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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긴 토끼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파편, 외로운 용사의 송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귀가긴토끼
작품등록일 :
2023.11.21 17:15
최근연재일 :
2024.01.01 17:24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118
추천수 :
43
글자수 :
257,831

작성
23.12.16 23:55
조회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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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지옥의 사냥개

DUMMY

아이오네는 침착하게 현수의 검집을 끌어당겼다.


“잠깐 그것 좀.”


현수가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이, 아이오네는 검집에 손을 올리고 기도를 시작했다.


“태양신님께 간절히 구하노니, 어둠을 물리칠 힘을 주십시오!”


현수의 검집이 순간 황금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 사이 고스트 하나가 현수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현수는 재빨리 고스트를 향해 검집을 휘둘렀다.


끼야야악!


황금빛 검집에 닿은 고스트는 그대로 비명과 함께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해골병사들 역시 검집에 닿자마자 힘을 잃고 바닥을 뒹굴었다.

그 모습에 프리시스가 감탄과 함께 웃으며 말했다.


“허어! 성녀 후보라더니. 역시 성녀는 성녀인가? 그리고, 허접한 놈일 줄 알았더니 실력이 제법이구나!”


아이오네도 웃으며 답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직 성녀는 아닙니다. 그저 신전에서 지내며 태양신님을 향한 믿음만을 키웠을 뿐.”


현수는 고맙다는 눈빛으로 아이오네를 향해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그녀 역시 현수를 향해 웃으며 살짝 고개를 숙여주었다.

눈인사를 받은 현수는 프리시스를 향해 검집을 들며 외쳤다.


“이 반푼이 놈! 넌 어찌하여 절반은 인간이면서 어찌 인간을 저버리고, 마왕에게 충성하는 건가!”


“허허! 네놈은 별걸 다 아는구나! 역시 살려두면 곤란해지겠어.”


그러는 사이 어느덧 프리시스의 뒤로는 십여 명의 마족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일제히 검을 뽑아들고 현수에게 살기 가득한 눈빛을 쏘아내었다.

프리시스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올라가며 말했다.


“자. 그곳은 좁으니 1층으로 올라올까? 우리 조금 더 넓은 곳에서 다 함께 할 이야기가 많은 듯 하니 말이야.”


현수는 잠시 생각했다.


‘이번 싸움, 피할 수 없다.’


“일단 아이오네님은 여기 계세요. 저 혼자 올라가보겠습니다.”


아이오네는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여기 있던 올라가던 죽는건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미약하지만 저도 도울게요.”


현수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계단을 올랐다.

1층 복도는 상당히 넓었다.

열 명의 마족기사가 있지만 그들 모두가 자유롭게 검을 휘두를만한 공간이 충분해보였다.


현수는 프리시스를 향해 말했다.


“겁쟁이 같이 비겁하게 쪽수로 밀어붙이는 건가? 난 검도 없다고!”


하지만 프리시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뒤로 물러나며 답했다.


“겁쟁이던, 비겁자던 어차피 살아남은 자가 정하는거 아니겠는가? 크흐흐.”


프리시스의 말이 끝나자 마족 기사들이 현수를 에워싸기 위해 접근했다.

현수는 검집을 들고 발을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기사들이 에워싸는 것을 피했다.


“타핫!”


챙!


현수의 공격은 가장 앞에 있던 마족기사에 의해 막혔다.

그러나 현수는 당황하지 않고 발을 들어 기사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


텅!


“크흑!”


배를 가격당한 기사의 갑옷은 현수의 발차기에 움푹 들어가며 충격을 입은 듯 보였다.

이를 놓치지 않고 현수는 검집을 가로로 휘둘렀다.


텅!


헬멧을 가격 당하자 기사의 균형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죽어랏!”


탕! 탕! 탕! 탕!


현수는 균형이 무너진 기사의 머리통에 연속공격을 퍼부었다.


챙!


기사가 쓰러지기 직전.

바로 뒤에 있던 기사가 검을 내밀어 현수의 검집을 가로막았다.


“흥! 둘이 함께 덤벼도 좋다!”


현수의 말이 끝나자 뒤에 있던 또 다른 기사가 현수의 목을 향해 검을 뻗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속도.

하지만 현수는 여유롭게 몸을 숙여 검을 피했다.

동시에 낮아진 몸을 그대로 회전시키며 기사의 다리를 노렸다.


텅!


“크흑!”


종아리를 가격당한 기사는 충격이 상당한 듯 휘청거렸다.

그는 간신히 검을 지팡이 삼으며 쓰러지지 않았다.


연속된 공격이 성공하고는 있지만, 현수는 여유를 부리기 일렀다.

곧바로 세 개의 검이 동시에 현수의 목과 가슴, 그리고 배를 노리며 찔러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건 좀 위험한데?’


