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탈을 타고 넘어온 불청객들
뉴욕 롱아일랜드 브룩빌,
정말 오랜만에 왔다.
세 식구가 함께 살던 집,
큰집이 필요치 않았던 부모님들은 고개를 저었지만,
경호와 안전상의 문제를 들어 알베로 아저씨가 매입해 고집스럽게 떠넘겨 버렸기 때문에 그의 마음 씀을 무시할 수 없어 살던 집이다.
돌아가시기 전, 부모님은 1년에 9개월을 이곳에서 지냈다.
워낙 큰 저택이라 시안이 없는 동안에도 12명의 사용인들이 관리를 하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시안을 그들이 맞았다.
“마스터.”
19년 간 시안이 자라온 모습을 지켜본 사람, 집사장 앨런 로셸러가 걸어와 그를 반겼다.
“잘 지냈어요 앨런?”
“전 잘 지냈습니다. 마스터는 7개월 만에 몰라볼 정도로 건장해지셨군요.”
고개를 끄덕여 답한 뒤, 나머지 사용인들을 돌아봤다.
“마스터,”
“모두들 반가워요.”
시안이 그들과 인사를 나눈 뒤 저택으로 들어섰다.
“앨런.”
“네 마스터.”
“마리아 스펜서양과 나머지 수행원들 안내 좀 부탁할게요.”
“네, 마스터.”
“그리고···오늘은 뒤뜰 연못 정원에 아무도 접근하지 말라고 하세요.”
갑작스러운 지시에도 의문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다.
“네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그럼 따듯한 차 한잔 부탁해요.”
“네 마스터.”
시안은 바로 뒤뜰로 향했다.
샌타로자에서 했던 것처럼 그곳에서 시빌을 소환할 예정이다.
한번 가 본 곳에 포털을 열 수 있는 고급인력을 그냥 썩히는 건 죄악이었으니까.
저택 뒤편 테라스 너머 잔디밭 한가운데 백평이 조금 넘는 연못이 있다.
그곳 티 테이블에 앉아 저물어가는 황혼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그림처럼 떠올랐다.
잠시 후, 앨런은 탁자에 보온 용기에 담은 차와 따듯한 김이 올라오는 다과를 놓았다.
“늘 마시던 걸로 준비했습니다.”
“고마워요 앨런.”
“편한 시간 되십시오.”
앨런이 가고 난 뒤,
‘시빌 나와!’
-스스스···
시안이 앉은 곳 앞에 공간이 물결처럼 일렁였다.
[오호 여기도 멋진데! 너는 영토도 많구나.]
시빌이 연못 위를 날며 자신 앞으로 애용할 공간을 버프로 채워갔다.
침입자들을 막는 결계,
정령의 고유한 영역으로 각인되는 신성의 특권이었다.
저택을 스캔하며 시빌의 공간으로 확장되어갔다.
[일단 등록은 끝났다. 샨]
‘그래 페어리들도 결계를 마쳤으니까. 너도 이만 쉬어.’
[쉬기는! 나는 물의 정령이다. 그리고 요정족이 넘어왔다 샨!]
‘뭐?’
갑작스러운 소식,
‘어디?’
[어제 나를 소환했던 장소에 말이다. 그곳 영토로 들어 왔다. 이곳으로도 오겠다고 한다. 소환할까?]
시빌녀석이 칭찬이라도 받을 기세로 의기양양했다.
어제라면 샌타로자의 리조트를 말한다.
‘위험한 놈들 아니지?’
[페어리들 보다는 드세긴 하지만 세계수님의 권속들이니 괜찮지 않을까?]
아무리 세계수의 권속이라지만 페어리들 보다 드센 종족이면 감당이 될까?
그래도 오겠다는 손님 막는 건 좀 그렇다.
‘그래 인사나 하지. 소환해봐.’
-우웅···
짧은 울림이 멈추고 시안의 눈앞에 나무 분재를 연상시키는 존재들이 나타났다.
이건···
‘엔트?’
[우리를 알아보냐? 인간!]
[너 눈을 왜 그렇게 뜨냐!]
[눈은 좀 깔지!]
헛소리 지껄이는 건 파드리안 보다 더한 놈들 같았다.
머리통부터 몸통까지 가지를 잔뜩 친 목각인형 같은 엔트들이 계속 몰려나왔다.
시빌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어린놈이라서 그런지 적당히를 모른다.
‘시빌 뭐가 이렇게 많아?’
[어제 차원을 넘어온 아이들이 300이 넘는다.]
‘300?’
무슨 전쟁이라도 하려고 오는 숫자 같은데···
너무 많아서 계약을 일일이 하기도 벅차다.
‘애들아, 반갑다. 난 조민시안이라고 한다. 너희는 대표가 없어?’
