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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날라리도령 유정Kim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2.05.13 17:12
최근연재일 :
2023.04.11 21:00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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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
추천수 :
169
글자수 :
50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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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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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90화 10걸음 같은 한 걸음이 마음의 길이를 닮았다.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 홍학유~~!! ”


“ 으힉~ ”



-----와르르



인기척도 없던 공간에 갑작스런 소음은

서책을 정리하던 홍학유를 냅다 바닥에

던졌고 이에 나는 곧장 달려갔다.



“ 아고고...자네~ 암만 내가 편해도

그러하지 이리 막무가내로 찾아야 쓰나~ "


“ 급합니다. ”


“ 급하면 뒷간으로 갈 것이지 여기로

오면 어쩌누. "


“ 아~ 진짜 말장난을 할 때가 아니고

외출패 좀 주세요~ "



마음이 급해진 난 내가 지금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구분하지 않고 떼를 썼다.



“ 아니 정인이 꽃바람이라도 났다던가? ”



안 그래도 마음이 급한데 장난질하는

홍학유가 짜증나



“ 아~ 진짜~ 다른 사내랑 정분이

났다하여 확인 하러 가야합니다

됐습니까~! "


“ 아니, 왜 내게 화를 내고 그래에~

자자, 기운은 여기서 빼지 말고 거기

가서 쓰도록 하고. "



승질머리를 있는 대로 내니

더 재미 지는지 히죽거리며 외출증을

건네기에 길쭉한 여우눈을 하며 홱

낚아챈 뒤 곧장 성균관 뒷문을 향했다.



“ 분명 그 주모가 맞아. 그 때는 너무

젊어서 조상이니 어쩌니 하며 넘어갔지만

확실해~ "



석환이와 처음 만났던 그 날 할머니와

너무나도 닮아있던 주모를 기억한 나는

곧장 그 길로 냅다 뛰었다.



“ 허억~허억~ ”



주막이 언제까지 하는지 모르고 거리가

있어 성균관으로 돌아갈 시간까지 계산

해야 되니 내겐 시간이 많지 않아 냅다

소리부터 질렀다.



“ 주모~!!! ”



저녁장사를 하지 않은 것인지 마친 지

오래 되었는지 인기척이 없다. 이에 난



“ 이 못된 할망구야~!! ”



신경질적으로 소리쳐 부르니



“ 아니~ 뜨신밥 먹고 왠 헛소리야~! ”



그제서야 못 이기는 척 비척거리며

나오는 주모, 아니 할머니다.



“ 내 이럴 줄 알았어. ”


“ 크흠흠, 여기는 왜에~ ”



할머니는 찔리는 지 눈도 마주치지

않고 귀찮다는 듯 우물 거렸다.



“ 술 다 익으면 돌아갈 수 있는 거 맞아요? ”


“ 내 말했잖아. 두 사람이 알아야지만

된다고. "


“ 아니~ 일 년이면 익고도 남겠는데

무슨 헛소리에요~ "


“ 술이 암만 맛 좋게 익어도 거기에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그냥 술 인거지. "


“ 알아듣게 말씀해주세요. ”


“ 아가씨나 그 도령이나 정말 모르고

이러는 것이야? "


“ 뭘 모른다는 거에요. ”


“ 쯧쯧쯧, 주는 거에 서툴다고 받는 걸

당연하게 여기면 못 써. 사람 마음은

당연한 게 없으니. "


“ 아~ 모르겠고. 저 돌아갈 수는

있는 거죠? "


“ 꽃향기에 취한 게 아니란 걸 알게

될 때쯤? "



아까부터 동문서답도 아니고 자꾸만

알아 듣지 못하는 소리만 나열하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 아~ 할머니이~~~ ”


“ 직접 부딪혀봐야 알려나. 에효

어쨌든 지금 들이킨다고 해도 다음날은

같을 것이니까 애먼 데서 숭늉 찾지 말고

잘 생각해 봐요. 그럼 난 이만~ "


“ 할머니~ ”



그렇게 자기 할 말만 하고 돌아서는

할머니를 애타게 부르려는 찰나



-------뎅~



애꿎게도 발길을 재촉하는 인경소리가

울렸다.



