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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바빙 님의 서재입니다.

동이(東夷)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부바빙
작품등록일 :
2016.08.31 01:08
최근연재일 :
2016.10.22 23:38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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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54
추천수 :
278
글자수 :
266,264

작성
16.09.0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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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음모(陰謀) #07

본 소설의 모든 내용, 지명, 정치적 소견 및 종교적 견해는 작가 개인의 창조물로서 허구입니다.




DUMMY

한 손에 봉다리를 들고 비틀거리며 오르막길을 오르는 인형이 보인다.

아래 편의점에서 냉동식품으로 저녁 겸 술안주를 대신하고 술을 마신 명한은 술에 취해 건들거리며 자신을 반기는 유일한 안식처를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드러운 새끼, 내가 그냥 포기할것 같냐~아?”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걸어가는 명한은 집에 도착하자 간신히 계단을 오른다.

“이봐 옥상 총각, 오늘은 조용히 잠이나 자라고!!”

한 동안 술만 먹으면 지랄 해대는 옆 건물 옥상방 청년에게 누군가 외친다.

“지랄하네.. 내가 내 집에서 지랄하는데 네가 왜 지랄이야?”

“이 망할 녀석아, 어떻게 교육을 받았길래 입이 더러워?”

“받은 교육이 없어서 그렇다!! 이 새끼야..”

술기운에 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명한을 더 이상 상대하기 싫어진듯 창문을 닫아버린다.

그런 명한은 옥상에 올라 평상으로 향한다.

손에 있던 봉다리를 평상에 놓으며 울리는 소리를 보아하니 술병인 듯 하다.

“씨발.. 그래 내가 혼자 할 수 있는게 없드라.”

“으...으..”

귓가에 작게 들린 소리에 잠시 멈칫하던 명한은 다시금 중얼거리며 소주 한병을 꺼내 나발로 마셔버린다

“으으...아..”

“뭐?”

다시금 들리는 소리에 신경이 쓰인 명한이 시선을 자신의 옆으로 돌리자 그 곳에는 왠 이불 하나가 돌돌 말려 있다.

명한이 발로 이불을 툭툭 건드릴때마다 들리는 신음소리

“으..아퍼..으”

점점 더해져 오는 취기에 명한은 잘 가누지도 못하는 몸을 일으켜 이불의 끝을 잡아 땡기니, 그 아래 놓여있던 수환이 한바퀴 빙그르 돌아 엎어진다.

“뭐냐? 너?”

“으..나..아..등..”

“뭐?

“등...약..좀”

명한이 잘 들리지 않는 수환에게 다가가 눈에 힘을 주고 보니 놈은 아래를 빤스만 입고 있고 위는 붉은 셔츠를 입고 있다.

실은 피로 붉게 물든 비치타올이였지만 말이다.

“등이 아퍼?”

명한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자,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는 수환은 마침내 그 기력을 다했는지 기절해버린다.

“히히.. 아프면 음... 그래.. 소독해야지”

명한은 수환의 몸을 굴려 평상 옆으로 옮긴다.

소주병 하나를 수환의 등에다 부어주며 실실거리는 명한은 소주가 떨어지자, 자신이 팽개쳐 버린 이불을 가져다 덮고 평상의 끝에 누워 잠든다.

한쪽의 이불은 수환의 몸 위로 늘어진다.


“이놈아 정신이 들어봤자 이미 늦었다”

“라.해.변.로.이.양.고”

“이놈들 뭣들 하느냐 어서 이 오라를 풀어라”

“너는 네 자신만 변할 수 있지만, 나는 다르다는걸 알아야지.”

“로.쥐.라.해.변”

술에 취에 평상에서 잠든 귓가에 들리는 소리에 명한은 잠에서 깬다

“에~ 사람은 누구나 평등합니다.”

“누덕마을은 노예고 지락마을은 상전이니 따지지 마시고...”

“머털아~·”

멍하니 허리를 이르켜 앉아 있는 명한의 귀로 들리는 ‘머털’이라는 부름에 명한은 투덜거린다

“망할.. 머털도사냐? 추석특집 머털도사. 칫!!”