[조민시안? 얘들아 이름이 마음에 안 드는데··· 죽일까?]
[그래 죽이고 우리가 영토를 차지하자!]
이 녀석들 말하는 싹수가 보통 호전적인 게 아니다.
‘얘···얘들아?’
[이 자식이 지금 우리를 얘들이라고 했지? 젓 비린내 나는 인간놈이···]
그때 구원군이 도착했다.
[야! 니넨 또 뭐야?]
이드라실,
[세계수님 영역에서 싸우자는 거지 지금?]
헤이르디.
[어이 풀떼기들··· 깊숙하게 묻히고 싶은 놈 손!]
파드리안이다.
엔트들도 지지 않고 폴짝거리며 잔가지들을 바짝 세웠다.
[날파리 페어리?]
[신성의 모습을 흉내 낸 하찮은 인간 따위와 니들 날벌레들이 뭐가 달라!]
[날벌레들 주제에 어디서 세계수님을 팔고 지랄!]
[니깟 것들이 나무들의 공감과 유대감을 알기나 해!]
와 애네들 나무 부심 대단하네···
이대로 놔두면 정체성이 서로 다른 요정들 사이에 피가 튈 것 같은 분위기다.
‘잠깐! 니들 지금부터 내 말을 안 들으면 모두 추방이다.’
[뭣이? 인간 놈이 도발을 하고 있다! 얘들아 죽이자!]
-기익!
-통통···
[우악! 이게 뭐냐?]
[페어리 년들이 결계를···]
파드리안이 앞으로 나서서 얼굴을 잔뜩 구기며 경고했다.
[니들 디지기 싫으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라! 그 결계에 똥독 발랐다.]
마치 엘프와 드워프 간의 싸움과 같은 양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 지경이 된 건 아무래도 시빌에게 뭔가가 있어 보인다.
‘시빌, 이리 와 봐.’
옆에서 배실배실 웃으며 싸움 구경하던 무책임한 정령놈을 불렀다.
‘여기는 내 영토고 나는 얘네들 만남 요청을 수락했을 뿐, 아직 얘네 종족을 내 영토에 초대하지 않았다. 맞나 시빌.’
[그렇다. 초대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세계수가 보낸 건 확실하다.]
‘그래? 네 얘기대로면 세계수가 잘못했다는 거네?’
갑자기 세계수에게 책임이 돌아가자 시빌이 급 태세전환을 한다.
[그야 나도 모르지!]
‘지금 사고 쳐 놓고 발뺌하려는 거냐?’
[······]
‘닥치려 하지 말고 네놈이 한 짓을 뭔지 불어라 시빌···’
시안의 말을 들은 페어리들이 이를 갈며 나섰다.
[야! 너 똑바로 말해! 다시 껍질 속에 처박기 전에!]
[이드라실 껍질로만 되겠쒀? 다시는 세상 구경 못하게 묻어버려야지!]
[맞아 파드리안 너의 저주로 양념 쳐서 깊숙이 묻어버리자!]
사태가 심상치 않자 시빌이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그···그게···]
시빌의 사연은 다음과 같다.
미국 샐타로자는 물을 정화할 수림이 부족했다.
그걸 보완하자면 숲이 필요하고 그 숲을 빠르게 번성하자면 나무 요정들이 많이 필요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차원 너머에서 빈둥거리는 놈들을 꼬드겨서 젓과 꿀이 흐르는 이 땅으로 섭외한다는 게 그만 지금 이 사달이 나버렸다.
[그러니까 세계수님의 허락도 없이 이런 짓을 벌였다고? 너 제 정신이야 미친 년아! 야, 파드리안!]
[어! 이드라실 지금 묻을까?]
페어리들이 눈이 돌아가고 있다.
‘얘들아···’
[뭐냐 샨?]
‘일단 진정하고 쟤네들 중에 대표 나오라고 해줄래?’
자초지종을 알았으니 이제 정리가 필요했다.
뭐, 숲의 요정이면 나쁜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번에는 파드리안이 시안을 야렸다.
[이 수ᅟᅦᆨ! 너 이드라실 꼬드기면 너부터 디진다!]
얘 이드라실에 대한 팬심은 사생에 가깝다.
[야 파드리안! 그게 무슨 소리야. 샨한테 손끝 하나 까딱만 해. 다신 안 봐 너.]
[어?···]
쭈볏쭈볏 물러서는 파드리안을 노려보던 이드라실이 시안에게 말했다.
[쟤네 대빵은 쟤야. 저기 맨 뒤에 물 장난치고 있는 애.]
페어리가 가리키는 곳에는 나름 무성한 가지들이 뻗어나 8대2 가르마까지 근사하게 탄 녀석이 보였다.
