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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바빙 님의 서재입니다.

동이(東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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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바빙
작품등록일 :
2016.08.31 01:08
최근연재일 :
2016.10.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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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1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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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4

본 소설의 모든 내용, 지명, 정치적 소견 및 종교적 견해는 작가 개인의 창조물로서 허구입니다.




DUMMY

만약 동료들의 노력으로 충분히 일본의 야욕을 늦출 수 있다면, 그리고 미국의 손을 붙잡아 놓을 수만 있다면 자신은 핵무기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조력자를 얻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때는 일본과 한번 해볼만 한 상황이 될 것이다.

다른 변수가 존재할 수 있지만 모든걸 대비할 수 는 없는 상황이 분명했다.


‘할 수 있는걸 하자.’


“자강, 늘 말하지만 그 자리에서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그 자리 라는건 두가지 의미

중국 흑룡강성의 거대한 흑사회를 완전히 조직화하기 위한 작업중이다.

그 동안은 돈으로 그들의 구미를 당기고, 가려운 부분을 귺어주었지만, 이제는 힘으로 완전히 굴복시켜야 할 차례다.

그리고 차지하게 된 흑룡강성의 밤의 지배자의 자리.

돈으로 산 자리가 아닌 온전한 자리를 의미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자리는 바로 지금 그의 이복형제가 앉아있는 바로 그 자리다.

대정이 늘 자강에게 바라던 바는 바로 두 번째 자리에서 그가 해주길 바라는 그 무언가를 말함이다.

“...”

아직 대정의 말이 끝나지 않음을 알고 있는 자강은 묵묵히 다음 말을 기다린다.

아침식사 때마다 대정이 하는 말은 같았다.

“한민족을 위해 힘써다오”

“예. 걱정마세요.”

마치 의식과도 같은 대정의 이야기에 답변하던 오빠의 대답을 듣던 진연은 웃는 얼굴로 말한다.

“이제 식사하세요. 다 식겠어요.”

어제보다 조금 안색이 좋아진 여동생을 바라보던 자강은 한결 기분이 좋은 듯 하다.

“형님께서 알려주신 약이 확실히 효과가 있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그래, 나도 그 부분은 좀 반신반의 했는데, 차도가 좋은 듯 하니 다행이다.”

진연이 가지고 있는 지병은 병명이 확정되지 않은 병이다.

양의학과 한의학, 그리고 중의학에서 각각 그 진단을 다르게 내리는 증세로 그 정확한 치료제가 나온것은 2034년이다.

사실 이미 2010년도에 개발된 치료제는 전혀 다른 질환의 완화를 위한 약품으로 사용되고 있던 실정이였고, 34년에 이르러서야 전혀 다른 증상에 대해서도 그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고, 각 언론을 통해 알려진다.

대정이 자강에게 알려준 것은 바로 그 약의 이름과, 그 제약회사의 정보였다.

상당한 돈을 미끼로 영국에 위치한 제약업체에 연락을 한 자강의 요구에 업체는 한동안 사내의 정보가 유출된게 아닌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조사에 착수했지만, 어찌됬든 자강이 충분한 대가를 치루고 사온 약물은 진연의 증상에 분명한 효과를 보이고 있었고, 아마도 얼마가지 않아 진연을 힘들게 하고 그런 동생을 바라보던 자강을 괴롭히던 증상은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

“몸이 완전히 낳으면 하얼빈을 구경가고 싶어요.”

그런 동생의 바람에 자강은 팔불출끼를 드러낸다.

“하얼빈뿐이냐? 어디든 네가 가고 싶은곳은 다 가자꾸나.”

“오빠는 할 일도 많잖아요. 아저씨도 그러시고...”

“아..뭐 그 일이 끝나면 가면 되겠지..”

그런 둘을 바라보면 대정은 주제를 바꾼다.

“오늘 크레이에 간다고 했지?

대금은 어제 융에게 전달했는데 다른 도와줄 일은 없나?”

“충분한 인원을 이끌고 갈 생각입니다.

