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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일단은 형사입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공포·미스테리

parkpd
작품등록일 :
2022.11.10 10:58
최근연재일 :
2022.12.08 17:30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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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2
추천수 :
103
글자수 :
300,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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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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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악연, 시작의 비밀.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지역명, 명칭, 브랜드, 단체, 공공기관, 종교, 인물, 건물, 배경, 법문 등 모든 것들은 창작으로 현실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있고, 실제와 다르며, 콘텐츠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DUMMY

<악연, 시작의 비밀.>

일단은형사입니다031.jpg

민국이 최강두 아니 최필서에 관해 묻자, 모현은 질색하며, 민국의 말을 끊어 버리곤, 식사 준비를 해야 한다며, 민국을 방으로 보내려 한다.


“그놈들 일이라면 할 얘기가 없어. 이제 식사 준비해야 하니까, 너도 올라가, 점심 준비되면 알려줄게. 올라가. 어서.”


모현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그러자, 민국이 큰소리로 모현에게 말한다.


“엄마,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잖아.”


모현은 주방에서 채소를 꺼내 싱크대에 올리고는 물로 씻는다. 그리고는 생각에 잠긴다.


* *


몇십 년 전


모현의 집 앞에서 여럿의 사내들이 집의 벨을 계속 누르고, 대문을 두드리며 소란을 피웠다.

그러면서, 큰소리로 모현을 찾았다.


“국모현씨, 안에 있습니까? 국모현씨.”


고함을 치듯 큰 목소리로 모현을 찾는 소리가 들리자, 모현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밖에 나온 모현에게 다짜고짜 체포영장을 보이며, 모현을 체포하는 형사.


“국모현 당신을 외환법 위반으로 체포합니다.”


형사는 모현의 손에 수갑 채웠고, 미란다원칙에 따라 피의자 권리를 확인해 주었다.

모현은 무방비로 당한 상황이라, 뭐가 뭔지 모르고 송아지가 도살장에 끌려가듯, 아무런 저항도 못 해 보고, 경찰차에 올랐다.


경찰서에 끌러가 취조를 당하면서도 자신이 왜 경찰에 체포되었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고, 무서웠다.

모현을 변호사를 요청했고, 변호사가 도착했다.

변호사의 입회하에 취조는 다시 시작되었다.


“국모현씨, 일본에서 의류 수입하고 있죠?”


모현은 거짓 없이, 형사가 묻는 말에 고분고분 대답했다.


“네.”

“의류 수입 컨테이너에서 현금으로 엔화 2억엔이 들어 있는 박스가 발견됐습니다. 이 돈의 출처가 어딥니까?”


2억엔이란 말에 모현은 놀라고, 그런 일 없다며, 완강히 부정했다.


“몰라요, 정말 아는 것이 없어요.”

“국모현씨 계속 아니라고 발뺌하시는데, 당신네 회사 소유의 컨테이너에서 그것도 세관 검사하다, 나왔어요. 확실한 증거가 나왔는데, 이렇게 계속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발뺌하면, 국모현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순순히 인정하는 것이 정상참작 될 수도 있어요. 부정이 능사가 아닙니다.”

“절대,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제가 왜 그런 일을 하겠어요.”


그때였다. 취조실로 남자 하나가 들어와 취조 하던 수사관에게 귓속말을 속삭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수사관이 웃으며, 질문하듯 말한다.


“그 돈 국사부회장의 비자금이죠? 이번 국회의원 출마에 필요한.”


수사관의 말에 모현은 황당하단 표정을 짓고, 수사관의 말에 부정한다.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비자금이라니요.”

“당신 아버지 국사부회장 이번 마홍구 국회의원에 출마했잖아. 저 2억엔 현금다발이 선거를 위한 비자금이잖아. 틀려? 정황증거가 이렇게 완벽한데, 이래도 발뺌할 거야?”


그때였다.

또 한 사내가 들어와 수사관에게 속삭이고 밖으로 나간다.

그모습을 본, 모현 옆에 앉아 있던, 변호사가 모현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대표님, 이번 건은 증거도 확실해서, 정황상 빠져나갈 방법이 없으니, 일단 죄를 인정하시고, 구속이라도 우선 피하시고, 집행유예로 판결받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일 것 같습니다. 그러니, 죄를 인정하시죠.”


변호사의 말에 모현은 화가 났다.


