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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날라리도령 유정Kim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2.05.13 17:12
최근연재일 :
2023.04.11 21:00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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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9
추천수 :
169
글자수 :
50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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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2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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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78화 엉망으로 풀린 실타래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 옹주께서 어지간하네. ”



술잔을 기울이기 전에 서신을 펼치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석환은

삐쭉거렸고 제천은 내용이 궁금하여

석환을 달래면서 기다렸다.



“ 첫 정이 무섭긴 하나, 그래서

더욱 더 이뤄지기 어렵다고들 하지.

아직 어려서 그런 걸 괜한 심통은

접어둬. "


“ 장의가 이리 다부진 데 무엇이

그리 걱정인가. 옹주마마께서도

물러나실 것이야. "


“ 서림 장가도 혀를 내두르는 판에

잘도~ "


“ 그보다 장의 옹주께서 서신에 뭐라

쓰셨습니까? "



눈치 1도 없는 제천이. 궁금하지 않는

연서를 굳이 알려달라는 말에 석환이

심기가 더 다크해지는 걸 못 느끼나.



“ 그저 걱정 가득이지. 아버... 아니

금상의 마음이나 유생들의 마음이나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서로를

상처 줄까봐. "


“ 온실 속의 화초라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자란 덕에 이런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할 테니.

그렇지만 고작 그런 걱정만을 살피려

뻔히 눈치가 많았을 텐데도 굳이

보냈다라... "



역시 눈치 하나는 제천이를 따를 수

없다. 하지만 아직은 꺼낼 수 없는

패라 대충 둘러대었다. 단순한 연서가

아닐 것 같아 떼를 쓴 것도 그렇고

하지만 그냥 연서라 둘러대는 나를

의심하지는 않는 듯 더는 졸라대지

않았다.



‘ 홍루 주인과 아는 사이라... ’



기다리다 결국 초이가 고집을 부리는

통에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홍루를

나서 녀석들과 헤어진 후 집으로

돌아가면서 옹주의 서신을 떠올렸다.



「 ------

하여 걱정이 됩니다. 허니 어려운

일에 닥치어 도움이 필요하거들랑

홍루의 가주를 찾으십시오. 관료들이나

다른 이들은 유생에게 있어 독이라

답답하실 것 같아 드리는 것이니

그를 만나거들랑 일전에 제가 드린

가락지를 보이면 될 것입니다. 」



“ 홍루의 주인이라면 연향이 말하던

어머니라는 사람을 말하는 것 같은데

궁궐 내 꽃인 옹주가 어떻게 하층민과

연이 닿는다는 거지? 게다가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가라...? "



궁에서나 알아 볼 얼굴이지 궁 밖을

나서면 지위 낮은 양반들도 못 알아

볼 옹주인데 첫 인상과는 어긋나는

행동이라 의아했다. 하지만 아이라

하여도 결국 궁 안의 사람이니 태어나

제일 먼저 배운 것이 눈치일 것이라

그냥 응석받이는 아닌 것 같고 어쨌든

아직 가락지를 가지고 있으니 여차

하면 그쪽을 통해 전달할 수 있겠다

싶어 불편하게 궁으로 갈 필요가

사라져 별 생각 없이 난 쫄래쫄래

집으로 돌아갔다.



“ 지금 뭐라 하셨습니까? ”



서림으로 급히 부르는 석환의 연통에

무슨 일인가 싶어 도착하니 신성군도

함께였다.



“ 말 그대로일세. 어젯밤 초이가

감쪽같이 사라졌어. "


“ 대관절... 이 무슨 아직 몸도 다

낫지 않은 상태인데. "


“ 연향의 말론 분명 동기들과 잠을

청하러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했어. 그런데 아침에 일찍이 잠을

깬 다른 기녀들이 초이가 사라졌다

하였어. "


“ 마마, 혹시 초이의 물건이나 다른

기녀들의 패물들이 사라지진 않았습니까. "



제천의 물음에 신성군은



----절래절래



힘없는 고갯짓이다.



