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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윤의 서재입니다.

투시透視, Second Sight

웹소설 > 자유연재 > 공포·미스테리, 추리

최승윤
작품등록일 :
2014.08.03 00:37
최근연재일 :
2014.12.18 17:34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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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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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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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1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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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Episode 01 빨간 드레스 (13)

DUMMY

6. 어쨌든 첫 번째 사건 종료




0.01%의 비밀.


세준은 차 안에 앉아 그 숫자들을 떠올렸다.「희즈 웨딩샵」 앞은 전날처럼 우아했다. 산화되어 검은 빛을 띤 철제 울타리가 작고 소담스런 정원을 감싸고 있었다.


저녁을 맞이하는 시간대여서, 건물 주변을 싸고 있는 이국적인 가로등이 하나 둘 켜졌다. 세준은 계영과 함께 좀 떨어진 건물에서 대기 중이었다. 근처에는 정현과 다른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며 대기했다. 태민 역시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밖에서 대기 중이다. 유진희가 전화를 건 것은 오후 5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전화를 받은 계영이 “좋아, 진희 씨.”하고 말했다.


“이제 한가해. 오후 스케줄은 없다고 확인했으니까, 이제 들어가면 돼.”


「희즈 웨딩샵」의 넓은 창 너머로 서세영이 움직였다. 데스크를 맡은 직원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몇 마디 나누고 가게를 나가자, 세영은 혼자 남아 장부 비슷한 것을 확인했다. 약간 짜증이 난 얼굴이었다.


유진희가 들어선 것은 세영이 장부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였다. 유진희의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세련된 옷차림과 권계영이 사 준 가방이 반질거렸다. 멀리서도 서세영이 화색을 띠는 게 보였다. 진희는 곧장 서세영에게 다가서 희고 고운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고 소파에 앉았다. 태민이 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시고 계세요? 괜찮을까요?’


서세영이 차를 대접하기 위해 테이블을 떠났다. 진희는 그 틈을 이용해 세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 상태 그대로 폰을 다시 가방 안에 넣었다.


성능이 좋아진 전화기는 마치 직접 통화하는 채널처럼 생생한 소리를 전달했다. 서세영이 커피를 담아 나올 때, 진희는 샵에 들어서기 전에 세준이 알려준 마네킹 쪽으로 다가섰다. 진희의 뒤에 서 있던 서세영의 표정이 변했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일 정도로 무서운 얼굴이다. 그는 테이블 아래에서 드레스 포트폴리오집輯을 꺼내며 권했다.


‘유진희 씨? 이쪽에 앉으시죠, 더 많은 포트폴리오가 있습니다.’


진희가 그를 돌아보자, 그 표정은 순식간에 처음으로 돌아왔다. 마치 중국 경극의 고수처럼 보였다.


유진희는 순진한 얼굴로 그가 권한 자리에 앉았다. 진희 역시 마치 국립극단에서 연기수업-그런 게 있다면-을 받은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이후, 유진희의 전화기를 통해 들리는 것은 영혼 없는 감탄사 몇 다발과 진정성 없이 울리는 드레스 찬양이었다.


유진희는 색채가 다양한 연기를 펼치며 틈틈이 세영이 건넨 차를 마셨다. 실은, 마시는 척하며 세영이 포트폴리오집輯을 넘길 때 그것을 테이블 아래 쓰레기통에 쏟아 부었다. 그리고는 곧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하품을 했다. 정말 졸린 것처럼 눈까지 깜박거렸다.


‘어, 근데 왜 이렇게 졸리죠?’


넓은 창을 TV관처럼 바라보던 사람들에게는 인상적인 연기였다. 유진희는 졸려, 라고 몇 번이나 반복하더니 픽, 하고 옆으로 쓰러지듯 넘어갔다. 소파 위에 드러누운 그를, 서세영이 한참 바라보더니 흐뭇하게 웃었다.


기절하듯 누운 여자.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길은 검은 밤의 야수와 비슷했다.


남자는 곧 천천히 일어나 아무 일도 없는 듯 창으로 다가섰다. 그는 밖을 탐색하는 것처럼 넓은 쇼윈도와 접견실 쪽의 창을 오가더니 블라인드를 단단하게 내렸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샵의 불이 달칵, 하고 꺼졌고, 계영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태민이었다.


