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미치지 않고서야... ”
* 성균관 개구멍을 찾기 전.
“ 오늘이지. ”
“ 그래. ”
“ 오늘... ”
“ 안됩니다. ”
눈치 빠른 제천이 나의 행동에
태클을 걸었다. 석환 역시
언짢은 기색이 역력하다.
“ 내가 뭘 했다고. ”
“ 장의께서 언제는 말을 하고
사고 쳤습니까? "
“ 참나~ ”
“ 제천이 뭐라 할 것 없어.
자네가 오죽이나 일을 벌려
야지. 그냥 모른 척 하게
아는 이를 만나는 것일 뿐이니
괜한 오지랖은 두게. "
“ 내가 촉이 워낙 좋아야
말이지. 자꾸만 불안해서
마음이 놓이질 않아. "
“ 그런다고 해도 자시에
성균관을 나설 수도 없는데
어찌 하려고. "
당연 외출은 고사하고 잠깐
문 밖을 나가는 것도 안 된다.
그러나 내가 언제고 당당히
나간 적이 있었나. 매번
홍학유의 일을 핑계로 심심찮게
나간 나이니.
“ 안 되면~ 되게 하라. ”
“ 억지 좀 부리지 마십시오. ”
“ 억지가 아니야. 잘 하면
들키지 않고 후딱 다녀올 수
있을 테니. "
골 때리는 장의의 행동에
머리가 아픈 제천과
갈수록 자신이 알고 있는
유정인지 의심이 되는
석환은 결국 두 손 두발
들었다.
“ 그럼 같이 나가. ”
“ 저도 함께 하지요. ”
“ 개구멍을 어떻게 세 사람이
나가. 그리고 신성군의 호위가
있을 테니 그냥 멀리서 보고만
올 거야. 만일 무슨 일이 생긴
다면 호위가 나설 테고. "
“ 소아에게 질책 받기 싫어.
자네를 돕지 않았다고 얼마나
괴롭힐지 자네한테 떼를 쓰는
것이 차라리 낫지. "
“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
“ 아~ 알았어 알았어.
석환은 우선 함께 하고 혹시
모르니 제천은 내 방에서 대기
하도록 해. 여차하여 누군가
찾아오면 내가 통시를 갔다
말해 줄 수 있게. "
결국 석환은 나와 함께
석반을 든 뒤 동재로 들어갔다
눈치껏 빠져나왔고 제천은
그대로 동재 내 숙소로 들었다.
확실한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동재인들은 물론 서재인
들이 드나드는 곳에 최대한
걸음을 하여 많은 사람들의
눈을 가렸다.
나의 이런 의견에 못마땅한
제천이었지만 자신의 역할이
나와 석환의 출재를 막을 수
있는 중차대한 일이라고 설명
하니 아쉬움의 끄덕임으로
이해했다. 물론 약속한 시각을
지체할 경우 무조건 나선다는
전제를 둔 것이긴 하지만
“ 무슨 일이라도 있을라고. ”
“ 제가 이리 길을 안내해
드려도 될 런지. "
홍학유와 나 사이의
인연으로 중간에 콩고물을
얻어먹은 덕에 00서리는
서리들의 옷을 우리들에게
가져다주며 자신의 퇴근
통로를 알려주긴 했지만
자꾸 겁이 나는지 중얼
거리기에 나는 어깨를
두드리며 안심시켰다.
“ 내가 서리들 옷을 훔쳤는데
자네가 어찌 알고? 자네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한 것을. "
“ 소인보고 어찌 거짓을
고하라 하십니까. "
“ 나와의 정을 생각해서라도
그런 거짓말은 연습해 두어야
할 것이야. 그리고 자네
목숨이 열 두 개라도 돼? "
“ 당연이 아니지만 양반나리들
목숨도 하나일 뿐인데 어찌... "
“ 그래도 자네보다야 질기니
걱정 말게. 여차하면 혼이
날 정도인 것을. 그러니 자넨
우릴 보지 못했다고 딱 잡아
떼도록 해. "
그렇게 겁을 먹은 서리를 앞장
세워 우리는 밤길을 나섰다.
우선 밤샘을 할 수도 있어
장이 파하기 전 속을
가볍게 채운 후 딱딱이들이
출몰하는 해시 전후를
기점으로 몸을 사려 약속
장소 근처로 향했다.
“ 이거 놓으십시오! ”
“ 내가 잡은 물고기는 한 번도
놓아준 적이 없어서 말이야. "
“ 저는 그저 힘없는 여인일
뿐입니다. "
“ 그것이야 모르는 일이지. ”
짜악------
가녀린 여인의 손이 제법
매섭다 느껴 보니 얼굴에
피가 맺힌다. 잡고 있던
반대편 손에서 언제 빼어
냈는지 목 비녀가 잡혀
있다.
