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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바빙 님의 서재입니다.

동이(東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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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바빙
작품등록일 :
2016.08.31 01:08
최근연재일 :
2016.10.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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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2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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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3쪽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4

본 소설의 모든 내용, 지명, 정치적 소견 및 종교적 견해는 작가 개인의 창조물로서 허구입니다.




DUMMY

# 2038년 시베리아 안가라 강(수원지 바이칼 호 1224km 지역)

정신이 들자 급히 몸을 일으키려는 명한은 온 몸의 통증에 놀랐지만, 옆으로 굴러 자신이 누워 있던 병원침대 밑으로 숨어 들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링거줄이 몸에 감긴 탓에 빠지지 못한 링거바늘이 삐뚤어져 살을 찢었는지, 피가 흐르고, 하복부에서 느껴지는 아련한 통증은, 아마도 다친 곳이 도진 모양이지만 나중 문제다.

‘어디지?’

저벅..저벅

소리가 명확히 구분이 안된다. 아마도 링거에 안정제나, 진정제가 섞여 있는지 모르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온 몸이 둔하다.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 이 방이 목적이 아닐 수 있지만 반대일 수도 있다.

시간이 없다.

명한의 눈에 보이는 것

‘문고리..’

문소리를 열쇠구멍이 없다.

‘안쪽으로’

안쪽으로 열리는 문 이라는걸 확인 한 즉시 문의 뒤로 이동한 명한은 일어서 몸에 감겨있던 링거줄의 양쪽을 대충 손아귀에 감아 팽팽하게 만든다.

끼..익

손에 든 용기에 물건들을 확인하며 들어온 간호사복을 입은 여성은, 고개를 들며

“환자.. 분?”

덜컥.

문을 닫고 잠가버린 명한은, 문 닫히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려는 간호사의 목을 링거줄로 감아 강하게 당긴다. 팽팽하게 당긴 오른손으로 간호사의 뒷목을 움켜주고 왼손으로 간호사의 입을 막는다.

“흡..흡...”

“조용히!! 내 말 알아듣나? 당연히 알아듣겠지?”

“음..흡..”

그런 간호사를 뒤로 당기며 주저앉은 명한과 명한의 품에 뒤로 안긴 채로 같이 주저앉아버린 간호사. 왼손으로 압박을 가해 간호사의 머리를 충분히 자신의 가슴팍에 눌러버린 명한은 오른손으로 간호사의 가슴을 더듬는다.

‘오바로크인가?’

다시 오른손을 원위치 시킨 명한은 간호사의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인다.

“음...흡..흡...”

“입을 막은 손을 치울거야. 소리지르거나 큰 소리를 내면 바로 목을 돌려 줄테니 헛짓거리 하지마? 알겠어? 아가씨?”

너무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명한에 의해 움직이기도 힘든 고개를 끄덕이는게 명한의 양손에 느껴진다. 천천히 왼손을 풀어주는 명한.

“후..후..후....”

간호사는 무척이나 거칠게 숨을 내쉰다. 그런 간호사의 몸을 당겨 자유로워진 왼손으로 턱을 잡아채 뒤로 살짝 돌린 명한의 눈에 겁에 질린 간호사의 옆 얼굴이 보인다.

“여긴 어디지?”

명한의 작게 소곤거리는 질문에 당황한 간호사

“어..어디냐니요?”

“네 이름, 직책, 이곳 위치, 이곳 책임자”

질문을 미쳐 이해하지 못한 간호사가 머뭇거리자 명한은 거칠게 링거줄을 당기며 압박한다.

“어서 대답해. 네 이름, 직책, 이곳 위치, 이곳 책임자”

그제야 울먹거리며, 더듬더듬 말을 하는 간호사를 보던 명한

“이..이혜진이고 그냥 간호사요. 다..다음이 뭐죠?”

‘토종 한국인인가? 연기가 좋군.’

“이곳 위치 여기가 어디야? 그리고 이곳 책임자 이름”

“여..여기는 의무대예요. 책임자는 한정우 군의관님이구요.”

“아니.. 여기가 어디냐고? 지역, 지명말이야.”

“지명이면.. 크라야스크.. 안가라 강 하구요.”

