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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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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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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죽음의 사이렌

DUMMY

독일 전차 부대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앞으로 진격한 다음, 양 쪽에서 소련 군을 포위하듯이 감싸라는 명령을 받았다. 군사학교에서 배웠던 작전 교리상 이것은 미친 짓 이었다. 이렇게 가다보면 오토가 속한 부대는 양쪽 포위망의 우익이 될 것 이었다. 그리고 우익의 측면은 전혀 미덥지 못한 장갑차와 2호 전차들이 이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오토가 속으로 생각했다.


'측면은 어쩌라고!!'


하지만 명령은 명령이었고, 오토의 소대는 거대한 전차 집단의 일부가 되어 앞으로 빠른 속도로 진격했다.


슈투카의 활약은 어마어마했다. 수 백 대의 슈투카는 여러 개의 집단으로 나뉘어 있었고, 1500미터 상공에서 비행하던 첫 번째 슈투카 집단은 소련군의 방어선을 따라서 비행하였다. 그리고 나란히 기울어진 슈투카들은 그렇게 기울어진 자세로 하나씩 각 포병대, 방어 기지를 향해서 거의 수직으로 내리꽂았다.


위이이이 위이이이잉


거인 갓난 아기의 창자를 뜯어내면 이런 비명을 지를 것 같았다. 이 소름끼치는 소리는 점점 낮아졌다가 찢어지는 고음으로 주파수가 올라갔고, 그렇게 급강하한 슈투카는 저고도로 소련군 포병대 위를 쓔우우우하고 지나갔다.


씨이이이~ 슈우우우~


폭탄이 포병대 위에 떨어졌다.


쿠궁! 쿠광! 펑! 쿠궁!


대지 여기저기서 순식간에 시커먼 역삼각형 모양으로 먼지, 흙, 포 파편, 인간 신체의 무언가가 치솟아올랐다. 그 폭발은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소련군의 방어선을 따라 늘어서있는 포병대를 하나씩 박살냈다.


한 소련군은 참호 속에서 정신이 나간 상태로 양쪽 귀를 막고는 수 십대로 이루어진 슈투카 집단을 올려다보았다.


"으...으아아..."


한 슈투카가 저 쪽 멀리서 폭탄을 떨구는 것이 보였다.


쿠궁!!


눈깜짝할 새에 엄청난 먼지 폭풍과 그 사이로 보이는 무시무시한 파편이 얼굴로 휘몰아쳤다. 이반은 참호 속에 엎어진 채로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으...으아아...'


잠시 뒤, 근처에 폭탄이 떨구어졌고, 참호의 한쪽 외벽이 무너지며 이 병사는 산채로 그 안에 매장되었다.


두 번째 슈투카 집단은 3600 미터 상공에서 선회 대기하며 첫 번째 슈투카 집단이 놓친 소련군 포병대나 방어 진지가 있는지 관찰했다.


위이잉 위이이잉


죽어가는 동물이 빨리 시체가 되기를 기다리는 독수리 마냥 수 백대의 슈투카들은 그렇게 빙빙 돌며 다음 먹잇감을 찾았다.


다시 찢어지는 고음이 들렸다.


끼이이이이


한 소련군 대공포병은 용감하게 급강하하는 슈투카를 향해 대공포를 돌리고 있었다.


"빨리!! 빨리!!!"


끼이이이 소리를 내며 내려온 슈투카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저고도로 이들의 대가리 위를 스쳐지나갔다.


슈우우우우


쿠과광!! 콰과광!!


대공포는 물론이고 대공포병들도 모두 걸레짝이 되어서 하늘 위로 시커먼 흙먼지들과 함께 솟구쳤다가 떨어졌고, 뿌연 먼지들이 이들 위에 천천히 떨어져서 무덤이 되어 주었다.


오토는 전차장용 해치 위로 머리를 내밀고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아직 일출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슈투카들의 폭격에 동쪽은 벌써 붉게 물들고 있었다. 4호 전차의 엔진 소리와 궤도 소리와 포격 소리, 폭격 소리, 비행기 소리가 뒤섞였다.


