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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재 님의 서재입니다.

유랑기사와 움직이는 성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구소재
작품등록일 :
2024.05.22 12:30
최근연재일 :
2024.06.27 21:00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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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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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854

작성
24.06.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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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
글자
15쪽

대전사 (2)

DUMMY

호미는 도시에서 제공한 사냥용 말을 타고 능숙히 따라왔다. 카라스와 크레시 둘 다 종자 없이 다니는 기사여서 그녀가 경쟁할 상대는 없었다.


쉭!


“이런!”


크레시가 쏜 경쇠뇌 볼트가 도망가는 사슴을 놓쳤다.


그는 지렛대 방식의 장전 도구를 지니고 있었으나 장전하지 않고 계속 말을 몰았다.


기마술이 완숙하지 못해 지금처럼 거친 숲을 달릴 땐 고삐를 놓을 수 없다. 장전한답시고 말을 세우느라 뒤에 쳐지는 건 창피한 추태 아닌가?


퍽!


카라스가 쏜 화살이 사슴의 엉덩이를 맞혔다.


“운이 안 따르는군.”


원래 급소를 노렸는데 사슴이 나무뿌리를 피하느라 뛰어오르면서 엉덩이가 대신 맞았다.


야생 동물은 생명력이 강하여 급소가 아니면 화살을 꼽고도 상당히 오래 버틴다.


게다가 사슴은 기사들이 추격할 수 없는 벼랑 쪽 샛길로 달아나기 직전.


“죄송합니다만 끼어들겠습니다.”


퍼억!


켄타우로스 바룬이 쏜 화살이 사슴의 가슴을 관통했다.


쿠당탕!


맥없이 고꾸라진 사슴이 부들부들 떨었다.


“역시 켄타우로스요.”

“축포를 장식하기에 괜찮은 놈이었는데 아쉽네.”


크레시와 카라스가 말 속도를 늦추었다.


전투에서 선봉에 서거나 가장 먼저 적장을 베는 것이 큰 영광이듯 사냥도 처음 잡는 자가 찬사를 받았다.


남들이 말을 걷게 할 때 바룬은 오히려 속도를 높였다.


“첫 번째를 장식해서 기분 좋은 겁니까?”

“아닙니다. 저들의 전통을 행하기 위함이지요. 휴우! 경께서 제게 맞춰주시니 편하군요.”


유진이 욕심 없이 느긋하게 따라가니 파니스도 나란히 달리기 편했다.


‘딱히 배려하던 건 아닌데.’


유진은 말에 탄 인간 오뚝이가 요란하게 뱃살을 출렁이는 광경이 사냥보다 흥미로웠을 뿐이다.


“켄타우로스는 사냥을 즐기지만 쓸데없이 고통 주는 건 싫어합니다. 방금 끼어든 것도 그냥 두면 상처악화로 천천히 죽을 테니 자비를 베푼 거지요.”

“켄타우로스는 전장에서 매우 호전적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의외로 신사적이군요.”

“하하, 경께선 역시 듣기 좋게 말씀해주십니다. 접대하다 보면 늘 나오는 소리가 야만적이라느니 하는 욕들이었는데.”


아끼는 부하인지 파니스가 바룬을 보는 눈초리는 따뜻했다.


사슴 앞에 도착한 바룬이 단검을 꺼내 숨통을 끊고 부족에 내려오는 기도를 바쳤다. 사냥감의 영혼이 편안히 떠나기를 기원하는 축복이다.


몰이꾼들이 사슴을 수습하는 사이 바룬이 다가와 고개 숙였다.


“기사님들의 사냥에 끼어든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신경 쓰지 말게. 어차피 자네 아니었으면 놓칠 놈이었으니.”

“수도원에서 오래 지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아, 미신 같은 행동에 기분 나빠할 줄 알았나 보군.”

“예.”


바룬의 앞에 있는 기사는 파니스가 절대적인 존중을 보이라고 신신당부한 자다.


“바룬은 유능하고 사려 깊은 친구지요. 저와 함께 도시 일을 하면서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파니스가 그의 어깨를 두들겨주었다.


대다수의 켄타우로스는 야만과 폭력에 젖은 약탈자들. 바룬처럼 분위기를 파악하고 세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경우는 희귀하다.


“난 수도원에서 자랐으나 사제가 아닌 기사로 키워졌어. 전혀 불쾌하지 않으니 자네의 전통을 소중히 하게.”