“ 연향에게 어떤 언질도 없었고

초이의 물건이나 기녀들의 패물들도

그대로 있다라... "



초이가 사라진 것에 잠시 단순

하게나마 가출을 생각해본다면

연향에게 언질이 있을 리 만무한

건 이해된다. 그러나 이 곳을

떠난다면 당장 지내야 할 거처

마련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경비를

챙겨야 하니 초이의 자리가 어수선

하거나 하다못해 다른 친구의

패물에 손댄 흔적이 있어야 한다.



“ 그럼 마마, 초이의 자리가 훼손

되었거나 싸운 흔적 또는 소리 같은

것이라도 들은 이가 있습니까? "


“ 그것이 잠이 얕은 기녀가 하나

있는 데 간밤에 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하였다 하네 허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 "



싸운 흔적도, 소리도 듣지 못했다라.




“ 장의, 아무래도 연향에게 물어야

할 것이 있으니 기별을 넣어주시지요. "



제천은 짐작 가는 것이라도 있는 듯

연향을 불러 달라 했다.


“ 연향에게 무엇을 물을 참인가? ”


“ 제 짐작이 맞다면 초이는

아무래도 아는 이를 제 발로

따라간 듯 보입니다. "


“ 제천 자네 말대로라면 누군가가

기녀들 방을 찾긴 하였는데 그가

초이와 일면식이 있는 자란 말인가? "


“ 지금까지는 추측일세. 정말 실력

좋은 사냥개가 납치할 확률도

있으나 그렇다면 머리 좋은 초이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을 리

없어. "


“ 제천 자네가 혹 의심하는 이가

오라비라는 자인가? "


“ 그 자일지 또 다른 이일 지는

알 수 없어 연향에게 오라비라는

자의 행방을 물어 보려는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나서서 그 자를 안전

하게 움직일 수는 없을 것 같아. "



제천의 말에 일리가 있다.

신성군이나 우리에게 부탁하기도

뭐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일

믿을만한 이에게 부탁을 했을 터이니.



“ 네, 제가 아는 작은 절 주지스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안전을 우선한 것은

맞으나 한편으론 그 자를 온전히

믿기 어려워 감시를 하기 위함인데

그것은 어찌 물으십니까? "


“ 연향, 그 절이 어디인지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는가? "


“ 설마 그 자가 초이를 데려갔다

보십니까? "


“ 우선 제일 의심이 가는 이라 먼저

찾아보려는 것일세. 물론 아니었으면

해. 그 자는 음험하기 짝이 없어.

자신의 피붙이나 마찬가지인 초이를

자기가 살기 위한 미끼로 쓰려

했으니. "


“ 하아... ”



답답한 노릇이나 지금 상황에서

사람 목숨이 먼저라 연향은 우리에게

지도를 하나 써주었고 나는 어머니께

잠시 머리를 식힐 겸 절을 찾겠다

말씀을 올린 후 곧장 제천과 떠났다.



“ 역시 우리나라 산이 하나같이

험준하기 짝이 없네. 지금이야 터널

만들어 통과하니 다행이지. 어휴~ "


“ 터.. 그게 뭡니까? ”


“ 그런 게 있어. 쉬지 않고 달렸더니

말들도 지치겠어. 기다릴 겸 여기서

쉬도록 하지. "



같이 움직이면 괜히 의심을 살 것

같아 석환과 신성군은 뒤에 출발

하기로 하여 제천과 난 말에게

꼴을 먹도록 한 뒤 가까운 계곡에

앉았다. 산은 확실히 겨울이 빨리

찾아든다. 아래에선 그나마

버티던 어깨가 으슬으슬 춤사위를

치니. 그렇게 몇시진이 흘렀을까

먼 발치서 익숙한 이들이 보인다.