순간 자신이 뭔가를 덮고 있던 기억에 주변을 보니 못 보던 이불이 자신의 다리에 걸쳐져 있다.

‘이건 뭐야? 이..무늬가 참 요상하네. 흰색에 빨간..’

“핏자국?”

놀라서 일어선 명한 평상의 끝으로 물러나며 이불을 밀어내자 이불은 평상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살펴보던 명한은 저 피가 자신의 피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며, 평상의 아래 엎드려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

“어.. 뭐..지?”

천천히 다가가 머리맡에 쭈구리고 앉으니 술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명한은 남자를 흔들어 깨우려 하다 그의 몸 위에 얻혀있는 이불을 보자, 그 피가 이 인간의 피라는 생각이 든다.

‘이 미친놈이 술 쳐마시고 어디서 다쳐서 내 집에 와서 자는거야?“

슬그머니 이불을 들쳐보니 남자의 상채는 피로 물든 수건으로 쌓여 그 아래는 속옷차림.

슬그머니 들어올린 이불을 다시 내려놓은 명한은 천천히 일어서며 말한다.

“이 씨방새야. 어디서 술 처먹고 옷은 다 벗어버린거야? 집 잘못 찾아 기어들어온 모양인데 얼른 좋은 말할 때 일어나서 네 집으로 가라?”

발로 툭툭 놈의 머리를 건들이자 반응이 보인다.

“으..음.. 아..아프다”

“아프냐? 내가 더 아프게 해줄까?”

“나..좀 치료.. 제발..”

아침부터 예상못한 상황에 짜증이 난 명한은 명절에 선행 한번 하자는 생각으로 놈을 도와 평상으로 올린다.

명한이 힘줘서 수환의 몸을 일으키자 수환은 신음한다.

“으..아..죽겠구...만.”

수환을 평상위에 눞혀버린 명한에게 수환은 허리에 매인 힙색을 더듬어 지갑을 꺼낸다.

그리고 지갑을 던져주며 명한에게 건네며 말한다.

“이 돈 줄테니 저기 상처에 소독약이랑 붕대 좀 사다줘”

말하면서도 통증이 심한지 계속 숨을 몰아쉬는 수환을 보던 명한은 평상으로 올라와 앉는다.

“뭘 얼마나 다쳤길래??”

등에 비치타올을 들쳐본 명한의 눈이 커진다.

피에 절어 피부에 밀착된 상태에서도 보이는 상처는 보통 상처가 아니였다.

등을 대각선으로 길게 그어진 상처.

“너.. 이건 병원가야 돼. 구급차..음..119?”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찾아 119에 전화를 걸려는 명한의 행동에 놀란 수환은 소리친다.

“어..안되..아..흑..”

힘껏 소리쳤더니 몸이 울려 등의 상처가 너무 아펐다.

과도한 상대방의 반응에 명한은 잠시 머뭇거리다 묻는다.

“누구랑 싸운거냐?”

“으..아무튼 경찰이나 병원은 안되. 제말.. 내 목숨이 달린 이... 일이야. 부탁..해”

“네가 누군데?”

명한의 질문에 수환은 돈을 꺼낸 지갑을 아예 넘겨준다.

수환이 넘겨준 지급을 열어본 명한의 눈에 보이는것은 주민등록증과 반대편에 꽂혀있는 직원증이다.

- 가온일보 사회부 기자 강수환 -

순간 명한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아버지 회사다.’

한참을 직원증을 바라보던 명한은 수환에 시선을 던지며 묻는다.

"무슨 일이지?”

말투가 변한 명한의 분위기를 느꼈지만, 등에 상처가 너무 걱정되던 수환은 명한을 재촉한다.

“소독약이랑 붕대좀 사다줘.”

하지만 명한은 수환의 이야기를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무슨 일이냐고? 왜 기자가 그런 상처를 입고 병원이나, 경찰도 안된다고 하면서 내 집 내 평상위에 누워있는거냐고?”

“으.. 이자식.. 내 상처 봤잖아?”

