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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바빙 님의 서재입니다.

동이(東夷)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부바빙
작품등록일 :
2016.08.31 01:08
최근연재일 :
2016.10.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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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02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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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음모(陰謀) #01

본 소설의 모든 내용, 지명, 정치적 소견 및 종교적 견해는 작가 개인의 창조물로서 허구입니다.




DUMMY

# 2023년 한국 서울 우장산역

피곤한 몸을 하고 오랜만에 맥주를 들이킨 명한은 그대로 평상에서 잠들어 버렸다.

그래도 날이 더운 탓인지 감기에 걸리는건 면했지만, 모기 밥이 되는건 피하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대충 씻고 나갈 준비를 마친 명한은 1층으로 내려와 스쿠터에 올라 서대문역으로 향한다.

평상시와 같은 날이건만 뭔가 틀린 분위기가 신경을 거슬린다.

“뭐지.. 뭔가 이상한데.”

매주 금요일이면 아침 일찍부터 서류 배달 건으로 시끄러울 스마트폰이 조용하다.

“다른데로 다 갈아탔나? 왜 이러지?”

스마트폰이 고장 났는지 확인하려 액정을 툭툭 건드려 보지만 별 이상은 없는 듯 한데, 이유를 모르겠다.

이미 아침 9시가 다 되어 가는데 한건도 의뢰가 안들어오는 상황이 마음에 안들던 명한은 짜증을 내며, 스쿠터를 세우고 한쪽에 쭈구려 앉는다.

마침 앉은 곳은 올레마트 앞.

앞에 펼처진 수 많은 TV에서 나오는 뉴스에 명한은 할 말을 잃는다.

-일본 홋카이도 침몰 중-

-현재 일본 홋카이도 침몰중이며, 그로 인한 높은 파도가 제주도와 경남지방에 큰 피해 주고 있어-

-큐수 대폭발에 이은 홋카이도 수몰로 일본 열도 침몰 가능성 대두-

-거대한 섬이 가라앉는 중이며, 어머어마한 속도의 파도가 섬 내룍 중심부를 향해 차오르는 중-

-중심부를 비롯한 홋카이도 전역의 화산지역은 함몰되고 있어 구조활동은 거의 불가능 상태.-

“말도 안돼.”

일본이 가라앉고 있었다. 아니 일본의 가장 북쪽에 있는 홋카이도라는 섬이 가라앉고 있었다. 한국에는 북해도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그 곳, 예전 한 영화에서 ‘오겡끼 데스까?’ 라는 대사를 유명하게 만든 촬영지로 유명한 그곳이 지금 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TV가 진열된 유리에 바싹 달라붙어 뉴스를 보던 명한은 문득 주변을 둘러봤다.

모든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 중이였다. 그들 중에는 명한처럼 이렇게 쇼윈도에 붙어 뉴스를 보는 이들도 있다.

옆에서 뉴스를 보던 아주머니 한마디 하자, 주변의 누군가가 참견한다.

“이게 무슨일이래...”

“천벌이지. 저 쪽발이놈들... 오죽 나쁜짓을 하고 살았으면 세상에 저 큰 땅이 바다로 가라앉는데? 암 천벌이고 말고..”

그러자 다른 사람도 같이 끼어든다.

“맞네. 일본놈들 그 동안 얼마나 우리 한국을 업신여겼어?, 전범국가 주제에 지들 잘못은 반성할 줄 모르는 쓰레기들이였지. 암 잘됬네.

시민의 과격한 발언에 반대하는 이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저기 지금 수백만명이 죽는다는데, 그게 어떻게 천벌이예요. 저기 죄 없는 사람들이나, 이제 막 태어난 애기들은 그럼 무슨 죄를 지어서 죽는건데요.”

“아니 왜 참견하고 난리야? 당신 일본인이야? 왜 원숭이 편을 들고 그래?”

순간 아수라장이 된 올레마트 앞에는 일본사태를 축하하는 사람과, 그래도 그런식으로 말하면 안된다는 사람들로 나누어진 시민들이 서로 시끄럽게 떠들어대며 말다툼 중이였다.

‘왜 아침에 아무런 연락이 없나 했더니, 이런 상황이면 오늘 사람들 업무 완전히 땡이겠네.’

이 정도 큰 사건이 터지면 사람들 정신은 딴데 팔려서 제대로 일 안한다.

‘그렇게 큰 섬이 가라앉아? 대체 무슨일이래. 어제 밤에 무슨 화산이 터졌다고 뭐라고 하는거 같더만..’

좀 조용한 구석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찾아보는 명한.

인터넷에서도 난리가 난건 마찬가지였다.