“감사합니다!”


다른 자들은 켄타우로스의 방식을 좋게 보진 않았다.


사제들은 영혼이란 사람에게만 있는데 무슨 짐승을 위한 기도로 신을 귀찮게 하냐며 훈계하려 했다.


기사는 기사대로 한낱 짐승을 위해 하마 하여 수고 들이는 걸 바보같이 여겼다. 고통스러워하는 사냥감은 자신을 뽐내는 장식에 불과했으니까.


“저희 켄타우로스들은 사냥 후 자비를 베풀지 않으면 언젠가 똑같이 고통스럽게 죽을 거라고 믿습니다.”

“뭐, 미신일 뿐이지만요.”


재빨리 파니스가 한 마디 덧붙였다. 너그러운 기사라지만 그럴수록 더 주의하는 게 좋았다.


“미신이라곤 해도 세상이 보다 아름다워지는 미신이로군. 그런 건 널리 퍼지는 게 좋겠지.”

“...!”


생각도 못 한 답변에 바룬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게도 가르쳐 줄 수 있겠나? 사냥감마다 빠르게 안식을 주는 방법이 다를 터. 나도 언젠가 죽게 된다면 편안하게 죽고 싶거든.”

“진심으로 하신 말씀입니까?”

“상대가 짐승이어도 생명을 다루는 일로 농담하진 않아.”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유진과 호미의 사냥은 복합 약재를 뿌린 독 먹이 덫을 놓는 게 기본이다.


무기를 기반으로 하는 사냥은 다른 기술들이 필요할 터. 겸사겸사 그 밖의 노하우도 듣고 싶었다.


“성심성의껏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룬이 우람한 가슴을 치며 자부심을 담아 말했다.


“그리고 하는 김에 자네가 읊조리던 기도도 가르쳐주게.”

“예?”


자꾸 예상 못 할 소리를 하는 기사에게 얼빠진 얼굴이 된 바룬.


“기왕 하는 거면 완벽히 하는 게 좋으니까. 언젠가 자네 말고 다른 켄타우로스들과 만날 일도 있을 텐데 친해지기에 도움 되겠지.”

“하하하!”


결국 바룬은 파니스의 당부도 잊어버리고 크게 웃었다.




* * *




그렇게 유진과 바룬은 만난 당일 친구가 되었다.


바룬은 상상했던 것보다 이 기사가 숲의 지식에 능하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발자국을 추적할 줄 아시는군요. 게다가 약초 가루는 저보다 훨씬 해박하시고요.”

“마녀에게 가르침을 받았거든.”

“농담도 잘 하십니다!”


웃으며 말하는 유진의 태도에 바룬도 같이 웃었다. 설마 진담일 거라곤 생각도 못 하고.


“워낙 기본이 튼실하셔서 나머진 금방 알려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룬은 알아두면 편리한 사냥용 잡기술을 속성으로 가르쳐 주었다.


“첫 사냥의 영광은 이미 누렸으니 성심성의껏 모시겠습니다. 기필코 최고의 사냥감을 몰아드리지요.”


보통은 바룬도 이렇게까지 열성적으로는 안 한다. 상관 밑에서 접대 정신이 배었다고 해도 전사의 자존심이 있으니까.


하지만 유진은 바룬이 지금까지 상대해온 거만한 초청 기사들과 달랐다.


-비켜라! 어딜 야만족 따위가 기사를 앞서가려고 하느냐!

-기사님, 그게 아니라 안내를 하려고...

-닥쳐라! 그럴 거면 주제에 맞게 하마 해서 안내하든가.

-...


켄타우로스에게 하마란 무릎 꿇고 기어가는 걸 의미한다.


알고 말했든 모르고 말했든 인마일체인 그에게 말한 것 자체가 모욕할 의도로 가득한 셈이다.


-크, 이 역겨운 냄새는 뭐냐?!

-좀 씻고 살아라 이 야만족 놈아!


체취는 단골로 욕먹는 주제였다. 파니스와 함께 일하느라 매일 목욕함에도 말의 몸을 가진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몸을 움직이면 냄새가 나서.”


바룬도 이것만은 콤플렉스여서 유진에게 양해를 구했다.


“자네 상체에선 좋은 냄새만 나는데? 어지간한 사람들보다 자주 씻는 모양이군.”


역시 이 기사는 남달랐다.


“말의 몸에서 나는 냄새야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나? 대부분이 아포크린샘인데.”

