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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날라리도령 유정Kim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2.05.13 17:12
최근연재일 :
2023.04.11 21:00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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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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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1,621

작성
23.02.0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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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75화 무책임한 노인네와 실낱같은 희망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다온이의 등쌀에 못 이긴 난

오랜만에 정인을 만나러 진짜

찻집을 향했다. 따스한 봄날의

데이트 이후로 더블데이트가 아닌

둘만 만나는 것이라 걱정이 좀

들긴 했어도 속은 알짜배기

여자라 친구를 만난다 생각

하기로 편하게 마음먹고

걸음을 재촉했다.



“ 도련님. ”



반갑게 맞이하는 소아의 모습에

난 잡생각을 떨치며 유정 특유의

눈웃음으로 화답했다.



“ 다온에게 들었습니다. 그이가

다행히 방면되었다고. "


“ 좀 상하기는 하였으나 목숨줄은

길었는지 무탈하게 나왔습니다.

그보다 바쁘다며 낭자에게 소식

한통 제대로 전하지 못하였군요.

괜한 심려를 끼쳤습니다. "


“ 아닙니다. 사내가 하는 일에

어찌 여인네가 왈가왈부 할 수

있겠는지요. "


“ 그보다 그 날 난데없는 일에

휘말려 많이 놀랐을 텐데... "


“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라 좀

놀라기는 하였으나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안타까웠습니다. "



그날 밤 집에 도착한 나에게

무슨 일인지도 알려주지 않고

돌려보내어 걱정을 잔뜩 하고

있던 다온은 내 방까지 따라

들어와 따지듯이 물었고 화를

내었다. 얼마나 놀랬을지 아는

나로선 다독이고 다독이기를

수십 번을 하는 게 다였다.

그렇게 다온이는 진정될 수

있었지만 소아는 영문도 모른 채

석환에게서 제대로 된 연유도

듣지 못하고 끙끙 앓았을 걸

생각하니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 만나자마자 소아의 마음부터

헤아려야했는데 '


“ 다는 할 수 없어도 어느 정도

그대에게 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이리 걱정을 하게

했군요. "


“ 석환 오라버니께서도 걱정 말라

하시었습니다. 태평성대와 같은

하늘 아래라도 억울한 일을 겪는

이들은 생기게 마련이니 괜한

물음은 두었습니다. "


“ 제가 원망스럽진 않았습니까. ”


“ 어이 그러십니까. 저를 걱정하셔서

말하지 않은 것을요. 저는 되려

도련님이 걱정입니다. 얼굴이 많이

상하셨어요. "


“ 우리 좀 걸을까요. ”



찻집 안이 미지근해서인지 아까부터

자꾸만 답답해져 조금은 쌀쌀해도

바깥이 낫겠다 싶어 먼저 제안

한 뒤 곧장 일어섰다. 갑작스런

나의 행동에 의아함이 얼굴에

떠오르던 소아는 이내 옷가지를

챙겨 나를 따라왔다.



“ 제가 혹시 잘...못 ”



-----덥썩


-------?!



아직 따스한 기운이 남은 큰 손이

겨울 장옷 사이로 불쑥 들어왔다.

살짝 당황한 소아의 얼굴은 금세

붉게 물들어 좀 더 바싹 유정의

곁으로 다가갔다. 다른 이들에게

들킬까봐 조마조마하며 하지만

이미 표정에서 모든 걸 알아버린

난 굳었던 입매가 풀렸다.

때론 말보다 행동이 답일 때가

있다. 솔직한 다온과 달리

표현이 작은 소아에겐.



‘ 아니다. 석환이한테 듣기에는

유정이한테만 참한 것이라고 했지? '



그렇게 생각하니 다소곳한 소아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때

곁눈질 하던 소아의 눈에 딱

걸렸다.



“ 무슨 생각을 그리 하셔요? ”


“ 후후~ 그대가 내게 투정

부리는 걸 상상해 보았습니다. "



-----화끈



괜한 걸 물었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이는 모습이 귀엽다.