‘지금입니다, 지금 들어가야 해요!’


김정현과 파트너가 자신들의 차에서 미끄러지듯 내려 샵으로 다가섰다. 그들의 움직임은 훈련받은 대로 빠르고 민첩했다. 세준과 계영, 그리고 걱정스런 얼굴의 태민도 샵 앞에 모여들었다.


안에서는 쿠당탕, 소리가 연거푸 들렸다. 몇 번의 고성이 오고가며, 쾅, 쾅, 하고 뭔가를 내려치는 소리도 들렸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국가 기관의 밥을 먹는 이들은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샵을 점령했다. 김정현의 파트너가 문을 열며 모두에게 약속한 첫 대사를 날렸다.


“……아, 무슨 일이십니까?”


모든 것이 각본대로였다. 위장 수사는 법정의 치명적인 불법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 경찰 두 사람은 일단 유진희와는 상관없이 차희현 씨에 대한 조사 차원에서 들른 셈이다. 나머지 시크릿 세이버의 세 사람은 유진희에게 「희즈 웨딩샵」을 소개하고 그를 데리러 온 것으로 계획됐다.


홀 안의 서세영은 얼굴이 달아오르고, 셔츠의 단추마저 제대로 끼워지지 않은 차림이었다. 그의 등 뒤, 빠끔 열린 탈의실 커튼 안으로는 유진희가 보였다. 그는 들어설 때와는 영판 다르게 눈을 부릅뜬 채로 씩씩대며 소리쳤다.


“저 자식이 나에게 약을 먹이려고 했어요! 분명해요. 차에서 이상한 맛이 났다고요! 나는 그냥 탈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방금 내 옷을 벗기고 이상한 짓을 하려고 했어요! 저 쓰레기통 안의 차를 조사해 보세요. 분명해요!”


확실히 수준급 연기였다.


장하다, 유진희.


세준은 호피무늬 슬리퍼의 위력에 새삼 감탄했다. 서세영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받아쳤다.


“아, 아닙니다! 자기 혼자 옷을 갈아입겠다고 들어서서는 경찰 분들이 오시니까 일부러 저러는 겁니다. 전혀 아니에요, 전혀!”


유진희는 어깨까지 내려간 웃옷을 추리며 밖으로 튀어 나왔다. 계영이 사준 가방을 들고 걸어 나오는 그 자태는 원시인보다 더 격렬했다. 그는 마치 원시인이 사냥감에 뼈다귀를 날리듯 가방을 휘두르며 세영에게 다가섰다.


“야, 이 나쁜 놈아!!!”


세준은 그를 등 뒤에서 끌어당기며 말렸다.


“참아, 진희 씨, 참아! 비싼 거라고, 이 가방.”


유진희가 품에 안겨 씩씩거릴 때, 김정현이 처음 듣는 이야기인 것처럼 세영에게 돌아섰다.


“당신이 한 말이 정말입니까? 서세영 씨?”


서세영은 단추가 잘못 끼워진 셔츠를 입고도 당당했다.


“그럼요! 저 여자가 거짓말 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 이…… 시크릿 세이버인가 뭔가하는 사람들도 다 짜고 저를 골탕 먹여서 저를 협박하려고 하는 겁니다. 저는 약을 타거나 여자에게 해코지를 하는 사람이 아닌……!”


“그럼 웨딩드레스는 어디에 있죠?”


그때 계영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모두의 시선이 계영의 얼굴로 쏠렸다.


계영은 아수라장이 된 탈의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서세영이 “네?”하고 되물었다. 계영은 턱으로 탈의실 안쪽을 가리켰다.


“당신, 방금 우리에게 유진희 씨가 혼자 옷을 갈아입겠다고 들어갔다고 했잖아요. 근데 탈의실 안에는 유진희 씨가 갈아입겠다고 한 드레스가 보이지 않는다고요.”


서세영이 숨을 들이켰다. 훅-, 비부를 통과하는 공기의 압박이 전해졌다. 김정현과 그 파트너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침묵이 감돌았다. 세준은 문제의 마네킹을 돌아보았다. 김정현이 말문을 열었다.


