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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재 님의 서재입니다.

유랑기사와 움직이는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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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재
작품등록일 :
2024.05.22 12:30
최근연재일 :
2024.06.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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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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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글자
12쪽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6)

DUMMY

이전 생의 유진은 태양 아래서 명예롭게 복무하는 군인이 아니었다.


그림자에 숨어 피와 오물을 손에 묻히는 종류의 군인이었다.


자랑스러운 군복도 못 입고 수여 받은 훈장도 달 수 없었지만 스스로 긍지를 가졌다.


평화로운 시기에는 자신 같은 사람이 국익을 가져오는 법이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


그래도 한 가지 착잡한 부분은 있다.


-넌 죽어서 지옥에 떨어질 거야!

-천벌 받을 빵즈놈아! 절대 내 입을 열진 못할 거다!”

-병 주고 약 주냐? 지옥에나 가라.


임무 특성상 표적의 치료(유진이 부순 것) 및 임종(유진이 집행하는 것)에 함께 할 때가 많았다.


그 과정에 온갖 욕설과 저주를 받았는데 지옥에 가라는 말을 특히 자주 들었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된다고 했었나?


임무 중 유진이 죽음을 맞았을 때 지옥으로 향하는 길이 그의 영혼 앞에 열렸다.




* * *




“!!!”


눈을 뜨니 이미 해가 중천으로 향하고 있었다. 잊을만하면 꾸는 과거의 기억이다.


괴물 멧돼지 사냥부터 고프리와의 검투까지 너무 기운을 소모한 탓일까? 그게 아니면.


-당장 풀겠다, 이놈아! 그때 포도주 사건도 진짜배기였구나!


오랜만에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마녀의 힘을 사용했기 때문일까?


포도주의 의식 때는 정말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누구보다도 놀란 게 유진 자신이었으니까.


하지만 성장할수록 피에 녹아든 힘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힘이었다.


마녀의 힘은 남자가 다룰 수 있는 게 아니나 유진만은 예외. 아마도 그의 영혼이 거쳐온 특별한 경험 때문이지 싶다.


마녀들이 세상의 저편이라고 부르는 장소. 죽음을 맞아 그곳을 직접 보고 겪은 후 현세로 돌아온 유일한 존재니까.


미리 준비한 물로 간단히 세수한 후 수도원 방을 나섰다.


“...”

“크흠!”


마주치는 사제들은 불편한 얼굴로 유진을 피했다.


안 그래도 사이가 좋지 않은데 곧 떠날 사람이다. 가림막이던 고프리도 불미스럽게 사라졌다.


‘봉인전에서 어머니 유품을 챙기든 못 챙기든 마을은 떠나야겠군.’


수도원이 통치하는 마을에서 이 정도로 찍히면 숲에서도 쫓겨날 수 있다.


방앗간과 마찬가지로 숲은 영지 주인의 고유한 권력을 상징하는 장소다.


멋들어지게 입은 귀족이 병사들의 시중을 받아 사냥감을 잡는다?


영지민에게 ‘아! 저분이 우리 주인님이구나. 참 무섭기도 해라.’ 같은 경외감을 심어줄 수 있었다.


킹덤엔드는 수도원이 다스리는 만큼 사치스러운 귀족식 사냥은 없다.


사냥꾼부터 약초꾼까지 모두에게 관대하게 숲을 풀어주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이제 그 자비도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적어도 유진과 호미에 한해서는 말이다.


‘둘이서 어딜 가든 최소한 굶어 죽지는 않겠지.’


둘의 유대와 힘, 지식이라면 세상의 풍파를 충분히 헤쳐나갈 것이다. 과거의 힘없고 어린 소년 소녀가 아니니까.


유진은 마을 대장간을 찾았다. 한때 장원에서 기사들의 무구를 만들던 자가 운영하는 곳이다. 지금은 농기구 전문점이나 마찬가지지만.


“다음부턴 직접 해라. 언제까지고 아저씨가 해줄 순 없잖냐.”

“예! 예! 감사합니다!”


비명 지르는 새끼 염소를 안아 든 소년이 굽신거렸다.


중년의 대머리 남성이 거세용 가위를 들고 있다. 그는 유진을 발견하고는 소년에게 얼른 가라고 손짓했다.


“메에에에-!”


