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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일단은 형사입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공포·미스테리

parkpd
작품등록일 :
2022.11.10 10:58
최근연재일 :
2022.12.08 17:30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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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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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0,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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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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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종잡을 수 없는 마음.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지역명, 명칭, 브랜드, 단체, 공공기관, 종교, 인물, 건물, 배경, 법문 등 모든 것들은 창작으로 현실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있고, 실제와 다르며, 콘텐츠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DUMMY

<종잡을 수 없는 마음.>

일단은형사입니다017.jpg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해가 서쪽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하늘에 노을이 짙어지는 시각,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에 두 남자가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고, 한 남자가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네, 접니다.”

“일을 하나 처리해 줘야 할 것 같은데, 시간 괜찮으세요?”

“그럼, 내일 그곳에서 뵙고 말씀 나누시죠.”


사내는 전화를 끊고는 인터폰을 켜고 흥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당장 들어와서 이것들 내다 버려.”


사내의 말에, 검은 양복 차림의 수행원으로 보이는 사람들 여럿이 들어와 피투성이 된 남자 둘을 들어 올려 밖으로 나간다.

들어온 검은색 양복을 입은 수행원 중 한 명이 남아 사내와 얘기를 나눈다.


“재들도 머리 쓴다고 쓴 건데, 너무 심하신 것 아닌가 싶네요.”

“머릴 쓸 거면 좀 완벽하게 하던가, 왜 꼬리를 남겨 남기길.”

“그래도, 모자 쓰고 마스크 해서 애들이 알 수 없다고 하니까.”

“됐어, 내가 또 아쉬운 소리 해야 하잖아. 버러지 같은 놈들한테.”

“그건, 그렇지만, 한두 번 그런 것도 아닌데, 술 한잔 진하게 드신다, 생각하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사내는 인상을 찌푸리며, 대화를 이어간다.


“그래서 싫다는 거야. 진한 술을 왜 그런 늙은이들하고 마셔야 하냔 말야. 비위도 맞춰가면서. 젠장.”


사내는 화가 머리까지 치솟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 됐고, 내일 그 버러지들 하고 스케쥴이나 정리해둬 장소하고. 젠장, 그리고 그 두 놈 깨어나면 다시 확인해 두고.”

“네, 알겠습니다.”


사내에게 대답하고 수행원은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사내는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탁자 위에 있던 물컵을 들어 문을 향해 던졌다.


*


날은 어둑어둑한 저녁이 되니 길거리에는 하나둘 네온과 간판들의 불빛이 빛나기 시작한다.

제주불고기 식당 간판이 보이고 수정과 로운이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로운은 식당 안에 들어와 대한을 찾는다.

대한을 찾은 로운, 수정과 함께 대한이 있는 자리로 향한다.


“경위님, 저희 안 늦었죠?”


로운과 수정을 본 대한은 로운에게 답한다.


“응, 우리도 방금 들어왔어.”


민국도 수정과 로운을 반갑게 맞이한다.


“어, 정경장, 정경위 같이 왔네, 얼른 앉아.”


민국이 민성의 의자를 잡아끌어 자리를 만들었다.


“음식은 한선배가 불고기 시켰어. 괜찮지?”


로운이 웃으며, 답한다.


“네, 지난번에 먹어보니 맛있더라고요.”

“참고로, 오늘은 한선배가 산다고 하니까 배불리 먹어.”


수정은 바이크 주인 확인 내용이 궁금했다.


“바이크 주인은 만나 봤어요?”


민국이 수정의 물음에 답했다.


“아니, 서둘러 집을 나간 듯해.”

“그럼 바이크 주인 쪽은 건진 것이 없네.”


민국은 침울한 표정을 짓다, 수정에게 묻는다.


“애들은 안전해?”

“응, 탈수 증상이 심했는데, 처치 받았고, 내일이면 깨어날 거라고 들었어. 그러고 보니, 국검사님도 함께 갔던 거예요?”

“아. 네.”


수정의 물음에 민성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


네온이 화려한 거리 HG패션매장 간판이 보인다.

