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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윤의 서재입니다.

투시透視, Second Sight

웹소설 > 자유연재 > 공포·미스테리, 추리

최승윤
작품등록일 :
2014.08.03 00:37
최근연재일 :
2014.12.18 17:34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2,835
추천수 :
518
글자수 :
272,824

작성
14.09.10 21:42
조회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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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0쪽

Episode 01 빨간 드레스 (8)

DUMMY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일이라 딱히 당황스럽지는 않지만 기분은 좋지 않았다. 환상은 안개가 흩어지면 함께 사라졌다. 언제나 있는 일이었다.


경찰이 된다든지, 법조계에서 일한다든지, 뭐든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사명감이다. 공권력을 갖는 직업이란 무릇, 사명 의식이 중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세준은 스스로에 대해 다른 사람보다 비교적 잘 알았다. 사명감은커녕, 기본적인 책임감에도 부담을 느끼는 체질이다. 마지못해 군대도 다녀오고 사실 군 시절에는 상도 여러 번 받았지만 그 모든 것은 학습 받은 사회성덕이다. 어마어마한 사업가 아버지를 둔 덕에, 태도로 드러나는 사회성을 갖췄을 뿐이었다. 사실 어머니만 아니라면, 언제나 자유롭고 싶었다.


세준은 무거운 숨을 뱉고 상자를 고쳐 들었다. 사람들이 기다리는 자리로 다가설 때 걸음이 조금 꼬였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지만, 역시나 정신적인 충격은 조금 있었다.


서세영은 박스를 받자마자 눈을 빛내며 훑어봤다. 그는 박스와 함께 보관되어 있던 물품의 목록이나 사진 같은 것은 유심히 보지 않았다.


문득, 희즈 웨딩샵에 오기 전, 계영의 말이 떠올랐다.


‘내 생각은 이래. 적어도 차희현 씨가 언니에게 웨딩드레스를 보냈다는 것은 화해의 제스처였다는 거야. 이 사진을 보면 명확해.’


사진에는 특이점이 없었다. 서세영이 무심하게 놓아버린 사진들이다. 사진 속에는 품이 좀 많이 큰 웨딩드레스가, 펼쳐진 모양과 접혀진 모양의 각도별로 찍혀 있었을 뿐이다.


정말이지 권계영이 웨딩드레스에서 뭘 찾았는지 알 수 없었다. 세준은 식은땀을 닦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계영이 눈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왜 그래?”


“······네? 아, 네.”


얼버무리는 말에, 계영이 툴툴댔다. 대답이 예쁘지 않아. 세준은 그게, 하고 입을 열다가 다물었다. 아까 주차장에서 보았던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그런 식의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자주 겪었지만, 딱히 물건이나 사람이나 어떤 기준으로 생기는 증상인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다만 이번 일의 경우는 희즈 웨딩샵이나 차희현에 관련이 된 일인 것만은 확실했다. 검은 우비의 남자, 그리고 그 남자가 질질 끌고 가던 여자의 몸.


……그 여자는 죽은 건가.


세준은 황급히 샵을 둘러보았다. 주변에 웨딩드레스가 지나치게 많았다. 역시 무엇이 더 예쁘고 소위 ‘피팅감’이 좋은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천천히 살펴볼 때 한 가지만은 마음에 걸렸다. 웨딩드레스는 하얀색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붉은색 드레스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선홍색이나 분홍빛이 아닌, 선뜩한 느낌을 주는 붉은색은 특이했다. 꼭 선혈鮮血에 물든 옷감처럼 보였다.


세준은 낮은 음성으로 계영을 불렀다.


“선배? 저기 저 드레스는 왜 붉은색이죠?”


돌아보는 눈길에는 의아함만 가득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문제의 드레스를 응시했다.


“뭐라는 거야, 너? 전부 하얀색인데? 어디가 붉은색이라는 거지?”


그때 세영이 상자를 내려놓았다.


“이걸로는 도저히 아무것도 알 수 없군요. 부피가 커서 처형네 집에 밀어 넣기도 힘든데…….”


몇 가지 형식적인 인터뷰가 이어졌다. 세준은 곧 계영과 세영의 대화에 집중했다.