“아무래도……, 차희현 씨 문제와는 별도로 이곳을 조사 한 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세영 선생님.”


전날 이상했던 그 드레스, 신식 마네킹이 입고 있던 드레스는 여전히 붉은색이었다. 적어도 세준에게는 그런 색감으로 비쳤다.


피가 흘러내릴 것 같은 선혈 빛 드레스.


들락거리는 바람으로 샹들리에가 흔들거렸다. 자그맣게 일고 사라지는 빛의 진동은, 김정현의 말에 대한 화답和答이었다.








차우현이 선글라스를 벗었다. B02호, 지하 X팀의 분위기에는 맞는 듯하면서도 맞지 않는 선글라스였다. X팀의 사람들은 전날처럼 그를 둘러싸듯 회의석에 앉았다. 차우현의 모습은 며칠 전보다 차분해 보였다.


옷차림은 같은 사람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정돈된 상태였다. 그는 전날 가지고 왔던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리며 한숨과 함께 시작했다.


“이제 끝났군요, 정말…….”


계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팀장 장가형이 대답 없이 의자를 빙글, 돌렸다. 태민이 이번 일에 쓰인 청구서를 계영에게 건넸지만, 계영은 그 청구 사항을 한 번 쭉 읽고 찢어버렸다. 태민이 의구심을 담아 쳐다보는 눈길에도, 계영은 흐흥, 하고 웃다가 정색을 했다. 차우현이 그 모습을 보고 조금 웃었다. 그를 만난 이후로 처음 보는 웃음이었다.


잠시 후, 차우현은 정리되지 않은 문장을 서로 연결해서 말했다. 다행히 모든 사람이 그 말을 알아들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요. ……정말 잔인한 놈이었고요.”


점프를 하듯 불연속적인 말이었다. 차우현은 계속 같은 식으로 이어갔다.


“정말 여러분께 감사드려요. 특히 권계영 대리님과 한세준 씨가 아니었으면, 동생이 하려고 한 말이 뭔지 절대 몰랐을 거예요.”


“별 말씀을요.”


계영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우리는 할 일을 한 겁니다. 우리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언제나 같고요. 시크릿 세이버의 고객이 사후에도 지키길 원하는 것들은 주로 어떤 비밀과 관련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 오래 일한 베테랑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모호한 문장일수록······, 나쁜 비밀과 관련이 있다, 라는 말. 이번에 차희현 씨의 문장들도 그런 것이 많아서 주목한 겁니다.”


차우현은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가 무게감 있게 아래로 떨어졌다. 동생을 떠올리고 있었다.


세준은 측은한 느낌으로 그를 응시했고, 다른 팀원들도 입을 다물었다. 심지어 차우현이 오기 전까지, 그런 중요한 작전에는 신발도 원앤원으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유진희마저도 조용했다.


시끌벅적하던 X팀의 지하세계는 오랜만에 침묵했다. 훌쩍이는 소리가 이어질 때 쯤, 계영이 약간 긴장한 얼굴로 서류 봉투를 세준에게 건넨 게 전부였다.


“세준 씨, 이것 좀 챙겨 줘. 당신 차에 놔두지 않으면 내가 까먹을지도 몰라.”


나지막한 음성에는 피로가 묻어났다. 세준이 서류를 받아 챙길 때 차우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여러분은 모르실 거예요……, 제가 동생과 어떻게 헤어졌는지……. 처음에는 정말 동생을 떠올리는 것들은 절대 갖고 싶지 않았어요. 너무 슬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화가 나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요, 동생보다는 나 자신에게.”


훌쩍훌쩍.


해치처럼 장식된 지하실의 문이 울음소리를 증폭시켰다. 지하 밖의 세계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지하세계의 사람들도, 그런 날에 선글라스를 끼고 온 여자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폭우는 내일까지 예정된 상태였다.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렸거든요…….”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했다. 비가 몹시 내리는 날,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며 걸어가는 어두운 길의 여자, 그리고 우산에 가려진 용의자와 목격자들. 그 안에서 일어난 일들.