매장 안에서 일을 마무리하고 있는 슬기가 보이고 슬기에게 허이사가 다가간다.


“정슬기씨”

“네 이사님.”

“오늘 일이 힘들었어?”


슬기는 반색하는 얼굴로 허이사에게 답한다.


“아뇨, 아뇨, 이사님. 그럴 리가요,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늘 내내 안색이 안 좋은 것 같아서. 그럼 어디 아픈 거야?”

“아뇨, 그런 건 아니고, 고민이 좀 있어서요.”

“뭔데, 나한테 얘기해 주면 안 돼? 또 알아? 해결책이 생길지.”


허이사의 말에 슬기는 손사래 치며, 말한다.


“아뇨, 이사님께 말씀드릴 정도의 일이 아니라서요.”

“아이, 슬기씨, 내가 미덥지 못해서 그래? 그런 거야?”

“아뇨 그런 것이 아니라.”


슬기는 난처했다.

하지만, 허이사의 끈질김에 슬기는 털어놓았다.


“사실,”

“응, 사실.”

“이번 주에 집을 비워야 하는데,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해서, 그래서 좀 난처한 상황이에요. 언니가 부동산에 문의하고는 있지만, 쉽지 않은가 봐요.”

“그럼 그냥 지금 사는 집에 살면 안 되고?”

“네, 전세금을 많이 올려달라고 하고 있고, 언니도 직장이 마홍구로 옮겨 지면서, 마홍구에 알아 보고 있는데, 쉽지 않은 가봐요.”

“그래? 마홍구? 음, 아 가족이 언니하고 둘이 산다고 했나?”

“네.”


허이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생각난 것이 있는지, 슬기에게 웃으며, 말한다.


“그럼 딱 좋은 집이 하나 있네. 잠시만 기다려봐.”


허이사는 전화길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우우우웅,’


전화기 진동 소리를 들은 로운은, 옆에 앉아 있는 대한에게 말한다.


“경위님, 전화 온 것 같은데요?”

“응? 으응.”


로운의 말에 반응한 대한은, 주머니에서 전화길 꺼내 액정을 보곤, 황급히 식당 밖으로 나갔다.

밖에 나와 전화를 받는 대한.


“네 이모 웬일이세요?”

“그래 대한아 오랜만이다. 요즘엔 연락도 안 하고, 집에도 안 오고, 이모네하고 끊고 살려는 건 아니지?”

“아이,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일이 바빠서 그런 거죠.”

“그렇지? 그런 거지? 이모 잊은 건 아니지?”

“그럼요, 제가 어떻게 이모를 잊어요. 엄마같은 분인데.”

“그렇지? 내가 엄마 같은 사람이지?”

“네.”


대한과 안부로 인사를 나눈 허이사는 본론을 말하낟.


“그럼, 엄마 부탁이니까 들어줘야 한다. 알았지?”

“제가, 들어 드릴 수 있는 거라면 당연하죠.”

“그래 그럼, 너희 집, 위층 집에 사람 좀 들이자.”


허이사의 말에 살짝 당황하는 대한.


“네? 윗집요?”

“그래,”

“지금 전세 사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때 친구 성한과 통화한 것이 기억에 스쳤다.


“대한아, 윗집 전세 만기라서 이번 주 토요일에 이사 간다고 하는데, 아직 새 세입자를 찾지 못했어. 그래서 전세금을 조금 낮춰서 부동산 사이트하고, 앱에 올리려고 하는데 괜찮지?”


윗층 전세는 친구인 성한이 맡아서 모든 일을 대신해 주었기 때문에 대한은 신경 쓸 일이 없었다.

그래서 통화도 의례 진행되는 일들이니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 일이 생각 난 것이다.


“이모, 잠시만요, 제가 확인해 볼 테니까 5분 뒤에 다시 통화해요.”

“그래, 아들, 꼭 전화해.”

“네.”


대한은 허이사와의 통화를 끊고 바로 임성한에게 전화를 건다.


“응, 성한아. 윗집 토요일에 이사하는 것 맞아?”

