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터파수꾼의 서재입니다.

복수의 화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6
최근연재일 :
2018.05.02 05:51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58,409
추천수 :
525
글자수 :
182,617

작성
18.04.22 10:41
조회
817
추천
7
글자
7쪽

제 29화 인형의 집(1)

DUMMY

이미 가을도 끝무렵이라 바람이 많이 차가워져 있었다. 리스트를 찍자 어떤 큰 저택 안이었다.


서재에서 뭔가에 골몰해 있는 남자가 보였다. 검은 오라를 휘두르고 있는 걸로 봐서 리스트에 있는 남자인 모양이었다.


[주명석. 남. 55세. xx엔터테인먼트 대표]


으리으리한 집이다. 살면서 이렇게 큰 집은 TV 드라마에서나 보았었다. 정말 이런 집이 실제 있을까 했는데 있었다니. 우선 집구경부터 하기로 했다.


벽도 대리석처럼 맨질맨질하고 관리가 잘 됐는지 윤기가 좔좔 흐른다. 바닥엔 먼지 한톨 보이지 않고 사람 사는 데가 맞나 싶다. 영화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금수저들의 삶인가? 김혁은 신기해하며 집안 곳곳을 두루두루 돌아다녔다.


이방 저방 널찍한 방들이 수두룩하고 각방마다 화장실도 딸려 있었다. 주방엔 온갖 광고에서나 보던 주방가구가 그득하고 온갖 주방용품들이 잘 정돈 돼 있었다. 하나 가득 값비싼 옷이 잔뜩 걸린 옷 방도 2개나 있고 거실은 거짓말 좀 보태 운동장만하게 넓어서 대형 벽걸이 TV가 조막만하게 보일 정도.


모든 곳이 고급지게 인테리어 되어 있고 이층을 복층으로 터서 쓰는 모양으로 계단에서 우아하게 내려오는 공주님 같은 설정이 가능한 구조다. 한쪽에 바가 따로 마련되어 있고 장식장에는 각종 술병들이 즐비하게 구비돼 있었다.


크리스털 샹들리에, 크리스털 잔이 여기저기서 빛을 받아 반짝였다. 유리로 된 장식들이 곳곳에 많아서 곳곳에서 반짝이며 화려함을 더하고 있었다. 이런 집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야 대체. 김혁은 감탄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커튼이 달려 있는 침대가 있는 널찍한 침실에는 우아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네글리제 차림의 인형처럼 예쁜 여자가 잡지를 읽고 있었다.


어디서 많이 보던 얼굴인데...


아, 영화배우 진소영! 영화배우의 집이었어? 결혼하면서 은퇴했다는 기사는 보았는데 이렇게 살고 있었구나. 실물로 보니 더 예쁘고 얼굴도 정말 작다. 인기 최절정이었는데 갑자기 은퇴를 하는 바람에 무척 아쉬워하던 매스컴들의 보도를 꽤 많이 보곤 했었다. 다이아반지 크기며 남편의 통큰 선물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현대판 신델레라였다. 진소영은.


근데 남편이 뭔 죄를 저질렀길래 악마의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으려나 궁금해졌다.


진소영은 아직 삼십대 초반일 텐데 남편을 잃게 되다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편을 얻을 때는 이런 것도 미리 대비하는 마음이 있었을까 잠시 생각해보았다. 그래도 할아버지도 아니고 아직 50대인 남편이 이렇게 일찍 죽게 되리라곤 생각하진 않았겠지.


진소영은 잡지를 탁 덮어 협탁에 놓았다. 잠시 허공을 응시하는가 싶더니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 네글리제 차림의 모습이 무척 섹시해 보였다. 투명인간이 되면 제일 하고 싶은 게 뭡니까 묻는다면 남자라면 대부분 여탕에 가보고 싶다거나 여자 탈의실을 엿보고 싶다고 대답할 것이다. 지금 자신이 그런 상황인데 ... 침을 꿀꺽 삼켰다.


쏴아, 물소리가 들린다. 오우, 이건 정말 19금 영화에서 많이 보던 한 장면이다. 욕실로 들어가 보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일었지만 악마의 말을 떠올렸다.