“아니,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하지도 않은 일을 왜 했다고 해야 하냐고요, 짓지도 않은 죄를 왜 뒤집어쓰냐고요.”


모현의 말에 변호사는 모현의 변호보다는, 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듯 죄를 인정하라고, 종용할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명확한 증거물이 나와서 어쩔 수 없습니다. 대표님. 그런데 저 돈의 출처를 모르십니까? 아니면 회장님의 지시가 있었을까요?”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우리 아버지가 어떤 분이신지 몰라서 물어요? 은행 돈도 허투루 빌리지 않는 분이신 거 몰라요? 선거용 비자금이라니,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절대 그런 일 하실 분이 아니라고요.”


모현을 취조 하던, 수사관은 변호사가, 모현에게 죄를 인정하길 종용하자, 미소를 지으며, 밖에 나가자, 취조실 밖에 최필서가 와 있었다.

수사관은 최필서에게 90도로 인사를 하더니, 정중하게 묻는다.


“아이고 의원님 여기는 어쩐 일로,”


최필서는 수사관과 악수를 하고는 한없이 인자하고, 자상한 표정을 지으며, 혀를 놀렸다.


“우리 지역구의 우수납세 기업의 대표가 여기 있다고 해서, 만나 뵈려고 왔죠.”

“아니, 그걸 어떻게 아시고.”

“살살해요, 아무리 아버지가 출마했다고 선거용 비자금을 일본에서 가져왔겠습니까? 내가 한번 만나보고 수사관님께 얘기해 줄 테니까, 잠시 면담 좀 할 수 있게. 응?”


최필서의 말에, 수사관은 상관을 대하듯 수발한다.


“아, 네 당연히 되죠, 의원님 이쪽으로.”


수사관이 모현이 있는 취조실 문을 열어 준다.

취조실 문이 열리자, 모현은 긴장이 되었다.

긴장한 모현이 있는 취조실로 최필서가 들어선다.

모현은 깜짝 놀란다.


모현 옆에 있던 변호사가 벌떡 일어나서 허리 숙여 90도 인사를 하고는, 긴장한 어투로 최필서에게 말한다.


“의원님이 어떻게 여기에.”

“잠깐 일이 있어 들렀는데, 대표님이 곤란한 일에 처해있다고 들어서, 도울 일이 없나, 들렀습니다. 변호사님이신가?”

“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최필서는 모현의 변호사와 악수를 하고, 상관 모시듯 최필서에게 깍듯이 했다.


“앉으세요.”


변호사는 수사관이 앉았던 자리에 의자를 빼서 최필서가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모현의 변호사는 누가 봐도, 최필서의 수행비서 같았다.

최필서가 자리에 앉자, 사뭇, 최필서가 모현을 취조하는 듯한 구도가 그려졌다.


“아휴, 이런 데를 대표님 덕에 다 들어와 봅니다.”


최필서는 조롱하듯 모현에게 뱀의 혀로 교묘하게 말하고, 취조실을 쓱 훑어보더니,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모현을 앞에 두고, 즐기듯 말을 뱉는다.


“취조실이라는 곳이 이렇게 생겼군요. 오, 저 거울 같은 것이, 꼭 드라마에 나오는 한 장면 같네요. 허허.”


모현은 꼴 같지 않는 행동을 하는 최필서를 보자마자, 모현에게 생긴 일이 최필서가 꾸민 일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최필서는 취조실을 여기저기 보다가 모현을 쳐다보았다.


“어휴, 그렇게 무서운 눈으로 보지 말아요, 대표님. 난 대표님을 도와주려고 온 거니까, 제가 대표님 무혐의로 꺼내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최필서의 말에 모현은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듯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당신이 꾸민 짓이지?”

“무슨 소리를 난 그저 위험에 처한 HG그룹의 차기 총수가 될 국대표님을 도우려고 왔을 뿐이라고.”


최필서가, 이죽거리며, 말하자, 모현의 분노가 올랐다.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으며, 말한다.


“헛소리 마. 니가 꾸민 짓이잖아. 최필서. 원하는 게 뭐야. 국회의원이나 돼서 이런 치졸한 짓까지 해서 원하는 게 뭐냐고.”

“바로 훅 들어오니까, 대화가 쉽고 빨리 끝나겠군.”


최필서가 웃으며, 말하자, 모현은 경멸하는 표정으로 최필서를 노려보고 있었다.