트드드등 트틍 트트틍 트트트트틍


쿠궁! 쿵! 쿠과광!! 쉬이이이 위이이이


오토의 자신의 머리에 낀 헤드폰을 바로 잡았다. 저 멀리 보이는 소련 포병대에 아직 남아 있는 포들이 있었는지 이 쪽을 향해서 포를 발사하고 있었다.


쉬이이 쿠과광!!!


소련군 포병이 포를 쏠 때마다 방어선 여기저기서 불꽃이 번쩍거렸다. 헤드폰에서 중대장의 명령이 들렸다.


"정지하지 말고 놈들에게 고폭탄 발사하면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계속 이동한다!! 남은건 공중 포대가 처리할거다!!"


오토가 다시 전차장용 해치 밑으로 들어간 다음, 좁은 3인용 포탑에서 바로 자신의 앞에 위치한 포수 에밀과, 자신의 우측 앞에 위치한 장전수 알프레트에게 명령했다.


"모..목표 발견!! 포탑 1시 방향!! 적 야..야포 거리는..."


적 포병대까지 거리를 가늠하기 힘들었던 것이, 적 전차라면 조준경 내에 몇 슈트리히 칸을 차지하는지 보고 대략적으로 추정이 가능했을 것 이다. 하지만 아직 날도 어둑어둑했고, 보이는 것 이라고는 저 멀리서 적 야포의 불꽃이 번쩍거리는 것 뿐이었다.


포수 에밀은 발 밑에 있는 포탑 선회 페달을 밟아서 포탑을 오토가 말한 1시 방향으로 움직였다. 포탑이 빠른 속도로 돌아갔고, 에밀은 수동 조정으로 전환하고 수동 포탑 선회 핸들로 미세 조정을 마쳤다. 그리고 주포 상하각 조정 핸들에 손을 올리고 오토에게 물었다.


"몇 미터로 겨냥합니까!!!"


이제 놈들이 발사하는 포탄은 독일군의 전차 부대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쿠궁!! 쿠과광!! 쿠궁!!


오토가 외쳤다.


"1200미터 겨냥하고 고폭탄 장전하고 발사!!"


장전수 알프레트가 덜덜 떨며 고폭탄을 장전했다.


"고포..폭탄 장전 완료!!"


에밀이 재빨리 주포 상하각 조정 핸들로 주포 각을 조정한 다음 외쳤다.


"조준 완료!!"


오토가 외쳤다.


"발사!!!"


트흐헝!!!


포탄이 발사되고 엄청난 반동이 느껴졌다.


'으악!!'


덜덜거리는 금속성 소리와 함께 포탄 탄피가 탄피 받이에 떨어졌다.


츠크탕!


오토는 재빨리 해치 위로 상체를 내밀고 포탄이 날라가는 것을 관찰했다. 고폭탄은 소련군 방어선까지 도달하지 못했고 그보다 앞에서 폭발했다. 오토가 다시 전차 밑으로 몸을 내리고 외쳤다.


"1600미터 겨냥하고 고폭탄 발사!!"


이미 알프레트가 고폭탄을 장전해둔 상태였다. 오토 바로 앞에 있는 에밀이 외쳤다.


"조준 완료!!"


"발사!!"


에밀이 주포 발사 레버를 당겼다.


"발사!!"


트흐헝!!!!


츠크탕!


오토는 두 번째 탄이 소련군 포병대 뒤에서 폭발하는 것을 관측했다. 오토가 외쳤다.


"1320미터! 고폭탄 발사!!"


에밀은 서둘러 주포 상하각 조정 핸들을 돌렸다.


'이번엔 맞추자...'


오토는 관측을 위해 전차장 해치 위로 재빨리 상체를 내밀었다.


그 때, 소련군 포병대에서 불꽃이 번쩍거렸다.


쉬이잇


소련군 포병대가 발사한 철갑탄은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오토의 4호 전차 옆을 빗겨 지나갔다. 철갑탄이 지나가는 경로를 따라 충격파가 생겼다.


우우우웅


그 철갑탄은 뒤에 있던 지름 10센치 정도 되는 키가 큰 나무를 박살냈다.


쩌억!


그리고, 오토는 아까부터 이 쪽을 향해 번쩍거리면서 포탄을 발사하던 적 야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는 것을 관측했다.


쿠과광!! 쿠광! 쿠과광!!