문제의 강렬한 웨딩드레스를 다시 본 것은 웨딩샵을 나오기 직전이었다. 세준은 주차장으로 향하다가 곧장 돌아와 쇼윈도를 응시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리 확인해도 옷은 순백이었다. 계영의 말처럼 처음부터 하얀색인 듯 햇빛에 반짝반짝 반사됐다. 짧은 순간 감쪽같이 바꿔치기라도 한 것처럼 보였지만, 딱히 누군가 그 근처를 오간 일도 없었다.


“······드디어 내가 미쳐가는군.”


세준은 혀를 차며 돌아서다가 우뚝 멈췄다. 웨딩드레스의 색상을 착각한 바람에 신기한 것을 깨달았다. 잠깐 붉은색으로 오해(?)했던 문제의 드레스, 그 옷을 입은 마네킹만 신식이다. 쇼윈도에 진열된 다른 모형들과는 모양이 달랐다.








최종 목적지인 차우현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는 늦은 오후였다. 도착하는 내도록, 계영이 위산과다의 위장과 카페인에 대한 갈증을 호소하는 바람에 한 시간 정도 지체됐다.


권계영의 지각으로 인해 오전 일정도 늦게 시작됐는데, 계약 이행일까지 시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 세준은 문제의 웨딩드레스를 박스를 든 채로 차우현의 집 앞에서 대기했다. 계영은 이 오피스텔로 수개월 정도 영업을 다닌, 프로 외판원의 자세였다. 그는 차우현의 현관 벨을 누르는 것으로 조급함을 대신했다. 딩동, 딩동, 딩동. 익숙하고도 신들린 리듬감에, 세준은 감탄했다.


조금 있다가는 벨로 음악도 만들겠군.


“야, 신입, 너 아까부터 왜 그래?”


세준이 혀를 차며 넥타이를 풀 때, 그가 돌아보았다.


“네? 무슨……”


세준의 대답에 계영은 눈썹을 한쪽만 밀어 올렸다.


“아까 주차장에서 그 박스 가지고 올 때부터 좀 이상해. 거기서 죽은 사람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이야.”


이 여자는 약간 미친 것 같은 게 흠이지만 정말 예리하다. 세준은 자신이 본 것을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지만, 계영의 담담함은 왠지 편했다.


“제가 정말 죽은 여자라도 봤으면 어쩌려고요?”


“흠, 진짜? 나 그런 거 자신 있는데. 나 그런 쪽 전문이야. 나에게 털어놔.”


자신이 있다고? 뭐가?


세준이 채 반문을 하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열릴 것을 전혀 기대하지 않은 문과 더불어, 차우현은 다소 충격적으로 등장했다. 파리한 얼굴과 부스스한 머리, 핏발이 가득 서 있는 눈…….


세준은 잠깐 멈칫했지만 등을 꼿꼿하게 세웠다. 계영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차우현 씨 오랜만입니다. 저는 고객의 영원한 안전을 보장하는 시크릿 세이버······”


회사 이름이 장엄하게 나오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 쾅, 하는 소리가 복도를 요란하게 울렸다. 계영은 그 문에 낀 고양이 같이 우물거렸다.


“······에서 나왔다니까?”


“저 여자가 언니입니까?”


계영은 복도에 길게 늘어선 고급스런 문들을 보며 다른 길을 찾기 시작했다. 들어갈 길은 없어요. 세준의 타박에도 그는 한심하다는 듯 어, 하고 대답했다.


“어. 들어갈 길은 없어. 안 되면 콘크리트라도 부셔야지. 아까 저 여자가 언니냐고 물었지? 맞아. 동생은 초미인에다가 유능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언니는 동생의 죽음 이외에는 거의 집 밖을 나오지 않는 고도 비만의 환자······.”


차우현의 집은 다른 집들처럼 복도 쪽으로 창문이 나 있었다. 계영은 그것을 열며 진지하게 권했다.


“야, 네가 이쪽으로 들어가 봐.”


“……제가요?”


세준은 강건하게 버텼다. 그럴 수는 없지!


“그거 불법 아닙니까?”


당연하지, 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널 시키는 거지. 이런 귀찮은 일을 하기에는 내가 너무 나이가 많아.”


“왜 꼭 이럴 때만 약자인 척하세요? 그리고 이건 좋지 않아요. 우리에게는 이렇게까지 할 권리가 없습니다.”


계영이 “훙.”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맥 빠진 인형처럼 보였다.