“우리는 전화로 싸우고 있었어요……, 그 전주前週에 동생이 1년 6개월 만에 저를 찾아왔는데…… 저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동생은 뭐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계속계속 저에게 말을 걸었어요……. 저는 저주했고요……. 1년 6개월 전에도, 그 사이에도 아무 말도 없던 년이 왜 다시 나에게 말을 거냐……, 샵에 돈이 필요하고 디자인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냐……, 나는 너 좋을 때만 사용하는 그런 패냐……, 이기적인 년, 더러운 년, 이러면서 계속 욕을 해댔어요.”


사람들은 사랑하는 만큼 미워한다. 누군가를 많이 미워한다는 것은 그래서 쉽지 않다. 사랑하는 데에 드는 에너지보다 배의 에너지를 낭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준은 누군가를 그렇게 미워한 적은 없지만 차우현에게 공감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쉽게 가질 수 있는 사랑이라는 권리가, 또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노력해야 가질 수 있는 단 하나의 기회처럼 될 때가 있다.


“그런데 그날도 같은 욕을 해대고 있었는데……, 갑자기 통화가 뚝 끊어지는 것처럼…… 동생의 전화기 너머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어요. 저는 생각했거든요……, 이년이 또 넘어졌나 보다, 팔다리도 가늘어서 만날 픽픽 쓰러지기만 하던 년……, 그걸로 연약한 척, 남자를 꼬드기던 가증스런 년……, 또 그 지랄 떠는가 보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뒷말은 울음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우현은 얼굴을 손에 묻고 마치 속을 게우듯 말을 토했다.


“동생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시죠? 신데렐라 스토커, 그 미친놈의 소행 말이에요. 항상 똑같죠, 비오는 밤, 목격자가 없는 거리, 통화를 하며 걸어가는 낯선 여성, 살아있을 때 발목을 잘라가는······!”


대중들에게 ‘신데렐라 스토커’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거기까지만 알려져 있다. 나머지 부분, 피해자의 얼굴에 무수한 자상이 있다든지, 혹은 그것이 살아있을 때 일어난 생활반응의 일환이라든지 하는 것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세준 역시 ‘신데렐라 스토커’의 또 다른 이야기에 대해 세영을 통해서만 들었다.


그러나 차우현이 ‘신데렐라 스토커’에 대해 이야기할 때였다. 세준이 테이블 위로 내던진 우현의 폰을 보는 순간이었다.


다시 안개 같은 것이 공간을 에워쌌다. 그 안개 속에서 갑자기 그 모든 정경, 알려지지 않은 어떤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비가 몹시 내리는 밤, 차희현이 산발을 하고 붉은 액체가 담긴 잔을 쥔 채 밖을 보고 있었다. 한 손에는 문제의 전화기를 들고, 유리창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비웃으며 통화 중이었다.


‘시끄러워! 네 인생 끝장 낼 거야, 이 여우 같은 년, 언니가 수년 간 짝사랑한 남자를 훔치고, 내 디자인도 훔치고, 이젠 샵도 처분한다고······!’


밖으로는 번개가 하늘의 나뭇가지처럼 펼쳐졌다. 우르릉 쾅, 귀를 찢는 폭음이 그 빛에 이어질 때, 차우현이 연거푸 소리쳤다.


‘샵을 처분하든 말든 네 마음대로 해. 너는 어차피 디자인이고 뭐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니까. 그저 미싱이나 잘 돌렸지. 네 마음대로 하세요. 나도 다 생각이……!’


번개는 그 애증을 단죄하듯 날카롭게 내리꽂혔다. 번쩍-. 광기에 휩싸인 차우현의 하얀 얼굴 위로 빛이 떨어졌다. 치켜 뜬 흰자위, 보통 때보다 작아져 점처럼 보이는 동공.


소름이 끼치는 모습을 하고 차우현은 낄낄댔다. 전화기를 쥔 채로, 그것이 끊어진 것처럼 욕을 퍼붓고 또 낄낄댔다. 끼끼끼, 끼끼끼, 날카로운 웃음소리, 살기와 냉소를 담은 웃음이 아찔하게 울렸다.


통화가 끊어진 이후로도 차우현의 괴상한 웃음은 계속 울렸다. 비수처럼 예리한 웃음의 끝은 거의 절규에 가까웠다.