수컷도 암컷도 아니게 된 새끼 염소가 구슬픈 비명을 지르며 멀어졌다.


빨갛게 달군 집게로 상처를 지졌는지 피는 흐르지 않았다. 어린 염소에겐 무식한 방법이지만 대장장이는 이게 생존 확률을 올려줌을 알았다.


“어서 오십시오, 유진님!”


대장장이가 깍듯이 인사했다.


“예전에 주문하신 건 완성했습니다. 보시지요.”


그가 장병기 하나를 가져와 건넸다.


긴 자루 끝에 매우 짧은 사슬이 달리고 뭉툭한 자루와 연결된 독특한 무기. 편곤이다.


자신의 힘을 고려해서 크고 길게 주문했으며 금속도 다량 사용해 내구력을 보강했다.


“어후! 기사님께서 드시니 정말 살벌, 아니 용맹해 보입니다.”


항상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는 유진이다. 마을을 떠나 세상을 주유할 때를 위해 다목적으로 사용할 무기가 필요했다.


“수고했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나왔군. 역시 명장이야.”

“하하하! 자신 있게 말씀드리는데 이놈이라면 아무리 험하게 다뤄도 충분히 버텨낼 겁니다. 이 사슬 굵기 좀 보십시오. 고르드 전사들이 도끼를 휘둘러도 흠집이나 좀 날 겁니다.”


검은 비싼 데 반해 생각보다 망가지기 쉽다. 검 하나로 모든 상황을 대처하기도 곤란하다.


싸면서 내구력 높은 장병기가 필요했는데 편곤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유진의 힘과 잘 어울리고 유지보수도 쉽다.


“더 필요한 것 없으십니까?”

“많지. 우선 이것부터 봐주겠나?”


유진은 가져온 보따리를 풀었다. 스승이 입던 갑옷이 드러나며 빛을 반사한다.


“곧 먼 길 떠날 텐데 만전을 기하고 싶거든. 내가 보기엔 이상이 없어 보여도 전문가의 눈으로 확인받고 싶군.”


정교한 금속판으로 구성된 흉갑에 팔꿈치와 허벅지까지 사슬이 덮는 훌륭한 갑옷이다. 어지간한 기사들도 이 정도로 좋은 건 못 입었다.


“언제 봐도 끝내주는 때깔이군요.”


잘 관리해도 가끔 장인의 손을 거쳐야 하기에 고프리는 종종 대장간에 갑옷을 맡겼다.


“제가 영주관에서 잘 나가던 때 만들던 것도 이 정도로 좋은 건 없었습니다.”

“칭찬 고맙군.”


그저 자신의 비위를 맞추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갑옷 칭찬에 입이 벌어지려는 게 자신도 기사가 다 된 모양이다.


이곳 기사들은 대부분 사슬갑옷을 베이스로 이런저런 보완을 했는데, 덮는 범위나 덧대는 보조 장갑은 각자 주머니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코트 오브 플레이트나 브리간딘처럼 조끼 안에 철판을 리벳 등으로 고정한 갑옷도 널리 애용되었다.


“멀쩡합니다. 더 필요한 건 없으십니까?”


세심히 살핀 대장장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만간 마을을 떠날 생각인데 관리를 위한 도구와 소모품이 필요하거든. 기름도 거의 떨어졌고 숫돌도 새로 있어야 해.”

“오늘치 장사 다 했군요.”


대장장이가 씩 웃으며 유진이 주문한 물건들을 하나씩 가져왔다.


“언제까지고 이런 촌구석에 계실 분이라곤 생각 안 했습니다만 아쉽습니다.”


하나씩 물건을 놓을 때마다 대장장이의 표정도 흐려진다.


개인적 호의와 별개로 마을의 강력한 전사와 약초꾼이 사라지는 게 아쉬운 것이다. 유진이 사라지면 호미도 원 플러스 원으로 떠날 테니까.


“날을 기약할 수는 없으나 언젠가 다시 볼 날이 오겠지. 그때까지 건강하기를.”

“유진님의 명성이 이 시골까지 들려오길 기도하겠습니다. 물론 마음속으로만요.”

“그래, 수도원 사제들에겐 절대 들키지 말라고.”


물건값을 치른 유진이 오른손을 내밀자 대장장이가 웃으며 강하게 맞잡았다.