검색어 1위부터 10위까지가 홋카이도, 수몰, 침몰, 지진, 화산 등 일본사태와 관련된 검색어였고, 정치인부터, 기업들까지 이번 사태로 벌어질 여러 가지 사태들과 영향에 대해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참을 쭈그려 앉아 뉴스를 검색하던 명한은 어느 사이 뉴스란에서 벗어나 웹툰을 보고 있었다.

‘하루 벌어 먹고 사는 나한테 일본이 아니라 그 할애비가 죽는거랑 뭔 상관이냐..’

그랬다. 일본 홋카이도가 아니라 섬 네 개 모두가 가라앉아 버려도 명한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지금처럼 피해를 입고 있으니, 아까 저들처럼 남의 일에 떠들 힘조차 없는 것이다.

“어서 개시해야 되는데..짜증나네”

투덜거리는 순간 울리는 스마트폰

“예 단거리퀵입니다. 대유빌딩 비주얼벅스죠? 지금 갑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업체 이름이 뜨자마자 명한은 힘차게 외치며 스쿠터에 올라탄다.


***


명한의 일과는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씻고 밥 챙겨 먹고 나서, 하루 종일 스쿠터로 이곳 저곳을 누비다, 저녁이 되면 집으로 와서 맥주 한캔 마시고 하루를 마감하는게 다였다.

하지만 오늘은 평상시와 다르게 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윤대정이라..”

낮에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던 상대방의 목소리는 생전 처음 들어보던 것이였다.

반드시 전해줘야 할 것이 있다는 사내의 목소리와 일방적으로 정해 준 약속장소를 문자로 받아본 명한은 조금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시계가 8시 정각을 가르킬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사내는 자신보다 키는 작은 키에, 더 큰 덩치, 검은 정장에 짧게 자른 머리를 하고 있다.

‘건달인가?’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는 명한을 발견하더니 잠시 그대로 명한의 얼굴을 바라보다 다가온다.

“너무 어려서... 아..아니 오랜만에 봐서 못 알아볼 뻔했구나”

손을 내미는 사내의 분위기에 얼떨결에 일어나 악수를 한 명한이 사내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묻는다.

“무슨 일 때문입니까?”

“역시 너무 성급하구나. 일단 앉도록 하렴.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았구나. 뭘로 마실거니?”

뭔가 말투가 굉장히 편하다.

“전 됬어요. 그냥 물.. ”

“아니.. 이런데서 물만 마시면 장사하는 분들 엿 먹이는 거란다. 하하.. 비싼거 먹어라.”

말을 마친 사내는 그대로 카운터로가 자기 마음대로 주문을 하고 자리로 와서 앉는다.

“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지만 확실히 형님을 닮았구나.”

“...”

형님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닮았다’는 소리를 못 알아들을 멍청이는 아니다.

“아버지랑 아시는 분이신가요?”

“그래. 네 아버지가 내 애기를 했을리는 없으니 내 소개는 내가 해야겠지. 나는 윤대정이라고 한다. 지금은 군인이라고 하면 될려나?”

“!!”

특별히 할말이 없는 명한.

“내 소개가 궁금한 건 아닐테니 그만 하고, 무슨일로 너를 보자고 했는지 궁금하겠지? 바로이거 때문이다.”

사내가 품에서 꺼내 탁자에 올려놓은 엽서

“이게 뭐죠?”

“네 부모님의 유서다.”

순간 표정이 굳는 명한은 사내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엽서를 쉽사리 집어 들지 못하고 노려보기만 하다 겨우 입을 연다.

“이걸..왜 그 쪽이? 그리고 벌써 3년이나 흘렀는데?”

“그래 3년이 흘렀구나. 진작에 너한테 전해주고 싶었지만 내가 좀 사정이 있어서 말이다.”

“그 사정이란게, 아니 애초에 이 편지가 왜?, 윤대정이라고 하셨나요? 아무튼 당신에게 가 있던거죠?”

"방금 사정이 있다고 하지 않았니? 그 부분은 지금은 내가 뭐라 답해줄 수가 없는 이야기다. 미안하구나.“

“그런..말도 안되는...”

순간 명한의 말을 자르고 자신의 말을 이어가는 대정

“이러저런 많은 부분이 궁금하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게 좋겠구나. 조만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네게 말해 줄 수 있는 한도에서 네 궁금증을 풀어주마.”

자신의 말만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강대정.

그때 카운터에서 사장님이 외친다.

“키워주스랑 라때 시킨신 분이요.”

“주스는 꼭 마시고 가렴, 돈 아까우니까.”

카운터에 들려 라때를 들고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던 명한은 시선을 내려 탁자위에 엽서를 노려본다.

‘아버지가 남기신 유서라고? 엽서에?’

무엇하러 유서를 적어, 그것도 다른 사람에게 미리 보내놓는다는 말인가?