벨이 다시 울리자, 차우현은 전화기 너머의 동생에게 다시 욕을 퍼부었다. 그 욕설을 멈추게 한 것은 전화기 너머에서 낮은 숨소리였다. 거칠고 낮은 숨소리가 계속 울렸고, 마침내 그것을 알아챈 차우현이 악다구니를 멈췄다. 광기로 뒤덮여 있던 검은 동공이 원래대로 커졌다. 수화기 너머에서, 남자의 포만감 가득한 숨소리가 이어졌다.


‘잘 들어…….’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연인 사이의 밀어蜜語처럼 다정한 음성이 속삭였다.


‘……했으니까.’


영상은 거기서 끝이 났다. 과거를 상영하듯 세준을 둘러싸던 안개가 순식간에 걷히며 현실로 돌아왔다. 세준은 자신이 방금 들은 말에 압도당한 채 굳어 있었다.


……내가 정말 제대로 들은 건가.


……정말?


근데 진심으로 믿고 싶진 않지만 그렇게 들렸다. 세준은 저도 모르게 방금 들은 말을 되풀이했다.


“이 사람을 죽인 건 사실 바로 너야. 네가…… 그걸 원했으니까.”


쾅-, 계영이 일어서며 의자가 넘어갔다. 차우현이 눈물 맺힌 눈으로 둘을 놀랜 듯 응시했다.


권계영의 시선도 뚫어질 듯이 향해왔다. 손바닥에서 땀이 배어 나왔다. 유진희와 김태민, 장가형까지 믿기지 않는 듯 쏘아보았다.


차우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마치 고장 난 인형처럼 끄덕거리는 고갯짓에 세준은 눈을 감았다.


새삼 가져 본 적이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


정말 그 말이 맞았다. 믿을 수 없게도 살인자는 희생자의 마지막 통화 상대에게 그런 말을 했다.


어둠 속의 연쇄살인범, 비가 오는 날, 누군가와 통화로 싸우며 홀로 걸어가는 여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남자.


신데렐라 스토커는 늘 여자가 조금 전까지 싸워대던 통화의 상대방에게 다시 전화를 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이 사람을 죽인 건 사실 바로 너야. 네가…… 그걸 원했으니까.’








“붉은 드레스를 입었던 마네킹을 조사했더니, 그 안에 인골의 성분으로 보이는 몇 가지가 발견됐어.”


계영이 펜을 돌리며 말했다. 「희즈 웨딩샵」의 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둘은 보고서를 적기 위해 남아 있었다. 장가형을 제외한 나머지도 남아 있었다. 태민과 유진희는 의외로 세준이 꺼낸 말에 토를 달지 않았다. 둘 다 약간 심각한 표정으로 계영을 쳐다보다가 직설적인 한마디만 내뱉었을 뿐이다.


‘투시란…… 이런 거군요. 돈이 되게 쓰는 방법은 없나요?’


계영은 분명 엄청난 반응을 보였지만, 의외로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차우현을 위로하고, 그가 떠난 뒤에도 적당히 보고서를 쓰며 침묵을 유지했다.


처음 팀을 이전해 출근하던 보았던 신묘한 정수리가 모니터 너머로 계속 보였다. 한참 후, 태민이 “우린 퇴근하겠습니다.”하고 계영에게 다른 서류를 내밀었다.


“다음 주부터 이행하셔야 할 다른 프로젝트예요. 송기철 회장 자서전 건요. 제가 주로 하고 있는데, 선배가 내주에 좀 도와주셨으면 해요.”


계영이 그래,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파일을 받았다. 유진희가 다가와 세준의 어깨를 쳤다.


“선배.”


호피 무늬 슬리퍼 녀석은 은은한 목소리로 꼬드겼다.


“선배 그 투시 능력인지 뭔지 그걸로 우리 사업 하나 하면 안 돼요?”


세준이 묵묵히 쳐다보자, 그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늠름하게 눙쳤다.


“저, 퇴근합니다!”


