 같이 무섭던

첫 만남이 있었나싶다.



“ 녀석, 며칠을 보지 못하였더니

이리 몸이 말라서야 제대로

챙겨는 먹는 것이냐? "


“ 먹지 않으면 과거 시험도

치르지 못합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몸이 성하지 않으면 걸음

하지도 못하는 궁입니다. 후후

그리고 대사례 때도 보지

않으셨습니까. "


“ 그러게.

여태 너를 약하다고만 생각

했었는데 어찌 여린 체구에서

대장부다운 기개를 세우던지

다른 부인들만 없었다면 환호를

부르짖을 뻔 했구나. "


“ 그게 다 석환이의 특훈

덕입니다. ”


“ 그건 또 무슨 소리냐? ”



그리 사람 좋은 모습이다가

석환이 이름이 나오자 곧장

싸늘해진다. 어찌 이리도

온도차가 심한 지 하지만

석환이의 특훈을 설명하여

약했던 기골이 장대해졌다며

알통자랑을 하고나서야 이내

누그러졌다.



“ 오라버니. ”


“ 다온이구나. 어찌 잘 지내었느냐? ”



석환이 소식이 궁금한 녀석이 문안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나를 끌고

갔다.



“ 말도 마십쇼. 오라버니께서 있을

때가 좋았습니다. 잔소리를 하실

데가 없어 저를 붙들고 얼마나

하소연과 함께 하시던지. "


“ 아버지께서 또 대사헌영감과

술자리를 가졌단 소리를 좀 전에

들었다. 큭큭 "


“ 그러니까 말입니다. 아버니께서

받을 잔소리까지 제게 다 돌아

오니 너무 힘들었어요. "



귀여운 동생의 투정이다. 유정이라면

쓰담쓰담 해주었겠지.



‘ 아유~ 귀여워. 유정이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너의 모습에 반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아 진짜

엄마한테 떼쓰고 싶어지네. '



오동통 오른 젖살이 오늘따라 더

귀여워 나도 모르게 뽀뽀 해

주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

동생이 생긴다는 게 이리 기분

좋은 일일 줄이야. 뒤늦게 깨달은

기분에 진심 돌아간다면 진지

하게 엄마에게 조를까 생각

했다. 등짝 스매싱을 각오하고



“ 네에~~! ”



내가 홍루에 들렀다가 신성군과

친구 먹었단 이야기를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다온이다.

처음에는 모두에게 특히 엄마한텐

비밀로 해야하지만 석환이랑

제천이를 만나러 나갈 때

매번 다온이를 따돌리기 위해

머리를 쓰기 싫어 이런저런

사정을 두고 신성군을 구해서

술 한 잔 걸친 것 정도로

적당히 걸렀다. 그래도 눈이

동그래져선 잠시 멈췄다가

입을 열었다.



“ 큰일입니다. 어머니께서 아시는

날엔. "


“ 신성군마마께서 고마워 한잔

사신 것에 그리 역정을 내시기야

하겠느냐? "


“ 그렇기는 하나, 왕손이시지

않습니까. "


“ 그래 끈이 떨어지긴 했지만

뭐 귀한 손이지. "


“ 아시네요. 제 주변의 처자들은

자기들에게 사주단자가 들어

올까 걱정부터 합니다. "


“ 허, 이거 참. ”


“ 솔직히 오라버니가 마마와

어울리는 거 싫습니다. "


“ 그냥 술친구 정도다. ”


“ 그래서 싫어요. 아시지 않습니까. ”


“ 그냥 술을 좋아하는 한량일

뿐인 것을.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


“ 어찌되었든 그 분 곁엔 적이

많으니 오라버니와 석환오라버니도

걱정입니다. 되도록 거리를 두셔요. "



중딩이 세상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모양새가 짠하다.

한창 친구들이랑 아이돌이야기를

할 나이인데 조선에서도 매

마찬가지임에 FM이었던 오빠가

갑자기 머리를 염색하고 나타난

반응이다. 그런 동생의 반응이

나쁘진 않지만 굳이 걱정을

시킬 필요는 없어 되도록 함께

놀지 않겠다 약속을 하고서

조만간 소아랑 만나기로 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니 그 때

올라갔던 꽁꽁 언 내가 녹아

물고기가 보일 테니 다같이

놀러가도 좋을 것 같다. 이에

다온이는 벌써부터 설레었는지

장신구와 옷을 고르겠다면서

곧장 방으로 달려갔다.



“ 쯧쯧, 저리 좋을까. 나는 좀더

옆에 두고 늦게~ 시집갔으면

하는데. "



그렇게 다온이를 보내고 소아에게

편지를 썼다. 바쁘지 않다면

석환이랑 다온이랑 다 같이 더블

데이트는 어떻냐고. 소아를 만나서

유정이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내가 알아야 할 건 없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혜정옹주가 대

놓고 티를 내는 것에 안심도 줄 겸.

그렇게 서신을 써 용이를 불렀다.




* 물놀이하기 좋은 날이다.



드디어 소아를 만나는 날이다.

괜시리 떨리는 마음에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여기

유정이라면 어떻게 시작했을까.



