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터파수꾼의 서재입니다.

복수의 화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6
최근연재일 :
2018.05.02 05:51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58,323
추천수 :
525
글자수 :
182,617

작성
18.04.28 14:08
조회
821
추천
9
글자
8쪽

제38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7)- 지옥으로

DUMMY

김혁은 새로운 흥미를 느껴 물었다.


"그럼 니가 하늘에 떠 있는 신을 막 보고 말씀을 전해 듣고 그래?”


“아니 그게 아니라 그분이 현신하신 것인데요.”


장규석은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믿고 있는 자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게 말이 돼? 너희 뭐 사이비 종교 집단이야? 저 고아원 원장하고는 무슨 관계야?”


“그, 그 사람은 그냥 관리를...”


“아 진짜 답답해죽겠네. 빨리 빨리 아는대로 다 말하지 못해?”


김혁은 저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지르고 말았다. 이 사람들의 정체가 뭔가 궁금해서라도 지옥으로 돌아가야만 할 지경이다. 악마가 자신한 게 설마 이건 아니겠지? 왜 이렇게 답답하게 굴지?


“고아원엔 왜 내려온 거야?”

“원장이 연락이 안 되니까 도망친 것 같아서 한번 보러 왔죠.”


“그 여자는 누군데?”

“... 저희 성모님이십니다.”

“성모?”


죄를 사해줄 정도의 능력자가 왜 저 꼴이 됐는가? 장규석은 또 다시 경직된 몸짓과 이상한 억양으로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성모님은 원죄가 없으신 깨끗한 몸으로 성모님의 품에 안기면 모든 죄가 사하여집니다. 이곳은 지옥이며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구하느냐에 따라 천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모두 천국에 가기 위해 열성을 다하고 이 세계는 5천년은 현상태로 지속되다가 5천년은 불지옥으로 변합니다. 이제 그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환생을 거듭하는 존재로서 그분의 권한으로만 명부에서 사라질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 천수를 누리다 불지옥이 올 때 바로 천국으로 인도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명부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천수를 약속받았습니다. 그리고 성모님으로부터 죄사함을 받은 몸이라 지옥으로 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신을 믿지 못할밖에요”


마치 오랫동안 연습한 대사를 외우듯 한번도 쉬지 않고 빠르게 이 많은 말을 쏟아내 놓는 장규석을 김혁은 어이없어 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이 사람이 지금 무슨 말을 지껄이고 있는 건가 ... 무슨 온갖 종교란 종교에서는 조금씩 다 뜯어다가 이어붙인 것 같은데 저런 종교가 있었나? 신이 현신을 하고 성모님이 품어주면 죄가 사라져?


“성모가 신이면 왜 죽어? 그분께서는 성모님을 죽인 죄를 어떻게 사하여주실까?”


“제가 그런 게 아닌데....”


“그럼 사체유기를 하는 건 누구한테 죄사함을 받을 건데?”

“그거야 늘상.... 아, 그건... ”

“안 되겠군”


김혁이 차 밖으로 나가려는 시늉을 하자 그가 소리쳤다.


“아니 저기,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성모님은 그걸 좋아하셔서.”


“뭐를? 한번만 더 답답하게 굴면 정말 끝인 줄 알아.”


“품어주실 때 목조르는 걸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그러다가 그만 힘이 너무 들어간 바람에 하지만 그건 제 탓이 아니지 않습니까? 성모님이 원하신 건데요. 싫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원하시는데 제가 어떻게 거스를 수가 있겠습니까?”


“...?”


지금 이 사람이 뭐라고 한 거냐 대체!! 대화는 점점 더 이해 불가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저희들은 육체가 영혼의 집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혼이 사라지면 육체는 아무것도 아니죠. 그래서 야산에 묻습니다. 이미 저희들은 제를 지내 천국행을 약속 받은 몸들이라 몸은 어디에 두든 상관이 없습니다.”


이건 대체 무슨 말인가?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 건가, 아니면 잘 갖다 붙인 핑계인가! 살다 살다 이런 이상한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

육신이야 자연에서 왔으니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묻어주는 것 아닌가? 썩은 육체가 방치되면 산 사람들한테 해를 끼치므로 묻어줄수밖에 없다는 실용적인 이유라면 모를까. 영혼의 집일 뿐이라 산에 묻고 아무데나 둬도 상관없다니.


하지만 지금 장규석은 급하게 갇다 붙인 핑계를 말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정말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있는 것 같은 얼굴이다. 이게 말로만 듣던 사이비 집단의 세뇌의 힘인가?


“너는 성모님을 해하고도 천국에 갈 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지? 그게 말이 돼?”


“그, 그것은 성모님이 원하신 일이었으니까, 전 시킨 대로 한 것 뿐인데요. 실수는 용서를...”