두 사람만 남은 사무실 안으로 스탠드 불빛이 불규칙하게 흔들렸다. 타닥타닥, 자판 치는 소리가 그 빛과 함께 퍼져갔다. 세준은 다시 「희즈 웨딩샵」보고서에 몰입했다. ‘붉은 드레스’와 「희즈 웨딩샵」에 얽힌 사건은 처음부터 단서가 자명自明했다.


서세영이 한때 작업했다는 더미Dummy는 일종의 마네킹을 의미하기도 하고, 실험용 인체 인형을 일컫기도 했다. 서세영의 동생이 시골에 큰 도축 농장을 한다는 것도 시신을 은폐하기 쉽게 했다. 김정현은 「희즈 웨딩샵」의 고객 중 한둘이 최근 몇 년 사이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그들의 흔적은 새로 작업된 마네킹에 남아 있었다.


둘의 협박에 굴복한 차희현과 셋이 만든 유골 은폐용 마네킹.


그 마네킹은 어느 순간까지 세준에게만 계속 붉은색으로 보이다가, 경찰의 폴리스라인이 둘러진 시점부터 원래의 순백을 되찾았다.


세준으로서는 여전히 그 모든 현상들이 왜, 어떻게 생기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 단지 X팀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왔던 지난 시간이 헛되진 않은 것만은 확실했다. 살면서 이런 이상한 현상들이 타인에게 일말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신데렐라 스토커’.


세준은 차희현의 사망 원인에 대해 통례적인 절차를 쓰다가 잠시 멈추었다. 계영이 커피를 타서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저녁 6시를 넘기면 커피가 좋지 않아요, 선배.”


느긋하게 당부하는 말에, 그가 “뭐라?”하고 대답했다.


“저녁 6시 이후로 일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주면 커피를 끊겠어.”


커피와 근무환경 개선을 센스 있게 연결한 발언이었다. 세준은 웃었고, 계영은 무표정하게 커피를 마셨다.


한참 커피를 마시던 그가 돌연 떠오른 듯, 아까의 일을 확인했다.


“너, 신데렐라 스토커가 희생자와 마지막으로 통화하던 사람에게 한다는 그 말……, 경찰 선배에게 들은 거 아니지? 그건 정말 극비 중의 극비였으니까.”


“……네.”


“태민이나 진희가 말하듯이, 네가 투시한 이상한 장면들에서 그 말이 나왔던 거지?”


네, 세준이 대답했다. 계영은 그래, 하고 커피를 음미했다. 다시 침묵이 에워쌌다.


세준은 대략 5분 정도 보고서에 집중하다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 의자를 뒤로 물렸다.


“선배, 선배는 신데렐라 스토커가 그 말을 한다는 걸 알고 계셨죠? 정말은 어떻게 된 겁니까? 선배와 신데렐라 스토커 사건의 연관성요.”


박훈철이 이야기한 0.01%의 의미. 하나는 플러스(+), 하나는 마이너스(-)로 적힌 확률적 분포에 대한 이야기.


계영은 마음대로 묶어버린 머리를 풀더니 감아 올렸다. 미용실을 오랫동안 가지 않았는지 머리가 꽤 길었다. 그는 그것을 척척척 감아올리며, 무림의 고수처럼 연필로 고정했다.


……숨겨진 고수일지도.


새삼 감탄이 일 때, 계영의 입가에 의뭉스런 미소가 떠올랐다. 홀홀히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웃음은 의미심장하면서도 묘했다. 그는 그렇게 웃으면서 허공의 뭔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는 계속 공기 속의 한 점을 주시했다. 마치, 어떤 사람의 뇌 속을 거니는 것처럼 보였다.


계영은 투명함 속에서 결점을 보듯, 뚫어지게 빈 곳을 응시한 채로 말했다.


“내가 털어놔도 놀라지 않을 거니까 말해주지. 나도 가지고 있어, 그 능력. 너와는 다르지만.”


머릿속에서 기억을 하나하나 꺼내는 것처럼 느린 말투였다.


“나와 신데렐라 스토커의 연관성을 물었지? 힌트를 더 줄게. 저번에 말한 푸른 수염의 성에서 일어난 첫 번째 부인이 죽은 이유, 그리고 클럽에서 내가 기다린 남자, 그 남자가 끼고 있던 요트 반지, 너와의 키스, 그리고…… 키스 이후에 내가 본 것들. 조금 전에 내가 한 말, 이런 것들이 모두 힌트야.”