“그래 걱정하지마, 내가 밤에 소주 한병 부어준거 같으니까 소독은 걱정 안해도 되고, 지금도 하나 더 부어줄 수 있어.”

밤에 사온 소주를 찾은 명한이 뚜껑을 열어 평상 위에 있는 수환의 등에 부어버린다.

“으..아..따가워..”

“소독약은 더 따가워. 자 어서 말해, 무슨 일이지?”

겨우 고개를 든 수환이 명한을 노려보지만, 그런 수환의 눈빛을 아무렇지 않게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는 명한이다.


“결국 놈을 찾지는 못했군.”

“...”

“꿀먹은 벙어리 마냥 입다물고 있다고 해결되는게 아니잖나?”

책상에 앉아 있는 남자의 말에 앞에 서 있던 한 남자는 입을 연다.

“큰 문제는 없을겁니다. 놈도 많이 다치기도 했고, 또 집에서 발견된 내용들은 모두 폐기했습니다.”

“그 정도야 알고 있어. 어차피 그 놈 혼자서 날뛴다고 이미 진행된 일들에 문제가 생기는건 아니야. 그냥 날파리가 귀찮은거 뿐이지.”

서 있던 사내를 빤히 바라보는 남자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만약 그 놈이 정말 중요한 놈이였다면 지금 네놈 목이 남아 있을거라 생각하나?”

남자의 말에 서 있던 사내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더욱 긴장하며 조심히 말한다.

“죄송합니다.”

“그건 됬고, 병원쪽은?”

재빨리 스마트폰을 뒤져 뭔가를 찾던 사내는 상급자로 보이는 이에게 스마트폰을 넘기며 말한다

“아.. 그건 완벽하게 처리됬습니다.”

- 뺑소니사고 피해자 이##씨 병원으로 후송 됬으나 끝내 사망 -

간 밤에 강서구청사거리 부근에서 발생한 접촉사고의 피해자 이##씨는 병원으로 이송 후 치료하였으나 끝내 사망하였습니다.

가해자 차량의 차주 강수환(33세)은 현장에서 피해자에 응급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도주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현재 수배중입니다.

사고뉴스를 바라보던 남자의 얼굴에 조금은 만족스러운 표정이 감돌고 스마트폰을 던져주며 지시한다.

“헛소리 안 새어나가게 관리 잘하고, 나가봐.”

황급히 스마트폰을 챙기고 인사하며 나가버리는 사내 도훈은 간밤의 BMW를 몰던 남자다.

방 안의 남자에게 도훈이 확인 시킨것은 수환의 뺑소니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점이였다.

접촉사고 후 차량을 버리고 도주한 수환을 쫒던 중 그가 받은 연락은 형님이 직접 경찰에 수환을 뺑소니범으로 처리해달라고 부탁해 수배명령이 떨어졌다는 것이였다.

형님에게 자신의 무능을 보인것 같아 불안했던 마음에, 수환의 집에서 필요한 자료들을 찾은 도훈은 동생들에게 사고 피해자를 찾아내 병원으로 옮기게끔 한 것이다.

뺑소니 사고 피해자로 경찰서에서 조사 후 귀가하려던 피해자는, 가해자와 아는 사이라며 대신 병원으로 가서 검사부터 받으시는게 좋다는 도훈의 동생들의 반 협박에 우선 병원으로 향했고, 병원 침대에 누운 피해자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뺑소니범에서 뺑소니 사망사건의 도주자가 된 수환의 신상은 뉴스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으니 아마도 정상적인 치료나, 도피가 힘들어진다.

형님은 상황에 만족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를 조금 만회한것 같은 도훈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새벽에 갑작스럽운 부탁에 다급히 손 써준 의사에게 문자를 하고 사우나로 향한다.

아마도 오늘 저녁은 수고해준 의사에게 크게 한턱 내야 할것 같았다.


명한은 수환의 부탁대로 약국에 이것 저것 대충 상처에 바르는 약을 사왔다.

등에 옥상방 평상에 엎드려 명한을 기다리던 수환은 등의 통증이 심해지자 한동은 울먹이다, 옆에 있던 소주를 들이키고 겨우 잠든 모양이다.