“예? 아, 아포...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런 게 있어. 난 전혀 개의치 않으니 앞에서 달려도 괜찮다네.”


유진은 얼버무렸다. 말의 땀샘은 대부분이 아포크린샘이어서 인간의 겨드랑이처럼 냄새가 심하다는 것.


이걸 중세인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감도 안 잡혔다.


“기사란 작자들이 그걸로 뭐라고 한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지들 타는 말에선 향기가 나는 줄 아나 보지?”

“기사님께선 하는 말씀마다 저를 놀라게 하시는군요.”


하지만 바룬의 반응이 좋으니 그만이다. 냄새 걱정에 비스듬히 옆에서 달리던 바룬이 앞으로 치고 나갔다.


핑!


몰이꾼들이 몬 노루 앞길에 화살을 쏴서 정확하게 기사들 쪽으로 돌린다. 바룬 만이 할 수 있는 재주다.


퍼억!


“그렇지! 잘했다!”


하지만 그건 카라스가 잡아냈다. 그가 쏜 화살이 이번엔 목을 꿰뚫은 것이다.


“미안하군. 여럿이 하는 사냥은 처음이라 내가 반응이 느려.”

“어련하시겠습니까?”


바룬이 웃었다.


자신만 주목받는 것 같아서 동료 기사들 체면을 세워주려던 건데 눈치 빠른 켄타우로스는 벌써 알아차렸다.


“크레시 경! 훌륭합니다!”

“고맙군, 치안관.”


크레시도 꿩 한 마리를 잡아 체면치레 정도는 하게 되자 사냥의 열기가 무르익었다. 슬슬 대미를 장식할 큰놈이 나오면 딱 좋은 타이밍.


유진은 바룬의 뒷모습을 보며 과거 고프리와 나눴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전장에서 구르다 보면 여러 수인족을 만날 텐데 경계할 놈 중 하나가 켄타우로스다.

-날 때부터 기병 아닙니까? 당연히 무시무시한 전사들이겠지요.


완벽한 기마술에 근육질의 몸과 호전성. 위험한 게 지극히 당연하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것도 없다. 경험 없는 병사들은 처음 마주했을 때 주눅 들기 쉽다만, 알고 보면 은근히 허당인 놈들이거든. 나도 전장에서 여럿 베어봤지.


루이아모르와 고대왕국 수준은 아니어도 나름 천하를 진동시켰던 집단은 많다. 대륙 전체를 통일하진 못해도 나라 여럿을 짓밟고 약탈한다거나 말이다.


그러나 켄타우로스는 강력한 이미지에 비해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적이 없다. 이유는 같이 사냥하다 보니 알 수 있었다.


“멧돼지! 큰 놈입니다, 유진 경!”

“보고 있어. 난 멧돼지랑 인연이 있나 보군.”


좀처럼 찾기 힘든 훌륭한 사냥감에 바룬이 흥분했다. 아직 한 마리도 잡지 못 한 유진에게 바치기 딱 좋은 놈이다.


사슴이 귀족의 품위를 세우기 적합한 사냥감이라면, 멧돼지는 기사의 용맹을 장식하기 좋은 사냥감이다. 게다가 이놈은 이례적으로 덩치가 컸다.


바룬이 급소를 피해 적당히 둔하게 만들 생각으로 활시위를 당겼다.


꾸르륵-!


하지만 놈도 야생에서 이 크기까지 살아남은 생존의 베테랑답게 숨겨둔 한 수가 있다.


커다란 나무 옆을 지나가며 몸이 가려진 틈을 이용해 급선회했다. 순식간에 바룬의 반대편으로 역주행한 것이다.


“앗차!”


바룬이 황급히 활을 돌렸으나 그의 활은 약 90도에서 멈추고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내게 맡기게.”


유진이 마상에서 허리를 180도 돌려 한 손으로 대형쇠뇌를 겨누었다.


씽!


꿰에에엑-!


등 가운데 깊숙이 볼트가 박혀 척추가 끊어진 멧돼지가 쓰러진다. 유진은 말을 돌려 쫓아간 후 한 번 더 사격했다.


퍼억!


볼트가 두개골을 뚫으며 놈에게 빠른 안식을 내려주었다.


“괴물 같은 힘이군. 그런 쇠뇌를 무슨 단검 던지듯이 연발하나?”