머릿속이 거듭해서 꽉 막혔다. 역시 한반도에 정착한 민족이 우랄 알타이 어족을 쓴 이래로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선배, 무슨 말인지 저는 잘…….”


“우리는 아주 거대한 이야기 속에 있다는 거지, 사장의 숨겨진 아들.”


미친놈을 달래는 목소리가 말했다.


“신이 쓰고 있는 거대한 이야기 속의 한 사람들이라는 거야. 그 이야기는 진행형이고, 끝이 날 때까지는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는 것도 하나의 힌트고.”


“……선배.”


“신이 쓰는 이야기의 장르는 모든 것이라는 것도 또 하나의 힌트고.”


“……선배!”


계영이 배시시 웃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다음에 말해줄게, 후배. 다음 사건까지 네가 일을 무사히 끝낸다면, 분명히 말해줄게. 너는 그냥 신이 지어낸 이야기 속에서 한 에피소드를 겨우 본 거일 뿐이야.”


억울한 느낌이 들었지만 억지로 입을 열 방법은 없었다. 다시 자판 소리가 타닥타닥 공기를 조율하며 울렸다. 세준은 들리지 않게 선배를 저주하며 책상을 지켰다. 계영의 어떤 말이 뇌수를 건드린 것은, 보고서가 거의 끝날 무렵이었다.


‘너와의 키스, 그리고…… 키스 이후에 내가 본 것들.’


알았다!


알았다, 적어도 권계영이 낸 퀴즈의 일부분만은 알아들었다!


세준은 손뼉을 한 번 치고, 이마를 만졌다. 그리고 상의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대리님……, 대리님은 나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인이 말했죠. 선배의 예전 파트너도 같은 이야기를 제게 했습니다.”


계영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세준은 그 눈길에 자신이 방금 떠올린 것을 확신했다.


“근데 선배의 파트너가 열람한 선배에 대한 시크릿 세이버의 어떤 계약서에, 선배의 능력에만 -마이너스가 붙었다고 했죠. 그럼 나와는 모든 것이 다르다는 의미네요.”


플러스와 마이너스는 반드시 양量적인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것은 어떤 특성에 대한 기호 체계로도 쓰인다. 마치 혈액형을 표시할 때 +, -로 표시하듯, 반드시 이익과 손해라는 개념을 내포하진 않았다.


그리고 조금 전 계영은 분명 흘리듯 ‘키스 이후에 내가 본 것들’ 이라고 말했다. 세준은 정말 확신이 들었다.


“……선배는 살아있는 것들, 아니면 뭔가 희망적인 것들에 대해서 어떤 장면을 꿰뚫어 보는군요, 그렇죠?”


권계영이 뭘 보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세준은 주로 고통스러운 것들의 환영을 보아왔다. 그런 능력을 0.01%라는 확률로 표시할 수 있다면, 거기에 붙는 반대의 개념은 희망적인 것들에 대한 투시였다. 이 경우, 계영의 0.01% 앞에 붙는 마이너스(-)는 그저 많은 다른 유사 능력들과 반대의 능력이라는 뜻이다.


“그렇지 않습니까?”


계영은 1년 전 쯤, 한세준이라는 시크릿 세이버 사장의 숨겨진 아들과 키스하면서 그 상대에게서 무언가를 보았다. 세준은 그가 본 어떤 것을 관통하듯 상대를 응시했다.


허공 속에서 맞물린 시선이 흔들렸다. 미세하게 움직이는 갈색 눈동자는 조금 전에 보였던 미소를 조금 더 유지했다. 그는 웃으며 엉뚱하게 들리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곤조곤, 차우현을 달랠 때 쓰던 말투였다.


“……1940년대에서 1950년대 쯤 영국의 한 대학과 첩보기관이 어떤 사건을 시작하면서 엄청난 실험을 한 적이 있지. 영국의 비밀정보국 SIS 그러니까 MI5, MI6에서는 이 실험을 1급 기밀, 컨피덴셜 프로젝트로 다룬 적이 있어. 지금도 그 기밀은 유지되고, 스탈린도 미처 알아내지 못했던 기밀 중 하나인데……, 얼마 전에 거기서 나온 첩보원 중 하나가 이런 말을 했어. 지킬 앤 하이드 DNA라고.”