“ 소녀 부끄럽습니다. 너무 놀리지

마시어요. "


“ 그대가 날 조금은 원망했으면

합니다. "


“ ...?? ”


“ 그리고 속상하다 말도 해주면

좋겠습니다. ”


“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


“ 말해주지 않으면 티내지 않으면

모릅니다. 사내라는 것들이 원래

그렇습니다. 아둔하여 사모하는

여인 마음 하나 살피지 못하니 "


“ 진정 그러길 원하십니까? ”


“ 그 모습 역시 내가 은혜하는

소아 당신이니 "


“ 도련... ”



소아가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지직--



“ 유....


“ 정ㅇ..아 ..? ”



----지지직-----



눈앞의 소아의 얼굴 위로 낯익은

얼굴이 겹쳐보였다.



“ 이..이든??? ”



낮이다.

소아와 걷기까지 하고 있는

분명 깨어있는 낮인데 이게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이든이가

보인다. 처음엔 소아와 겹쳐

보이다 선명하게 보이는 이든이의

얼굴.



“ 이든아~!! ”


“ 유정아 너야? ~!~@#$%^ ”



분명 이든이의 목소리다. 그런데 뒤에

말이 들리지 않는다. 눈물이 앞을

가려 얼굴까지 뿌옇게 보이는 게

미치겠다.



“ 도련님?? ”



그러다 들리는 또렷한 소아의 목소리.

다시 조선이다.



“ 도련님~ ”



잠시였지만 말을 하지 않은 탓에

소아가 놀란 듯 했다. 난 소아를

안심시키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 듯

아까 했던 말을 기억하며 이어

갔다.



“ 보여주지 않으면 그 모습까지

은혜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제게도 기회를 주었으면 합니다.

좀 더 그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



그러자 고개를 조심스레 끄덕이며

이내 답을 하는 소아다.



“ 지금으로도 충분한 것을요. 허나

그것은 자신할 수 있습니다.

혹여 저를 생각지 않으시고 다치

시거나 하신다면 아마 무서운

호랑이를 보실 것입니다. "



무서우라고 호랑이 흉내를 내는 듯

하나 그 모습도 참 귀엽다.

그런 소아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유정의 특유 눈웃음을 잔뜩 보여주어

걱정스러웠던 마음을 다독여 준 뒤

아쉬움 가득한 소아를 예의바른

유정의 본모습으로 집까지 바래다

주고는 돌아서서 집을 향해 걸었다.

그렇게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난

돌아서 집으로 향하려는 데 혼자가

되고 나니 아까 겪었던 기이한 현상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갑작스레 고장난

티비마냥 지직거리는 듯 하더니

겹치다 못해 또렷해졌던 이든이의

모습도 모자라 잠깐이었지만 나를

부르는 듯 한 이든이의 목소리. 마치

저 쪽에서 나를 찾는 것 같았다.

어쩌면...



“ 나와 여기의 유정이 바뀌기라도

한 것일까. 그런데 영혼뿐이라

모습은 그대로일 텐데. "



그렇게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생각에 빠진 채 걷다가 누군가와

부딪혔다.



“ 아.. 죄.. ”


“ 아이고 송구합니다. 천 것이

눈이 나빠... "



아무래도 양반을 친 것에 놀란

노파의 목소리가 역력하여 안심

시키려 상대방을 보니



“ 아니.. ?! 할머니? ”



앞서 주막에서 보았던 젊은 주모는

그저 닮은 사람이려니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분명 차에 치일 뻔한

할머니다.



“ 할... ”


“ 아이구~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늙으면 죽어야 하는 데 무신 목숨줄이

이리도 질긴 지 이것도 죄송합니다요. "



할머니의 목청이 점점 올라가니 주변

시선들이 하나둘 모이며 무슨 일인지

궁금해 하는 게 느껴져 난 황급히

할머니 손을 잡고 자리를 피했다.



“ 아이고오. ”



너무 세게 잡아당겼나 싶어 살피려

내려다보니 싱긋이 웃는 할머니다.