'이봐, 이거 붕대랑 식염수 그리고 후시딘으로 될라나 모르겠네.'

상처에 바라는 약을 달라고 하니 후시딘을 주던 약사에게 상처가 무척 크다고 설명하니 하나를 더 내 놓길래 더 자세히 설명하려던 명한은, 극구 경찰이나 병원에 알리길 거려하는 수환의 부탁이 생각나 결국 후시딘을 열개나 사온 것이다.

"이봐.. 자냐? 이 인간이 술을..그래 아플때는 술이 최고지."

투덜대던 명한은 평상에 앉아 멍하니 수환을 바라보다, 결국 약사가 말한대로 처방을 시작한다.

"음.. 이거 옷이 말라 붙은거 같은데, 식염수를 부어서 씻어내라고 했지."

식염수를 조금씩 들이붙고 비치타올을 걷어내자 수환이 입은 내의가 찢어진채로 상처의 피와 범벅이 눌러 붙은 상태고, 평상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다시 벌어진건지 중심부에서는 피가 방울방울지어 있었다.

'이거.. 수술해야 되는거 아냐?"

피가 다시금 베어나와서 인지 내의는 쉽게 떨어져 나왔다.

맨 살이 된 상처에 다시 식염수를 들이붓자 멍울지던 피가 씻겨나가고 보기에도 끔찍한 상처가 적나라하게 명한의 눈에 보이자, 명한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으..징그러, 이 인간 독종이네. 이렇게 하고 어떻게 온거래?"

상처에 후시딘을 몇개 짜서 펴바른 후 거즈로 덮고 붕대를 겨우 돌려 감기를 마무리한 명한은 땀 투성이였다.

그리고 수환은 어께부터 배까지 붕대를 둘둘 감고 있어서 누에고치와 같은 모습이다.

"으아.. 내 죽겠다."

수환의 옆에 벌러덩 누워버린 명한의 머리맡에 있는 작은 힙색.

붕대를 감아주느라 풀러낸 힙색을 바라보던 명한은 자연스럽게 가방을 열어 안을 살펴본다.

"뭐야? 아무것도.. 응? 카드....usb?"

가방을 열어봤지만 아무것도 없고 카드같아 보이는 usb하나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수환을 살짝 바라본 명한은 집 안으로 들어가 컴퓨터를 켜고 USB를 꼽는다.

"뭐야.. 이건.. 이명준? 신문 스크랩 사진인가?"

한참을 USB 속에 파일들을 들여다보던 명한은 무언가 낮 익은 이름들을 발견한다.

- 가온일보 인수과정 의문점 -

- 오너일가 사망 과정 의문점 -

- 이명한 구속과정 의문점 -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의 이야기

USB에 안에 수많은 폴더중 하나는 바로 자신과 자신의 부모님의 사건에 관한 내용이였다.

폴더를 열고, 워드파일의 내용을 읽어가던 명한의 눈은 점점 충혈되기 시작한다.

이 안에 모든 것이 있었다.

정확한 해답은 아니였지만, 여러 정황과 가능성 있는 이야기들이 마치 소설처럼 몇가지 추리형식으로 풀어져 있고, 그 내용들 중 몇가지는 자신이 생각하고, 의문을 가지던 일들과 맞추어 생각하자 너무나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이야기들.

완전 무아지경에 빠진듯 명한은 내용들을 읽으며, 자신이 아는 얼마 되지 않는 상황들과 끼워 맞추고 있었다.

"이봐?"

"..."

"이봐 거기 안에 있어?"

밖에서 부른 소리에 정신을 차린 명한은 무표정한 얼굴로 나와 평상위에서 그를 찾는 수환을 향해 다가온다.

"아.. 뭘 어떻게 한거야? 무슨 미이라도 아니고?"

"너.."

"야 이거.. 붕대 좀.."

"USB 안에 그거 뭐야?"

"붕대 좀 어떻... USB?"

명한의 입에서 나온 USB라는 단어에 놀란 수환은 자신의 가방을 찾는다.

"내 가방.. 내 가방 어딨어?"