“ 아 진짜... ”



이렇다 할 단서도, 답도 얻지 못한 채

언제 또 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지

결국 난 할머니를 여기서 다시 볼 수

있을지조차 기약 받지 못하고 성균관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 입버릇처럼 늘 달고 사니 알 수가

있나 쯧쯧. "



------끼익



“ 이번에는 또 무슨 장난을 치신 겁니까? ”



안에서 작아지는 발소리를 확인한

주모가 그제야 문을 열어 할머니를

향해 퉁을 주니



“ 장난이라니. 그냥 안타까워서 ”


“ 어이쿠 퍽이나요. 제발 좀 순리대로

가게 둡시다. 인간사는 인간들이 알아서

잘 돌리고 있는데 굳이 신이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 좋지 않아요~ "


“ 아기들 궁둥이 두들기는 거나 망자를

거두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개입이지 않니. 나는 그저 쪼금 더~ "


“ 언니의 유희지. 무슨~ 적당히 좀 해요.

나중에 언니 없을 때 나를 얼마나

들들 볶을지 이젠 그만 좀 합시다~! "



------탁



매정하게 닫히는 문소리에 잠시 움찔하던

할머니는



“ 인정머리 없는 것. 못 본 척 할래도

저리 애달픈 걸 어찌 그리 지나가. "



주모에게 들릴락 말락 중얼거리다

부엌으로 들어갔다.



“ 찜찜해, 찜찜해 아~~~~!! ”


“ 지리기라도 하였나? ”



할머니를 만나고 온 뒤로 더 머리가

복잡해 이리저리 정신 사납게 움직이니

성필의 목소리가 들린다.



“ 아... 죄송합니다. 생각할 것이 있어 ”


“ 늘 물결 한 번 없던 장의께서 이리

소란스러운 건 처음이라 의아할 뿐이지

죄송할 것까지야 그보다 뭐가 그리

고민인 겐가? "


“ 그냥 뭐... ”


“ 왜? 정인이 만나주지 않는가? ”



거기나 여기나 온통 꽃 타령이다.



“ 사내의 고민이 어찌 살랑거리는 꽃만

있을까요. 나라의 안위도 그렇고 집안 뭐.. "


“ 큭큭, 앞선 역모 건은 이제 사그라든지

오래고, 집안문제는 남이 나서기는 모양새가

여인과의 고민이라면 뭐 언제든 물어보게나. "


“ 하..하.. 그러지요. ”



절대 사절이다. 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

뜰 네 녀석에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렇게 뽀얗게 오르는 꽃들이 점점 성균관을

에워싸는 봄으로 나른해지던 오후



“ 놀러갑시다~ ”



제천이 왠일로 떼를 쓴다.



“ 오늘 스승님의 말씀이 조금 힘들긴 했지.

어디 장의께서 강론을 핑계 삼아 비천당

뒤뜰에라도 자리를 펼치는 건 어떻습니까? "



시커먼 사내들도 꽃구경은 지나기 어려우니

그렇게라도 하자고 석환까지 우아하게

졸라댔다.



“ 그럼 오늘의 강론 주제는

연심(聯心)으로 할까? "


“ 좋지~ 하품을 해대며 건성으로 듣던

상유들과 사제들의 눈을 제대로 튀울

좋은 계책일세. "


“ 부럽습니다 고민이라도 할 수 있어서. ”


“ 제천이, 인연은 말 일세. 누가 이어

주기보다 우연히 건지는 게 더 아득

하다네. 혹시 아나 어디 눈 먼 새가

그대 앞으로 날아들지. "


“ 에에? 내가 노니는 게 아니고? ”


“ 자네는 암만 보아도 심지가 곧아서

팔랑거리는 나비보단 뿌리 깊은 나무에

더 어울리지. "



하기야 모쏠 제천이라면 앞에 갖다줘도

모를 것이다.