다음에 찾은 곳은 숲의 오두막이다.


호미는 멀리서부터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두막 옆 떡갈나무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으니까.


아마포로 만든 껍데기에 밀짚을 넣은 간이 침낭이면 나무의 딱딱함도 사라진다.


호미는 떡갈나무 꼭대기에 올라 산을 감시하거나 마을을 구경하는 걸 좋아했다.


꿈틀.


잠들어 있던 몸이 몇 번 뒤척이더니 벌떡 일어났다. 필시 유진이 다가오는 것을 감지했을 것이다.


호미는 상체를 아래로 향하여 네발로 기둥을 잡고 내려왔다.


인간이라기보단 짐승의 나무타기에 가까웠으나 야만적이란 느낌은 없다. 그저 아름다운 곡선의 향연만이 가득했다.


“스승님이 떠나셨어.”


유진의 첫 마디에 호미가 놀라 입을 가렸다.


“너에게 작별 인사를 못 한 걸 용서해달라더구나. 떠나실 때 상황이 영 그랬거든.”


혼신의 힘으로 제자에게 내리는 마지막 가르침, 수도원에 대한 실망, 정체되었던 신의 음성에 대한 추구.


사정을 설명해주니 호미가 화난 얼굴을 했다. 고프리에 대한 서운함이 아니라 수도원에 대한 분노였다.


“난 이틀 후 마을을 떠날 거야. 넌 어쩌겠어?”

-따라가겠어요! 산맥 너머나 바다 건너라도요!


호미가 힘찬 수화로 답했다.


“그래, 고맙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눈표범 특유의 길고 굵은 백색 꼬리가 신나게 흔들렸다.


둘은 오두막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곧 떠나는 마당에 모든 걸 들고 갈 수는 없으므로 호화로운 식사가 차려졌다.


마녀의 지식과 수인족의 코가 결합 되어야 찾을 수 있는 귀한 식재료들.


허브, 수액, 버섯, 물풀을 정제해 만든 향신료는 평범한 고기도 진미로 탈바꿈시켰다.


스튜에는 해감을 마친 민물 조갯살이 가득하다.


“마을을 떠나면 한동안 고생할 거야. 하지만 우리가 힘을 합치면 금방 괜찮은 터전을 꾸릴 수 있겠지.”

-그럼요. 제 코만 믿으세요. 매일 매일 고기 드시게 해드릴게요.


체력을 비축할 생각인지 호미는 평소보다 훨씬 많이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 떠나려는 유진의 옷자락을 호미가 잡는다.


-굳이 남은 날을 불편한 수도원에서 보내야 하나요?


그녀가 수화로 물었다.


“챙겨와야 할 게 있어. 놈들이 집어간 어머니 유품을 돌려받아야지.”


그 말에 호미는 손을 놓았다. 그리고 주먹을 쥐어 들며 파이팅 자세를 취했다. 유진이 알려준 제스처다.


“맡겨달라고.”


이번에도 호미는 유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 * *




유진은 지하감옥을 찾아 담피르 여성들에게 음식을 전해줬다.


“오늘도 쫄쫄 굶을 생각인가?”


모녀가 연신 감사를 표하며 식사할 동안 소녀는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았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다 먹은 모녀가 나란히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인사한다.


“이름이 어떻게 되지?”

“저는 라라이고 여기 제 딸은 라니입니다.”


꾸벅.


엄마 쪽의 소개에 딸 라니가 깊이 고개 숙였다.


음식이 질은 어지간한 평민이 먹는 것보다 좋았으나 양은 약간 부족하게 했다.


“내일도 가져올게. 먹을 만하지?”

“맛있었습니다! 은혜에 감사합니다!”


감사를 넘어 경외를 담은 모녀의 얼굴엔 기대감이 서려 있다.


‘내일 가져올 건 수면제가 들어가 있을 거지만.’


유진은 속내를 숨기고 스승을 흉내 내 자비로운 얼굴을 했다.


“아가씨, 부디 한 입만이라도 드세요.”


꼬마 숙녀 라니가 남겨둔 음식을 들고 간절히 부탁했으나 소녀는 요지부동.


“먹지 않는다.”

“몹시 배고프시잖아요. 너무 여위셨어요.”