“응, 내가 전화로 알려줬잖아. 오전에 한다고 하더라고. 오늘 밤부터 계속 시끄럽겠다.”

“그런 건 뭐, 괜찮은데, 세입자는 구했어?”

“아니, 아직 그래서 먼저 얘기한 것처럼 전세금을 한 2천만원 정도 낮춰서 올리려고 하는데, 괜찮지?”

“응, 금액은 뭐 상관없고, 그럼, 일단 홀드 해줘. 이모님이 윗층 전세 얘기를 하셔서.”

“홀드? 전세금 내리는 거? 아님, 세입자 이사하는 거? 이모님은 누군데.”

“이사하시는 분들은 이사하시게 두고, 새 세입자 들이는 것을 홀드 해달라는 거지.”

“알았어, 그럼 정리해서 연락줘.”

“응,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할게. 항상 고맙다. 친구.”


대한은 전화를 끊고 다시 허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걸고 있는 대한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민성은 로운에게 묻는다.


“로운씨, 한경위님은 뭔 전화를 받았길래 나가서 저렇게 전화기만 붙잡고 있는 거예요?”

“잘은 모르겠는데, 액정에 이모? 라고 되어 있던 것 같아요.”

“그래요?”


민성은 속으로 여자친구나, 연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통화를 하는 것인지, 조금 신경이 쓰였다.

대한에 대해 호기심에 흥미가 많지만, 그래도 이성이다 보니, 단순 호기심보다는, 호감이 많이 작용하고 있었다.


대한의 외모와 성격을 보면, 어떤 이성의 상대도 반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모와 통화한다는 생각에 민성은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대한은 허이사와 통화 중이다.


“오전에 이사를 나간다고 하니까 오후에 집을 보면 될 것 같고, 성한이도 시간 맞춰 오도록 하게 할 테니까 집 보러 오시는 분에게는 성한이 연락처를 알려주면 될 것 같아요.”

“응, 그래 알았어. 그럼 그렇게 전할게. 아 그리고 전세금은 어떻게 되니? 제일 중요한 것 같은데.”

“세입자분에게 맞추라고 성한이한테 얘기해 놓을게요.”

“그래, 그리고 집에 좀 와라, 다음 주에 규현이 집에 온다니까 시간 맞춰서 한번 들려.”

“네, 그렇게 할게요.”


대한은 어릴 때 허이사네 집에서 지냈다.

대한은 홀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 아버지의 잦은 발령으로 인해 대한과 함께 지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대한의 부친은 형제같이 지내던 친구인 현재욱의 집에 대한을 맡겼다.


허영심은 대한을 아들처럼 길렀다.

대한도 허영심을 엄마처럼 잘 따랐고, 피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규현을 친형처럼 생각하고 따랐다.


허영심의 남편인 현재욱도 직업은 태권도 사범이었으나, 국기원 일도 함께했는데, 지방과 해외행사가 많아 출장이 잦다 보니, 허영심이 대한과 규현, 지현 남매를 혼자 키웠다.

그 와중에 국모현과 함께 지금의 HG그룹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이른바 슈퍼우먼이었다.


대한은 허영심과 그의 가족들과 함께 아동기를 보냈다.

그리고는 중, 고등학교를 기숙학교에 다녔다.

그러다 보니, 대한은 자립성이 높아,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혼자 이겨내는 타입이 되었다.


대한이 통화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왔다.


“아니, 한선배 무슨 통화가 그렇게 길어요. 우리 빼고 혼자 좋은 거 먹으러 가셨는지 알았네.”


통화 때문에 늦게 들어온 대한에게 농담을 던지는 민국이었다.

대한은 민국에게 사과한다.


“아, 죄송합니다.”


그리곤 머쓱하게 자리에 앉았다.

민국이 농담을 하는 것을 보고 민성은 놀랐다.


‘오빠가 저런 농담을 한다고? 세상 오래 살 일이네.’


민국은 어릴 때는 병약해서 매일 병원에 다니다시피 했다.

그러다 보니, 농담은커녕 어둡고 무뚝뚝한 성격이었다.