“ 여기야~! ”


“ 얼마 가지도 않고 이리 주저

앉은 꼴이라니 쯧쯧. "


“ 책만 읽은 서생이 어찌 검만

잡은 한량의 체력과 똑같을 수

있겠나. "


“ 하여간에 쉬는 동안 기운을

차린 듯 하니 자자 제천~ 장의를

일으켜서 움직이세. 겨울산은 밤이

빨리 찾아오니. "


“ 큭큭, 하여간에 자네들 따라

다니면 심심하진 않겠어. 그럼

우리는 먼저 움직임세~ "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빠르게 달려 도착하니 고요한 절이

보인다. 아직 해가 지려면 멀었으나

겨울산이다보니 일찍 어두워져 암자엔

작은 등불 하나가 전부인 듯 희미했다.



“ 계십니까? ”



혹시나 하는 일을 대비하여 신성군과

제천, 나는 뒤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석환이 앞서나가 문을 두드리며 몇 번

부르니 인기척을 느낀 듯 안에서 신발을

끄는 소리와 함께 작은 절문이 열리고

동자승 하나가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 시주들은 뉘십니까? ”


“ 우리는 홍루의 연향이라는 이의

부탁으로 지내고 있는 시주를 만나러

왔습니다. 혹여 최근에 낯선 이가

이 곳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요. "


“ 시주들께서 말씀하신 분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간밤에 누이를 찾으러

가야 한다며 내려가셨습니다. "


“ ...?!! ”



예상이 맞다. 그렇다면 그 자는

왜 초이를 데려갔을까. 혹시 다른

이들의 연락을 받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킨 것일까. 아직 의심이

남은 상태라 마음이 더 복잡해진다.

그렇게 우리는 짧은 답변을 듣고는

돌아섰다.



“ 설마 어린스님이 거짓을 말하지는

않겠지요? "


“ 그럴 리가 있을까. 충분히 연향과

관련이 있음을 증명했으니 달리 말을

하진 않았을 것이야. "



신성군도 나와 같은 생각에서인지

대답은 그러해도 찝찝한 표정이다.



“ 이거 참,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지금으로선 안전할지 않을지 알 수

없는 마당에 갑작스럽게 이리 데려

가다니. "


“ 그들에게 데려갔다고 확신을

할 수도 없어. "



제천의 말이 맞다. 그 자가

그들에게 데려갔을지 다른 꿍꿍이로

데려갔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보다 믿는 사람이니 초이가

그리 아무런 저항 없이 따라

나섰을 테니 무조건 나쁜 생각만

하는 건 아직은 아닌 것 같아

모인 이들을 환기 시켰다.


“ 자자, 더 어두워지면 암만 낮은

산이라 해도 어려울 것이니 길을

서두르지요. 생각은 내려가서도 실컷

할 수 있으니. "



나의 말에 셋은 말에 올라 말머리를

산 아래로 향했다. 그렇게 가까스로

홍루에 도착한 우리를 맞이한 연향은

하루종일 초조함에 단장도 잊은 채

서 있었는지 파리한 기색이 역력해

연향까지 어찌될까 걱정이 된 난

먼저 말에 내려 연향을 다독이며

들어갔다.



“ 그 사람이 거기 없다니요? ”


“ 누이를 찾으러 간다 하였다하네.

아무래도 간밤에 초이를 데려간 이는

그 자가 맞을 듯 해. "


“ 하... 아직 그 자의 말을 다 믿지

못한 마당에 뭐가 그리 급해 내게

언질 한 번 못하고 나선 것이야. "


혹여 초이의 소식이라도 가지고 왔을까

기대했던 연향은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 아직 낙담하긴 일러. 그 자가

그들에게 데려갔을 수도 있으니. "


“ 마마께서는 그리 믿으십니까?

한 번 의심을 산 이입니다. 초이가

얼마나 조심스런 아이인데요.

그래서 둘을 떼어놓은 것이구요.

그렇지 않고서 제가 무엇 하러 그 곳에

데려다 놓았겠습니까. "


“ 그땐 경빈마마의 세력이 개입되어

어쩔 수 없었을 것이야. "


“ 그러니 하는 말입니다. 그들이

어떤 이들인데요. 죽기 전엔 절대

놓지 않는 자들입니다. 흉터를 가진

그 자 역시 그들의 사냥개라면

더더욱 마음을 놓을 수 없는데.