작가의말

원래 이번 회로 에피소드 1이 완결인데..^^; 연참대전 글자 수에 걸려서 다 못 올리겠네요. 1만2천 자 이상은 못 올리죠? 뒤에 조금 남았는데....

내일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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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데이트 기록 _ 14.11.10 수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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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일
    14.09.17 00:39
    No. 1

    연참대전 덕분에 양이 부쩍 늘어났는데 어째서 늘어난 것 같지가 않지! 어째서 이렇게 빨리 끝나버리는 거지요! 솔직히 말해요, 작가님. 글자 사이에 패턴을 숨겨서 시간을 의식하지 못하게 하는 시각적 암시를 건 게 틀림없어요. 그쵸? 그쵸?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최승윤
    작성일
    14.09.18 23:03
    No. 2

    하하하...^^;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마니님의 그 아이디어도 좋은데요? 어떤 능력자가 패턴을 숨겨서 글자를 읽을 때마다 암시를 걸게 하는 내용 어떨까요? ^^
    마니님이 써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더마냐
    작성일
    14.09.17 10:09
    No. 3

    궁금하게 여기서 끊어버리는 작가님... 아아.. 악마 같아... 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최승윤
    작성일
    14.09.18 23:03
    No. 4

    바로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그게..ㅠㅠ 글자수에 걸렸어요..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판단력
    작성일
    14.10.26 08:43
    No. 5

    유진이가 태민이 멋들어지게 -- 오타인듯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젤라
    작성일
    14.12.10 14:49
    No. 6

    플러스와 마이너스... 아아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알쏭달쏭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윤도경
    작성일
    14.12.28 19:29
    No. 7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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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pisode 03 그때 당신이 통화했던 사람(The Phone) (2) +7 14.11.30 702 9 19쪽
29 Episode 03 그때 당신이 통화했던 사람(The Phone) (1) +7 14.11.30 615 9 7쪽
28 Episode 02 웃는 인형 (완결) +10 14.11.10 904 11 27쪽
27 Episode 02 웃는 인형 (13) +6 14.10.18 557 15 19쪽
26 Episode 02 웃는 인형 (12) +15 14.09.30 786 16 26쪽
25 Episode 02 웃는 인형 (11) +9 14.09.29 765 13 26쪽
24 Episode 02 웃는 인형 (10) +7 14.09.27 804 21 10쪽
23 Episode 02 웃는 인형 (9) +6 14.09.26 624 12 9쪽
22 Episode 02 웃는 인형 (8) +9 14.09.25 754 12 26쪽
21 Episode 02 웃는 인형 (7) +4 14.09.24 616 17 25쪽
20 Episode 02 웃는 인형 (6) +4 14.09.23 690 15 18쪽
19 Episode 02 웃는 인형 (5) +4 14.09.22 683 16 10쪽
18 Episode 02 웃는 인형 (4) +4 14.09.20 817 15 21쪽
17 Episode 02 웃는 인형 (3) +6 14.09.19 649 17 18쪽
16 Episode 02 웃는 인형 (2) +4 14.09.18 666 14 19쪽
15 Episode 02 웃는 인형 (1) +7 14.09.17 1,265 23 11쪽
14 Episode 01 빨간 드레스 (완결) +6 14.09.17 591 16 3쪽
» Episode 01 빨간 드레스 (13) +7 14.09.16 637 17 25쪽
12 Episode 01 빨간 드레스 (12) +8 14.09.15 574 15 20쪽
11 Episode 01 빨간 드레스 (11) +9 14.09.13 561 17 22쪽
10 Episode 01 빨간 드레스 (10) +5 14.09.12 545 17 18쪽
9 Episode 01 빨간 드레스 (9) +8 14.09.11 514 14 17쪽
8 Episode 01 빨간 드레스 (8) +9 14.09.10 718 14 10쪽
7 Episode 01 빨간 드레스 (7) +5 14.08.03 818 15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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