일반 기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였다.

현수가 동체시력으로 적의 공격을 볼 수 있을지라도,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속도로 움직여야 했다.


현수는 재빨리 몸을 뒤로 피하며 기사들과 간격을 벌렸다.


사삭!


현수의 옷자락이 검에 스쳤다.

아이오네가 놀라며 소리쳤다.


“현수님!”


아이오네가 보기에는 기사들의 검이 현수의 몸을 지나간 듯 보였기 때문이다.


“아직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표정은 괜찮지만은 않았다.

어느새 현수의 옆구리에 작은 선혈이 비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젠장. 빠르긴 더럽게 빠르군.’


마족기사들의 기운을 느낀 벨페고르가 충고했다.


<이곳의 기사들. 고위 마족에게 힘을 제대로 먹은 놈들이다. 이전까지랑은 조금 다를 거야.>


기사들의 검이 생각보다 빠르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피할 수 있었다.

문제는 공격이다.

그동안 성공했던 수차례의 공격은 기사들에게 몽둥이로 맞는 타격정도만 줄 수 있었을 뿐.

기사들의 생명을 빼앗기에는 부족했다.

현수는 주위를 둘러보며 머리통을 맞은 기사, 종아리를 맞은 기사가 아직까지 힘을 차리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타핫!”


현수는 기합과 함께 마족 기사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크큭! 이젠 포기한 건가? 죽으려 뛰어들다니!”


기사 하나가 비웃으며 현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현수는 슬라이딩으로 미끄러지며 공격을 피했다.

곧바로 검집을 역수로 쥐고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기사의 턱을 향해 회전시켰다.


뻐억!


쿵!


검집에 턱을 가격당한 기사는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검 고맙다!”


현수는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기사의 검을 주워들었다.


“큭! 저, 저놈이! 모두 동시에 쳐라!”


기사를 이끄는 자인 듯, 가장 뒤에 있던 기사 하나가 소리쳤다.

순간 현수를 향해 여섯 개의 검이 달려들었다.


채챙! 챙!


하지만 검을 손에 쥔 현수는 기사들의 공격을 막고 피하며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너희들 겁도 없는 거냐? 내 손에 이제 검이 있다니까?”


어느새 성녀가 있는 곳까지 거리를 벌린 현수가 웃으며 말했다.

성녀는 현수의 검에 손을 대고 기도를 시작했다.

그러자 현수의 검에서 다시 황금빛 물결이 일렁였다.

현수는 다시 한 번 감사의 눈빛을 보내고 가장 앞의 기사를 향해 검을 뻗었다.


챙!


기사는 검을 들어 현수의 공격을 막았다.

하지만 일렁이는 황금빛 물결은 그대로 기사의 검을 타고 들기 시작했다.


“큭! 뭐, 뭐냐! 이 기운은!”


기사는 당황하며 황급히 검을 물렀다.

현수는 물러서는 기사를 향해 검을 휘두르며 다가갔다.


“미, 밀지마!”


쿠타타탕!


기사들이 일제히 뒷걸음질을 치다 결국 서로 몸이 엉켰다.

현수는 가장 앞, 기사의 가슴을 향해 검을 밀어넣었다.


“크헉!”


성녀 후보의 축복을 받은 검이 있으니 갑자기 싱거운 싸움이 되어버렸다.


“크헉!”


“컥!”


현수는 번개처럼 황금빛 섬광을 뿌리며 세 명의 마족 기사를 일격에 처단했다.

그리고는 아이오네의 손을 잡고 1층 창밖으로 뛰었다.


그 모습에 프리시스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 차 소리쳤다.


“이런 머저리같은 놈들! 얼른 가서 사로잡아라! 여자도, 그 멍청한 놈도!”


살아남은 기사 일곱이 고개를 숙이며 일제히 대답했다.


“예!”


“멍청한 네놈들에게 언데드 전마(戰馬) 한필과 듀라한을 하나씩 지급 할 테니 함께 지금 즉시 출발하라!”


“듀, 듀라한! 감사합니다!”


순간 기사들의 발 아래에 마법진이 생성되며 언데드 전마와 말을 타고 있는 듀라한이 떠올랐다.

기사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전마, 듀라한과 계약을 맺은 후 창 밖으로 뛰어나갔다.


기사들이 모두 나가자 프리시스는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젠장. 여기까지 와서 모든 것을 망치게 할 수는 없어!”


프리시스는 품속에서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어 거칠게 펼쳤다.

그리고는 마법진이 그려진 양피지에 손바닥을 그어 핏방울을 떨어뜨리며 말했다.


“암펠리우스! 모습을 드러내라!”