하아... "



그때의 일로 연향은 스스로

추측했던 걸 확신한 듯 더더욱

초이를 감싸 돌았다. 그러다

초이가 일을 내는 통에 우리에게도

조심스러워진 것인데



“ 만에 하나 다른 꿍꿍이가 있어

초이를 데려간 것이라면 필시 초이가

움직이지 않고서는 안 될 무언가를

내밀었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리 반항 한 번 없이 따라

나섰을 리 없어. "


“ 마마의 말씀이 옳습니다.

초이를 움직일 수 있는 건 산채의

그들이거나 명부 뿐이니. "



또 다시 명부가 거론되었다.

잊을만하면 그것이다. 물론 그것이

발단이 된 것은 맞으나 초이가

명부에 대해 궁금해 하거나 찾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서재

장의가 필두가 된 그따위 데모에

나서기까지 했을 정도인데.

그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수도

있단 생각에 짜증부터 났다.



“ 산길을 왕래하느라 시각이

많이 지체 되었네. 아무래도 더 두고

있다간 괜한 의심을 살 수 있으니

이쯤에서 파하도록 하지. 우선

자네들부터 나가고 나는 뒷문으로

나가겠네. "



또 다시 고주망태 못 말리는 한량

연기를 해야 하다니



‘ 당신 인생도 고달프다. 에휴 '



그렇게 우리는 하나 둘 비틀거리는

팔자걸음으로 느릿느릿 도포자락 대충

걸치고 나섰고 우리를 보는 이들은

혀를 끌끌 찰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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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1화 드디어 술이 조금씩 익어간다. +2 23.04.02 37 1 12쪽
91 90화 10걸음 같은 한 걸음이 마음의 길이를 닮았다. 23.03.28 32 0 11쪽
90 89화 봄이 끝나면 알 수 있을까. +2 23.03.25 34 1 11쪽
89 88화 돌아갈 방법은 봄바람에 적혀있다는데... 23.03.22 32 1 11쪽
88 87화 정해진 걸음을 다독이다. +2 23.03.15 32 1 11쪽
87 86화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23.03.11 28 1 12쪽
86 85화 젊은 치기는 늙은 구렁이에겐 먹이에 불과할 뿐이었다. +2 23.03.07 30 0 12쪽
85 84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23.03.04 36 1 12쪽
84 83화 정상적인 간을 가진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23.02.28 27 1 12쪽
83 82화 나는 놈이 아니라 죽어라 뛰는 놈일 줄이야. 23.02.25 25 0 11쪽
82 81화 등잔 밑의 그늘이 제일 안전할 줄 알았다. 23.02.21 33 0 12쪽
81 80화 조선판 첩보작전_작전명 인질을 구하라. 23.02.18 29 0 12쪽
80 79화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듯 하다. 23.02.15 30 0 12쪽
» 78화 엉망으로 풀린 실타래 23.02.12 31 0 11쪽
78 77화 임시처방과 고민되는 뒷배 23.02.07 31 0 12쪽
77 76화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또 다시 할퀼 속셈인가. 23.02.05 35 0 11쪽
76 75화 무책임한 노인네와 실낱같은 희망 23.02.02 33 0 11쪽
75 74화 사실을 혼자만 지고 가려니 무거워 죽겠다. 23.01.29 33 0 12쪽
74 73화_호랑이굴에 머리 들이밀기. 23.01.24 31 0 11쪽
73 72화 그늘은 걷혔는데 여전히 해는 보이지 않는다. 23.01.15 38 0 11쪽
72 71화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절묘하다.(2023.01.28 수정)_작가의 말에서 확인 23.01.07 40 0 12쪽
71 70화_결코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 +2 23.01.02 50 1 11쪽
70 69화_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22.12.31 51 0 12쪽
69 68화 말해주지 않은 무언가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다. +2 22.12.14 50 0 12쪽
68 67화 다시 얽힌 오색토끼의 귀여운 집착 +2 22.12.04 49 2 11쪽
67 66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2.11.28 5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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