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01 빨간 드레스 (완결)
지킬 박사와 하이드?
인간의 양면성을 주로 다룰 때 주로 쓰는 소설의 소재였다. 평범하고 성실하기까지 한 지킬 박사가 실험을 통해 괴물 인자를 스스로 발현해 하이드 씨로 변한다는 이야기.
계영의 이야기는 그가 꺼낸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처럼 몽롱했다.
“그 기관에서 실행한 실험과 데이터는 모두 폐기되고, 또 유지되지 않았지만, 그 용어만은 각국에 흘러가서 암암리에 쓰이고 있는데……, 내가 이 이야기를 한 것은 그냥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야. 그러니까, 한세준, 너는 각종 인사 기록에도 온화하고 느긋하다, 라고 되어 있지. 네 아버지가 기록한 우리 회사와의 계약서에도 아버지는 아들인 너를 ‘인간에 대한 신념을 잃지 않는’이라고 표현했다고 하더군.”
그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너와 네 아버지의 사이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으로 다시 이었다.
“어쨌든 나는 다른 측면에서 네가 그런 성격이라 생각해. 너는 나와는 그런 의미에서 완전히 반대여야 하니까. 너는 풍부하고 따뜻한 인성을 지녀야 하지. 왜냐하면…… 네가 우리에게 털어놓은 투시의 능력을 보면, 네 안에서 발휘되는 그 특이 능력은 주로 하이드 DNA에 대한 거라서 말이지. 너는 사람들이 남긴 하이드적인 면들을 보게 될 거라는 의미야. 인생을 지배하는 가장 어두운 기억들 말이지.”
한 인간의 어둡고 가장 괴로운 장면을 보게 되는……?
세준은 차우현의 경우를 떠올렸다. 차우현의 폰에서 본 어떤 환영. 차우현은 살아 있었다. 그러므로 그의 폰을 통해서 본 것은, 차우현의 가장 괴로운 기억을 들여다 본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神은 공평한 거야, 한세준 씨.”
계영은 기지개를 켜며 부드럽게 목을 젖혔다.
“그렇지 않아? 신은 네가 어떤 괴로운 영상이나 에너지를 투시해서 보더라도……, 그것을 감당할 수 있게 담담한 성격을 선사한 것 같으니.”
“그럼…….”
반문하는 목소리가 갈라졌다. 세준은 그의 말에서 어떤 논리적인 맥락을 찾고 있었다. 뭐든지 반대로, 라는 의미였다. 동일하게 투시라고 부르는 한 가지 능력, 그러나 플러스와 마이너스, 지킬과 하이드, 그리고 빛과 어둠…….
“……선배는 빛의 기억을 본다는 의미겠군요, 그렇죠? 선배의 말에 따르면 지킬 DNA.”
다소 냉소적이고 차가우며 우울해 보이는 표정들, 왠지 상처 입은 것 같이 단단한 권계영의 내면.
신은 공평하다, 계영은 그렇게 말했다.
그것은 계영이 가진 어두운 성격, 혹은 그 성격에 일조한 아픈 기억들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게 신이 던져준 다른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마이너스적인 투시 능력으로 표기되지만, 실제로는 ‘한 인간의 빛’에 해당하는 기억을 보는 능력을 의미하지 않을까.
계영은 함구했고, 다만 웃었고, 그리고 부드럽게 머리를 숙이며 쓰고 있던 노트북의 뚜껑을 닫았다.
계속해서 풀려가는 신의 이야기는 그 노트북 아래 남겨졌다.
그럴 시간이다.
에피소드 1. 終
- 작가의말
Stories will be continued in Episod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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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기록 _ 14.11.10 수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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