그런 수환의 궁금증을 풀어주듯 명한은 비어있는 힙색을 들어 보여준다.

"너.. 그거 본거야?"

"그래."

수환은 녀석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걸 느끼지만 아직 그가 가온일보 전 사주의 아들이였다는 사실은 깨닳지 못하고 있었다.

"그거 함부로 보다가 다친다. 나 이 꼴 된게 그거 때문이라고."

"그거 사실이야? 네가 작성한건가? 아니 방금 그거 때문에 그 꼴이 됬다고 했는데 그건 무슨 소리지?"

집요하게 질문 하는 녀석을 보던 수환은 문득 떠오르는게 있는지 명한의 얼굴을 한참을 바라보다 말한다.

"너... 이명한이냐? 가온일보 전 사주 이진욱 아들 이명한?"

"그래. 그걸 어떻게 안거지? 그리고 저 USB안에 있는 내용들은 대체 다 뭐냐고?"

"그거.. 아 그렇지 그 안에 너랑 네 아버지 관련 자료도 있구나."

자신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계속 딴 소리만 해대는 수환에게 명한은 소리지른다.

"저 안에 있는거 다 무슨 소리냐고?"

소리치는 명한을 다시금 바라보던 수환은 허탕한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도 몰라"

"뭐?"

"그건 그냥 소설이다. 내가 여러 사건들을 보며 조합한 소설이야."

소설이라는 소리에 명한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소설? 저기 나오는건 내 아버지랑 어머니고, 내 이름으로 내가 겪은 일들이 그대로 나오는데 그게 소설이라고?

언성을 높히며 수환에게 추궁하는 명한을 향해 수환 역시 소리친다.

"그래. 임마. 저거 소설이라고, 내가 새끼때부터 지금까지 취재하면서 접한 사건들..뭐 그런거 가지고 만든거라고, 저게 사실인지.."

갑자기 말을 멈춘 수환은 잠시 멍한 표정으로 무언가 생각하다 천천히 중얼거린다.

"사실 일 가능성이 있겠어."

"사실?"

수환은 이제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것 같았다.

아니 그거 말고는 오히려 합리적인 추론이 없으니까.

'그거 때문이야.'

얼마전 국장에게 자신이 설명했던 그 음모론.

그날 녹음기에 녹음됬던 국장의 목소리가 이제야 이해가 갔다.

녹음버튼이 계속 눌러져 있던건지, 집에서 다시금 사용법을 연습하는 중에 들려온 목소리는 분명 자신이 아는 편집국장님의 목소리였다.

- 그냥 좀 아까운 녀석이라서요. 이번 그 이명준건도 아..아닙니다. 당연히 문제가 생길 꺼리는 미연에 방지하는게 맞습니다만 일단 제가 설득해보는.... -

- 운빨 없는 놈은 독박을 써도 쪽박이라더니 쯧쯧쯧 -

독점대박 꺼리라고 생각하셔서 위에 보고 드렸다가 퇴짜맞는 소리로 이해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말이 된다.

자신이 주절거린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그건 독점대박이 맞지만 쪽박이기도 하다.

그런 사실에는 위험이 따르는게 당연하니까.

그리고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이 그 위험이라면, 자신은 지금 대박건수를 가지고 쫒기다 쪽박찰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였다.

"내가 묻는 말 안들려?"

"들린다. 좀 조용히 하자."

"뭐? 이 새끼가?"

"조용히 말하자고, 그리고 내가 너보다 형이다. 반말 그만해라. 그리고 그거 사실..인거같다."

한순간 말이 막힌 명한을 보면 조금 언성을 높이는 수환

"사실이냐며? 사실인거 같다고, 지금 나 등에 이거 칼 맞은거거든. 그게 허구면 굳이 나같은 일개 기자한테 칼침까지 놓을리가 없으니까, 그거 사실이 맞는거 같다."

"...."

"그런데 너 살아있었네? 내가 생각한 시나리오대로면 넌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자신이 읽어본 소설같은 내용들이 사실이라는 놈의 대답과, 저 커다란 상처가 칼로 난 상처라는 이야기에 명한은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내가..죽어?"