모현의 상태는 관심사가 아니라는 듯 최필서는 웃으며, 모현에게 말한다.


“간단해, 국사부회장의 국회의원 출마 포기. 정말 간단하잖아? 한마디만 하면 되는 거니까.”

“권력이라는 것이 그렇게 좋니? 이런 치졸한 짓까지 하면서 국회의원이 되려고 발버둥 치게?”

“아니, 아니지, 내가 발버둥 치는 게 아니지, 발버둥 치고 있는 것은 이런 비자금까지 만들어 국회의원 배지 하나 달고, 싶어 하는 당신 아버지 국사부회장이 치졸한 거지.”


모현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탁자를 내려치며, 소리친다.


“당신이 꾸민 일이잖아 최필서.”

“지금 이 자리에서 화를 내든 말든 내 알빠는 아니지만, 내가 저 문을 나가면 당신이 저 밖으로 나가는 기회는 사라지게 되지. 잘 생각해.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아.”


그 말에 모현은 동요한다.

일정한 침묵이 흐른 뒤 모현이 입을 열었다.


“국회의원 출마 포기만 하면 되는 거야?”

“아니, 그건 지금 저쪽에서 먼저 알아서 할거고, 국모현대표가 할 일은.”


최필서는 변호사를 향해 눈치를 주면서, 충고하듯 말한다.


“호기심과 멀리하고, 입이 무거워야, 오래 삽니다. 변호사님.”


그 말을 들은 모현의 변호사는 벌떡 일어나, 서둘러 취조실 밖으로 나간다.

취조실 밖에 나가니, 서장을 비롯한 형사과장 등이 복도에 있었다.

변호사가 밖으로 나온 후 잠시 후에 최필서가 취조실 밖으로 나왔다.


최필서가 나오자 경찰서장과 얘기하면서 밖으로 나간다.

그 뒤를 형사과장과 몇몇 간부들이 뒤따른다.

그때 변호사의 전화기 벨이 울린다.


“네 회장님, 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변호사는 다시 취조실로 들어갔다.


“회장님, 전언입니다.”

“네.”

“국회의원 후보 사퇴하셨다고 합니다.”


모현의 두 눈에선 어느새 눈물이 흘렀다.


* *


현재.

HG그룹 일가 저택.


모현은 채소를 씻으며, 이를 갈듯 혼잣말을 뱉는다.


“이제 조금만, 조금만, 이제 끝에 다 왔어. 조금만 이 치욕을 이겨내자, 국모현.”


독기를 품은 모현의 두 눈엔 다시 눈물이 흘렀다.


*


방에 돌아온 민국은 생각에 빠진다.


“최강두가 민성이한테 저런 양아치 짓을 하기 시작한 때가 내가 경찰이 되고부터였던 건 확실한데, 계기가 뭔지 전혀 알 수가 없네, 민성이한테 물어봐도 자기도 잘 모른다고 하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이 사태의 근본을 찾을 수 있을까.”


민국은 답이 없는 고민에 빠졌다.


*


민성은 아직도 대한의 생각에 ‘울었다, 웃었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지현이 뭐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지현인 아직 대한 오빠랑 같이 있으려나, 좋겠다 기집애.”


침대 위에 엎어 누워 발을 동동 구른다.


*


집에 도착한 대한과 지현은 쇼핑한 물건들을 꺼내 집으로 옮긴다.

양이 많아, 한 번에 옮기지 못하고 두어 번 나누어 옮긴다.


*


수정과 슬기는,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대한과 지현을 지켜보고 있었다.


“음, 아무리 봐도 저건 연인사이야. 근데 언니, 저 사람이 정말 성추행범이었어?”

“아니, 성추행범은 따로 있었지.”


둘은 대화를 하고 있었으나, 시선은 대한과 지현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와, 저 경찰 양반, 외모 하며, 몸매, 크으. 핏이 장난이 아닌데? 여자도 그렇고, 무슨 배우들인데 배우. 그냥 딱 봐도 미남, 미녀네 음. 세상에 저런 사람들이 주변에도 있네.”


슬기의 감탄하는 말에 수정도 인정하듯 영혼없는 말을 혼잣말 뱉듯 내었다.


“그래, 내가 봐도 미남미녀다.”


멍하게 얘기하던 수정이 번뜩 정신이 돌아오며,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뭐지? 여자친구 없다고 했었는데?”