카라스는 주점에서 자신이 어떤 힘에 던져진 건지 재확인했다. 어디 한 군데 안 부러진 게 다행이었다.


멧돼지는 처음 잡은 사슴보다 훨씬 무거워 보였다. 이만한 사냥감을 또 찾기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


“대단하오, 유진 경. 경로를 완전히 읽었군. 정확히 척추를 노리다니.”

“과연 예언의 기사의 후계자! 제깟 것이 도망쳐봤자 경의 손바닥 위입니다.”


감탄하는 크레시와 호들갑 떠는 파니스.


‘딱히 움직임을 예상한 게 아니라 그냥 정조준하고 쏜 건데.’


여기서 뭐라 말하기도 민망하여 그냥 다물었다.


유진은 말에서 내려 죽은 멧돼지를 위해 기도했다. 처음이라 켄타우로스 특유의 운율은 잘 살리지 못했으나 대사는 온전히 읊었다.


“죄송합니다. 제대로 보조를 못 했습니다.”


바룬은 진지하게 기도하는 유진의 모습에 한층 더 정중히 사죄했다.


“다친 사람도 없고 잡았으면 그만이지.”


유진이 일어서며 바룬을 다독였다.


인마일체라는 게 꼭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켄타우로스는 파르티안 샷이 불가능했으니까. 사람은 말에게 기동을 맡기고 몸을 자유로이 틀 수 있으나, 켄타우로스는 몸을 트는 순간 다리도 틀어진다.


게다가 인간 기병은 기수가 뒤를 봐도 말이 앞을 볼 수 있지만, 켄타우로스가 뒤를 보고 달리는 건 눈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은 일. 돌부리 하나에 대형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다.


“카라스 경, 새 말을 준비했습니다.”

“고맙다.”


카라스는 몰이꾼이 건네준 말로 갈아탔다.

승마 상태에서 마구를 박차며 옆으로 옮겨가는 게 대단한 몸놀림이다.


크레시나 파니스는 쉬고 싶은 눈치였다. 사냥은 종일 숲을 돌아다녀야 해서 체력 소모가 큰 스포츠니까.


“하아... 하아...”


무엇보다도 바룬이 지친 게 여실히 보였다.


“괜찮은가?”

“조금만, 후우... 조금만 숨을 고르면 됩니다.”


주의를 기울이며 전투태세를 유지하는 건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소모한다.


싸움은 인간, 말은 기동. 딱 분업 가능한 인간 기병과 달리 켄타우로스는 홀로 피로를 떠안아야 했다. 예비용 말로 갈아타는 것도 불가능하니 지구력에 약점이 있다.


-가끔 카리스마 있는 대족장이 나타나 켄타우로스들이 대규모로 결집하는 일이 있다. 그래 봤자 몇 번의 큰 승리 후 나중엔 지리멸렬하게 되지만.


고프리는 켄타우로스의 힘과 투지는 인정해도 군대로서 강적이라고는 여기지 않았다.


그들이 고향의 풍족한 목초지에서 밀려나 떠돌게 된 것도 같은 이유. 인간 유목 민족과의 경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그만하지. 다들 하나씩은 잡았으니까.”


유진은 바룬을 배려해 사냥을 끝내도록 분위기를 잡았다. 그의 선언에 제동 걸 자는 이 안에 없었다.




* * *




꿩과 노루는 몰이꾼을 한 용병들에게 하사되었고 사슴은 기사들의 저녁 식사로 요리되었다.


“이걸 유진 경이 잡았다고요?”


멧돼지는 유진의 허락하에 대회의에 올려졌다. 사냥개 정도는 들이받아 하늘의 별로 만들 체급에 다들 감탄했다.


“예! 놈이 교활하게도 나무에 숨었다가 역방향으로 도망쳤으나 위대한 기사의 감각을 속이는 건 무리였지요. 바룬 조차 놓친 걸 한 방에 거꾸러트리셨습니다!”


파니스가 몇 번이고 점검한 대사를 말했다.


“이제야 좀 안심되는군요. 이제 발 좀 뻗고 잘 수 있겠습니다.”


대회의 멤버들이 한숨을 쉬었다.


단번에 급소를 적중시켰다는 건 반사신경과 감각, 기마술 또한 뛰어나다는 것.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는 게 기사의 사냥이다.


세상 풍파에 떠밀려 먹고 살고자 무기를 들고 어쩌다 살인하는 용병들과는 다르다.