“ 하아~ 할머니이~! ”


“ 나 아직 귀 안 멀었어. 그리 소리

치지 않아도 다 들린다고. "


“ 제가 누군지는 알아보시겠어요? ”


“ 그러엄. 나 구해준 아가씨 아니야. ”



기가 막힌다. 분명 눈앞에 있는 나는

남자인데 내 영혼을 똑바로 보는 듯한

할머니.



“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길~~~어도 너무

길어서 말이죠. 지금 이 상황 설마

할머니께서 만들거나 그러신 건

아니죠? "


“ 글쎄다. 술을 잘 빚어서 준 건

기억이 나는 데 말이지. "


“ 아니~ 그 술을 저한테만 준 게

아니라 여기 유정이한테도 주셨어요? "


“ 원래 인연은 세월도 거스른다했으니

뭐 어찌저찌 이어진 것 일 테지. "



대충 얼버무려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게

보인다. 얄미워진 난 급한 성격을 냅다

드러내며 원망했다.



“ 아니 그 무슨 무책임한 말씀이세요?

일을 만들었으면 해결할 생각을

하셔야지. "


“ 그게 그러니까... 아직 술이 덜

익어서 말이야. "


“ 네? 뭔 소리에요 그게? ”


“ 시간이 좀 걸린다는 말이지.

어차피 기다려야 하는 거

아가씨가 벌인 일부터 해결하고

있어봐. 그러다보면 알아서 맞춰

질 테니까. "


“ 아놔~! 할~ 머~ 니~!!! ”


“ 아이고~ 귀청 다 나가겄네.

일이 좀 꼬이긴 했어도 잘 풀려

갈 테니까 걱정 말게. 술이 익는

동안 아가씨도, 그 곳에 있는

도령도 서로에게 필요한 일을

하고 있으니. "


“ 네? ”


“ 앞뒤 꽉 막힌 건 도령 못지않게

아가씨도 똑같단 말이지. 쑥맥들이

스스로 할 수 없던 정리를 지금 잘들

하고 있거든. 아가씨도, 도령도 "



이 할머니가 내 인내심의 한계치를

보려고 하려는지 자꾸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빠져나가는 듯 해

어른이고 뭐고 열 받은 난 사자후를

내지르려는 데



“ 둘 다 어떻게 똑같이 절절한

상대방 마음을 몰라주는지 원. 쯧쯧

어쨌든 조만간 술이 익어지면 알아서

바꿔줄 테니. 좀만 참으라고. "



그렇게 알 수 없는 말을 연거푸

내며 화를 돋구다 마지막엔 마치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 놓아줄 듯 한

말로 나를 진정시키는 듯 하더니

금세 눈 앞에 사라져 버린다.



“ 어??? ”



그때는 술병에 잠시 눈을 뒀다

뗀 뒤라 뭐지? 하며 어리둥절

했지만 지금은 분명 마주했는데

두 눈 뜨고도 믿기지 않는 상황에

어이가 없다.



“ 기가 막히는 노릇이네. 귀신에

홀린 것도 아니고. "



그러다 어이없는 실소가 새어

나왔다.



“ 아니다. 홀린 지 오래지. ”



그렇게 잠시 성균관 내에서 심심할

월아가 떠올라 집으로 돌아가던

걸음을 돌려 월아의 영역 근처로

향했다.



“ 월아~ ”



최대한 인적이 드문 적당한 곳에서

조용히 불러보니 대답도 모습도 없다.

아무래도 조금 더 성균관 쪽으로

가야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 왜? 』


“ 그냥 ”


『 싱겁긴. 』


“ 실은 좀 전에 어이가 없는 일이

있어서 내가 귀신에 홀린 게

맞나 확인해 보려고. "



왜 불렀나 싶어 묻는 데 내 입에서

엉뚱한 소리가 나오니 한동안 나와

지내다보니 잠시 잊었던 것인지

새삼 자신이 산자가 아닌 걸

깨달은 듯 살짝



------찌릿




살짝 삐친 듯 하다.



“ 아... 너도 여자였지. ”


『 할 말 없으면 돌아가지. 』


“ 아니야. 사실 나를 이 곳으로

보냈을 사람을 만났어. "


『 거기다 나를 보게 한 이일 수도

있겠군. 』


“ 글쎄, 그것까지는 생각 못했네.

