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화 조선판 첩보작전_작전명 인질을 구하라.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찾았다. 』
“ 예쓰~!! ”
“ 장의~ ”
내 예상이 맞아 기뻐하는 데 나를
말리는 제천이다.
“ 좀 조심하십시오. 양반이 체통도
없이 이리 방정맞아서야 쯧쯧. "
“ 큭큭, 나도 겨우 참고 있었는데
그래. 찾았다고? "
『 의외더군. 유정의 말대로 또 다시
그 곳을 이용할 줄은 』
그렇게 하여 월아가 말한 곳을 대충
종이에 그려 숨긴 뒤 혹시 그 사이
초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 줄 모르니
살펴 달라 월아에게 부탁한 후 우린
곧장 서림으로 향했다.
“ 찾았다고? ”
나름 조심스럽게 조사를 하던 차라
고심했던 신성군은 제천, 석환과 달리
의아한 눈치다.
“ 그냥 찔러본 것인데 제대로 걸려
든 것이지요. "
“ 장의 말대로 그럴 듯 하긴 하나
다른 곳에 둘 수도 있을 터인데.
굳이 그 곳에 둔다는 게 의외군. "
“ 뭐 그것이야 뻔한 것이지요.
어찌되었든 그 곳에 있다는 걸
알았으니 이제부턴 초이를 어떻게
그 곳에서 빼낼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
“ 경계도 삼엄하고 한 번 털린
전적이 있어 더 조심할 것이라
우리 쪽에서도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야 해. "
제일 정직한 방법은 경찰서에 아니
관아를 통하는 것인데 한국이나
지금 조선이나 제대로 된 증거와
증인이 있지 않는 한 사가를 조사
할 방법이 없거나 어렵다.
하지만 시간을 끌게 되면 초이가
위험해 질 수 있다.
신성군이 직접 나선다는 것도 무리다.
명분이 없다. 물론 원체 한량으로
주색잡기에 일가견이 있다는 헛소문이
파다하긴 하지만 그것에 돈을
쓴다는 소문까지 더해지면 중종이
아들을 포기할 수도 있다. 이 또한
그들에게 좋은 일이니
“ 그러니까... ”
“ 저기 석환, 나를 믿지? ”
계획을 세우려는 데 자기를 믿냐는
뜬금없는 나의 말에
“ 무슨 소리인가? ”
“ 실은... ”
초이와 오라버니라는 자를 구한
그 날 옹주가 내게 한 말과 함께
건네었던 가락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펄쩍 뛰는 석환이다.
“ 아니~!! 그걸 이제 말하면 어찌
하나? 아니 그보다~~ 그걸 왜
받아~!! "
“ 알지 않아. 그 때는 어쩔 수
없었어. 목이 당장 날아갈
마당에 목숨을 빚졌는걸. "
“ 아니 그래도. ”
마음이 담긴 물건은 함부로 받는 게
아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덥썩 받아
온 내가 원망스러운 녀석의 눈빛에
난 그저 깨갱거릴 수밖에.
“ 하... 하지만... 이 것이 내겐 좋은
뒷배가 될 수도... "
“ 아니~ 족쇄가 될 게 뻔해~! ”
“ 자자, 흥분하지 말고 내 말부터
들어봐. 홍루의 주인이 보기보다
구린 것이 윗분들 후처리를 도맡아
하는 듯 해. 오죽하면 옹주께서
그런 말을 할까. "
“ 쯧쯧, 아직 어린 아이인 것을. ”
배다른 동생이긴 하나 경빈의 모정이
삐뚤하게 작용한 듯 보여 안쓰러운지
신성군은 이내 혀를 찼다. 이런 석환과
신성군의 반응과 달리 제천은 나를
보며 손을 내밀었다.
“ 그 가락지 제게 주십시오. ”
“ 무슨 말인가? 아~ 아니야 내가
직접 찾아갈 것인데. "
“ 무슨 연유로 초이를 구해 달라
할 것입니까? ”
그러고 보니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단순히 옹주의 물건을
내어 보이면 도와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다.
“ 아무리 그것이 옹주마마의 물건이라고는
하나 그것 하나로 장의를 믿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말입니다. "
“ 자네가 가면 뭐가 달라지나? ”
“ 제게 생각이 있으니 믿고 한 번
맡겨보시지요. "
“ 그래. 자네와 내가 나서는 건
너무 눈에 띄기 쉬우니 제천을 한 번
믿어보지. 제학이나 대사헌보단 차라리
좌찬성이 나을 수도 있으니. "
신성군의 말이 맞을 지도.