“그럼 내가 할게. 대신 내가 잡혀가면 네가 빽 서서 잘 빼줘야 해.”


그는 이미 말리기도 전에 바깥쪽 문을 열었다. 안쪽 문은 잠겨 있었다. 세준은 한심한 기분으로 그가 점퍼 주머니에서 꺼내는 맥가이버 칼을 보았다. 좋은 칼이었다.


“……오, 빅토리 녹스입니까, 그거?”


세준이 먼저 아는 척을 했다. 계영의 입술이 호를 그렸다. 뱀을 먹은 햄스터처럼 보였다.


“그럼 그럼, 나 정도는 이런 걸 써야지. 이거 성공 못하면 스포츠카를 팔아서 나를 먹여 살리라고, 신입. 나는 평상시라면 절대 몸 쓰는 일은 안 하지만 이번만큼은 너를 위해서······.”


세준은 점점 ‘이래도 좋은가’에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의 기분이었다. 당면한 사태에 대해 부가적인 고민도 이어졌다. 창문을 고장 내면 고장 내는 것만큼 보상을 해야 할 텐데?


“그만하고 놓으세요, 선배. 제가 다시 차우현 씨를 불러보죠.”


그러나 계영의 눈이 번뜩였다. 세준은 긴장했다.


큰일 났다.


비록 파트너 경력이 길지 않지만 그런 표정만은 익숙했다. 저런 식으로 눈을 빛내는 게 좋은 의미는 아니었다. X팀에 출근한 첫날, 계영이 자신의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말할 때도 같은 표정이었다. 커피를 사오라고 시킬 때도, 세준이 스포츠카를 꺼내거나, 옛 클럽녀를 만나라고 종용할 때도 저랬다.


좋지 않아, 세준은 신음하며 그의 손목을 잡았다. 생각보다 얇고 가늘었다. 가까이서 바라보는 그의 피부는 하얗고 투명했다.


역시 지하에 너무 오래 있었어!


지하 세계의 몰입자는 손목을 잡힌 채 큐큐, 하고 웃었다.


환상처럼, 그의 눈동자에 「₩」가 마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세준은 충심으로 만류했다.


“선배, 그만해요. 이런다고 선배가 침입하거나 박스를 던져 넣거나 하는 거 다 위법이에요. 그러니까 그만하고……”


“무슨 소리야. 오후 5시야말로 소소한 위법 행위를 하기에 딱 적당한 시각이지. 우리는 이 망할 박스를 줘야해. 그래야 돈, 돈, 돈이 나온다고.”


박스는 열린 창틀 쪽에 올려 진 상태고, 상대는 돈 때문에 실성할지도 모를 위기였다. 후후후, 후후후, 기묘한 웃음이 복도를 울려댔다. 흘려들으면 부두교의 저주 의식이라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적어도 세준에게는 상대가 품고 있는 심연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너도 같이 넣어버릴 테다, 너도 같이 박스에 담아 보내버릴 테다, 나를 말리거나 네가 하지 않으면 너의 인생도 박스에 담아 구정물에 넣어버릴 테다, 목을 딸 테다, 멱을 따 버릴 테다…….


진짜 큰일이다, 세준이 위기감을 느끼며 가는 손목을 낚아챌 때였다.


덜컹, 문이 열렸다.


“들어와요, 시끄럽게 하지 말고.”


차우현이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눈에는 핏발이 선했다.


작가의말

업데이트 기록 _ 14.11.10 수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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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9

  • 작성자
    Lv.36 온연두콩
    작성일
    14.09.10 22:52
    No. 1

    재밌어요~!
    계영씨는 위산과다임에도 카페인을 들이붓다니, 역류성 식도염을 살고 산다에 한 표 걸겠습니다.
    (실은 제가 그럽니다.;;;)

    생선 문 고양이 표현이 두번째 등장했어요.
    그냥 그렇다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최승윤
    작성일
    14.09.10 23:22
    No. 2

    앗,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쳤어요.
    아, 온연두콩님도 역류성 식도염과 함께 하시는 삶을 살고 계시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 어쩔 수 없는 카페인 중독자라서요..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온연두콩
    작성일
    14.09.10 23:34
    No. 3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0 최승윤
    작성일
    14.09.11 23:10
    No. 4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22 더마냐
    작성일
    14.09.11 11:43
    No. 5