어려서부터 피와 쇠로 담금질하여 죽이는 기술을 평생 훈련받은 인간 병기가 바로 기사!


검술과 기마술, 전술, 사냥 이 모든 걸 유기적으로 교육받기에 하나가 뛰어나면 자연히 나머지도 뛰어났다.


“이만하면 다들 뒷말은 없겠군.”


집행관이 파니스를 바라봤다.


“이제 곧 전당 전쟁일세. 남은 기간 기사들이 푹 쉬고 최상의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대접해드리게.”

“맡겨주십시오. 제 전문 분야 아닙니까?”

“술은 자제하고. 대전사들의 감각이 흐려지면 곤란하니까.”

“책임지고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어 두겠습니다. 저 역시 목숨이 걸린 일입니다.”

“이제 대회의는 당분간 중지토록 하지. 여기서 뭘 더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까.”


이기든 지든 대회의는 전당 전쟁이 끝난 후에 다시 열릴 것이다. 부디 웃는 얼굴로 서로 마주하기를 바랄 뿐.


집행관이 포도주가 담긴 유리잔을 들자 다들 자신의 잔을 들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자유로울 우리들의 도시를 위하여!”


먼저 운을 떼며 술을 들이켠다.


“자유를 위하여!”

“본야드를 위하여!”

“고대왕국의 근본에 축복을!”


저마다의 구호를 외치며 마신 후 잔을 바닥에 던졌다.


쨍그랑!


유리 깨지는 청명한 소리가 마음속 마지막 두려움을 몰아 내주길 바라면서.


작가의말

*돌쇠오빠님 정성 담긴 홍보글 감사합니다!


*메크정님 후원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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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줄서기 (2) +26 24.06.26 5,277 266 14쪽
42 줄서기 (1) +28 24.06.25 6,084 322 13쪽
41 지휘관이 된다는 것 (4) +25 24.06.24 6,408 334 13쪽
40 지휘관이 된다는것 (3) +37 24.06.23 6,741 347 13쪽
39 지휘관이 된다는 것 (2) +19 24.06.22 7,054 383 14쪽
38 지휘관이 된다는 것 (1) +21 24.06.21 7,324 373 14쪽
37 첫 토벌전 (8) +22 24.06.20 7,500 376 14쪽
36 첫 토벌전 (7) +26 24.06.19 7,646 381 13쪽
35 첫 토벌전 (6) +16 24.06.18 7,803 349 13쪽
34 첫 토벌전 (5) +22 24.06.17 7,922 361 14쪽
33 첫 토벌전 (4) +15 24.06.16 8,171 344 15쪽
32 첫 토벌전 (3) +22 24.06.15 8,548 373 14쪽
31 첫 토벌전 (2) +35 24.06.14 8,912 366 13쪽
30 첫 토벌전 (1) +20 24.06.13 9,277 368 14쪽
29 바르다 (5) +43 24.06.12 9,490 488 13쪽
28 바르다 (4) +23 24.06.11 9,643 419 13쪽
27 바르다 (3) +11 24.06.10 9,631 397 14쪽
26 바르다 (2) +18 24.06.09 9,889 387 14쪽
25 바르다 (1) +14 24.06.08 10,335 424 14쪽
24 마법사의 초대 +13 24.06.07 10,295 421 13쪽
23 승전 연회 +16 24.06.06 10,460 423 13쪽
22 대전사 (5) +16 24.06.05 10,546 417 16쪽
21 대전사 (4) +12 24.06.04 10,383 387 14쪽
20 대전사 (3) +10 24.06.03 10,632 381 14쪽
» 대전사 (2) +11 24.06.02 10,887 394 15쪽
18 대전사 (1) +17 24.06.01 10,979 382 14쪽
17 본야드 (4) +17 24.05.31 11,008 413 13쪽
16 본야드 (3) +15 24.05.30 10,989 390 13쪽
15 본야드 (2) +15 24.05.29 11,268 422 14쪽
14 본야드 (1) +8 24.05.28 11,620 415 15쪽
13 세상 밖으로 (3) +11 24.05.28 11,510 439 14쪽
12 세상 밖으로 (2) +10 24.05.27 11,742 415 14쪽
11 세상 밖으로 (1) +16 24.05.27 12,091 454 15쪽
10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10) +12 24.05.26 12,257 407 14쪽
9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9) +15 24.05.26 11,928 421 13쪽
8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8) +7 24.05.25 12,180 37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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