교활한 놈들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지만,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그래, 부디 조심해라.”

“예”


오늘부터 자강은 직접 전면에 나서게 된다.

그리고 그 전에 러시아에서 무기를 들여오기 위해 국경을 넘어 러시아의 ‘프리모르스키 크레이’라는 지명을 가진 마을로 향하게 된다.

국경을 넘는 일은 이미 인민경찰의 상부와 이야기가 된 것이라 문제가 없지만, 러시아 놈들이 뒷통수를 치려고 한다면 위험한 상황이 벌이질 수도 있기에 대규모의 인원이 동원되는 작전이였다.


냉전시대에 엄청난 양의 군적 팽창을 주도한 구 소련이 몰락하고 난 이후, 군대의 수가

줄어들고 있었고, 그럼 이유로 수 많은 무기들이 남아돌기 시작했다.

특히 일반 병사들이 사용하던 질 낮은 무기들에 비해 2만명까지 그 수를 불렸던 러시아의 특수부대 스페츠나츠가 사용하던 무기들은 지금에도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수준이였다.

그 무기들을 대량으로 매입하기로 한 이번 거래는 자강이 대외적으로 내딛는 첫 발걸음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더라고 중요한 거래였다.

이번에 사들일 무기를 기본으로 휘하의 조직원들을 훈련시킬 것이고, 그 힘을 바탕으로 흑룡강 일대의 흑사회를 완전히 통합할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은 이 후를 위한 소중한 전력이 될 것이다.


이번 작전 이 후의 자강의 행보를 위해 대정이 뿌린 돈은 10억위안이 넘었다.

2023년도 환율로 따지면 이천억이 넘는 돈이 지석을 통해 대정에게, 다시 자강을 통해 중앙의 공산당과, 지역의 각 권력자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게 쓰여졌다.

돈만이 아니라 중국 증시의 정보와 현재 중앙공산당의 권력층의 암투에 활용하기 좋은 정보를 상당수 뿌린 상태였다.

공산당과 지역 권력자들에게 어필한 자강의 의지는 한가지였다.

돈과 정보를 제공할테니, 흑사회에 대한 지배권은 철저히 인정해달라는 것이였다.

동시에 민간인에 대한 피해는 최소한으로 막을 것을 약속하며 내미는 자강의 손을 거절한 이는 없었다.


“모두 출발한다.”

“예!!!”

장원에 있던 사내들은 20여명 정도 되는 소규모 흑사회의 두목들이였다.

적어도 지난 일년간 충분히 실전을 거듭하고, 그 충성심을 확인한 이들만 선별한 것이다.

그들은 대답과 동시에 장원을 나가 차량에 탑승에 각자의 아지트가 있는 곳으로 사라지고, 시간이 지나 어두워진 시각, 장원이 있던 곳에서 수백킬로 떨어진 러시아와 인접해 있는 국경마을 ‘수분하’에 모습을 드러낸다.

“장운입니다.”

스스로를 장운이라 소개한 사내와 도착한 이들은 대략 50명이상의 숫자였다.

장원에서 나간 한 사람이 이끌고 나타난 인원은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50여명

그렇게 모인 이들의 숫자는 거의 500여명에 이르는 대인원이였다.


“검문소를 통과하고나서는 일체 잡담이나 개인적인 행동은 금한다. 각자 지정된 장소에 대해서는 들었을테니 쓸데없는 행동으로 작전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끔 집중하기 바란다.

그럼 모두 검문소로 이동한다.. 출발“


자강의 지휘를 받아 다시금 이동한 인원들은 1차 목적지인 검문소로 집결하여 어둠속에서도 일사불란하게 국경을 넘어 러시아 지대로 넘어간 이후 미리 러시아 지역에 섭외한 승합차에 나눠 타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일일히 확인하는 작업도 몇 시간은 걸릴겁니다.”

자강의 곁에서 호위를 맡고 있는 동생 강문겸은 긴장된 표정을 숨기지 않는다.