‘그 카사노바 녀석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 지옥불구덩이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냥 보기만 하는 건데도? 그건 카사노바 짓거리는 아니잖아 .. 또 언젠가 골목길에서 목욕중인 여자를 훔쳐보던 중늙은이가 떠올랐다. 그때는 뒤통수를 갈겼었지. 그런 생각을 하자 조금 부끄러워졌다. 김혁은 서둘러 침실을 빠져나왔다.


그 카사노바 녀석이 왜 그러고 돌아다녔는지 이해할만하다.


‘가공할 힘까지 보유했는데 안될 리가 있나’ 그렇게 큭큭 거리던 악마. 그럼 뭐하냐고. 주먹도 맘대로 못 쓰고 욕망도 절제를 해야 하고 이거 저승사자라고 좋은 게 하나도 없다. 으아, 진짜 힘들다.


주명석에게로 가보았다. 서재에서 뭘 하길래 저렇게 예쁜 부인을 혼자 놔두고 밤늦도록 있는 걸까 궁금해서였다.


엄청 열심히 일하는 일중독자? 잠시라도 눈을 떼면 곤란한 주식투자 중? 뭘 하고 있을까


그런데 컴퓨터 화면에 띄워져 있는 건 야동이다. 흡, 뭐냐 이건. 저런 건 어디에서 구해서 보는 거냐 대체 오오오 .... 낯선 영상에 김혁은 잠시 몰입하다가 정신을 차렸다.


아 오늘 왜 이런 것만 자꾸 걸리지? 악마 녀석이 나를 시험하려고 일부러 이런 걸 리스트에 구겨넣은 건가 싶은 생각이 슬며시 들었다. 잘 이겨내나 어떤가 카사노바처럼 되나 안 되나 보려고, 저승사자로 계속 써도 될까 어떤가 보려는 악마의 수작이 아닐까? .... 언제부터 이렇게 의심이 많아졌는지 모르겠다. 악마 녀석이 자꾸 속이고 놀린 덕분일 것이다. 이건 다 악마 탓.


그때 목욕타월을 두른 채로 물방울이 뚝뚝 흐르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진소영이 서재로 들어섰다. 오오 정말! 김혁은 거의 입이 벌어질 지경인데 주명석은 진소영 쪽을 흘깃 바라보고는 다시 모니터만 바라본다.


“어 먼저 자. 지금은 할 일이 좀 남았어”


이어폰까지 꽂고 야동이나 보면서 뭔 할 일이 남았다는 거야 대체


진소영은 실망한 기색을 감추며 조용히 방을 나갔다. 이 집도 미스테리구만.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데 야동을 보면서 욕구를 풀다니 이건 뭐지?


진소영에게로 가보았다. 그녀는 잠옷이 아니라 아주 화려하고 섹시한 드레스를 갈아입고 화장대 앞에 앉아 있었다. 어디 외출이라도 하려는 모양인지 정성들여 화장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외출하기엔 좀 늦은 시간인데.


벽시계는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은퇴한 영화배우 진소영 남편 자택에서 사망. 뉴스의 헤드라인이 그냥 떠올랐다. 지난 밤, 남편 혼자 남겨놓고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남편은 사망해 있었다... 그러면 매스컴들이 또 난리가 날텐데 음. 아니다. 그게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남편이 사망한 시각에 집에 없었으니 살해했다는 둥의 억측에선 조금 자유롭지 않을까?


어떻든 매스컴들은 자극적으로 기사를 써댈 테고 아무리 남편이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해도 진소영은 온갖 억측과 음모가 난무하는 가운데 또 한번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고 말 것이다.


그래도 은퇴한지가 몇년은 됐으니까 설마 그렇게까지 크게 뉴스거리가 되려나? 연예계는 뭐 화제가 된다면 죽은 사람도 끌어다가 쓰는 판국이니 이것도 걱정스럽긴 하다.