"그래. 나도 너네 일가 사건은 ..그게 몇 년전이지? 3년 됬나? 그때 추론만 했지, 최근에는 들여다 본적이 없어서 잘 기억은 안나. 봐야 알겠지만.. 내가 놈들이라고 생각했으면 죽였을거 같거든."

"놈들..이라면 날 죽인다?"

명한은 벌떡 일어나 집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어.. 이봐 그냥 들어가면 난 어떻게 하라고?"

불러도 대답없는 명한을 포기한 수환은 다시금 느껴지는 통증에 괴로워하다 지쳤는지 잠들어 보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저녁이 되자, 방에서 나온 명한은 수환을 노려보다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무언가를 끌고 온다.

자고 있던 수환은 누군가 자신을 건들리는 느낌에 눈을 떠보니 명한이 자신을 끌어 어딘가에 올리고 있었다.

"뭐야..아야..아퍼.."

"오늘 평상에서 잘건가?"

"엇.. 아.. 이거 핸드카트네"

명한이 가지고 올라온 건 냉장고나 큰 짐을 옮기때 사용하는 카트였다.

거기에 수환을 태우자 수환은 손으로 밀어 약간의 이동이 가능해졌다.

"헐.. 머리 좋은데 이렇게 타고 움직이라는거지?.. 음 그래도 좀 보기는 그런데"

"이 병신아, 방으로 옮길려고 태운거야. 안아서 옮기면 또 등에 상처 다 벌어질테니까"

명한의 대답에 머슥해진 수환은 조용히 손을 밀어 옥상방의 입구로 향한다.


수환을 방으로 옮긴 뒤에도 명한은 한참을 모니터에서 눈을 때지 않았다.

수환이 아침에 눈을 뜨니, 여전히 모니터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찾는 명한이 보인다.

"너 설마 밤새 그거 보고 있던거냐?"

"..."

"그게 내가 작성한거"

수환의 말을 명한이 가로챈다.

"너 수배 중이다."

"어.. 그거 알아. 뺑소니도 수배내려진거."

드디어 고개를 돌려 수환을 바라본 명한

"뺑소니? 뺑소니사망사고 가해자로 수배중인걸 안다고?"

명한의 말에 놀란 수환은 잠시 입만 벙긋거리다 묻는다.

"사망? 누가? 내가 뺑소니사망사고 가해자로 수배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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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6 16.10.09 632 4 14쪽
27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5 16.10.08 786 3 15쪽
26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4 16.10.07 629 4 15쪽
25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3 +2 16.10.05 895 7 14쪽
24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2 16.10.05 680 5 12쪽
23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1 16.10.05 752 5 15쪽
22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7 +4 16.10.02 956 3 13쪽
21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6 16.10.01 805 4 15쪽
20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5 16.10.01 988 1 13쪽
19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4 16.09.30 982 4 14쪽
18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3 16.09.29 1,017 6 13쪽
17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2 16.09.29 1,005 4 12쪽
16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1 16.09.29 1,233 5 12쪽
15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4 16.09.24 1,152 8 23쪽
14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3 16.09.24 1,032 10 13쪽
13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2 16.09.09 1,244 9 18쪽
12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1 +2 16.09.09 1,409 9 19쪽
» 음모(陰謀) #07 16.09.08 1,249 9 19쪽
10 음모(陰謀) #06 16.09.07 1,228 6 19쪽
9 음모(陰謀) #05 16.09.05 1,449 9 17쪽
8 음모(陰謀) #04 +2 16.09.05 1,594 10 15쪽
7 음모(陰謀) #03 16.09.03 1,835 11 14쪽
6 음모(陰謀) #02 16.09.02 1,750 14 12쪽
5 음모(陰謀) #01 16.09.02 2,007 18 11쪽
4 침몰(沈沒) #02 +1 16.09.01 2,375 14 17쪽
3 침몰(沈沒) #01 +3 16.08.31 2,556 17 18쪽
2 Prologue #02 +5 16.08.31 2,558 26 7쪽
1 Prologue #01 +7 16.08.31 3,560 3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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