선양군구 특임부대에서 활동하던 그는 어머님이 암에 걸린 이후 치료비와 투병에 필요한 돈을 위해 군 생활을 그만두고 여러 일을 찾아봤으나 충분한 돈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당장 군 출신의 그의 특기를 필요로 하는 곳은 대부분 큰 돈을 벌기 힘든 일이였고, 반대로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일들의 경우는 적어도 몇 년간은 신뢰를 쌓아야만 가능한 일들이였다. 그렇다고 무턱대로 위험한 일에 발을 디디고 난 후 감옥이라도 가거나 죽기라고 하는 날에는 어머님을 보살필 방법이 없어져 버린다.

돈을 주고 일을 맡긴 이들이 자신 대신 어머님을 보살필 의리 따위가 있을리 만무하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기에, 당장 어머님의 치료비가 필요한 그에게는 암담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런 문겸의 어머니가 입원한 병실에 새로이 옮겨 온 이가 자강의 어머니였다.

자강과 문겸, 둘은 그 인연으로 인해 함께 일하게 됬고, 두 어머님이 병원에서의 인연으로 친분이 깊어짐에 자연스럽게 형, 동생 사이로 지내게 된 것이다.

어머님의 치료는 앞으로도 수년간 계속되어야 하는 상태고,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한다.

지금 자강의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당장 자신의 어머님의 치료와 투병이 차질이 생긴다.

결국 현재 이 곳에서 자강의 안위를 가장 걱정하는것은 문겸이였다.

자강 역시 그런 문겸의 속마음을 잘 알고 있지만, 지난 일년간 서로의 필요성만이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충분히 가까워진 상태였다.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 할 문제야. 이번에 우습게 보이면, 앞으로 거래도 문제가 될테니 말이지.”

“어쩔 수 없지요.”

“데리고 온 동료들은 어때?”

“뭐 놈들이야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긴... 군대 밥 먹다 나온 이들을 내가 걱정하는 것도 웃기는군.”

“그나저나 큰형님에게 따로 전달 받은 사항은 없습니까?”

“가 봐야 알 수 있을것 같다. 만약 큰 형님 말씀대로 된다면 좀 수월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결국 힘겨루기가 되겠지.”

“...예”


승합차는 거친 도로를 한참을 달려서 한적한 마을의 입구에 도착했다.

아직 동이 트기 전의 마을은 어두운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선두가 멈춰선 자리에 줄줄히 이어 정차한 차에서 인원들이 내리고, 그런 이들을 향해 자강이 말한다.

“미리 정해진 위치로 각자 위치 선점한다. 무기 확인하고 특별한 사항이 있으면 이제부터는 무전으로 알리도록.”

주변으로 퍼지는 각 팀들을 바라보던 자강과 문겸은 마을의 중앙에 위치한 폐가로 향한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저 멀리서 들리는 엔진소리에 각 팀원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돈다.

치..치익

순간 들리는 무전

- 여기는 마을 입구, 놈들이 도착했습니다. 선두에 지프 두대는 마을로 진입 중, 나머지 트럭은 입구 동북쪽 공터로 이동합니다. -

자강이 고개를 끄덕이자, 문겸은 무전기에 대고 말한다.

- 신호가 있을시까지 침묵 유지한다. 다시 전달한다. 여기서 신호가 있을 때까지는 침묵을 유지한다. -

순간 자강과 문겸 일행이 있는 곳을 향해 약간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헤드라이트 불빛이 그 밝기를 더해간다.

끼이이이익

거칠게 흙먼지를 휘날리며 급정거를 한 지프.

그 지프에서 내린 네명의 사내는 일견 보기에도 분명 민간인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 중 한 사내가 외친다.

“Кто поток Чаган?”

러시아어다.

자강과 문겸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바로 뒤에 서 있던 사내에게 향한다.

“누가 류자강이냐고 묻고 있습니다.”

사내가 나서 러시아어로 자강을 가르키며 말한다.

“Вот следующий минут.”

“Как moreupni России?”

“Он брат не сделал русский.”