순간 문 밖에서 난 소리에 움찔한 명한은 빠르게 일어서고 그대로 간호사를 들어 올려 세운다. 그리고 문의 옆 벽에 간호사를 세우고 왼손으로 간호사의 입을 다시 틀어막는다.

여자의 눈빛을 보니 마치 능숙한 여배우를 보는 것 같다.

‘이 여자 눈빛이.. 연기 대상감이군.’

“지금부터 문을 열어볼거야. 허튼 짓을 하면 나도 문제가 될 테지만 너도 바로 죽는다는걸 명심해.”

얇은 문틈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시야는 그다지 많은 정보를 주지는 않지만, 명한에게 대략적인 분위기를 파악하게 해준다.

“세트인가?, 실제병원일수도...정성 많이 들였군.”

사내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간호사 이혜진은 눈을 치켜뜨고 고개를 도리질 치려고 한다.

그런 간호사의 움직임이 강해지자, 문을 닫아버린 명한이 느슨해진 링커줄을 팽팽하게 당기면 간호사에게 으르렁대듯이 말한다.

“허튼짓하지 말라고 했지?”

“음..음...우.”

뭔가 말을 하려는 간호사를 바라보던 명한은 빠르게 병실의 안쪽을 살핀다. 러시아산 침대, 살구나무가구, 220V 콘센트.. 누가 봐도 러시아내 병원의 모습이다.

“무슨 소리를 하려는지 들어보지. 단, 짧게 난 시간이 없어.”

다시금 입에 손을 풀자 간호사의 턱과 입 주변에는 명한의 손에 감긴 링거줄에 눌린 자국이 선명하게 나있다. 긴장한 표정으로도 말하는 간호사

“여기 대한수호대 기지예요.”

“알고있어.”

명한의 답변에 멍해진 간호사

“예?”

간혹 오랜 도피생활을 하거나 일본정보부에 포로로 잡혔던 전력이 있던 이들은 이런 편집증적인 행동을 한다고 배운 적이 있다.

하지만 간호사의 궁금증을 풀어줄 생각은 없는지 명한은 다시금 문밖의 소리에 집중하고 있다.

'당연하겠지. 그게 네놈들 대사일테니까,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어.’

인천에서 이곳 시베리아까지 오는 긴 여정에 명한을 비롯한 동료들은 일본 정보부의 기상천외한 공작을 견디며 버텨왔다. 결국 한 사람이라도 살리려고 마지막 전투에서 명한을 도주하게끔 모두 희생했지만, 그런 그들에게 일본이 가장 자주 사용했던 방법이 바로 이거다.

전투 중에 대다수 사살되거나, 사로잡혀도 자살해버리는 지독한 놈들.

그런 대한수호대 대원을 우여곡절 끝에 생포해도 한 사람이 알고 있는 정보로는 아직 왕성하게 활동하는 대한수호대를 박멸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일본은 전혀 새로운 방법을 도입한다. 대한수호대의 지부나 혹은 그들이 알지 못하는 제3의 단체에 의해 구출됬다는 상황을 믿게끔 하는 것이다.

만들어진 세트와 배우들을 동원해 안심시키고, 원하는 정보를 자연스럽게 털어놓게 하기 위한 한편의 연극. 그리고 그 상황에 혼자 살아남았다고 믿게 된 대상은 새로운 상황에 천천히 적응하게 하고 이어 새로운 임무에 투입한다.

물론 임무의 모든 동료들은 일본에서 섭외한 배우들. 대상이 활동하는 동안 마주치는 주변은 온통 그런 사람들로 넘쳐난다. 일본측이나 그에 협력하는 한국인 또는 미국이나 중국인일 수도 있다. 그렇게 임무를 시작한 대원의 활동은 일본정보부에 의해 일부러 여기저기 알려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대원의 생존을 확인하게 되는 대한수호대에서의 접촉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한수호대는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포로로 잡힌 동료들에 대한 구출은 일체 포기하는 경우까지 많았으며, 크게는 몇 개의 지부가 한꺼번에 발각되 청소당하는 일도 있었다. 차츰 그런 일본정보부의 암계에 대한수호대 역시 다방면으로 맞대응하고 있었기에 최근들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판국이지만 말이다.