프리시스가 말하자 마법진의 어둠속에서 음산한 웃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크흐흐흐흐. 부르셨습니까?”


모습을 드러낸 암펠리우스는 프리시스의 허리춤 정도밖에 안되는 키였다.

붉은 피부, 박쥐의 날개를 가진 그것은 날카로운 창끝과 같은 꼬리를 연신 흔들며 무릎을 꿇었다.

프리시스는 두 손으로 연신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


“방금 멍청한 기사들이 사내 하나와 여자하나를 놓쳤다. 뒤늦게 추격을 시작했지만 영 못 믿겠단 말이지. 그러니 네놈은 지금 즉시 그들을 따라가서 기사들이 또 다시 멍청한 짓을 하는지 살펴보고, 그 놈들을 잡아올 수 있도록 해라. 생포가 어렵다면 죽여도 좋다.”


“켈켈켈. 알겠습니다. 이번 보수는 무엇으로 하실런지요?”


“하. 네놈!”


프리시스는 어금니를 깨물며 말했다.


“나의 콩팥으로 하겠다.”


“크크.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제법 맛있는걸 주시는군요. 즉시 잡아다 대령해드리겠습니다.”


악마의 형상을 한 암펠리우스의 몸이 점차 희미해졌다.

프리시스는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초초한 듯 중얼거렸다.


“그, 그래. 암펠리우스면 충분할거야.”


하지만 자신의 신체가 뜯겨나가는 상상을 하니 표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


어느덧 인간농장에 잠입한 타이렐은 마을 여자들과 비슷한 모습을 위해 옷을 훔쳐서 갈아입었다.

그리고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현수의 흔적을 찾았다.


“흠. 여기도 없고. 분명 현수의 냄새가 나는 것 같긴 한데. 대체 어디로 간 거지?”


타이렐은 일반인들보다 청력뿐만 아니라 후각 또한 월등히 뛰어났기에 현수가 지나친 곳의 냄새를 찾을 수 있었다.


현수의 흔적을 찾던 타이렐은 결국 마을회관에서 흔적이 끊긴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멍청한 놈. 혹시 촌장에게 직접 들어간 건 아니겠지?”


끼이이익.


타이렐이 마을회관 앞에서 서성거리던 때, 갑자기 문이 열리며 촌장이 밖으로 나왔다.

촌장은 타이렐을 보자 손으로 턱을 괴며 물었다.


“어? 자네는 또 누군가? 요즘 따라 못 보던 얼굴들이 자주 보이는구만?”


“아! 저, 저 말씀이세요? 요기 아랫집에 살고 있는데......”


타이렐은 배시시 웃으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으래? 요 아랫집이라면 엘린이 살고 있는데. 자네는 엘린이 아니잖아?”


촌장은 마을의 모든 여성에 대한 이름과 거주지를 알고 있기에 타이렐의 거짓말은 통하지 않았다.

타이렐은 바닥에 침을 한번 뱉고는 고개를 들어 촌장을 바라봤다.


“쳇! 이래서 똑똑한 놈들이 싫다니깐. 아무튼 이틀 전에 여기를 찾아온 남자 하나 있었지? 그놈 지금 어디 있냐?”


“아! 그 멍청한 놈 말인가? 그러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세. 차라도 한잔 하면서 이야기해 줄 테니.”


“차라고? 뭘 믿고 네놈이 주는 차를 받아먹겠어?”


“어라? 넌 좀 똑똑하구만? 그 멍청한 놈은 넙죽넙죽 잘만 받아 마시던데 말이야. 크크크.”


타이렐은 재빨리 움직여 촌장의 목에 단검을 겨누었다.

촌장의 목에 얇은 선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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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주베르의 권능 23.12.26 6 1 11쪽
40 기사단장 일리예프 23.12.26 7 1 11쪽
39 정예기사 슈르딘 23.12.25 8 1 11쪽
38 출정 23.12.25 8 1 11쪽
37 라올렛 23.12.23 10 1 11쪽
36 수확 23.12.22 10 1 12쪽
35 수련 23.12.22 1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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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황금빛 승리 23.12.19 11 1 11쪽
29 괜찮은건가? 23.12.18 12 1 11쪽
28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강하게 할 뿐! 23.12.18 11 1 11쪽
» 지옥의 사냥개 23.12.16 12 1 11쪽
26 가긴 어딜가려고! 23.12.16 11 1 11쪽
25 거기 누구 있어요? 23.12.16 9 1 11쪽
24 그놈들 때문이었네 23.12.16 9 1 11쪽
23 가늘고 길게 먹기 23.12.15 16 1 11쪽
22 천지개벽 23.12.14 15 1 11쪽
21 사술 23.12.14 18 1 11쪽
20 모두 모였다! 23.12.14 1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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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미궁 23.12.12 1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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