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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날라리도령 유정Kim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2.05.13 17:12
최근연재일 :
2023.04.11 21:0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8,005
추천수 :
169
글자수 :
501,621

작성
23.03.2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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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88화 돌아갈 방법은 봄바람에 적혀있다는데...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겨울에 찾았던 그 곳은 봄옷을 화사하게

걸친 모습으로 탈바꿈되어 우리를 반겼다.

말라 버린 그 때가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지.



‘ 여자들에게 낭만은 필수지~ ’



나는 자연스레 소아에게 청하니

그 날에 앉았던 바위에 나란히 앉아

해 곁으로 넓게 번져가는 노을을

멍하니 응시했다. 그렇게 옅어지는 걸

보고 있노라니 괜시리 뭉클해지는

기분이다.



“ 이제는 어두워지겠지요. 그렇다면

보이지 않게 될 테니 꺼내놓으셔도

됩니다. "


“ 무엇을 말입니까? ”


“ 여태 내려놓지 못하시고 참고만

계셨잖아요. "



바람결에 부드럽게 나부끼는 귀밑머리

아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시선은 노을을 향한 채 차분히 울리는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바로 깨달은

나의 눈가가 곧장 부풀어 올랐다.



“ 우..욱..흐..흐..흑..... ”



결국 겨우 참았던 눈물이 손으로

가릴 새 없이 쏟아져 내렸고 소아는

그저 작아진 나를 낮춰 자신의

어깨에 내린 후 도닥이기만 했다.



“ 아무도 원망하지 않고, 아무도 미워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이젠 스스로를

탓하지 마셔요. "



할 만큼 했다고 이제는 잊어버리라는

말이 더 가슴을 억눌렀다. 그 모든 게

후회로 돌아왔기 때문에 그래서 마음

편히 우는 것도 안 된다 생각했는데.



“ 모두들 나의 잘못이 아니라 하였지만

결과는 탓할 수밖에 없더군요. "



겨우 울음을 멈춘 나는 느리게 입을 열었다.



“ 잘 되면 오죽이나 좋겠지만 세상일이

내 맘대로 되는 게 없더군요. 오래 전부터

도련님이 저를 바라보게끔 할 거라

호언장담했는데 이제야 마주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


“ 하..하... 미안합니다. 제가 눈치가

없어서. "


“ 그래도 결국 듣지 않으셨습니까

초이와 신성군마마의 웃음소리를.

중추절 때의 초이가 그리 환하게

웃는 데도 투기 하나 나지 않았지요.

어떤 웃음인 지 보자마자 알겠더군요.

만약, 도련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들은 살아있는 동안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웃지 못했을 겁니다. "



초이가 소아의 꿈에라도 다녀갔는지

그제서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지..지직



그때,

전과 같은 현상이 또 다시 일어났다.

소아의 얼굴이 두 개로 퍼지면서 기억에

있던 현대의 장소가 지금의 장소와

겹치는 듯 하다 순간



---------화악



갑작스럽게 소등이 되었다 환해지더니

눈앞에 있던 소아는 보이지 않고

클로즈업 된 이든이 코앞에 보인다.



“ 이든? ”



그런데 녀석의 눈이 감겨...있..다?



“ 이든아? ”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듯 해 좀 더 크게

부르니 깜짝 놀라며 바라보는 녀석이다.



“ 어?! ”


“ 너... 뭐 하냐...? ”


“ 하..하... 그...그게... ”



멋쩍은 듯 한 표정으로 웃는 녀석.

하지만 난 급한 마음에 묻는 건

나중에 하기로 하고 빠르게 말을

시작했다.


“ 야~ 우리 집 앞 편의점 근처에 폐지

줍는 할머니 찾아~ "


“ 폐지 줍는 할머니? ”


“ 어~ 설명은 나중에 할 테니까. 꼭

찾아서 나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해. "


“ 그게 무슨 말이야?! ”


“ 길게 말 못해. 나 또 조선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말하면

알아들으실 거야. "


“ 여태 어디 있었던 거야? ”


“ 뭐?? ”



녀석은 마치 내가 없어진 걸 알고

있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



“ 어떻게 알아... ”



지------지----직



“ 에이~ 씨 또 이래~!!! 야~~

그 할머니 꼭 찾아서 나 돌려달라고

해~!! 알았어~!! "



또 다시 이든이의 얼굴이 난시로 인한

착시마냥 두 개로 나뉘다 또렷한

소아의 얼굴로 바꿨다. 그런데 눈앞에

보이는 곳은 소아의 집 앞이다.