“으이구, 저 외모에 없는 게 더 이상하지, 봐. 봐. 딱 봐도 여친 각이네,”

“그렇지? 저 외모에 여친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지?”


대한에 관한 의욕이 똑 떨어지는 수정이었다.

그 반응을 본 슬기는 수정의 손을 치고, 말한다.


“언니, 혹시 저 경찰양반 한테 마음 있어?”


정색하며, 말하는 수정.


“뭐? 미쳤어? 그런 일 절대 없어.”

“그럼 말고, 오늘 날씨 너무 좋다. 매일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 눈부신 파란 하늘 너무 좋다.”


슬기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런 슬기를 보며 수정도 같이 하늘을 쳐다본다.


*


대한은 쇼핑한 짐들을 하나둘 정리한다.

냉장고에 고기며, 채소 들을 넣어 놓고, 냉장고 정리가 끝나자, 옷가지를 정리한다.

그런데, 같은 색 트레이닝웨어 두벌이 눈에 들어온다.


“지현아, 이거 두벌인데?”


대한의 말에, 지현이 쏜살같이 뛰어온다.

그리고는 대한한테서 옷을 뺏고는 치수를 확인하고, 위아래 한 벌을 대한에게 주고는 아이에게 말하듯, 자상한 어조로 속삭인다.


“갈아입고 와.”

“응? 지금?”

“응, 응 빨리빨리.”


지현은 웃으면서 대한을 보챈다.


“아, 알았어.”


대한은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간다.

그러자, 지현도 잽싸게 방으로 들어간다.

대한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지현이 없다.


“어디 갔어? 화장실 갔나?”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지현이 나타난다.


“짜잔. 어때?”


지현이 대한과 같은 제품을 입고 나타났다.


“나 어때? 이쁘지?”

“뭐, 응, 근데 같은 옷이네?”

“응, 오빠랑 운동할 때 같이 입으려고 오늘 보니까 아주 반응들이 좋잖아? 이제 운동 같이하자, 이거 입고.”

“그래도 이건,”


대한의 표정이 썩 좋지 않자, 지현이 대한의 약점을 파고든다.


“뭐 어때, 가족인데, 패밀리룩은 있어야지, 역시 오빠한테 잘 어울릴 줄 알았어, 아주 핏이 오우, 우월한 비쥬얼, 역시 누가 봐도 우린 패밀리야 그치? 핏감 살아 있는 것 봐 와우.”


지현은 대한을 거울 앞에 세워놓고 대한 옆에서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본다.

그러더니 서둘러 전화기를 가져와 거울에 비친 자신들의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는 몇 장의 셀카를 더 찍더니, 급기야, 대한에게도 포즈를 취하게 하고는 사진을 찍었다.

그 후에 또 캐주얼 옷이 든 가방을 가져오더니, 대한에게 옷을 주며, 입어보라 권한다.


“이것도 입어봐”

“어, 그건 왜 세 벌이야?”

“규현 오빠 것도 샀지, 왜? 우린 가족이니까. 패밀리룩이지. 다음 주에 온다는데 삐지면 어떻게. 그래서 샀지. 나 잘했지.”


지현이 응석 부리듯 대한을 바라보자, 대한도 호응하듯 칭찬해 준다.


“그래, 오늘 한 일 중에 제일 잘했다, 잘했어.”

“자 그럼, 점심 준비를 해 보실까요? 패밀리 양반?”


지현과 대한은 채소와 고기를 굽고, 볶고, 무치고, 음식을 만든다.

그 고소함이 집안 가득 채우고 있었다.


*


테라스에서 밖을 구경하며, 커피를 마시던 자매.

슬기가 먼저 입을 연다.


“언니, 이제 정리도 얼추 됐으니, 식사를 시켜야겠죠?”

“당근 빳따지, 이삿날은 뭐다?”

“자장면.”


슬기의 대답에 수정은 바로 가까운 중국집에 전활한다.


“여보세요? 중국집이죠? 여기 자장 둘, 탕수육 중, 양장피 소, 고량주도 하나 갖다주세요. 최대한 빨리요.”


수정과 슬기는 테라스에 앉아 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슬기가,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언니, 근데 어디선가, 고기 굽는 냄새 안 나?”

“고기 굽는 냄새?”

“아니, 잘 모르겠는데?”

“난다니까? 슉슉슉”


슬기가 후각을 최대한 집중해서 냄새의 근원지를 추적한다.