“ 이런 쌍년이~~~ ”
“ 오라버니 도망치십시오~! ”
허나 이미 배신을 하였던
것인지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는 사내의 모습에서
허탈감이 드는 초이였다.
끌려갔다가 고신 끝에
자신도 모르게 은신처를
말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입술을 깨물
려는데
“ 어허~!!
어디 할 것이 없어 아녀자를
희롱하는 것이오. "
숨이 가랑 가랑거리지만
익숙한 목소리에 놀란 초이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니
이 곳에 있어선 안 되는
이가 눈앞에 있었다.
“ 이 쪽으로 돌아서면 곧이야. ”
“ 겨우 순라꾼들을 따돌렸군. ”
거의 다 와갔을 때쯤 눈치
빠른 순라꾼들이 뒤를 밟기에
잰 걸음으로 경보를 하다 둘이
붙어 있으면 잡힐 성 싶어
갈라지니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게 초짜인 듯 해
골려 줄 심사로 돌고 또 돌아
포기하게끔 만들었다.
그 덕에 시간이 초과되어
석환이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목적지에 다다라
일이 얼마나 진행 되었나
보려는데 내 촉은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위험한
상황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에 잘못하다간
초이가 다칠 것이 걱정되어
나도 모르게 석환이 잡기도
전에 나섰다.
“ 오지랖도 이 정도면 도가
지나치지요. 그리고 분명 일전에
말씀을 올렸을 텐데 말입니다. "
확실히 나를 기억하는 사내.
허나 나는 이 자를 모른다.
그 자가 내 목덜미를 잡아
당겼을 땐 이미 술이 머리를
넘쳤을 때니까.
“ 유... ”
불을 쫓은 부나방처럼 겁도
없이 뛰어든 유정을 따라
나서려는데 누군가가 팔을
잡아 끄기에 돌아보니
신성군의 호위다.
“ 아니 자네는. ”
“ 염려 놓으시지요. 여차하면
제가 나설 것이니. "
“ 무슨 소리인가. 빨리 나서
유정을 빼어내야 함인데. "
“ 섣불리 행동했다간 아무런
소득도 없이 마마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
아무래도 신성군은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짐작한 듯하다.
마치 그들을 미끼로 쓴 듯해
이를 모르는 유정만이 멍청하게
끼어든 꼴이 되어 열이 받은
석환은 다시금 호위에게 쏘아
붙였다.
“ 신성군마마께서 무슨 계획을
한 지는 모르나 유정이 아무런
언질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저리 무모한 것이네. "
이에 답은 없고 석환은 그저
답답할 뿐이다.
“ 시각이 늦었으니 그만 하고
여인은 보내주게. "
“ 내가 베푼 은혜를 이리
갚을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
사내는 확신이라도 들었는지
초이를 부하에게 던지듯 맡긴
뒤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 설마... 아..아니지? ’
조선시대라고 얕잡아 봤다.
CCTV가 없는 조선은 완전
무법천지로 바뀔 수 있단
상황을 예상 못한 바보.
‘ 주인공은 드라마에서나
신이지. 하... 어쩌지... '
분명 신성군에게 호위를 보내
달라 말을 했는데 뭐가 잘못
됐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 이... 이보게 거 말이 통하는
듯한데 우리 말로... 말로
하지. "
그러나 이미 기회는 다 쓴 듯
곧장 내게 천천히 걸어오더니
손에 쥐고 있던 검을 그대로
내 목을 향하기에
히----익
호위를 속으로 외치며
두 눈을 질끈 감는데
어디선간 찢어질 듯한
목소리가 울렸다.
“ 멈춰~!!! 그 분은 내가 은혜
하는 분이야~! "
호위가 나올 줄 알았는데
득달같이 날아드는 앳된
낯선 목소리.
갑작스런 전개를 예상
못했는지 그자의 손이
삐긋하여 검이 살짝 내
목을 스쳐 지나갔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이리
빠르게 내게 일어날 줄이야.
실로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실감하면서 머릿속이
하얗게 바뀌었다.
“ 네 년은 또 누구냐. ”
생각지도 못한 인물들의
등장에 살짝 열이 받은 그가
짜증 섞인 말투로 물으니
“ 그것은 알 것 없다. 지금
일에 대해 문책하지 않고
넘어갈 것이니 그대로 검을
거둬라. "
“ 하~ 맹랑한 계집을 보았나.
어디 이 시각에 돌아다니는 것도
모자라 겁도 없이 나서느냐. "
그렇게 눈을 부릅뜨며 마주하니
그제야 어둠에 있던 호위가
나서려는 석환을 고개를 흔들어
제지 한 뒤 나왔다.