‘ 이...이게 어떻게 된 거지? ’


“ 그럼 도련님 저는 이만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


“ 저... 저기... ”


“ 아버님이 출타하시었어도 아녀자가

늦은 시각은 다른 이들 눈에 흉으로

보이니 아쉬워도 조금만 참으셔요. "



아니, 아쉬워서가 아니라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가 궁금해서

물으려는 건데 소아의 얼굴에 홍조가

띄어져 더는 묻지 못하고 손을 들어

흔든 뒤 돌아섰다.



“ 확실해. ”



동재 방구석으로 돌아 온 나는 머리를

굴렸다. 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워 그냥

꿈인가 했는데 다시 겪고 보니

말이 된다. 소아와 만나서 이야기

한 곳은 산 중턱인데 이든이와 짧게

만나고 난 뒤에 돌아와보니 소아의 집.

이건 분명 내가 여기에 와서 19살의

유정으로 지내는 동안 여기의 유정인



“ 내 몸에 들어가 있었던 거였어.

아아아~~~!!! "



그야말로 짜증나는 전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상상은 해봤지만 이건 뭐

남매가 뒤바뀐 것도 아니고 함께 같은

공간도 아니니 이거 저거 하지마라

간섭도 못하고



“ 가만... 한의원은... 설마 짤린 건

아니겠지? "



불안이 엄습해 온다. 여기에서는 뭐 딱히

직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오히려 퇴행

하는 기분이었지만 분명 저쪽은 엄연히

직업을 가지고 있다.



“ 아직 퇴사는 아니야. 제 2의 인생도

돈이 모여야 한다고오~~ "



하지만 선비 유정이가 각 제대로 잡고



“ 나는 그럼 이제부터 무엇을 하면

되는 것이오? ”



라고 했을 걸 상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돌아간다고 마냥 좋을 것도

아닌 듯



“ 하아....그래. 다시 시작하면 되지

그러면 돼. 그러면... 우~~우우~~ "



그렇게 이 악물고 파이팅을 해 보지만

구직부터 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곧장 힘이 쭈욱 빠졌다.



“ 장의~ ”



성필이 애타게 외치는 소리에 무거운

눈꺼풀이 겨우 들렸다. 밤새 뒤척인

덕분이다. 길게 하품을 한 뒤 부랴부랴

대충 끼워 입고 나가니 신입생들까지

합쳐 많기도 하다.



“ 가시지요. ”


“ 어제 잠이라도 설친 모양일세. ”


“ 봄이지 않습니까. 만물이 굳은 땅을

나오는 데 힘을 쏟는 게 당연하지요. "


“ 그래서 밤새 기운을 쏟다보니 늦었다?

어쩌누 직접 써야 할 것을 꿈으로 다

날려버렸으니. "


‘ 아놔~ 이 자식의 회로는 왜 하나같이

육욕에만 직결 되냐. '



그렇게 생각을 하고 고쳐주려다 그냥

웃고 말았다. 암만 신입생들을 위해

새로운 강론주제를 고심했다 말하여도

곧이듣지 않을 인간이니.



“ 큭큭, 봄이라 그런 것이지. ”


“ 봄이랑 욕구불만이랑 뭔 상관인데. ”


“ 왜 상관이 없습니까 만물의 소생은

자손번창과도 이어지는 것인데 지금

한창 자라고 있을 태중의 녀석으로

성필 사형이 별을 보지 못하고 있으니

큭큭큭 "


“ 하아... 성필상유가 원체 그러하다

치고 제천이 너까지 이쪽과라니 내가

잘못 본거냐? "


“ 왜? 제천이나 나나 너도 역시 사내가

솔직하지 못한 건 아무 짝에 쓸모가

없어. "


“ 어이구 그러셔요? 하여간에 봄바람은

여자들한테나 부는 건 줄 알았는데 쯧쯧.