자신의 앞에서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간호사를 보자 명한은 이제 끝 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들었지. 이번에는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마지막일까?.. 빌어먹을, 아직.. 아직...’

그 동안 악으로 깡으로 버텨왔다. 민가를 터는 날은 그나마 대박인 날이였다. 산이나 민가가 없는 곳으로 도주 경로를 잡을때는 풀뿌리나 죽은 들짐승을 잡아먹고 버텨왔다.

도시나 마을을 통과할때면 쓰레기를 뒤지고, 하수구에 몸을 눕히며 일본정보부를 피하고, 매국노들의 눈을 피해 이곳까지 왔다.

하지만 놈들이 무슨 짓을 한건지 온 몸에 힘이 없고, 움직임도 힘들다. 이대로는 제대로 된 요원 한놈이 덤벼들어도 그대로 나가떨어지리라.

‘꿈...도 지랄맞군.’

꿈을 꿨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워 기억이 또렷하지는 않지만, 4년만에 만난 그가 자신을 안아주었다.

‘오랜만에 꾼 꿈이 그런 지랄같은 꿈이라니..’

이제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문득 잊고 지냈던 부모님 생각이 난다. 그렇게도 자신을 걱정하던 부모님에게 무엇 하나 자랑할만한 일도 보여 드린적 없던 자신.

결국 부모님의 선택 또한 그 깊은 마음속에는 아들인 자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그렇게 겉돌았는지 모른다.

잠시나마 딴 생각을 하던 명한은 마음을 다잡고 부딧혀 보기로 한다.

그리고 간호사를 인질로 잡고 문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

"알았네. 잠깐 먼저 병실 좀 가보세나.”

“허, 또 그 녀석 보러 가는건가?”

“하하. 잠깐이면 된다네.”

순간 간호사는 남자의 온 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꼈다. 남자의 표정은 마치 죽은 사람을 본 듯한 그런 표정이다.

“왜.. 왜 그러죠?”

여전히 간호사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던 명한의 정신은 온통 문 밖에서 들리던 목소리에 집중 되 있었다.

‘설마’

저벅..저벅..저벅..

천천히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으면서도 명한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했다. 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멈춰선 인형.

“어머! 또 오신거예요?”

“그렇게 됬네. 명한..아니 301호 환자 상태는 괜찮은가?”

“.....”

그 뒤로 누군가 무슨 이야기를 했지만 명한의 귀에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명한’

제압하고 있던 왼손의 힘이 풀어지는 걸 느낀 간호사는 명한을 바라보지만, 그의 눈은 멍하니 닫힌 문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문 밖의 다가오는 발소리가 멈춘 순간, 명한은 힘껏 문을 연다.

덜컥..

문이 열리자 밖에 있던 여성은 크게 외친다.

“이혜진!! 환자 보러 들어간게 언젠데 이제 나와? 상태는?”

자신의 질문에 아무 대답이 안들리자 투덜거리며, 데스크를 돌아나온 간호사의 눈에 보이는 광경. 301호의 열린 문 앞에 윤대장님이 서 계시고, 그 건너편 병실 안쪽에 얼마 전 수술을 받은 환자가 서 있다.

“야 이혜진. 너 환자를 벌써....움..직”

문을 열고 서있는게 간호사가 아니라 얼마전 죽다 살아왔다는 환자라는 사실에 소리친 여성 수간호사는 머뭇거린다.

“깨어났군.”

“...”

잠시 명한의 얼굴을 바라보다, 바로 옆에 쭈구려 있는 간호사를 보던 윤대정.

“알만하군. 이혜진 간호사 맞나?”

윤대정의 질문에 쭈구려 앉아있던 이혜진은 비틀거리며 일어서 윤대정에게 인사한다.

“예..안녕하세요 대장님”

“음.. 무슨 상황인지는 알겠어요. 교육받은거 잊지 않고 있죠? 아..다친곳은 없나?”

윤대정의 질문에 간호사 이혜진은 명한을 힐금 보더니 윤대정을 살짝 비켜 달려나가고, 그런 이혜진을 보던 수간호사 안미정은 뭐라 하려다 놀라서 묻는다.

“너.. 얼굴이.. 목은 왜?”

“아..아무것도 아니예요.”