그런데 놈은 싸움에 관심 없는 듯 정말 물가를 토닥거리며 시무룩한 얼굴로 물탕을 치고 있었다.
‘시빌! 쟤 이리로 데리고 와. 쟤만···’
제 놈 저지른 잘못을 알게 된 시빌이 결계 안으로 놈을 옮겨 놨다.
동의 없이 공간을 이동해 시안 앞으로 소환된 녀석이 불쾌함을 드러내며 눈을 치켜뜨고 입을 열었다.
[어라, 나에게 사술을 부리네. 너 정말 죽고 싶은 거구나?]
이 녀석 태도도 다른 엔트들하고 다르진 않았다.
그러나 시안의 눈에는 놈의 이름이 보이는 걸 어쩌라고···
‘난 조민시안이다. 게라롤, 지금 상황이 묘하긴 한데···어쨌든 만나서 반갑다.’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자, 녀석이 기겁했다.
[으악! 너···너 정체가 뭐냐? 그 이름은 악마에게 빼앗겼던 이름이다. 그 이름을 어떻게 가져온 것이지?]
뭐야? 그런 사연이 있었다고?
그래서 그 난리 통에도 시무룩하게 물탕만 때리고 있었나 보다.
시안은 그저 놈의 머리 위에 둥둥 떠 있던 이름을 불렀을 뿐이고, 그 이름이 악마의 손을 탔던 이름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확실한 게 아니면 역시 대충 둘러대는 게 상책일 것이다.
‘놀랄 것 없어. 그 자식 이미 죽었을 테니까.’
[설마 벌레만도 못한 네놈이 그 악마 놈을 죽였다고? 그 얘기를 나보고 믿으라는 것이냐?]
그놈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턱이 있나···
빼앗겼다는 이름이 버젓이 돌아왔으면 무슨 문제가 생긴 거겠지.
클배로 진행상으로는 마왕까지 깔끔하게 정리된 거로 생각해서 둘러댄다.
‘뭐 대충은 정리했던 걸로 아는데 어쩌라고? 너의 이름이 되돌아온 건 내 잘못이 아닌데··· 마음에 안 들어? 이름 다시 가져갈까?’
한동안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시안을 바라보던 게라롤이 고개를 갸웃갸웃거리며 입맛을 다셨다.
[어···어허 그건 아니지. 줬다 뺐는 건. 게다가 네놈이 세계수님의 화신을 사칭하고 있는 거라면 더더욱 안 될 말이다.]
화신? 엄밀히 말하면 그건 또 아니다.
정확히 화신 지명자쯤 되는 거니까···
‘그렇다고 말하기는 좀 애매하긴 한데···’
라고 얼버무리며 이드라실을 봤다.
이드라실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자신 있게 대답했다.
[화신이라고 해도 무방해! 내 이름을 걸고 보증할 수 있어!]
그러자 비웃음이 잔뜩 드리운 표정으로 게라롤이 빈정거렸다.
[하찮은 너 같은 날벌레의 이름 따위가 뭐가 그리도 중요하다고··· 보증은 무슨···]
그 말에 발끈한 이드라실이 독무를 뿜었다.
[터진 입이라고 막말을 하네? 이름을 악마한테 빼앗겼던 등신이 할 말은 더욱 아니잖아. 이 아랫둥이 부실한 통나무 새꺄!]
와우···
이드라실은 역시 한다면 하는 친구였다.
[어이, 날벌레 흥분하지 마. 여기서 불장난 해 봐야 너랑 나랑 서로 좋을 것 없으니까. 이쯤 하지?]
말을 마치고 시안을 올려다본다.
[그래 네놈 말대로 나는 엔트족의 족장이다. 위대한 위그드라실님의 수행 호위 무사 중 하나지. 나는 화신을 사칭하는 네놈의 땅을 접수하고 위그드라실님의 영역을 지키려고 왔다.]
얼씨구, 이놈 봐라···
‘그러니까 내 땅을 갈취해. 거룩한 네 주인에게 바치는 사명감으로 찾아왔다?’
[그렇지.]
이러면 숲의 요정이고 뭐고 죽여야지 어쩌겠나.
이 녀석들은 나와 계약도 안 된 놈들이다.
‘시빌!’
[응?]
‘너 땅속에 묻히기 싫으면 쟤네들 싹 다 결계로 묶어’
[어? 어 알았다.]
순간 시간이 멈추며 결계가 녀석들 전체가 시공의 정체로 묶여버렸다.
상대적으로 시안과 계약관계인 페어리들은 움직임이 다소 느려도 움직일 수 있는 구조다.
이 사실은 전에 학교로 침입한 놈이 시빌에게 이런식으로 묶였을 때, 별 불편함 없이 움직던 파드리안을 보면서 확인 한 바였다.