잠깐, 봄. 바. 람..? "



그렇게 녀석들의 농담에 짜증이

스물~스물 올라 올 때쯤 떠오르는 장면.



“ 이든이가 얼굴을 바짝 내게 가까이

대고 거기에 눈까지 감았단 말이지.

대체 뭘 하려고...? "


“ 뭐? ”


“ 아니, 그러니까 눈을 감은 채로 상대의

얼굴 가까이 들이대었다면 이건 뭘

뜻하는 것일까? "


“ 설마 소아낭자께서? ”


“ 아니~ 아니야. 소아는 그렇게 가벼운

아이가 아니야. 절~~대 "


“ 모르지. 마음은 낭자께서 먼저 열었다

하지 않았나? "



개구쟁이 표정을 지으며 웃는 제천의

말에 석환의 얼굴이 험악해진다.



“ 어이~ 제천 자네는 뒤통수에 눈을

하나 달아야겠네. "


“ 네? 아... 하하 농일세 농~~ ”



곧장 달려드는 석환의 손짓에 놀라 뛰는

제천의 모습을 두고 나는 고개만 흔들었다.



“ 이 자식들 친구가 도와달라고 물었는데

장난이나 치고 어휴~ "


“ 뭐~~ 뭘~~ 고민합니까아~~ 연모이야기에

일가견이 있는 분을 놔두고오~~ 아니 석환~

내 잘못하였어 그만하게~ "


“ 사랑이야기에 일가견이라... 아..아아~!! ”


“ 뭘 물어본다고? ”



여전히 쌓여진 업무에 시달리는 듯 오늘따라

유달리 짙고도 길게 자라 있는 다크써클을

보니 안쓰럽기 그지없지만



“ 제가 연정이라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터라 상대가 한 행동을 두고

궁금해서 말입니다. 홍학유라면 바로

답을 알려줄 듯 하여 이리 찾았지요. "


“ 내가? "


“ 아 왜 모른 척 하십니까~ 서책에

담아내는 문장으로만 보아도 전문가가

따로 없는데 말입니다. "


“ 그거야 뭐 늘 아리따운 내자가 곁에

있으니 자연스러울 수밖에. 흠흠~ "


‘ 뻥 치시네. ’


“ 그래서 말입니다. 상대가 눈을 감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 댄다하면 이는

무슨 뜻일까요? "


“ 큼큼... 장의... 모르는 척 하는 건가

정말... 진짜로 모르는 건가? "



짐작이야 하지만 형제라고 해도

믿을 만큼 가까운 이든이가 그럴 리

없다는 걸 알기에 더 이해할 수

없으니 궁금한 것이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



“ 모르겠으니 이리 여쭙는 거 아닙니까. ”


“ 하~ 이거 참.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난감하네. 자네 여지껏

정인과 어찌 보냈는가? "


“ 늘~ 이야기 하고 걷고 차 마시고 ”


“ 벗들과의 만남과 다른 점은 없었나? ”


“ 글쎄요 딱히... ”


“ 하... 자~ 이것부터 가져가게. ”



답답해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내게

내미는 서책 하나.



“ 뭡니까? ”


“ 애련(愛戀)의 기초본 ”


“ 이것을 왜에... ”


“ 답이 눈앞에 있는 데도 모른다고 하니

기초가 부족한 듯 해서 말이지. 자네의

물음에 바로 답을 해 줄 수도 있지만

스스로 깨치는 것이 마음에 더 화악

닿을 것이야. "



모쏠탈출한 지가 언젠데 새삼스럽게

기초라니 초딩도 연애 하는 마당에 무슨.



“ 에이~ 제 아무리 햇병아리어도 알 건

다 압니다. 그냥 여태까지 가만있다

갑자기 태도가 달라져 왜 그런지가

궁금했을 뿐인데요. "


“ 그러니까 더더욱 이것이 필요한 것이야.