간호사가 빠져나갔지만 여전히 미동도 없이 윤대정을 바라보던 명한을 향해 윤대정이 웃으며 말한다.

“꿈 인줄 알았나?”

가만히 자신의 어깨를 두들겨 주는 대정의 손을 느끼는 명한이 묻는다.

그런 대정을 향해 명한이 묻는다.

“내 아버님이 전달한...”

하지만 대정은 명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가로막으며 답한다.

“몇일 전 답변 한걸로 아네. 자네가 가장 잘 알겠지.”

대정의 말이 끝나자 명한은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 지랄맞은 꿈은 꿈이 아니였다. 자신은 정말로 이곳에 도착해, 그를 찾은 것이다.

“보아하니 괜찮은것 같군. 지금 바쁜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니 더 쉬게나. 아, 그리고 아까 저 아가씨 많이 놀란 듯 한데 말이야... 하하하하...”

그렇게 뒤돌아 가버리는 대정을 바라보던 명한의 곁으로 이혜진 간호사가 다가온다.

“이제 안심했어요? 아까 항생제 드릴려고 갔던거예요. 시간 지났으니까 얼른 침대로 가서 누워요.”

방금전의 상황을 생각하면 명한을 두려워 할 만하지만 이 혜진이라는 간호사는 당당하게 명한에게 지시를 내렸다.

“얼른이요. 나 할 일 많아요. 방금 방에 붙잡혀서 일 밀렸다구요.”

긴장이 풀리자 다시금 몸의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일어서는 명한이 주춤거리자, 이혜진이 다가와 부축하며 말한다.

“아까는 잘도 움직이더니 이제 비실거리네. 하긴 거기 수술이 좀 대단한건가?? 훗!!”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간호사의 밀려 침대로 돌아간 명한은 멍하니 천정을 바라봤다.

“아까 책임자 물어본게 윤대장님 찾는거였어요?”

“....”

“난 간호사니까 책임자는 우리 군의관님이죠. 진작 그렇게 말을 하지.”

말하면서 링거를 정리하고 삐뚤어진 바늘을 빼서 능숙하게 다시 꼽고, 항생제를 투여한 이혜진의 이어지는 말에 명한은 정신이 번쩍 든다.

“바지 내려요”

“?”

놀란 눈으로 이혜진을 바라보던 명한의 표정에 이혜진은 당연하다는듯 대답한다.

"폴리카..아니 소변줄 확인해야되요. ”

말하면서 명한의 환자복 앞섬을 뒤지던 혜진은

“소변봉투는 무사하네요. 흘러나온거 같지도 않고, 자 어서 바지내려요. 내가 내려요?”

명한은 민망함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런 명한의 표정을 본 이혜진 웃음을 터트린다.

“훗..걱정마요. 이거 무사한거 보니까 잘 꽂혀있는거 같으니까. 그럼 더 쉬고 저녁에 올테니까 혹시 불편한거 있으면 여기 벨 누르구요.”

할 일은 다 했다는듯 문 밖으로 나가던 혜진이 돌아서 한마디 하고 나간다.

“근데 그거 제가 꽂았거든요. 그리고 내일 아침에 깨서 또 그러면 그 때는 니킥을 날려줄거예요.”

혜진이 나가고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한참을 문만 바라보던 명한은 약 때문인지 천천히 잠든다.


최근 들어 가라앉아 있던 부대의 분위기는 명한이 가져온 정보로 인해 활기에 차기 시작했다.

해외 동포들이 보내준 무기들과, 백두산 본부와 예전 북한지역의 퍼져 항일 활동중인 각지의 동포들이 각자 가능한 최선의 전력을 이끌고 큐슈 해방전에 참여하기 위해 분주히 준비하고 있었다.

병실에 입원해 있던 명한은 더 이상 전투에 참여하기는 힘들다는 군의관의 진단이 있었다.

인천에서 시베리아까지 오는데 걸린 4년이라는 시간동안 그가 당한 고문과, 탈출 과정과 도피 과정에서 입은 부상은 이미 내부 장기들에게까지 영향을 주어 온전한 몸 상태로 회복하기 불가능할 지경이였다.

해내야 하는 목적과 극한의 상황에서 긴장과 정신력으로 버텨오던 모든 것들이 풀리자, 명한의 몸은 급격히 약화되어 가고 있었고, 그런 명한의 전투 참여는 대정의 입장에서 허가할 수 없는 일이였다.