하기야 이 곳으로 보낼 정도라면

너와 마주할 수 있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 하... 그것보다

내가 여기서 뻘짓하고 있을 때

여기 있던 유정인 내가 왔던

곳에서 뻘짓을 하고 있다 생각

하니 미칠 노릇이다. "


『 뭔짓? 』


“ 삽질.. 아니 내 몸에 들어간

남자애가 내 흉내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 돌겠네. "


『 아... 큭큭 너만큼이나 황당해

하고 있겠군. 』


“ 술이 익어야 바꿔준다는 알아

듣지도 못하는 말만 하고는 뽕~

하고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순식간에 사라졌어. "


『 그것이 언제일지는 모르나

해결할 방법은 있다는 소리니

괜히 끙끙 앓지 말고 그보다

네겐 해결해야 할 것이 있지

않아? 』


“ 지금으로선 파고들지 말고 현감이

명부를 찾길 바래야지. 이왕이면

그것에 대한 걸 초이가 모르고

지나간다면 더더욱 좋고.

복잡한 건 딱 질색이야. "


『 흐음... 글쎄다.

네가 원하는 대로 된다면야

좋겠지만 조만간 빼앗겼던 물건이

세상에 드러날 듯 한 데... 』


“ 뭐?? ”



명부가 드러날 것이라는 듯한

말을 하는 월아가 끝을 흐리며

내 눈치를 보는 데 찜찜하다.



“ 도대체 무슨 말인지 자세히 말해.

답답하게 끌지 말고~~! "


나의 호통에 마지못한 듯 길게 한숨을

내쉰 뒤 말을 잇는 데 말을 듣자마자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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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1화 드디어 술이 조금씩 익어간다. +2 23.04.02 37 1 12쪽
91 90화 10걸음 같은 한 걸음이 마음의 길이를 닮았다. 23.03.28 32 0 11쪽
90 89화 봄이 끝나면 알 수 있을까. +2 23.03.25 34 1 11쪽
89 88화 돌아갈 방법은 봄바람에 적혀있다는데... 23.03.22 31 1 11쪽
88 87화 정해진 걸음을 다독이다. +2 23.03.15 32 1 11쪽
87 86화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23.03.11 28 1 12쪽
86 85화 젊은 치기는 늙은 구렁이에겐 먹이에 불과할 뿐이었다. +2 23.03.07 30 0 12쪽
85 84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23.03.04 36 1 12쪽
84 83화 정상적인 간을 가진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23.02.28 26 1 12쪽
83 82화 나는 놈이 아니라 죽어라 뛰는 놈일 줄이야. 23.02.25 25 0 11쪽
82 81화 등잔 밑의 그늘이 제일 안전할 줄 알았다. 23.02.21 32 0 12쪽
81 80화 조선판 첩보작전_작전명 인질을 구하라. 23.02.18 29 0 12쪽
80 79화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듯 하다. 23.02.15 30 0 12쪽
79 78화 엉망으로 풀린 실타래 23.02.12 30 0 11쪽
78 77화 임시처방과 고민되는 뒷배 23.02.07 31 0 12쪽
77 76화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또 다시 할퀼 속셈인가. 23.02.05 35 0 11쪽
» 75화 무책임한 노인네와 실낱같은 희망 23.02.02 33 0 11쪽
75 74화 사실을 혼자만 지고 가려니 무거워 죽겠다. 23.01.29 33 0 12쪽
74 73화_호랑이굴에 머리 들이밀기. 23.01.24 30 0 11쪽
73 72화 그늘은 걷혔는데 여전히 해는 보이지 않는다. 23.01.15 37 0 11쪽
72 71화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절묘하다.(2023.01.28 수정)_작가의 말에서 확인 23.01.07 40 0 12쪽
71 70화_결코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 +2 23.01.02 50 1 11쪽
70 69화_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22.12.31 51 0 12쪽
69 68화 말해주지 않은 무언가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다. +2 22.12.14 50 0 12쪽
68 67화 다시 얽힌 오색토끼의 귀여운 집착 +2 22.12.04 49 2 11쪽
67 66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2.11.28 5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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