오토가 해치 안으로 들어온 다음 외쳤다.


"명중!!"


그 때, 10시 방향 소련군 포병대에서 무언가가 번쩍거렸다. 그리고 그 고폭탄은 오토의 4호 전차 위를 스치고 지나가 30m 뒤에서 폭발했다.


쿠과광!! 콰광!!


엄청난 충격과 함께 포탄 파편이 4호 전차의 장갑을 때렸고, 장갑 내부 페인트 가루가 대가리 위로 우수수 쏟아졌고, 오토는 깜짝 놀라서 장갑에 머리를 찌었다.


"악!!!"


헤드폰은 반쯤 벗겨졌고, 오토는 바지에 똥오줌을 지렸다. 포수 에밀의 자리는 전차장 오토의 바로 앞이었기 때문에 에밀의 대가리 바로 뒤에서 오토는 똥오줌을 지린 꼴이 되었다.


장전수 알프레트는 혹시 바로 뒤에 있는 우측 포탄 수납대가 폭발하는건 아닌가 싶어서 뒤를 돌아보았다.


"아아악!! 이러다 폭발하겠습니다!!"


오토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외쳤다.


"마티아스 우측으로 틀어!! 포탑 10시 방향으로!!"


에밀은 비명을 지르며 포탑 선회 페달을 밟으며 10시 방향으로 포탑을 회전시켰다.


"으아악!! 아아아악!!"


무전수 요하네스도 정신이 나간 상태로 전면 기관총을 10시 방향으로 긁었다.


드득 드득 드득


오토가 해치를 닫고는 외쳤다.


"900m 10시 방향 목표는 적 야포! 고폭탄 발사!!"


에밀이 주포 상하각 조준 핸들을 재빨리 돌리는데, 적 야포가 다시 불꽃을 뿜어냈다.


퍼엉!


쉬이잇


그 야포가 발사한 고폭탄은 오토의 4호 전차보다 40m 정도 앞에서 폭발했다.


쿠과광!!


엄청난 충격과 함께 포탄 파편이 전차 전면 장갑을 때렸다. 얼굴에 페인트 가루를 뒤집어 쓴 조종수 마티아스 하사는 속도를 올렸다.


"으아악!! 이러다 진짜 죽습니다!! 아아악!!"


적 야포는 1탄을 오토 전차 뒤쪽에, 2탄을 오토 전차 앞쪽에 쐈으니 이제 3탄은 그걸 이용해서 제대로 발사할 것이 분명했다. 오토가 외쳤다.


"발사!!!"


츠크텅!


포가 발사되었고, 탄피가 탄피 받이에 떨어졌다.


트아앙!!


하지만 에밀이 발사한 고폭탄은 적 야포보다 앞에서 폭발했다.


쿠과광!!


'이제 죽는구나!!'


그 순간, 슈투카가 소련군 포병대 위를 저고도로 지나갔다.


끼이이이 씨이이이~


쿠궁! 쿠궁! 쿠과광!!


슈투카가 떨군 폭탄이 폭발하면서, 소련군 포병대의 탄약 보관소도 엄청난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쿠궁! 쿠광! 쿠광!!


가로로 길고 좁은 관측창으로 오토는 뜨거운 화염이 하늘 위로 용솟음치는 것을 관측했다. 세번째 슈투카 집단이 아직 남아 있는 소련군 포병대에 폭탄을 떨구고 있었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가면서 차례로 땅들이 솟구쳐 올랐다.


쿠궁! 쿠광! 쿠구궁!!


더 앞에서 전진하고 있는 중대장 전차에서 하얀색 신호탄이 발사되었다. 이는 슈투카에게 이 쪽에 폭격을 하지 말아달라는 신호였다.


오토의 헤드폰에서는 자신의 소대 소속 전차장 우벤의 패닉에 빠진 소리가 들렸다.


"1번 전차!! 뒤쳐졌습니다!!"


오토가 벌벌 떨며 외쳤다.


"계속 따라와!! 무조건 멈추지 말고 진격한다!! 2번, 3번 다들 따라오고 있는가!!"


"2번!!"


"3번!!"