회의실에는 대정과 명한을 포함한 이들이 모여 회의중이였고 명한은 직접 자료를 인계 받은 이로서 당시의 상황과, 각 자료의 인계시점의 전달 사항들을 회의에 사람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역할이였다.

“이미 확인된 지원자와, 현지사정에 대해 다시 파악하라고 지시가 내려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료의 구성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서, 이미 4년이 지난 상황이라 접선 루트에 대한 신뢰성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큐슈지역의 노역장과, 집단수용소의 위치는 비교적 신뢰도가 높다는 판단입니다. 독수리에게서 받은 정보에 의하면 해당 지역에 별다른 변화도 없어 보입니다.”

명한이 가져온 자료들을 분석하고, 대외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이들에게 받은 정보들을 취합한 결과 참모들은 이번 규슈해방작전의 세부적인 작전과, 변수들을 조합하고 본부 및 지부들과 중요사항들을 조율중이였다.


“대단했군요. 인천에서 시베리아라..도보로 이동했다는 건가요?”

“그렇지. 결국 명한이 가져온 정보를 토대로 작전이 시행 된걸세.”

“그럼?”

“명한이 시베리아에 도착한 때 38년이였지, 그리고 우리가 모든 루트와 현지 자원을 확인하고 작전을 시행한 게 40년이였네.

“성공한건가요?”

수환의 질문에 대정은 고개를 젓는다.

“솔직히, 나도 모르네. 당시 나는 시모시마 섬으로 상륙해서, 아마쿠사와 가미시마를 거쳐 구마모토로 작전로가 정해져 있었지만, 내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네.”

“지역은 어딘지 모르지만 큐슈 지명이겠죠?”

“그렇네. 그리고 본토.. 아 이때는 한반도를 일본에서는 본토라 불렀네. 서울을 신 동경이라 불렀지. 본토에서는 우리의 상륙을 알아채지 못했었지. 선발대로 소수가 침투한 이유도 있었지만, 당시 중국의 우리를 도와주는 이가 훌륭하게 연막을 쳐줘서 가능했지.”

“중국이요?”

“그렇네.”

수환은 으아스럽다는 얼굴이였다.

“그런 표정 이해가네. 하지만 국제사회라는게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인 법이지. 한국과 북한을 일본에 넘겼던 26년도 중국과 40년대의 중국은 입장이 달랐다네. 미국의 부추김을 받은 티벳과 몽골의 독립문제도 완전히 해결한 상태였고, 필리핀과 대만 역시 복속시켜버린 상황에서 역시 문제 거리는 일본이였다네.

물론 외형적으로는 통일한국에서 생산되는 15%의 생산물에 만족하는 듯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한국이 다시 독립을 해서 중국의 가림막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이들이 있었지. 이는 미국도, 러시아도 마찬가지였다네.”

“음.. 그럴 수 있겠군요.”

“게다가 미국 내의 한인들의 파워는 상당했지. 그러기에 당시 제한적이였지만, 대한수호대에 미국의 위성정보도 가끔 제공이 되기도 했다네.”

“당시 일본이 한국을 침략할 때 그걸 돕던 미국에 한인들이 그냥 방관했습니까?”

“아닌걸로 알고 있네. 하지만 그 당시 일본의 만행을 막을 명분이 없었다가 정답이랄까?”

“명분이요?”

“한국의 땅을 차지하겠다는 일본의 생존욕구를 탓할 명분이 누구에게 있었겠는가? 그들에게 그냥 죽으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 없는 소리였으니, 누구도 나서서 한국을 돕거나 할 수 없었다는게 정확했네. 거기에 홋카이도가 수몰하고 나서 일본의 전 국민들은 거의 광분상태였네. 언제 나머지 세개의 섬이 가라앉아 버릴지 모른다는 소문과, 특히 한국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과 원망을 부채질한 일본 정부의 정보조작에 넘어가 모두가 패닉 상태였지.”

“어디선가 살 땅을 준다고 해도?”

“과연 누가 자국의 영토를 주겠는가?”

“음.. 그렇죠. 그럼 아까 그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는 건 뭡니까?”