러시아어로 몇 마디 말이 오가다 순간 앞에 사내의 입에서 한국어가 튀어나온다?

“한국어는 할 줄 아나?”

사내의 입에서 한국어가 나오자 통역을 위해 나선 사내는 가만히 뒤로 물러서고 자강과 그 곁에 있는 문겸이 나선다.

“사업하는 사람 자세가 영 아니군..크크..”

“...”

“상대방 언어 정도는 공부하고 오는게 예의라 이 말이다.”

“미안하게 됬군. 한가하게 외국어를 공부할 팔자가 못되서 말이지.”

“훗.. 뭐 그거야 돈이면 다 해결되니 큰 문제는 아니겠지. 중요한건 다른거야.”

남자는 말을 이어가며 천천히 자강을 향해 다가온다.

“가져온 무기들 따위야 얼마든지 넘겨줄 수 있어. 공짜도 아니고 돈 받고 파는건데 말이지. 뭐 돈만 충분히 준다면 핵도 구해다 줄 수 있는게 지금 러시아지...그런데 말이지.”

철컥.

자강의 일행과 사내의 일행간에 서로 겨눠지는 총구들

“이런 미친..”

“뭐하는 짓이야?”

다가오던 사내의 품에서 빠져나온 총은 자강의 이마를 향해 겨누고 있었다.

총구가 자강의 이마에 닫기 전에 사내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갖다 댄 문겸이 조용히 으르렁댄다.

“거기까지야, 손가락이 조금만 움직이면 네 머리에 구멍이 생길거다.”

하지만 사내는 문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오로지 자강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니콜라이. 내 이름..”

순간 자강과 문겸의 표정의 돌변한다.

“니..콜라이..당신이 ...”

왜 직접 여기에 왔느냐는 말을 너무 놀라서 다하지 못한 문겸.


‘니콜라이 알렉산드로비치 알렉산드로"


브라트바, 정확히는 ‘솔른체브스카야 브라트바’라는 긴 이름의 조직은 구 소련 붕괴 이후 직장을 잃은 KGB요원부터 스페츠나츠같은 러시아 특전사들과, 군 고위 장성 및 무기 전문가들까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서방의 마피아와는 그 질을 달리하며, 니콜라이가 죽던 2030년대에 40만명 이상의 조직원을 자랑하던, 명실공히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강의 범죄 조직임과 동시에 러시아의 전방위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심지어 지배한다고 까지 하는 단체다.

니콜라이는 그런 조직의 실질적인 10위권 안의 인물이고 러시아의 극동지역을 사실상 총괄하는 지배자다.

그리고 자강을 통해 대정이 어느 정도 호감을 사두려 했던 바로 그 인물, 중국과 북한을 마주하고 있는 이 지역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이고, 스스로도 특수전 부대의 군인출신으로 특출난 전사다.

대정은 니콜라이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건수를 던져주기는 했지만, 확실치 않은 정보였기에 반신반의 한 것이다.

혹시나 그 정보가 정확했다면 어느 정도 호감을 살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을 했지만 설마 이곳에 직접 나타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한 인물이였다.


“마트료시카, 어떻게 알았지?”


마트료시카, 러시아의 행운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통인형.

대정이 자강을 통해 알려준 정보는 바로 ‘마트료시카’라는 물건의 행방이였다.

32년도에 적의 총에 맞아 사망한 니콜라이와 관련된 내용은 굳이 러시아 마피아나 범죄관련 이슈를 즐겨 보는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이였다.

그가 사망한 장소가 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피의 사원’이였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보다 더 이슈가 된 부분은 바로 언론에서 언급한 ‘전쟁’이 단순히 사건을 임팩트 있게 전달하려는 수사가 아닌 정말 전쟁이였기 때문이였다.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진 사건을 ‘전투’라고 칭하게 된 이유는 당시 조직간의 항전에 등장한 무기들과 그 피해에 있었다.