석환이나 나의 아버지보다 앙숙들이
잠시 손을 잡은 상태라면 좌찬성
영감이 오히려 믿음직 할 것이다.
“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도록 해. ”
“ 홍루를 어디 한두 번 다녀왔습니까. ”
“ 그래도... ”
괜히 제천이까지 애 먹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들지만 능청스러운 건 우리들 중
탑이니 믿어보는 수밖에.
“ 행수어른~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
* 홍루의 주인을 만나러 가기 전.
“ 어머니를요? ”
홍루의 주인을 만나고 싶다는 제천의
말에 연향은 잠시 의아함에 머뭇거리다
“ 초이 일로 상의 하려 하신다면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
“ 내 부탁할 일이 있어 따로 얘기를
하고자 함이니 걱정을 말게.
자기 사람 일이야 어련히 알아서
할까. "
“ 그렇다면야. 문제될 것이 있겠냐만은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원체 까다로우신
분이라. "
“ 좌찬성대감이 아끼는 막내아들이
보자고 한다면 새삼 달라질 수
있으니 말이라도 넣어주게. "
솔직히 제천은 별 기대 하지 않았다.
연향에게 말을 넣긴 했으나 궁중연에
예기를 넣을 정도라면 콧대가 하늘을
찌르고도 남을 것이니까. 그런데
의외로 흔쾌히 허락을 하며 날을 정해
연통이 왔다.
“ 저를 찾으셨다 들었습니다. ”
“ 내 자네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
말이지. "
“ 미천한 제게 무엇을 부탁하실
참인지 궁금해지는 군요. "
“ 별 건 아니고 사람을 찾으려는데
잽싼 이들이 몇 필요해서 말이지. "
“ 그들을 무에 쓰시려고? ”
제천은 말을 잇기 전 옹주의 가락지를
행수의 눈앞에 두었다. 반응을 보니
누구의 물건인지를 금방 알아보는 눈치다.
“ 아... 그 분께서 보내신 것이옵니까? ”
“ 그렇네. ”
“ 흠... 그렇다면 저를 통하지 않고도
사람을 얼마든 부리실 수 있는 분께서
굳이 제게 부탁이라니. "
“ 쯧쯧, 그럼 무엇 하러 내가 자네를
이리 귀찮게 하겠나. 조용히 처리하고
싶으신 것이니 자네가 좀 나서주게. "
“ 연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
“ 연적(戀敵)이라는 것만 알면 될 것이야. ”
“ 풉...푸하하하~ ”
갑작스레 웃는 행수의 태도에 제천은
그저 가만히 기다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반응은 애초에 예상했던 터라
그래도 옹주의 일인데 이리 방자하게
웃어넘기다니 기분은 썩 좋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니.
“ 하..하.. 송구하옵니다. 연적이라는
단어가 그 분 입에서 나왔다는 말에
후후후. 헌데 그 분께서 찾는 이가
혹여 신분이... "
“ 천하디 천한 것이 분수도 모르고
높은 곳을 탐내는 것에 친히 가르침을
주고자 하심이야. 그러니 자네는 그자를
빼내오는 즉시 내게 넘기면 되네. "
“ 가르침이라... 알겠습니다. 그리 분부
받잡도록 합지요. "
그렇게 행수와 대화를 끝낸 제천은
서림으로 향했다. 혹시 행수가 자신을
의심하고 뒤를 쫓을 것을 염려 하여
도착한 뒤 한참 후 모두에게 연통을
보냈다.
“ 무슨 여기가 서림인지 유생나리들
놀이터인지 모르겠습니다요. "
오늘따라 파리만 날리는 것이라
장가가 은근 툴툴거리기에 난 곧장
은자 하나를 쥐어주며 달랬다.
“ 내가 자네 아니면 누굴 믿겠나.
신경 쓰지 못한 거 너무 서운타 생각
말게. 내 자네 은공 모르는 것도
아니고. "
“ 커흠흠.. 알면 되었습니다요. 어서
들어가 보십시오 벌써들 와 기다리고
있으니. "
돈 싫어하는 인간 없다고 은자를
보자마자 입이 달달해진다.
“ 어찌 행수가 뭐라던가? ”
제천을 보자마자 난 닦달하듯 물었다.