자네는 몰라도 한~~~~ 참 모르는 듯 해.

아는 척 하지 말고 그냥 읽어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생각지 말고~ "



그렇게 연애백서를 내 손에 꼬옥 쥐어주고

정록청 밖으로 곧장 쫒아낸 뒤 문을

닫아버린다.



“ 쳇, 귀찮으니까 별 구실을 다 댄다.

내가 모르기는 뭘 모른다고 연애를 안 해

본 것도 아니고 내 나이가 몇 갠데. "



하지만 내가 보는 나와 3자가 보는

나는 엄연히 다르다. 어쩌면 나는

자만을 하고 있을 수도.



“ 에이~ 어차피 강론하려면 한참

멀었으니까 방에서 시간이나 떼우고

있지 뭐. "



그렇게 소매 안쪽으로 깊숙이 서책을

찔러 넣은 후 동재로 향했다.



“ 다온아. ”


“ 네 오라버니. ”


“ 다온아. ”


“ 네 오라버니. ”


“ 다온... ”


“ 아~ 아까부터 왜 자꾸 부르기만

하고 그러냐구요~!! "



결국 녀석이 소리를 빽 지르는 통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 그것이 말이다. 그러니까... ”


“ 할 말 없으시면 전 집으로 돌아갑니다. ”


“ 아니다 내 긴히 물을 것이 있어. ”



홍학유에게 책을 받고 난 뒤 난 따분한

시간을 쪼개는 것에 책읽기를 추가했는데

답이 있긴 하였으나 해석하기에 따라

답이 너무나도 많이



“ 많아서 말이야. ”


“ 무엇을 말입니까?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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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1화 드디어 술이 조금씩 익어간다. +2 23.04.02 37 1 12쪽
91 90화 10걸음 같은 한 걸음이 마음의 길이를 닮았다. 23.03.28 32 0 11쪽
90 89화 봄이 끝나면 알 수 있을까. +2 23.03.25 34 1 11쪽
» 88화 돌아갈 방법은 봄바람에 적혀있다는데... 23.03.22 32 1 11쪽
88 87화 정해진 걸음을 다독이다. +2 23.03.15 32 1 11쪽
87 86화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23.03.11 28 1 12쪽
86 85화 젊은 치기는 늙은 구렁이에겐 먹이에 불과할 뿐이었다. +2 23.03.07 30 0 12쪽
85 84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23.03.04 36 1 12쪽
84 83화 정상적인 간을 가진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23.02.28 26 1 12쪽
83 82화 나는 놈이 아니라 죽어라 뛰는 놈일 줄이야. 23.02.25 25 0 11쪽
82 81화 등잔 밑의 그늘이 제일 안전할 줄 알았다. 23.02.21 32 0 12쪽
81 80화 조선판 첩보작전_작전명 인질을 구하라. 23.02.18 29 0 12쪽
80 79화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듯 하다. 23.02.15 30 0 12쪽
79 78화 엉망으로 풀린 실타래 23.02.12 30 0 11쪽
78 77화 임시처방과 고민되는 뒷배 23.02.07 31 0 12쪽
77 76화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또 다시 할퀼 속셈인가. 23.02.05 35 0 11쪽
76 75화 무책임한 노인네와 실낱같은 희망 23.02.02 33 0 11쪽
75 74화 사실을 혼자만 지고 가려니 무거워 죽겠다. 23.01.29 33 0 12쪽
74 73화_호랑이굴에 머리 들이밀기. 23.01.24 31 0 11쪽
73 72화 그늘은 걷혔는데 여전히 해는 보이지 않는다. 23.01.15 37 0 11쪽
72 71화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절묘하다.(2023.01.28 수정)_작가의 말에서 확인 23.01.07 40 0 12쪽
71 70화_결코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 +2 23.01.02 50 1 11쪽
70 69화_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22.12.31 51 0 12쪽
69 68화 말해주지 않은 무언가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다. +2 22.12.14 50 0 12쪽
68 67화 다시 얽힌 오색토끼의 귀여운 집착 +2 22.12.04 49 2 11쪽
67 66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2.11.28 5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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