“와, 아래층에서 나는 냄새네, 고기 구워 먹나 보다. 이거 냄새가 소고기다 소고기.”

“아, 됐어, 신경꺼.”

“아니, 언니는 왜 그렇게 과잉반응이야? 사이좋게 지내, 집주인인데,”

“아, 알았어.”


그때 슬기가 집으로 들어오는 오토바이를 본다.

“왔다. 우리도 파티를 시작하자고, 언니. 아저씨 여기요.”


배달 온 음식을 세팅하고 고량주 한잔 씩 따르고, 자매는 기쁨의 눈빛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부른다.


“슬기야.”

“언니,”


자매는 동시에


“수고했어.”


외치듯 말하고, 잔을 부딪치더니, 단번에 잔을 비우고는 또 동시에 고량주 맛을 표현한다.


“캬~~~.”

“역시, 중식엔 고량주지.”


술도 들어가고 음식도 먹어서인지, 포만감이 온몸으로 전해지니, 마음도 편해지는 수정이었다.

그러자, 과거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 졸지에 고아가 되어버리고, 둘만 의지해 살아온 시간, 고생 끝에 고생, 시련 뒤에 시련, 행복할 일 없었던 수정과 슬기였다.

그러자, 수정의 눈에서는 눈물이 왈칵하고 쏟아졌다.


“언니 왜 그래. 왜 울어.”

“그러게 왜 울지? 나 취했나? 왠지 행복해지는 것 같아서, 그런가?”

“언니,”


수정이 눈물을 흘리자, 왠지 모를 눈물이 눈에 젖어 들고, 훌쩍이며, 수정처럼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슬기였다.


“아우, 우리 청승이다. 언니 말처럼 취했나 보다. 배도 부르겠다. 치우자 언니.”

“응, 응, 그래”


수정과 슬기는 음식을 정리한다.


*


대한과 지현은 나란히 탁자에 발을 올리고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참, 신기한 것 같아, 오빠네 집에선 이렇게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시간이 멈춘 것처럼.”


지현은 살며시 고개를 대한의 어깨에 기댄다.

그런 지현을 대한은 밀어내지 않고, 편하게 둔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대한은 침묵을 깨며, 말을 꺼낸다.


“이제 집에 가자 지현아, 데려다줄게.”

“응, 알았어, 이 커피 다 마시고,”

“그래.”


*


도로 위 로운의 가족이 타고 있는 차가 길이 밀려, 꼼짝 못 하고 있다.

운전하고 있는 재정은 투덜대며,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짜증이 났다.


“아니 뭔 놈의 차들이 이렇게 밀린데? 일요일인데. 길이 왜 이런데?”


재정의 말에, 로운이 조수석에 앉아 응한다.


“그러게, 사고 났나?”

“로운아, 도로교통 좀 확인해봐. 너무 밀린다.”

“응, 잠깐만, 아빠.”


재정이 길이 밀린다고 투덜대자, 뒷좌석에 타고 있던 제이가 한마디 거든다.


“길 탓할 거 없어, 당신은.”

“대관절 그게 무슨 소리당가?”


재정의 말에, 제이도 목소리가 조금 높아지며, 재정을 탓한다.


“아, 당신이 미사 중에 잠들어서 이 지경이 거잖아.”

“아니, 뭐, 피곤하면, 잠을 잘 수도 있는 거지, 오늘 신부님 말씀이 너무 충만해서 내가 하느님을 뵙고 온 거를 졸았다고 하면, 내가 뭐가 되나 그래.”


제이와 재정의 말이 오가자, 로운이 핸드폰으로 교통상황을 확인하고 상황을 전한다.


“아, 그만들 싸우고, 사고 난 거 맞네, 접촉사고 났네.”

“아, 그래? 여긴 외길이라 돌아갈 길도 없는데, 아.”


재정의 짜증으로 찬 말에, 뒷좌석에서 책을 보고 있던, 로아가 차분함 목소리로, 재정에게 서둘러 달라는 뜻을 정중하게 전한다.


“아버지, 지금 상황이 불가항력이란 것은 알겠는데요. 어쨌든 빨리 가 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너무 허기져서, 부탁드립니다. 아버지. 원래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 훌쩍 넘어서요.”


로아의 어른스러운 말투에, 재정의 짜증이 조금은 사라지며, 로아를 챙기듯 차분하게 말하다, 로운에겐 보채듯 한다.