“ 아니 내가 어딜 봐서? 나도 말이지~ ”


“ 자자~ 강론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갑론을박이야? 제천은 동기들에게

시각과 장소를 알려주고 이따 보도록 하자고. "



그렇게 예고를 하니 석반시간부터 녀석들이

들떠있다. 이에 서재녀석들도 궁금해져

물어오다 부러운 듯한 시선과 귀한시간을

헛 쓴다고 잔소리 하는 말이 동시에 눈과

귀를 공략하기에



“ 신도 아는 바람을 어찌 우매하게

둘 수 있는가, 특히 왜 혼자인지를

모르는 이들을 위한 특별 강론이 될 테니

서재, 동재 할 거 없이 오도록 하게~

언제든 환영이니. "



녀석들에게 대서느니 얄밉게 약을

올리는 게 낫다 싶어 던지고 비천당에

가니



“ 생각보다 많은데? ”


“ 그러게 말입니다. 홍학유께서 이것을

보고 돌아서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



의외로

서재녀석들이 중간중간 껴있다. 들뜬

눈을 보니 눈치 없는 척 온 듯한데



“ 가벼울 거라더니. ”



오자마자 홍학유가 가늘게 흘기기에



“ 홍학유의 강론이 듣기가 그리 쉬운가요.

말하지 않아도 눈치 빠른 이들이라 이리도

모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모두들 주목하시게~ "



혹시 내뺄 것을 두고 재빨리 학우들에게

소개하니 헛기침을 두어 번 한 홍학유가

문답형식으로 강론을 시작했다.

처음엔 스승님도 아니고 말단 관원의 말이

뭐에 도움이 될까 하더니만 곧 그의

경험에 빨려 들어간다.



“ 확실히 작가는 경험 없이 글을 쓸 수

없지. "


“ 앞선 이의 경험이야말로 우리에겐 뼈와

살이 되니 귀할 수밖에 암만 글로 익혀도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것이

세상 일이니. "


“ 그래, 너나 제천이나 우리들은 직접

아주그냥 뼈저리게 느끼고 취했으니

절대 잊지 못할 거야. "


“ 후회는 말일세. 다음 이에게 일침을

가할 수 있는 하나의 밑천이야.

절대 잊을 수 없는 교훈이거든. "


“ 이거~이거~ 중요한 시점에 장의가

이리 다른 소리로 귀를 막아서야 쓰나.

자 그럼 모두들 장의의 답을 듣고

생각을 해 보도록 하지. 장의~ "


“ 네 홍학유. ”


“ 자네는 연정(戀情)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 그야 말 그대로 님을 사모하고 그리워

하는 마음이지 않습니까. "


“ 에잉~ 내 뻔한 답을 들으려고 이 많은

상유들과 사제들 앞에서 그리 물었겠는가? "


“ 큭큭, 홍학유 질문이 잘못되었지 않습니까.

장의께서 님을 그리워하기에는 너무 가까이

있어 그닥 마음에 닿질 않는 질문입니다. "


짓궂은 표정으로 웃으며 성필이가 대신

답을 하는데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성필이의 답이 분명 맞는데



‘ 왜 기분이 울적해지는 거지. ’


“ 자네의 말을 들어보니 그도 그럴 것 같군.

그럼 질문을 다르게 해보겠네. 만약 항상

곁에 있을 것 같던 님이 하룻밤사이에

사라진다면 어떨 것 같은가? "



대답을 하려는 그 순간



- 여태 어디 있었던 거야? -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려는 듯 공간이

분리되는 그때 이든이의 마지막 말

그리고 녀석의 흐려지던 눈이 떠올랐다.



------!?




‘ 아니었어. ’



공간이 일그러지며 생겼던 현상도

이든이가 나를 애타게 부르며 흐린 것도

아닌 내 눈이 본 광경이다.



-----또르륵



“ 장의? ”


“ 어? 아... 그러니까. ”


“ 이런~ 생각만으로도 아찔하였나보군.

이리 얼굴이 질릴 정도라니 자 굳이

장의 답을 듣지 않고도 알겠군.

연정이라는 건 그런 것이야. 잠시

눈만 가리고도 이리 아픈 것이니.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으로 일어버린

한 순간을 믿지 말고 돌아서서 보이지

않을 때 무언가 느껴진다면 절대

놓치지들 말게나. 그것이야말로

진짜니까. "


“ 캬아~ 역시 우리 홍학유께서 이리

명쾌한 답을 해주실 줄 알았습니다. "


“ 쯧쯧, 마음에는 답이란 없는 것이네.