대충 나열하자면 소총과 같은 개인화기는 기본이였고, 전차와 공격헬기, 그리고 대전차미사일에 크레모어와 같은 부비트랩까지, 점점 체계화되고, 조직원들의 핵심 세력들이 전직 러시아 특수부대원들이였던 만큼, 그들의 항쟁은 전쟁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사건이 진정되지 않았다면 정말 적을 향해 ‘핵배낭’이라도 사용되는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던 사건이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표트르대제기마상’은 돌진하던 전차를 향해 날린 대전차미사일에 맞아 날아가 버렸고, 피의 사원은 니콜라이의 무덤을 만들준다며 그대로 폭파되어 주저앉아 버렸다. 그 외에도 시가 곳곳에서 벌어진 전투로 인해 그렇게 러시아의 제2의 도시라고 불리던 도시는 절반 이상이 폐허로 변해버렸다.


역사대로라면 2026년 벌어진 일본의 한국 폭격 이후 2032년까지 세계에서 벌어진 분쟁 중 전쟁이라고 칭할만한 유일한 사건이였던 것이다.

적대적 세력과의 항전 중임에도 니콜라이가 위험을 감수하며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간 이유가 바로 마트료시카를 찾기 위해서였고, 결국 니콜라이는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니콜라이에게 흔한 전통인형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자신은 그 인형의 행방을 전달했고, 그는 무사히 찾은 모양이였다.

“물건을 찾았나 보군.”

자강의 담담한 대답에 순간 니콜라이의 표정이 정말 묘하게 실룩거린다.

“너.. 류자강이라고 했나?”

“그래.”

“물건을 찾았다고 했나?”

니콜라이의 물음에 자강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졌다.

“분명히 내가 보낸 메모대로 그 곳에 있지 않았나? 그걸 가지고 이렇게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 이유가 없을텐데? 안 그런가?”

“그래, 네가 알려준 정보덕에 무사히 찾았지. ‘눈 없는 마트료시카’를... 그런데..”

니콜라이의 의문에 자강은 눈을 피하지 않고 바라본다.

“소문을 들었다고 했나? 내가 ‘눈 없는 마트료시카’를 찾고 있다는걸? 그리고 그걸 우연히 네가 그 곳에서 본적이 있기에 혹시나 하고 나에게 메모를 전달한거라고 했지?”

마트료시카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행운을 상징하는 전통인형.

행운을 상징하는 인형에 눈이 없다는것은 누가 봐도 어색한 일이다.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일.

“그래.”

자강의 단호한 대답에 니콜라이는 머리에 들이대고 있던 총를 천천히 거두며 뒤로 물러선다.

“재미있구나...”

휘익..

순간 들리는 휘파람 소리와 동시에 온통 주변에서 비춰지는 스포트라이트와 총기의 소음들.

철컥..철컥..

주변을 둘러보는 자강과 문겸, 그리고 일행들의 시야에는 그들이 있는 장소를 완전히 둘러싸버린 완전무장한 군인들이 보인다.

“스...페츠나츠”

자강을 노리고 있는 니콜라이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느라 주변에서 접근하는 이들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누군가 전해준 이어폰으로 귀에 낀 후 이어지는 니콜라이의 음성

“주변에 대충 일행을 숨겨둔 모양인데, 아..이제 다 처리됬군. 대충 몇백명 데리고 온거 같은데 이거 내가 안 왔으면 여기 담당하는 애들이 완전 밀렸겠어?”

니콜라이가 말하는 사이에도 끊임 없이 이어지는, 작지만 체계를 가진 소음.

문겸의 귀에 들리는 것만 해도 수십개의 분대가 운용중인 모양이다.

'특수전 출신 분대 수십개라니..'

문겸이 이를 악문다.

50여개 팀을 분산 시켰다. 그런데 무전 한번 없이 모두 무력화 된걸 보면 대체 얼마나 많은 인원을 끌고 온건지 감도 오지 않았다.

문겸의 의문은 당연했다.

"당신, 중국을 상대로 전쟁이라고 할 생각인가?"