민국이 병약하다 보니, 오빠인 민국을 대신해 민성이 쾌활하고 밝은 모습으로 가족들에게 힘을 주는 캐릭터가 되었다.


집에서는 가족들에게 애교로, 민국에게도 항상 웃는 얼굴로 병약한 민국을 달래 주었다.

민성은 어릴 때부터 웃는 얼굴을 해야 집안 모두가 행복해하는 것을 안 것인지 어릴 때 밝게 웃는 성격이 지금의 민성을 긍정적 자아로 만들었을 것이다.


민국은 초등학생 때까지 병원을 집 가듯 다녔는데, 왜 병약했는지 병원에서도 그 병명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중학교를 입학하면서 건강이 호전되어, 지금의 경찰관이 될 수 있었다.


이번엔, 로운의 전화벨이 울렸다.

로운은 전화길 꺼내 액정을 확인한다.

아버지 재정이었다.


“아빠, 왜요?”

“왜긴, 사건 정리 잘되고 있는지 연락했지, 그리고, 택배차 명의자 집에 갔다 왔는데, 집에 안 들어온 지 몇 개월 됐다고 하네.”

“그래요? 여러 가지로 사건 수사에 진도가 나기 힘드네.”


재정의 한숨 소리가 전화길 통해, 로운의 귀로 전달된다.

그리고는 재정이 다짜고짜 한마디 던진다.


“야, 특수반은 그렇다 치고 넌 나한테 연락했어야지, 잘 들어갔는지는 확인해야 하는 것 아냐? 일단은 내가 아빤데.”


재정의 큰 소리에, 주변 사람들이 들었을까, 로운은 몸을 돌려, 전화기에 대고 조용히 말한다.


“아, 미안, 미안, 나도 병원에서 정신없었단 말야.”

“그래도 그렇지 너희들끼리만 밥 먹으러 가고.”


로운은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핀다.

하지만, 재정은 보이지 않는다.


“아빠. 어떻게 알았어?”


로운이 놀라 재정에게 말하자, 재정이 우습다는 듯 로운에게 말한다.


“풉. 아빠. 지금 엄마하고 카페에 있다.”


재정의 말에, 로운이 이해한다는 듯 미소 지으며 카페를 향해 손 한번 흔들어 주며, 말한다.


“밥 다 먹으면 카페로 갈게. 같이 들어가. 아. 그럼 로아는?”

“로아도 여기 있지.”

“알았어, 들어갈 때 전화할게.”

“그래, 맛있게 많이 먹고.”

“걱정마, 한경위님이 사는 거라서 벌써 불고기 8인분째야.”

“그래. 우리 딸 많이 먹어.”

“응.”


로운이 전화를 끊고 자리에 앉자. 수정이 한마디 한다.


“뭐야. 돌아가면서 통화하는 거야? 이러다 순서대로 통화하겠네.”


수정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수정의 전화기에서 벨 소리가 울린다.

수정의 벨 소리에 순간, 얼음이 된 것처럼 모두가 정지됐다.


얼음이 된 순간을 깨고 수정은 전화길 들어 보았다.

슬기였다.

수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슬기와 통화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응, 무슨 일 있어?”

“아니, 집은 잘 구하고 있나 해서.”

“그거야. 뭐. 잘 알아보고 있지.”

“내가, 언니 그럴 줄 알았어, 당장 이사해야 하는데, 아직도 태평이지?”

“야, 집 구하는 게 뭐 그렇게 쉬운 줄 알아?”


슬기는 수정에게 미안하지만, 골려 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오늘 늦어?”

“갑자기? 왜?”

“아, 늦어 안 늦어.”

“저녁 먹고 있는데, 조금 있으면 들어갈 것 같아.”

“알았어. 그럼 집에서 얘기해. 늦지 말고 들어와.”

“그냥, 얘기해. 뭘 집에서 얘길 해.”

“집에서 얘기해. 끊는다. 늦지 마.”


*


슬기는 전화를 끊고는 허이사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사님, 감사합니다.”

“감사하기는, 집이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네?”