라니가 울먹이며 말해도 소녀는 얼음장 같은 얼굴을 유지했다.


안 그래도 가느다란 몸매인데 퀭한 눈까지 더해져 정말 위태로워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먹지 않는다.”


완고한 고집 앞에 라니는 물러섰다.


꼬르르륵!


그 순간 소녀에게서 울리는 우렁찬 뱃고동.


“라니. 네가 한창 자랄 나이라 배가 고픈 모양이구나. 좀 더 든든히 먹거라.”

“네? 어, 아! 예!”


유진의 말에 의문스러운 얼굴이다가 퍼뜩 깨닫고 열심히 끄덕이는 라니.


꼬르르르르륵!


한층 더 강렬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배려는 안 해줘도 된다.”


소녀가 달아오른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3번째로 음식을 들고 내려가는 유진은 결심을 굳혔다.


‘이번에 봉인전에 들어가지 못하면 안 된다.’


어머니의 유품을 손에 넣으려면 오늘 담피르 소녀를 재워야 한다. 그것을 위해 매우 특별한 음식을 준비했다.


이것만은 그 콧대 높은 소녀도 절대 거부하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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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줄서기 (2) +26 24.06.26 5,267 266 14쪽
42 줄서기 (1) +28 24.06.25 6,078 322 13쪽
41 지휘관이 된다는 것 (4) +25 24.06.24 6,403 334 13쪽
40 지휘관이 된다는것 (3) +37 24.06.23 6,740 347 13쪽
39 지휘관이 된다는 것 (2) +19 24.06.22 7,053 383 14쪽
38 지휘관이 된다는 것 (1) +21 24.06.21 7,320 373 14쪽
37 첫 토벌전 (8) +22 24.06.20 7,494 376 14쪽
36 첫 토벌전 (7) +26 24.06.19 7,639 381 13쪽
35 첫 토벌전 (6) +16 24.06.18 7,799 349 13쪽
34 첫 토벌전 (5) +22 24.06.17 7,919 361 14쪽
33 첫 토벌전 (4) +15 24.06.16 8,168 344 15쪽
32 첫 토벌전 (3) +22 24.06.15 8,544 373 14쪽
31 첫 토벌전 (2) +35 24.06.14 8,907 366 13쪽
30 첫 토벌전 (1) +20 24.06.13 9,272 368 14쪽
29 바르다 (5) +43 24.06.12 9,483 488 13쪽
28 바르다 (4) +23 24.06.11 9,634 419 13쪽
27 바르다 (3) +11 24.06.10 9,625 397 14쪽
26 바르다 (2) +18 24.06.09 9,884 387 14쪽
25 바르다 (1) +14 24.06.08 10,331 424 14쪽
24 마법사의 초대 +13 24.06.07 10,289 421 13쪽
23 승전 연회 +16 24.06.06 10,454 423 13쪽
22 대전사 (5) +16 24.06.05 10,539 417 16쪽
21 대전사 (4) +12 24.06.04 10,377 387 14쪽
20 대전사 (3) +10 24.06.03 10,626 381 14쪽
19 대전사 (2) +11 24.06.02 10,881 394 15쪽
18 대전사 (1) +17 24.06.01 10,974 382 14쪽
17 본야드 (4) +17 24.05.31 11,005 413 13쪽
16 본야드 (3) +15 24.05.30 10,984 390 13쪽
15 본야드 (2) +15 24.05.29 11,266 422 14쪽
14 본야드 (1) +8 24.05.28 11,617 415 15쪽
13 세상 밖으로 (3) +11 24.05.28 11,507 439 14쪽
12 세상 밖으로 (2) +10 24.05.27 11,739 415 14쪽
11 세상 밖으로 (1) +16 24.05.27 12,085 454 15쪽
10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10) +12 24.05.26 12,251 407 14쪽
9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9) +15 24.05.26 11,922 421 13쪽
8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8) +7 24.05.25 12,179 377 12쪽
7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7) +13 24.05.25 12,316 371 14쪽
»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6) +15 24.05.24 12,611 365 12쪽
5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5) +27 24.05.24 13,208 479 15쪽
4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4) +10 24.05.23 13,459 394 14쪽
3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3) +11 24.05.23 14,246 388 14쪽
2 3가지 세상을 이해하는 자 (2) +20 24.05.22 16,193 42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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