오토는 해치 위로 머리를 내밀어서 소대 전차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했다. 대규모 기갑 부대는 아무 문제 없다는 듯 전진하고 있었다. 나만 빼고 다들 이 정도 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진격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때, 기관총 총알이 딱콩처럼 오토의 전차 장갑을 두드렸다.


팅! 티잉! 탕!


오토는 재빨리 해치 안으로 머리를 숙였다. 아까 전 슈투카 폭격에서 살아남은 적 기관총 사수들이 이 쪽을 향해 기관총을 긁어대고 있었다.


드륵 드르륵 드륵


오토가 외쳤다.


"요하네스!! 2시 방향 기관총 사격해!! 2시 방향, 400m 고폭탄 발사!!"


무전수 요하네스가 차체 전면 기관총을 긁었다.


드륵 드르륵 드륵


요하네스가 기관총을 긁자 4호 전차 장갑이 울렸고 그 진동은 오토가 있는 포탑까지 전달되었다. 에밀은 허둥지둥 포탑 선회 페달을 밟았고, 포탑이 돌아갔다. 장전수 알프레트는 허겁지겁 철갑탄을 장전하려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폭탄을 장전했다.


"고폭탄 장전 완료!!"


에밀이 수동 포탑 선회 핸들로 포탑 방향을 미세 조종하고, 주포 상하각 조정 핸들을 돌리려는데 소련군의 기관총 총알이 계속해서 장갑을 때렸다.


탕! 타앙! 탕!


혹시나 관측 바이저에 맞아서 유리에 금이라도 가면 골치 아팠다. 에밀이 외쳤다.


"조준 완료!!"


"발사!!"


트흐헝!!!


4호 전차의 주포에서 뿌연 연기와 함께 불꽃이 순간적으로 길게 뿜어졌고, 그 속에서 고폭탄이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날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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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T-34 쇼크와 독일군의 신무기 +11 21.10.24 268 7 12쪽
463 전장의 일상 +7 21.10.23 243 10 12쪽
462 소련군 전차장 표도르 +17 21.10.22 270 9 12쪽
461 오토 파이퍼의 회고록 +15 21.10.21 266 9 11쪽
460 오토의 천방지축 탈영 대소동 +9 21.10.20 251 9 11쪽
459 오토의 탈영 작전 +27 21.10.19 269 7 11쪽
458 매복 작전 +14 21.10.18 263 9 14쪽
457 피의 축제 +11 21.10.17 270 10 13쪽
456 포로 심문 +7 21.10.16 286 9 12쪽
455 축축한 러시아 땅 +19 21.10.15 295 9 14쪽
454 외전)2차대전 한국인 캐릭터 한병태 5 할힌골 전투 +8 21.10.14 280 6 14쪽
453 탈영병 데니스 +21 21.10.14 287 10 13쪽
452 위기에 빠진 오토 +13 21.10.14 284 9 11쪽
451 유럽의 자유를 위해 +19 21.10.13 317 11 12쪽
450 비밀 병기 +9 21.10.12 317 7 14쪽
449 소련 전차와의 한판 승부 +5 21.10.11 313 7 12쪽
448 독일군의 계속된 전진 +19 21.10.10 334 9 12쪽
447 외전)2차대전 한국인 캐릭터 한병태 4 +11 21.10.09 321 6 13쪽
446 2차대전 독일의 첫 승리 +9 21.10.09 355 11 11쪽
445 슈투카를 탄 한스 +19 21.10.08 360 8 12쪽
» 죽음의 사이렌 +17 21.10.07 363 7 12쪽
443 독일의 소련 선제 침공 +25 21.10.06 397 9 12쪽
442 국경으로 집결하는 독일 전차 부대 +45 21.10.05 401 9 11쪽
441 지옥의 군사 학교 완결 + 소련의 핀란드 침공 +35 21.10.04 373 8 12쪽
440 지옥의 군사 학교 4 +7 21.10.03 296 7 13쪽
439 지옥의 군사 학교 3 +11 21.10.02 308 8 11쪽
438 지옥의 군사 학교 2 +5 21.10.01 319 11 13쪽
437 지옥의 군사 학교 +14 21.09.30 343 7 12쪽
436 오토 파이퍼의 군사 학교 생활 +12 21.09.29 375 7 12쪽
435 적백 내전 마지막 회, 증오의 사슬 +21 21.09.28 344 1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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