* 몇 시진 전.
“ 마~마~~ ”
연이는 걱정스러운 듯 빠른
걸음으로 나서는 옹주의 뒤를
따랐다.
“ 그냥 답답하여 그래.
네가 내 말도 무시하고 답을
주지 않는대 어찌 하겠느냐. "
“ 저 진짜 홍상궁마마께
죽습니다. "
“ 홍상궁이 무섭느냐 내가
무섭느냐? ”
“ 마마~~ ”
“ 아무런 말도 하지 말거라. ”
그저 그런 소문이라 치부하면
될 일이라 아바마마께 아뢰어
다시금 봐 달라 청을 올리니
이미 눈 밖에 난 뒤인 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아무리
소문이라고는 하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 법.
단단히 오해를 한 듯 해
연이를 대동하여 성문이 닿도록
내보냈으나 속 시원한 답은
없고 그마저도 홍상궁에게
들켜 막히었으니 속이 타는
옹주는 결국 잠행을 나선
것이다.
“ 그 곳으로 가 보십시오.
아무래도 남몰래 만나기라도
한 듯 하더이다. "
장가는 아무래도 유정의 누이와
친하다는 것을 기억하여 옹주를
유정의 정혼녀로 착각한 듯
유정을 속으로 욕하며 이 참에
따끔하게 혼이 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선지를 알려주었다.
“ 맹랑한 계집이로구나. 네가
대관절 누구기에 나를 문책
한다 만다 하는 것이야~! "
아무래도 보는 눈이 많아지니.
일이 틀어질 것 같아 열이
받은 듯 곧장 검을 여자에게
겨누기에 나는 급히 나섰다.
“ 소저, 뉘신지는 모르오나
험한 일에 괜히 휘말리지
마시고 돌아가시오. "
“ 걱정하지 마시오. 내가
그대를 방면토록 해줄 터이니. "
도대체 뭘 믿고 저리 나서는지
당황스러운 나는 살짝 쓰라린
목덜미를 만지니 피가 묻어
나왔다.
“ 허...허..ㄱ ”
그렇게 생과 사를 경험
하고 있던 나를 지나쳐
여인을 가로 막는 이가
있어 고개를 드니 그제야
등장하는 호위다.
“ 왜... 왜..
이제 온 것이오~ ”
반쯤 울먹이는 목소리로 겨우
물으니
“ 시각이 지체되어 송구
합니다. 사정은 차후에
드리도록 하지요. "
그를 확인하자마자 이제야
살았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열 받는 나는 곧장 욕을
한바가지 퍼부으려는 데
이어 호위가 내 뱉은 말에
놀라 그대로 삼켜버렸다.
“ 무엄하다. 감히 뉘 앞에서
검을 겨누는 것이냐. "
“ 이거 날파리들이 똥을
주워 먹으려고 많이도
꼬이는 구나. "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돌아가는 꼴에 머리가 빡친
사내는 곧장 검을 내질렀다.
일을 치르기에 시간이 지체
되어 시간도 줄이고 보는 눈도
줄일 겸 곧장 호위에게로
검을 휘두르니 곧 이어 내
눈 앞에서 칼부림이 시작
됐다.
휘릭------
휙----- 휙----
챙-----캉~!---휘리릭
그렇게 엎치락 뒷치락
한동안 춤을 추듯 싸우는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중
잠시 호위가 고전하는 듯
하더니 이내 역전하여
흉터를 가진 이의 검을 쳐
낸 뒤 목에 검을 겨누니
뒤에 있던 부하들이 나섰다.
“ 검을 거두어라. 네가 지금
누구에게 검을 든 것인지
안다면 뒤를 물려야 할
것이다. "
“ 하~ ”
“ 뒤에 계시는 분은 혜정
옹주마마시다. "
“ 뭐?~! ”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었을 것이다. 옹주가
이 시간에 여기에 왜?
생각지도 못한 아니 전혀
예상할 수도 없는 인물의
등장에 석환 역시 사래가
들릴 뻔 했다.
그렇게 순식간에 자리에
있던 이들의 입을 다물게
한 당사자인 그녀는
그제야 천천히 호위
뒤에서 나와 입을 열었다.
- 작가의말
이번 주는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재작년에 예약하려다 겁이 나
미뤘던 대장내시경을 준비하다
보니 이리 시간을 ㅜㅜ
결과는 다행히 좋아서 당분간은
안심하고 먹는 건 아니고
건강을 챙기기로 했습니다.ㅎㅎ
모두들 글도 좋지만 건강부터
챙겨서 우리 끝까지 행복하게
달립시다~!! ^^ 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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