“집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자매의 취향이 어떨지 몰라서. 2층 집인데, 2층이고 발코니, 테라스도 있어서 아주 좋아. 지금 세입자 들어올 때 리모델링 했다고 하니까. 2년 됐네. 실내는 아주 새것 같을 거야, 화장실도 두 개고 방도 세 개고, 이만하면 조건은 좋겠지?”


허이사의 말에 슬기는 좋다는 기분보다 걱정이 앞섰다.


“그럼, 전셋값이 비싼 것은 아닌지,”

“으응, 전셋값도 걱정 안 해도 돼.”

“정말 감사합니다. 이사님.”

“아이 멀, 별것 아닌 일 가지고, 어때 도움이 좀 됐지?”

“네, 감사합니다.”

“정리도 된 것 같은데, 슬기씨 이제 퇴근해.”

“네 이사님,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그래, 잘 들어가.”

“네.”


슬기는 허이사에게 인사를 하고,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


식당 안으로 들어온 수정은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야. 정경위, 왜 그래, 고민 있어? 왜 안 먹어?”


민국은 수정이의 젓가락질이 멈춰 있자, 신경이 쓰였는지 물었다.


“아니, 아니야, 형이나, 많이 먹어. 형이야말로, 많이 안 먹네.”


수정은 쌈을 하나 싸서 되려 민국이에게 먹인다.

그 모습을 본 민성은 뭔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속으로 외치며, 미소 지었다.


‘아, 하.’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음식도 사라졌다.

그도 그럴 것이 새벽 같은 시간에 나와 쉬지 않고 수사에만 열중하다 보니 지금 먹은 저녁 끼니가 식사다운 식사였다.


이들 5명이 해치운 음식의 양은 불고기 12인분 볶은 밥 3인분이었다.

그리고, 사이다 3병, 콜라 3병이었다.


“이제 먹을 만큼 먹은 것 같으니, 일어날까요?”


민성이 일어나면서 한마디 던진다.

그러자, 다들 시간을 한번 보더니, ‘우루루루’ 일어났다.

식당을 나서며, 수정이 대한에게 말한다.


“한선배, 오늘 정말 배 터지게 잘 먹었어요. 이게 얼마만의 폭식인지.”

“만족했다니, 제가 더 고맙네요. 오늘 고생했어요, 조심해서 들어가요.”

“네, 그럼 전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한선배 오늘 저녁 잘 먹고 가요.”


수정은 대한에게 인사하고, 빠른 걸음으로 택시를 잡으러 간다.


“한선배 잘 먹고 갑니다. 월요일 서에서 뵙죠. 그럼, 우리도 가자.”


민국은 대한에게 인사를 하고는 민성에게 가자는 몸짓을 했다.

그러자, 민성의 발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민성은 아쉽기는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라, 오늘은 이쯤에서 접기로 한다.


“그래, 택시 잡자.”


대한은 수정과 민국, 민성이 귀가하는 순간까지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로운은 알 수 없는 대한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고 있었다.


‘짠함?, 연민?, 믿음?’


정확한 감정의 정체가 구별되지 않아, 로운은 호감인지, 혼란인지 알 수 없었다.

수정은 이미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고, 민국과 민성에게도 택시가 왔다.

민국이 먼저 타고 민성이 타려다 말고, 대한을 쳐다보더니,


“한경위님 우리 식사는 아직 안 한 겁니다. 오늘은 단체식이니, 우리 둘 식사는 안 한 거니, 아직 약속이 유효한 겁니다. 연락할게요.”


민성은 대한에게 말하고 택시에 몸을 실었다.

그 모습을 본 대한은 몹시 당황스러웠고, 옆에 있던 로운은 더 당황해 얼굴이 빨개졌다.


‘이 상황에 왜 내 얼굴이 달아오르지?’


로운의 당황스러운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택시 안에서 민국은 민성의 대담함에 놀라 민성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민성이 원래 직선적이고 진취적이며, 자기감정에 충실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 한 민국이었다.


그것보다, 대한이 자신들이 택시를 다 탈 때까지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것은 어떻게 안 것인지, 민성이 신기하기도 했다.