수환의 말에 대정은 한참을 망설이고, 때 마침 명한이 문을 열고 들어와 묻는다.

“말해봐요. 나도 궁금하니까.”

수환이 놀라 묻는다

“엇 너도 들었냐? 밖에서 들려?”

명한이 턱으로 거실 베란다 창을 가르킨다. 수환이 바라보니 창문이 약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창 밖에서 들은 모양이였다.

“왜 그 작전에서 죽은 겁니까?”

명한의 직설적인 질문에 대정은 망설이다 입을 연다.

“내 아들이 나를 신고했다네.”

“...”

“그게 무슨?”

“내 아들 말이네. 당시 나는 군 생활을 하느라 가족에 소홀했지. 그리고 막상 전쟁이 터졌을 때, 정부의 패전 선언때도, 이어진 항일 투쟁때도 내 가족을 챙기지 못했다네. 가족을 챙기러 가기에는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 너무 중요했고, 일본에 대항하는 이들을 돕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

“그럼.. 와이프.. 아니 형수님과 아드님이?”

“국민4급으로 강제노동소에서 생활했네. 그리고 내가 갔을 때 와이프는 이미 죽고 난 후였고”

“...”

“...”

둘의 표정을 살피던 대정은 처연한 웃음을 짓고

“그런 표정들 말게나, 수환 자네가 과거의 ..미래라고 했지 않은가? 지금 내 가족들은 미국에서 잘 있으니까,

아무튼 그 때 내 아들 진석은 아비에 대한 정이 거의 없던 아이였다네.

엄마가 혼자 키운 것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네.

침투에 성공한 후 구마모토 중앙관리관을 정리하면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지역수용소에 내 아들 진석이 있다는 걸 알게 됬다네. 밤 중에 해당 수용소를 잠입해 아들을 만났지만, 나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원망만 듣고 물러나고 말았지.

“그럼 아드님을 데리고 나오신 겁니까?”

“...”

수환의 질문에 아무 답변도 못하는 대정은 고개를 숙인채 두 주먹을 움켜줘고 있었다.

“내가, 내가 다 망쳐버린걸세.”

“예?”

“?”

“정보 수집 후 본대가 올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는데, 급한 마음에 이번만은...이번만은 진석이에게 속죄하겠다는 생각으로, 지역을 이탈해 진석이를 먼저 만난것이, 그것이 내 실수였네. 관리관에 신고를 한 모양이더군. 불순분자들을 신고하고 등급의 상승을 노렸던 모양이야. 결국 일본군들과 교전이 벌어졌고, 거기까지가 내 기억의 끝이네.

보진 못했지만, 결국 다른 작전도 실패했겠지.”

후회가 담긴 목소리의 대정을 바라보던 명한은 조용히 일어나 주방의 냉장고를 열어, 소주를 꺼내오더니 퉁명스런 목소리로 한잔을 따라 대정에게 권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고 했잖아요?”

소주잔이 없어 글라스에 따라 대정의 앞에 내려놓은 명한은 나머지 병에 남은 소주를 한번에 들이킨 후 묻는다.

“구구절절한 얘기 잘 들었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당신 말대로라면, 어찌됬던 일본에 협조하지 않는 이상 다 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섬으로 끌려 간다는건데? 무슨 방법이던 생각해봐야 되는거 아닙니까?”

“우리도 미국으로 이민 가면 안될까?”

수환이 웃으며 하는 소리에 명한은 수환을 노려본다.

“아..니..농담이라구.. 하하.. 너무 급하게 뭔가를 할려면 체하니까 좀 시간을 가지고 고민해보자고, 형님도 좀 감정을 추스르실 필요가 있을 것 같고.”

수환의 말이 끝나자, 대정을 보던 명한이 방 중에 하나를 골라 들어가며 수환에게 말한다.

“난 이 방에서 잘거니까, 일 있으면 불러라.”

“그래. 난 오늘도 여기 테이블에 엎드려서 잘테니 불편할거 같다고 걱정하지 마라”


밤을 뜬 눈으로 보낸 사람은 다름아닌 명한이였다.

테이블 위에서는 잘만 자는 수환과, 원래 술이 너무 약했던 대정은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고, 방으로 들어간 명한은 새벽까지 방안을 서성이다 나와 수환의 옆에 놓여진 노트북을 가져와 만져보기 시작한다.