“ 네에? 그걸 제게 묻습니까? ”



다온이가 이상하다는 듯 내게

답했다. 조선이라면 얼굴도

보지 않고 서로 정략결혼을

했지 않았나 싶었는데 다온이의

반응으로 보아선 자주는

아니더라도 서신만 주고 받은

사이는 아닌가보다.



“ 아...아니... 오랜만이라 괜히

낯설어서 말이야. "


“ 뭘 새삼 내외 하십니까? 후후 ”


“ 그래도 내가 조심할 것이

있지 않겠느냐. 여인네들이 그걸

대 놓고 이야기 하는 것도

아니니. "


“ 음... 그냥 평소대로 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문화당(文話黨)

에서도 연배가 달라 수업시각에

마주칠 일이 적어 잘 모르는 걸요. "


“ 그래. ”



문화당이라하면 저번 혜정옹주가

친히 걸음 하여 양가집 규수들과

다과를 했다는 곳이다. 양반집

여자들이 지녀야 할 소양과

예절을 배우는 곳이며 매파들의

공개적인 블랙 신부들을 모아 놓은

곳이기도 하다. 남정네들이 출입

할 수 없는 금남의 장소라

서신도 까다롭기 그지없으나

영특한 초리의 기지로 무사히

소아에게 전달됐다. 집으로

보낼까도 생각했지만 검열이

더 무서울 것 같고 다온이를

통하자니 결혼도 하기 전에

시누가 전하는 게 아무래도.



“ 여어~ 집에 다녀오더니

신수가 훤해졌구만. "



석환이와 소아가 먼저 도착해

기분 좋게 반겼다. 대나무

양산을 들고 있어 소아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고개를

내미니 옆에서 다온이 놀린다.



“ 가까이 가시면 될 것을

무에 부끄럽다고 이리

까치발이십니까? "


“ 아... 아니 내가 언제... ”



솔직히 걱정이 되었다. 편지야

보이지 않으니 편하게 썼어도

막상 직접 얼굴을 보자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이에 눈치 빠른 석환이 나를

잡아끌며 그날 꽁꽁 언 얼굴을

들이밀었던 바위에 앉히더니



“ 어머니께서 자네를 만나러

간다고 하니 이리 바리바리도

싸주셨다네. "



그렇게 넉살 좋은 석환이 덕분에

조선판 피크닉을 시작한 우리다.

그제서야 소아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니



‘ 우와~~~~ 진짜 예쁘다~

대한민국 여자연예인 통 틀어도

비교가 안 되겠는데~! 유정

이 자식 계탔네~! 계탔어~!

어떻게 이런 비주얼을 두고

마음이 안 흔들린다는 막말을

할 수가 있는 거야~! '



난 속으로 입틀막을 한 뒤 천천히

입을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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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2화 급한 성격이 결국 사고를 쳤다. 23.04.05 31 1 12쪽
92 91화 드디어 술이 조금씩 익어간다. +2 23.04.02 37 1 12쪽
91 90화 10걸음 같은 한 걸음이 마음의 길이를 닮았다. 23.03.28 31 0 11쪽
90 89화 봄이 끝나면 알 수 있을까. +2 23.03.25 34 1 11쪽
89 88화 돌아갈 방법은 봄바람에 적혀있다는데... 23.03.22 31 1 11쪽
88 87화 정해진 걸음을 다독이다. +2 23.03.15 32 1 11쪽
87 86화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23.03.11 27 1 12쪽
86 85화 젊은 치기는 늙은 구렁이에겐 먹이에 불과할 뿐이었다. +2 23.03.07 30 0 12쪽
85 84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23.03.04 35 1 12쪽
84 83화 정상적인 간을 가진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23.02.28 26 1 12쪽
83 82화 나는 놈이 아니라 죽어라 뛰는 놈일 줄이야. 23.02.25 25 0 11쪽
82 81화 등잔 밑의 그늘이 제일 안전할 줄 알았다. 23.02.21 32 0 12쪽
81 80화 조선판 첩보작전_작전명 인질을 구하라. 23.02.18 28 0 12쪽
80 79화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듯 하다. 23.02.15 30 0 12쪽
79 78화 엉망으로 풀린 실타래 23.02.12 30 0 11쪽
78 77화 임시처방과 고민되는 뒷배 23.02.07 30 0 12쪽
77 76화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또 다시 할퀼 속셈인가. 23.02.05 35 0 11쪽
76 75화 무책임한 노인네와 실낱같은 희망 23.02.02 32 0 11쪽
75 74화 사실을 혼자만 지고 가려니 무거워 죽겠다. 23.01.29 33 0 12쪽
74 73화_호랑이굴에 머리 들이밀기. 23.01.24 30 0 11쪽
73 72화 그늘은 걷혔는데 여전히 해는 보이지 않는다. 23.01.15 37 0 11쪽
72 71화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절묘하다.(2023.01.28 수정)_작가의 말에서 확인 23.01.07 39 0 12쪽
71 70화_결코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 +2 23.01.02 50 1 11쪽
70 69화_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22.12.31 50 0 12쪽
69 68화 말해주지 않은 무언가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다. +2 22.12.14 50 0 12쪽
68 67화 다시 얽힌 오색토끼의 귀여운 집착 +2 22.12.04 49 2 11쪽
67 66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2.11.28 5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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