    아아... 역시 제가 핥을 수 밖에 없는 작가님!
    저는 조~쪽 동네에서 작가님 글을 죄다 선작해서 보고 있는데 연참대전에 이름이 떡하니 올라있는 거 보고 눈이 번쩍해서 달려왔네요.
    근데 이 글은 앞으로 문피아에만 연재할 예정인가요?
    저야... 어디에 글을 올리셔도 내키는대로 찾아가 읽을테지만 여기 문피아에서는 작가님께 성의를 표시할 어떤 방법이 없어 아쉽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최승윤
    작성일
    14.09.11 23:12
    No. 6

    앗, 저쪽 동네에서 비슷한 아이디를 뵈었는데 그분 맞으신가요? ^^ 와, 반갑습니다!
    저쪽 동네도 좋아해서 올릴 거예요. 단지 여기에 연참대전이라는 걸 처음 참여해봐서...^^; 먼저 올리고 있습니다. 연재가 끝나고 완결이 나면 같이 정리해서 올릴까 합니다.^^
    이렇게 댓글 남겨주시고 반가워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_ _) 와아, 진짜 기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일
    14.09.16 02:19
    No. 7

    계영씨...눈에 ₩표시가 흘러가는 장면을 전 상상해 버렸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윤도경
    작성일
    14.12.03 23:01
    No. 8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22 젤라
    작성일
    14.12.09 15:43
    No. 9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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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시透視, Second Sight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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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가 더뎌 죄송합니다. (_ _) (글 약간 수정 중입니다.) +3 14.11.03 535 0 -
34 Episode 03 그때 당신이 통화했던 사람(The Phone) (6) +5 14.12.18 592 13 14쪽
33 Episode 03 그때 당신이 통화했던 사람(The Phone) (5) +10 14.12.15 729 12 23쪽
32 Episode 03 그때 당신이 통화했던 사람(The Phone) (4) +11 14.12.09 675 11 32쪽
31 Episode 03 그때 당신이 통화했던 사람(The Phone) (3) +7 14.12.03 637 11 13쪽
30 Episode 03 그때 당신이 통화했던 사람(The Phone) (2) +7 14.11.30 702 9 19쪽
29 Episode 03 그때 당신이 통화했던 사람(The Phone) (1) +7 14.11.30 615 9 7쪽
28 Episode 02 웃는 인형 (완결) +10 14.11.10 904 11 27쪽
27 Episode 02 웃는 인형 (13) +6 14.10.18 557 15 19쪽
26 Episode 02 웃는 인형 (12) +15 14.09.30 786 16 26쪽
25 Episode 02 웃는 인형 (11) +9 14.09.29 765 13 26쪽
24 Episode 02 웃는 인형 (10) +7 14.09.27 804 21 10쪽
23 Episode 02 웃는 인형 (9) +6 14.09.26 623 12 9쪽
22 Episode 02 웃는 인형 (8) +9 14.09.25 754 12 26쪽
21 Episode 02 웃는 인형 (7) +4 14.09.24 616 17 25쪽
20 Episode 02 웃는 인형 (6) +4 14.09.23 690 15 18쪽
19 Episode 02 웃는 인형 (5) +4 14.09.22 683 16 10쪽
18 Episode 02 웃는 인형 (4) +4 14.09.20 817 15 21쪽
17 Episode 02 웃는 인형 (3) +6 14.09.19 649 17 18쪽
16 Episode 02 웃는 인형 (2) +4 14.09.18 666 14 19쪽
15 Episode 02 웃는 인형 (1) +7 14.09.17 1,265 23 11쪽
14 Episode 01 빨간 드레스 (완결) +6 14.09.17 591 16 3쪽
13 Episode 01 빨간 드레스 (13) +7 14.09.16 636 17 25쪽
12 Episode 01 빨간 드레스 (12) +8 14.09.15 574 15 20쪽
11 Episode 01 빨간 드레스 (11) +9 14.09.13 561 17 22쪽
10 Episode 01 빨간 드레스 (10) +5 14.09.12 545 17 18쪽
9 Episode 01 빨간 드레스 (9) +8 14.09.11 514 14 17쪽
» Episode 01 빨간 드레스 (8) +9 14.09.10 718 14 10쪽
7 Episode 01 빨간 드레스 (7) +5 14.08.03 818 15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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