“ 하여간에 성격하고는 어찌 이리
급하십니까. 먹지 않아도 체할 수
있는 양반은 장의뿐일 겁니다. "
“ 아, 한 두 번 겪나. 나나
신성군께서도 애타하니 빨리 말을
해보게. "
“ 그러겠다 하여 날짜를 맞추었습니다. ”
“ 의심하거나 그러진 않고? ”
“ 가락지를 보자마자 단박에 알아
보고는 피곤한 기색만 잠시 보일 뿐
곧 그리 하겠다고 하더군요. "
고작 가락지 하나로 누구인지를
알아 본다라 그리고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 너무 일이 쉽게 진행되는데. ”
“ 저도 처음엔 이상하여 어찌
물건을 보고 단박에 알아보냐며
신기해하자 자신이 고른 물건을
어찌 모르겠냐며 옹주마마의 탄신을
축하드리기 위해 박수림대감이 직접
부탁을 하였다했습니다. "
‘ 그렇구만. 특별한정판 같은 걸
구해 달라 했을 테니. 바로 알아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네. '
“ 그래도 무조건 믿기는 그렇군. 혹시
모르니 내 호위를 행수의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도록 해 두겠네. "
아무래도 일이 생각보다 쉽게 풀릴 듯
하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성군의
말을 들은 난 보험하나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그러기로 했다.
* D-DAY
“ 모두들 아시겠지요? ”
“ 제천, 그러지 말고 지금이라도
옹주의 사람이라 하고 내가 들어
가는 것이... "
“ 그들에게 많은 사람들을 보이는 건
좋지 않아. 그리고 호위도 함께라
걱정하지 말고 그 곳에서 대기하고
있게. "
사람 하나 상대하지 못할 비실비실
몸이라 걱정만 들게 하는 친구라
석환은 걱정이다. 하지만 제천의
말대로 우리가 모두 노출된다면 오히려
화를 부르는 꼴이니 나는 석환을 끌어
신성군과 함께 대기장소로 향했다.
“ 침입자다~!!!! ”
얼마 안가 현감 집으로 잠입한
그들이 발각되어 아수라장이 되었다.
허나 이미 동선을 파악한 그들이라
미꾸라지마냥 도망다니며 초이가
붙잡혀 있다던 곳에 도착했다.
----철컥철컥
-----태앵~~
누군가 문고리를 세게 잡아당기는 듯
하다 안되겠는지 내리치는 기세가
살풋 잠이 들었던 초이의 귓전을
때리니 이에 후다닥 몸을 일으켰다.
-----벌컥
“ ...!? ”
재갈이 물린 채라 제대로 소리도
내지 못하고 낯선 이들의 방문에
놀란 초이는 이내 구석으로 몸을 밀어
넣는 데 우두머리인 듯 한자가
덩치 큰 이에게 손짓을 하니
이내 초이를 덥썩 어깨에 둘러맸다.
“ 읍읍~!!! ”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초이는
내려달라 버둥거리는 데 곧이어
둔탁한 음과 함께 조용해졌다.
“ 여기 이 자가 맞는지 확인해
보시오. "
현감의 하인들을 피해 제천이 있는
곳까지 온 그들은 기절한 초이를
내려놓았다.
“ 흐음... 그 분께 대들던 그 고약한
년이 맞군. 수고하였네 이것으로 어디
가서 술이나 한잔 하게나. "
제천은 그들에게 현감에게 얻은 은자를
몇 개 쥐어주니 기분 좋은 듯 이내
사라졌고 호위와 단 둘이 남은 제천은
그들이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 초이를 데리고 접선 장소로
향했다.
“ 어~! 저기 옵니다. ”
시간이 오래 걸려 혹시나 일이 잘못
되었나 걱정하던 차에 멀리서 뛰어
오는 제천이 보이고 그 뒤를 초이를
들쳐 맨 호위가 보였다.
“ 아~ 심장이야. 하도 오래 걸려
뭔일 났는 줄 알았네. "
“ 쯧쯧, 새가슴도 이런 새가슴이
없다니까. 능구렁이 같은 제천이
일을 그리 어설프게 했을라고. "
“ 헉헉... 그렇지.. 장의 걱정도
너무하면 병입니다. 후우~ 이제
출발하지요. "
난 기절한 초이를 잠시 살핀 뒤
대기하고 있던 말에 올랐다.
홍루의 행수가 어떤 자임을 알았으니
홍루도 안전하진 못하다 그렇다고
누구의 집에 데려갈 수도 없다.
결국 논의한 대로 연향이 알려
주었던 그 절로 가는 수밖에 없어
나머지 인원들이 말에 오르는 걸
확인하자마자 빠르게 말머리를
산으로 돌렸다.
“ 아니, 시주님들은? ”
사람의 발길이 잦은 절이 아닌지
그 날 보았던 동자승이 우리를 바로
알아보았다. 이에 우리는 내리자마자
뒤를 살핀 후
“ 자초지종은 들어가서 얘기해드릴 테니
우선 저희를 받아주시지요. "
그렇게 대답도 듣기 전에 문을 밀고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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