이는 나의 소견일 뿐 자네들에게도 각기

답은 있는데 알지 못하여 하나의 예로

일깨워 줄 뿐이고. 이제 가도 되겠는가? "


“ 네. 헌데 내일부터 홍학유를 찾는 이가

좀 많아지겠습니다. "


“ 에잉~ 석환상유 상상하기도 싫으니

그런 말은 하지 말고. 자네들이 알아서

좀 해결해주게. "



연애상담이 연이을 거란 장난스런 석환의

말에 혀를 내두르며 곧장 자리를 뜨는

홍학유에게 나는 고맙단 말도 못하고

여전히 멍하게 자리를 지켰다.



“ 장의... 괜찮습니까? ”



내가 멍청하게 서 있으니 제천이 걱정이

되는 듯 물었다.



“ 아... 괜찮아. 소아낭자에게 그동안

소홀한 것이 생각나 마음이 그러했어. "


“ 쯧쯧, 반성하십시오. 전 있으면 엄청

잘해줄 것인데 쩝. 어디서 내 님을

찾을지... "



그렇게 동재로 앞서가며 중얼대는 녀석의

말이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석환이에게

화를 내는 듯 하는 것 같기도 한데.



-----타악



방문을 닫으니 달빛 외엔 어스름 하여

불을 켜려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 보고 싶어. 보고 시..ㅍ... ”



잠깐 멈추었던 아까의 마음이 갑자기

쏟아지는 듯 눈물이 흘렀다.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이부자리도 살필 생각 없이 나는

밤새 이유도 모른 체 울고 또 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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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2화 급한 성격이 결국 사고를 쳤다. 23.04.05 32 1 12쪽
92 91화 드디어 술이 조금씩 익어간다. +2 23.04.02 37 1 12쪽
» 90화 10걸음 같은 한 걸음이 마음의 길이를 닮았다. 23.03.28 32 0 11쪽
90 89화 봄이 끝나면 알 수 있을까. +2 23.03.25 34 1 11쪽
89 88화 돌아갈 방법은 봄바람에 적혀있다는데... 23.03.22 31 1 11쪽
88 87화 정해진 걸음을 다독이다. +2 23.03.15 32 1 11쪽
87 86화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23.03.11 28 1 12쪽
86 85화 젊은 치기는 늙은 구렁이에겐 먹이에 불과할 뿐이었다. +2 23.03.07 30 0 12쪽
85 84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23.03.04 36 1 12쪽
84 83화 정상적인 간을 가진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23.02.28 26 1 12쪽
83 82화 나는 놈이 아니라 죽어라 뛰는 놈일 줄이야. 23.02.25 25 0 11쪽
82 81화 등잔 밑의 그늘이 제일 안전할 줄 알았다. 23.02.21 32 0 12쪽
81 80화 조선판 첩보작전_작전명 인질을 구하라. 23.02.18 29 0 12쪽
80 79화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듯 하다. 23.02.15 30 0 12쪽
79 78화 엉망으로 풀린 실타래 23.02.12 30 0 11쪽
78 77화 임시처방과 고민되는 뒷배 23.02.07 31 0 12쪽
77 76화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또 다시 할퀼 속셈인가. 23.02.05 35 0 11쪽
76 75화 무책임한 노인네와 실낱같은 희망 23.02.02 32 0 11쪽
75 74화 사실을 혼자만 지고 가려니 무거워 죽겠다. 23.01.29 33 0 12쪽
74 73화_호랑이굴에 머리 들이밀기. 23.01.24 30 0 11쪽
73 72화 그늘은 걷혔는데 여전히 해는 보이지 않는다. 23.01.15 37 0 11쪽
72 71화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절묘하다.(2023.01.28 수정)_작가의 말에서 확인 23.01.07 40 0 12쪽
71 70화_결코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 +2 23.01.02 50 1 11쪽
70 69화_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22.12.31 51 0 12쪽
69 68화 말해주지 않은 무언가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다. +2 22.12.14 50 0 12쪽
68 67화 다시 얽힌 오색토끼의 귀여운 집착 +2 22.12.04 49 2 11쪽
67 66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2.11.28 5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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