-이진욱 가온일보-

아버지의 이름을 넣고 '엔터'를 누르니, 수 많은 정보들이 화면에 떠오르지만 자신이 알아볼 수 있는 한글은 거의 없는것으로 보아 상관없는 내용들이리라.

자연스럽게 커서를 옮겨 검색창의 두번째 페이지로 이동해서도 아무런 연관 없는 정보들 뿐인 검색프로그램을 닫고 컴퓨터의 이것 저것을 만져보는 명한.

수환의 USB를 꽂아 다시금 안에 내용들을 하나하나 읽어보기 시작한다.

집에서 읽어볼때는 잘 보이지 않던 내용들이 이제는 눈에 명확히 들어온다.

-가온일보 인수과정 의문점-

해가 떠오를때까지 노트북을 잡고 파일을 차근차근 읽어보던 명한의 눈 띄인 파일.

'가온일보 친일성향 기사목록?'

텍스트 파일을 열어 내용을 읽어가는 명한의 눈이 커지더니,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봐.. 아침부터 뭐하냐? 야동이라도 보냐?"

잠에서 깬 수환이 명한을 보며 농담을 던지나, 명한은 고개를 돌려 한번 노려보고 나서 다시 노투북에 집중한다.

그리고 커서를 내려 아래 내용을 읽으려 하는 순간 노트북이 꺼져버린다.

"?"

"어 그거 배터리 없나보다. 얼른 충전하라고."

하지만 그런 수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없이 노트북의 꺼진화면을 바라보던 명한은 그대로 현관을 열고 나가버린다.

"뭐야? 그날이야?"




내용에 대한 비평, 오타, 의견 무엇이든 과감히 이야기 해주세요.


작가의말

원래 시놉상 여기까지가 프롤로그였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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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東夷)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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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부바빙입니다. / RE 2016-09-24 16.08.31 1,042 0 -
39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7 16.10.22 722 3 15쪽
38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6 16.10.22 319 0 18쪽
37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5 16.10.22 328 0 19쪽
36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4 +1 16.10.18 703 2 19쪽
35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3 16.10.18 637 0 15쪽
34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2 16.10.16 581 1 15쪽
33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1 +2 16.10.13 710 2 15쪽
32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0 16.10.12 661 4 15쪽
31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9 16.10.11 656 3 16쪽
30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8 16.10.10 646 3 12쪽
29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7 16.10.09 629 4 18쪽
28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6 16.10.09 632 4 14쪽
27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5 16.10.08 785 3 15쪽
26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4 16.10.07 629 4 15쪽
25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3 +2 16.10.05 895 7 14쪽
24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2 16.10.05 680 5 12쪽
23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1 16.10.05 752 5 15쪽
22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7 +4 16.10.02 956 3 13쪽
21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6 16.10.01 805 4 15쪽
20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5 16.10.01 987 1 13쪽
19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4 16.09.30 981 4 14쪽
18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3 16.09.29 1,017 6 13쪽
17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2 16.09.29 1,005 4 12쪽
16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1 16.09.29 1,232 5 12쪽
»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4 16.09.24 1,152 8 23쪽
14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3 16.09.24 1,032 10 13쪽
13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2 16.09.09 1,244 9 18쪽
12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1 +2 16.09.09 1,409 9 19쪽
11 음모(陰謀) #07 16.09.08 1,248 9 19쪽
10 음모(陰謀) #06 16.09.07 1,228 6 19쪽
9 음모(陰謀) #05 16.09.05 1,448 9 17쪽
8 음모(陰謀) #04 +2 16.09.05 1,594 10 15쪽
7 음모(陰謀) #03 16.09.03 1,834 11 14쪽
6 음모(陰謀) #02 16.09.02 1,750 14 12쪽
5 음모(陰謀) #01 16.09.02 2,007 18 11쪽
4 침몰(沈沒) #02 +1 16.09.01 2,375 14 17쪽
3 침몰(沈沒) #01 +3 16.08.31 2,556 17 18쪽
2 Prologue #02 +5 16.08.31 2,558 26 7쪽
1 Prologue #01 +7 16.08.31 3,559 3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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