“아이고, 그래요, 아드님, 내가 어떻게든 빨리 갈 수 있도록 해 볼게요. 로운아, 로아 배고프다잖아. 빨리 길 좀 찾아봐.”

“아, 알았어, 지금 하고 있어. 기다려봐.”


로운이 기다려 보란 말에 재정이, 장난하듯 말을 받아친다.


“응, 난 기다리고 있어, 지금 아빠는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없어, 차가 이렇게 꽉 막혔는데 아빠가 뭘 할 수 있겠어,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어, 못해. 로운아, 빨리 찾아줘 아빠 기다리고 있다.”


로운의 가족은 어둠이 깔린, 도로 위에서 집으로 힘겹게 향하고 있었다.


*


날이 밝고, 대한의 집안으로 햇빛이 커튼의 틈 사이로 내려오고 있었다.

소파에서 잠이 깬 대한은 잠시 멍해 있었다.

어제의 일들이 꿈만 같았다.

지현이와 일들이...


대한은 벌떡 일어나, 이불을 정리해서 방으로 가져다 놓고,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조깅을 나갔다.

조깅을 마치고 돌아온 대한은 샤워하고 출근 준비를 끝내고, 밖으로 나서는데, 도둑고양이처럼, 위층에서 내려오는 수정을 발견한다.


“정경위 지금 출근하나요?”


수정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대한이 수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정과 대한은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수정은 지금 상황이 어색한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 첫 출근 하는 시각, 어색한 만남에 두 사람은 그저 서로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31화 ‘악연, 시작의 비밀.’편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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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위기의 마케팅실. 22.12.08 59 2 12쪽
38 과거를 넘기 위한 공조. 22.12.06 56 2 18쪽
37 의문의 살인 사건. 22.12.05 57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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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대한의 임무, 지현의 업무. 22.12.01 61 1 18쪽
» 악연, 시작의 비밀. 22.12.01 66 2 20쪽
30 국민성의 흑역사. 22.12.01 61 1 16쪽
29 아래층 위층. 22.12.01 60 1 15쪽
28 헤어짐이 두려워 남매가 된 남녀. 22.12.01 65 2 19쪽
27 대한을 향한, 사악한 계략. 22.12.01 68 2 17쪽
26 악의 결탁. 22.12.01 66 2 14쪽
25 함께한 시간과 함께할 시간. 22.11.30 74 2 13쪽
24 불청객. 22.11.30 73 1 14쪽
23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22.11.30 78 1 22쪽
22 악몽의 끝에서. 22.11.30 72 3 13쪽
21 모든 것의 시작. 22.11.30 77 3 13쪽
20 얽히고설킨 재회. +2 22.11.30 72 3 21쪽
19 작은 사건과 프로의 활약. 22.11.29 79 3 13쪽
18 김칫국물 마시는 흑심 부부. 22.11.29 71 2 13쪽
17 종잡을 수 없는 마음. 22.11.28 78 3 19쪽
16 한강 변사체와 잡지 못한 범인. 22.11.27 84 2 15쪽
15 과거에서의 전조. 22.11.26 91 2 15쪽
14 발견된 쌍둥이 형제. 22.11.25 85 3 23쪽
13 의심은 의문을 낳고, 의문은 의혹을 부른다. +2 22.11.24 86 2 18쪽
12 행방이 묘연한 쌍둥이 형제. +2 22.11.23 87 3 21쪽
11 첫 번째 인지 수사. 22.11.22 94 2 14쪽
10 서장과의 거래. 22.11.19 92 3 16쪽
9 걱정하는 사람과 말 안 듣는 어른이. +2 22.11.18 99 4 15쪽
8 사건은 인연을 만든다. +2 22.11.17 110 4 22쪽
7 민성이 말하는 대한의 과거. +2 22.11.16 125 3 23쪽
6 회식은 화해와 사건을 만든다. +2 22.11.15 145 2 16쪽
5 인연으로 엮인 생활범죄특수반. +2 22.11.14 172 4 21쪽
4 전설은 떠났다. 22.11.12 189 4 18쪽
3 사춘기 형사와 불협 강력 5팀. 22.11.11 240 5 13쪽
2 악연은 호감이 된다? +1 22.11.10 282 6 15쪽
1 성추행범으로 체포되었다. +1 22.11.10 375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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