시끄럽게 떠들던 놈들이 꼼짝도 못하고 급속 냉동한 것처럼 멈춰졌다.
‘파드리안, 쟤네들 불에 잘 타는 저주를 넉넉하게 양념해 줄 수 있지?’
[물론이닷. 그건 내 전문이다!]
기름이면 더 좋겠지만, 맨몸도 잘 타게 할만한 파드리안의 저주면 충분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유언이나 들어보자. 족장놈이 대표로 하면 되겠네. 이드라실은 속박 걸고, 시빌, 족장 놈만 풀어.’
멈춘 듯 꼼짝을 못하던 게라롤이 자빠질 듯 질척였다.
이드라실의 신성력으로 능력까지 묶이는 속박에 걸린 놈은 지금 아무 짓도 못한다.
[어헉? 무슨 짓을 했던 거냐! 이거 당장 안 풀어! 얘들아!]
분노에 가득 찬 엔트가 주위를 둘러보고 시안을 노려봤다.
‘너희들을 불에 태워 보낼 거야. 헬헤임의 헬이라면 너희를 즐겁게 맞아 줄거 같아서 말이지. 마지막으로 남길 말 있으면 지금 해.’
놈이 멈춰져 있는 동족들을 보며 자신에게 듬뿍 발라진 저주의 냄새를 감지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정말 우리를 보낼 셈이냐? 네깟놈이 어떻게!]
게라롤의 말에 시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보낼 수 있으니까. 내가 비록 네 눈에는 아주 하찮게 보여도 이 정도는 되거든.’
시안이 내민 손바닥 위에 마나가 피어오른다.
그리고 마나는 오러의 기운으로 기세를 올리더니 화염구로 바뀌었다.
비록 마력 초보 단계라서 크기는 동전만큼 작았지만,
인화성 저주까지 골고루 뿌려진 지금 상황이면 300엔트 모두를 태워 죽일 수 있었다.
[그···그만! 부탁이다. 그러지 마아!]
울상이 된 게라롤을 향해 시안이 귀를 내밀며 되물었다.
‘뭐라고? 사과를 못 들은 거 같은데 얘들아 너희들도 못 들었지?’
[못 들었어. 사과도 필요 없다. 그냥 죽여 버리자 샨!]
페어리들의 표독스러운 의지는 너무 확고했다.
‘봤지? 안 들린다잖아. 아니 안 듣겠다고 했나?’
시안이 눈을 치켜떴다.
[하···하지만, 세···세계수님이···]
-화악!
마력의 헤이르디가 기괴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앙증맞은 손바닥에 시안의 얼굴 크기만 한 화염구를 피우며 말했다.
[애 새끼가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위그드라실님을 팔고 있네? 샨, 더 볼 거 없어! 질러 버리자.]
시안이 왼손을 살짝 들어 페어리를 제지하고 말했다.
‘세계수는 너희 편을 들어 줄 이유가 없어. 왜냐하면, 너희는 그녀의 허락도 없이 내 영토를 침략했거든. 이게 무슨 뜻인지 알지? 그럼 다시 물을게. 마지막으로 할 말은?’
[잘···잘못했어. 살려줘···]
시안은 울먹이는 녀석의 표정이 정말 귀엽고 웃겨서 터질 뻔한 웃음을 겨우 참고 말했다.
‘끝까지 반말로 하네?’
[살려 주세요. 자···잘 못했어요오 한 번만 봐 주세요오···오오 오오오···]
끝내 녀석이 어린 애처럼 울음을 터트렸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 했다.
‘자식··· 진작 그러지. 울음 그쳐 뚝!’
-뚝!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배운 대로 해봐.’
울음을 그친 게라롤이 자세를 바로 해서 시안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는 게라···]
놈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웅얼거리려 하자, 이드라실이 빼액하고 소리를 질렀다.
[다시! 네 동족들에게 공유 걸고 해야지. 언제는 풀떼기들은 공감과 유대감이 중요하다며, 새꺄!]
와···
이드라실 진짜 개빡쳤나 보네···
고개를 끄덕인 게라롤이 땅에 뿌리를 박고 다시 말했다.
[나는 게라롤, 조민시안 반갑다···요···]
그 순간 알림이 떴다.
-엔트족과 계약이 성립되었습니다.
-계약 유지 조건은 귀하의 영토 보존입니다.
영토가 엔트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었다는 걸 알았다.
땅 투기에 목숨을 거는 종족이라니···
‘자! 이제 우리는 모두 친구다. 됐지?’
속박에서 풀린 엔트들과 페어리들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노려봤지만, 계약이 성립된 이상 이제 어쩔 수가 없게 되었다.
세계수가 바라는 바는 하나일 뿐일 테니까.
사이좋게 지내 얘들아.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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