문경의 질문에 가볍게 웃는 니콜라이가 농담처럼 말한다.

"그래.. 여기 온 인원들로 치고 들어가면 흑룡강성 정도는 박살을 내겠지."

아무리 흑사회가 범죄조직이고 두려움의 대상이라지만, 그건 일반인들의 시선일뿐이다.

전문적인 조직, 특히 이들 러시아의 브라트바 같은 마피아 집단과 비교하면 정말 어린애 수준의 오합지졸인 것이다.

자강 역시 문겸 정도의 예상은 못했지만, 그래도 말하는 걸 봐서는 상상이상의 전력을 끌고 온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여기서 이렇게 문제를 일으킬 수는 없었다.

“호의로서 한 일이다. 그걸 가지고 이렇게 적대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뭐지?”

자강의 항의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눈만 바라보던 니콜라이가 불쑥 묻는다.“

“누구지?”

니콜라이의 질문에 자강은 본능적으로 큰 형님을 떠올린다.

"너에게 그 위치를 알려준 자가?"

자강의 눈이 작게 떨린다.

대답 없는 자강을 바라보던 니콜라이의 입에서 한단어씩 또박또박 떨어져 내리는 그것의 이름

“눈.없.는.마.트.료.시.카.”

나지막하게 말을 내밷으며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는 니콜라이.

그리고 지갑을 펼쳐 무언가를 자강에게 보여준다.

“아마 몰랐나 본데, 물건이 아니라네."

놀란 자강의 눈이 니콜라이의 눈에서 지갑의 있는 사진으로 옮겨간다.

"내 딸이지.”

그 곳에는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의 사진이 꽂혀있었다.

정확히는 해맑게 웃고 있지만, 검은 동공이 있어야 하는 자리까지 온통 하얗게 변색되어 있는 아이.


“장..님?”


사진에서 얼굴로 옮겨가는 자강의 시선에는 왠지 즐거워 보이는 듯한 니콜라이의 웃는 얼굴이 보인다.




내용에 대한 비평, 오타, 의견 무엇이든 과감히 이야기 해주세요.


작가의말

오늘은 아이가 좀 일찍 잠들어 11시 전에 끄적여 봅니다.

내일은 아마도 올리기 힘들 듯 합니다.

가능하면 노력하겠지만 안되면, 목요일에 찾아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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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6 16.10.09 633 4 14쪽
27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5 16.10.08 786 3 15쪽
26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4 16.10.07 630 4 15쪽
25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3 +2 16.10.05 896 7 14쪽
24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2 16.10.05 681 5 12쪽
23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1 16.10.05 753 5 15쪽
22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7 +4 16.10.02 957 3 13쪽
21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6 16.10.01 805 4 15쪽
20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5 16.10.01 988 1 13쪽
19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4 16.09.30 982 4 14쪽
18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3 16.09.29 1,018 6 13쪽
17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2 16.09.29 1,005 4 12쪽
16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1 16.09.29 1,233 5 12쪽
15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4 16.09.24 1,152 8 23쪽
14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3 16.09.24 1,032 10 13쪽
13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2 16.09.09 1,244 9 18쪽
12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1 +2 16.09.09 1,410 9 19쪽
11 음모(陰謀) #07 16.09.08 1,249 9 19쪽
10 음모(陰謀) #06 16.09.07 1,229 6 19쪽
9 음모(陰謀) #05 16.09.05 1,449 9 17쪽
8 음모(陰謀) #04 +2 16.09.05 1,595 10 15쪽
7 음모(陰謀) #03 16.09.03 1,835 11 14쪽
6 음모(陰謀) #02 16.09.02 1,751 14 12쪽
5 음모(陰謀) #01 16.09.02 2,008 18 11쪽
4 침몰(沈沒) #02 +1 16.09.01 2,376 14 17쪽
3 침몰(沈沒) #01 +3 16.08.31 2,556 17 18쪽
2 Prologue #02 +5 16.08.31 2,559 26 7쪽
1 Prologue #01 +7 16.08.31 3,561 3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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