테이블 끝으로 당겨 손에 든 엽서에는 언젠가 아버지가 LA를 다녀오시다 그림이 마음에 들어 사오셨다는 그 엽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얼굴 아래 그가 남긴 어록이 프린트 되어 있다.

- 진실은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

‘기억난다. 이걸 상당히 많이 사오셨었지. 지인들에게 가벼운 안부 글을 손수 적어 주셨던가?’

엽서의 글을 읽고 있는 명한의 테이블의 사장님이 주스를 가져다 놓고 돌아가자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한 명한은 엽서를 돌려 그 내용을 읽어본다

‘사랑하는 아들아

아비가 못나서 너를 두고 먼저 가는구나.

부디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

지진이 난듯 흔들리는 명한의 동공.

'이건 무슨...?'

교통사고로 즉사했다고 들었다.

게다가 평소 아버지의 반듯한 글씨가 아닌 마구 휘갈겨 쓴 글씨, 전혀 아버지가 남긴 엽서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글씨다.

그리고 그 아래 전혀 다른 글씨채로 적혀있는 내용.

‘명한아 사랑한다.

무사해야 한다‘

‘어머니 글씨가 맞다.. ’

‘무사해야 한다니? 왜? 이때는 자신은 군대에 있을 때인데 뭐가 걱정이셨던 걸까?’

엽서의 옆을 본 명한의 눈이 커진다.

‘주..소가 없다.’

엽서에는 주소가 없었다. 아니 그 뿐만이 아니라 우표나 소회도 없었다.

‘내용을 보면 사고가 나기 바로 전에 적으신 내용이다. 그렇게 다급한 상황에 우표를 엽서에 사서 붙이는 건 불가능해. 우표를 가지고 다니실 분도 아니고, 그럼 뭐지? 그럼 사고 직전에 그 방금 그 남자가 직접 받았다는 소리인가? 이 엽서를? 나한테 전해달라고?’

'사고가 아니야!'

급히 달려나간 명한은 주변을 찾아보지만 사내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난 후다.

명한은 급히 휴대폰을 들어 윤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리리리’

하지만 받지 않는 전화.

몇 차례 전화를 해보지만 사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게 뭐야. 왜 이제와서 이런.. ’

계속 전화를 하며 카페로 돌아온 명한

'받아라 제발."

우표와 소회가 있어야 할 빈 자리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명한의 머리는 터질 것 같았다.

이 후 수차례 문자와 전화에도 아무런 답이 없자 테이블을 내리치는 명한의 행동에 놀란 카페 사장님과 주변의 손님들이 수군거리지만 명한의 귀에는 아무런 이야기도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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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5 16.10.22 328 0 19쪽
36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4 +1 16.10.18 703 2 19쪽
35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3 16.10.18 638 0 15쪽
34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2 16.10.16 581 1 15쪽
33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1 +2 16.10.13 711 2 15쪽
32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10 16.10.12 661 4 15쪽
31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9 16.10.11 656 3 16쪽
30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8 16.10.10 648 3 12쪽
29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7 16.10.09 630 4 18쪽
28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6 16.10.09 633 4 14쪽
27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5 16.10.08 786 3 15쪽
26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4 16.10.07 630 4 15쪽
25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3 +2 16.10.05 896 7 14쪽
24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2 16.10.05 681 5 12쪽
23 각자(各自)의 전쟁(戰爭) #01 16.10.05 753 5 15쪽
22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7 +4 16.10.02 957 3 13쪽
21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6 16.10.01 805 4 15쪽
20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5 16.10.01 988 1 13쪽
19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4 16.09.30 982 4 14쪽
18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3 16.09.29 1,018 6 13쪽
17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2 16.09.29 1,005 4 12쪽
16 하나의 공간(空間) 세 개의 시간(時間) #01 16.09.29 1,233 5 12쪽
15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4 16.09.24 1,152 8 23쪽
14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3 16.09.24 1,032 10 13쪽
13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2 16.09.09 1,244 9 18쪽
12 과거(過去)와 미래(未來) #01 +2 16.09.09 1,410 9 19쪽
11 음모(陰謀) #07 16.09.08 1,249 9 19쪽
10 음모(陰謀) #06 16.09.07 1,229 6 19쪽
9 음모(陰謀) #05 16.09.05 1,449 9 17쪽
8 음모(陰謀) #04 +2 16.09.05 1,595 10 15쪽
7 음모(陰謀) #03 16.09.03 1,835 11 14쪽
6 음모(陰謀) #02 16.09.02 1,751 14 12쪽
» 음모(陰謀) #01 16.09.02 2,008 18 11쪽
4 침몰(沈沒) #02 +1 16.09.01 2,376 14 17쪽
3 침몰(沈沒) #01 +3 16.08.31 2,556 17 18쪽
2 Prologue #02 +5 16.08.31 2,559 26 7쪽
1 Prologue #01 +7 16.08.31 3,561 3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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