작가의말

19금적인 상황들을 19금 아니게 쓰기가 더 힘들다는... 이 정도는 19금 아니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복수의 화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37화, 38화 관련- 사이비종교 관련 에피소드 18.04.28 746 0 -
공지 복수의 화신을 쓰면서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작가 사견) 18.04.22 588 0 -
공지 복수의 화신은 어떤 느낌? (작가 사견- 읽지않으셔도 됩니다. 징징거림 주의) 18.04.13 630 0 -
공지 전에 읽으셨던 분들께- 소제목 수정과 등장인물 이름 수정건 18.04.11 819 0 -
47 제46화 악마는 악마다(완) +11 18.05.02 1,284 12 13쪽
46 제45화 슬픈 진실 +1 18.05.02 872 8 9쪽
45 제44화 슈퍼맨의 마음2 +1 18.05.01 914 7 9쪽
44 제43화 슈퍼맨의 마음1 +1 18.05.01 870 9 11쪽
43 제42화 그건 꿈이었을까? +1 18.04.30 839 7 10쪽
42 제41화 새로운 가족 +1 18.04.30 829 8 8쪽
41 제40화 천사를 만나다 +1 18.04.29 824 6 7쪽
40 제39화 출생의 비밀 +1 18.04.29 890 7 10쪽
39 제38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7)- 지옥으로 +1 18.04.28 824 9 8쪽
38 제37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6) +1 18.04.28 837 9 8쪽
37 제36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5) +1 18.04.27 779 7 8쪽
36 제35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4) +1 18.04.26 880 8 8쪽
35 제34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3) +1 18.04.25 801 8 8쪽
34 제33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2) +1 18.04.25 815 8 7쪽
33 제32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1) +1 18.04.23 851 13 8쪽
32 제 31화 인형의집(3) +1 18.04.23 840 9 10쪽
31 제 30화 인형의집(2) +1 18.04.22 863 10 8쪽
» 제 29화 인형의 집(1) +1 18.04.22 818 7 7쪽
29 제28화 너 자신을 알라 +1 18.04.21 952 10 9쪽
28 제27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 (9) +1 18.04.20 853 7 9쪽
27 제26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8) +1 18.04.20 835 8 10쪽
26 제25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7) +1 18.04.19 864 9 11쪽
25 제24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 (6)- 상철이형 +1 18.04.19 1,066 9 8쪽
24 제23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5)-상철이형 +1 18.04.18 885 7 9쪽
23 제22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4) -상철이형 +1 18.04.18 906 8 9쪽
22 제21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3) +1 18.04.17 1,078 8 8쪽
21 제20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2) +1 18.04.17 941 8 8쪽
20 제19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1) +1 18.04.16 994 9 11쪽
19 제18화 잔인한 여름 +1 18.04.16 993 8 10쪽
18 제17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7) +1 18.04.15 1,194 8 11쪽
17 제16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6) +1 18.04.15 980 7 10쪽
16 제15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5) -악마와의 첫 만남 +1 18.04.14 1,060 7 9쪽
15 제14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4) +1 18.04.14 1,216 11 8쪽
14 제13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3) +1 18.04.13 1,086 9 8쪽
13 제12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2) +1 18.04.13 1,173 9 9쪽
12 제11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1) +1 18.04.12 1,414 13 10쪽
11 제10화 바람처럼 날아 벌초럼 쏜다(3) +4 18.04.12 1,660 11 11쪽
10 제 9화 바람처럼 날아 벌초럼 쏜다(2) +1 18.04.11 1,371 15 9쪽
9 제8화 바람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 (1) +1 18.04.11 1,407 14 10쪽
8 제7화 첫 임무 완수, 그리고 여름 +1 18.04.10 1,565 19 9쪽
7 제6화 개와 늑대의 시간(4) +1 18.04.10 1,586 21 10쪽
6 제5화 개와 늑대의 시간(3) +1 18.04.09 1,739 22 8쪽
5 제4화 개와 늑대의 시간(2) +1 18.04.09 1,817 22 8쪽
4 제3화 개와 늑대의 시간(1) +1 18.04.09 2,027 22 8쪽
3 제2화 악마가 원하는 것, 악마의 리스트 +2 18.04.09 2,615 25 9쪽
2 제1화 지옥을 선택한 남자, 김혁 +5 18.04.09 3,690 2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