그러다, 민국은 민성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너, 혹시 한선배 좋아하니?”

“...응? 아직 좋아하는 것까지는 아니고, 호감이 싹트는 중이지, 뭐 신세도 졌고 해서 말이야.”


민성의 말에 민국이 차분하게 말한다.


“내가, 너의 연애사에 끼어들 일은 아니지만, 항상 신중한 게 좋다는 것은 현명한 내 동생씨가 더 잘 알겠지, 똑똑하니까.”

“걱정마. 어떤 놈 때문에 연애는 아주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자, 민국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민성을 보며, 말한다.


“아직도 그놈이 너한테 추근대니? 걱정된다. 그놈에 그 아비도 다 질이 나빠서.”

“걱정 붙들어 매셔. 그놈의 집안과는 충분히 거리 두고 있으니까. 그쪽하고 연결되는 일은 추호도 없을 테니.”

“그래, 힘내라 우리 동생.”


*


다들 집에 가고 이제, 대한과 로운 둘만 남게 되었다.


“이제, 집에 갈까요?”


대한이 로운에게 말을 건네자, 로운이 대한에게 미소 짓고, 말한다.


“경위님, 저랑 같이 가실 곳이 있는데요.”

“응? 어디르을...”


대한이 대답을 다 하지도 못한 채, 건널목에 신호가 바뀌자, 로운은 대한의 손을 살며시 잡고, 건널목으로 뛰기 시작한다.

대한은 당황해 로운에게 끌려 같이 뛰어간다.


작가의말

17화 ‘종잡을 수 없는 마음.’편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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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과거를 넘기 위한 공조. 22.12.06 56 2 18쪽
37 의문의 살인 사건. 22.12.05 57 2 16쪽
36 촬영은 시작됐지만, 찍을 게 없다. 22.12.05 55 2 13쪽
35 폴리스 다이어리. +1 22.12.05 52 2 18쪽
34 수사는 멈추고, 촬영은 시작된다? 22.12.02 56 1 18쪽
33 탐사? 홍보? 아무튼 방송프로그램. +1 22.12.01 61 2 15쪽
32 대한의 임무, 지현의 업무. 22.12.01 61 1 18쪽
31 악연, 시작의 비밀. 22.12.01 66 2 20쪽
30 국민성의 흑역사. 22.12.01 61 1 16쪽
29 아래층 위층. 22.12.01 60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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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악몽의 끝에서. 22.11.30 72 3 13쪽
21 모든 것의 시작. 22.11.30 77 3 13쪽
20 얽히고설킨 재회. +2 22.11.30 72 3 21쪽
19 작은 사건과 프로의 활약. 22.11.29 79 3 13쪽
18 김칫국물 마시는 흑심 부부. 22.11.29 71 2 13쪽
» 종잡을 수 없는 마음. 22.11.28 79 3 19쪽
16 한강 변사체와 잡지 못한 범인. 22.11.27 84 2 15쪽
15 과거에서의 전조. 22.11.26 91 2 15쪽
14 발견된 쌍둥이 형제. 22.11.25 85 3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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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행방이 묘연한 쌍둥이 형제. +2 22.11.23 87 3 21쪽
11 첫 번째 인지 수사. 22.11.22 94 2 14쪽
10 서장과의 거래. 22.11.19 92 3 16쪽
9 걱정하는 사람과 말 안 듣는 어른이. +2 22.11.18 99 4 15쪽
8 사건은 인연을 만든다. +2 22.11.17 110 4 22쪽
7 민성이 말하는 대한의 과거. +2 22.11.16 125 3 23쪽
6 회식은 화해와 사건을 만든다. +2 22.11.15 145 2 16쪽
5 인연으로 엮인 생활범죄특수반. +2 22.11.14 172 4 21쪽
4 전설은 떠났다. 22.11.12 189 4 18쪽
3 사춘기 형사와 불협 강력 5팀. 22.11.11 240 5 13쪽
2 악연은 호감이 된다? +1 22.11.10 282 6 15쪽
1 성추행범으로 체포되었다. +1 22.11.10 375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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