“참 편리하구만. 그 니네들의 종교라는 거 얼마나 많은 신도 수를 거느린 거야?”


“뭐 아직은 교세 확장중이라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하고는 있죠.”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을 사람들이 정말 믿는다고? 진심으로?”


김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솔직히 제가 식구들과 고아원에 내려와서 살기로 다 얘기가 됐습니다.”


아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이런 인간이 고아원을? 서정이랑 아이들을 맡는다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뭐? 누가 내려와?”


“제, 제가요. 저도 도시 생활에 지쳤고 여기가 마음에 듭니다. 조용하니 좋고 성모님도 허락하신 일이고요. 그런데 제가 왜 성모님을 그렇게 하겠습니까? 정말 사고였다니까요. 정말입니다.”


이거였구나. 악마가 확신에 차서 말한 것이. 악마는 내가 고아원을 나몰라라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젠장. 결국 장규석을 데리고 지옥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고아원이 사이비 종교 집단과 관련이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대체 그들은 왜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었던 거지? 그럼에도 왕래가 끊겨 있었다는 건 뭐고 관련 시설이라면서 그토록 오래 원장을 찾지 않는 건 또 뭐냐.


성모라면 ‘동정녀’가 떠오르는데 아무나 품어주는 건 또 뭐고 본인들이 떠받드는 성모를 죽게 만들고도 천국에 갈 거라고 믿고 있는 건 또 뭔가! 참 이해가 어렵다. 하지만 그보다 문제는 이 사람을 여기 둘 수 없다는 점이었다.


장규석을 포기하고 이대로 두면 고아원은 또 다시 원장이 있던 그때처럼 될 게 분명했다. 안 봐도 뻔하다. 이렇게 된 거 지옥에 빨리 돌아가서 악마에게 속시원히 내막이나 듣는 게 나을 듯 싶다. 지옥불은.... 뭐 그 다음이다.


김혁은 진지한 눈빛으로 장규석을 바라보았다.


“왜, 왜...?”


장규석은 김혁의 눈길을 피하며 우물거렸다.


“이제 그만 가자.”

“아니, 저는...”


더 들을 것도 없이 김혁은 장규석의 가슴에 주먹을 날렸다.



******



지옥에서 악마는 대단히 환영하는 제스츄어를 취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공중에 둥둥 떠 있는 풍선들과 반짝이들이 여기저기 가득하고 그 가운데 연회복 같은 걸 입고 서 있는 악마는 서커스단의 사회자 같았다.


“와우, 드디어 돌아왔어. 나의 김혁. 리스트를 마무리 짓고 금의환향한 기분이 어때? 음?”


김혁은 퉁명스럽게 내쏘았다.


“여긴 내 고향 아니거든?”


“뭐 제 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잖아.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암튼 소감이 어때?”


“그런 거 생각 안 해봤어.”


“칫, 너무하네. 이렇게 고생해서 꾸며놨더니.”


악마가 손가락을 탁 튕기자 모두 사라졌다. 악마도 다시 벌거숭이 빨간 덩어리로 돌아왔다.


“한번에 두명이라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났지?”


“참, 그 여자는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사라졌어. 리스트에서.”


“생각을 못 했다고? 실망. 그 여자가 그 성모라는 여자잖아. 장규석이 그때 그 여자를 그렇게 한 거야”


“뭐? 그럼 그 성모가 이 리스트의 마지막 사람이었다는 거야?”


“응 응.”


“그런 경우도 있나?”


“뭐 그렇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원래 둘 다 악질이어서 데려와야만 했어. 온갖 악행들은 그 둘이 주축이 돼서 저질렀으니까.

원래 ‘그분’이라고 불리는 교주는 그 여자의 아버지인데 얼마 전에 세상을 떴거든. 그래서 그 여자가 교주가 됐지.”


작가의말

*여기 나오는 사이비종교 집단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집단입니다.

자세한 것은 공지사항에 따로 글 올려두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복수의 화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37화, 38화 관련- 사이비종교 관련 에피소드 18.04.28 744 0 -
공지 복수의 화신을 쓰면서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작가 사견) 18.04.22 587 0 -
공지 복수의 화신은 어떤 느낌? (작가 사견- 읽지않으셔도 됩니다. 징징거림 주의) 18.04.13 628 0 -
공지 전에 읽으셨던 분들께- 소제목 수정과 등장인물 이름 수정건 18.04.11 817 0 -
47 제46화 악마는 악마다(완) +11 18.05.02 1,282 12 13쪽
46 제45화 슬픈 진실 +1 18.05.02 870 8 9쪽
45 제44화 슈퍼맨의 마음2 +1 18.05.01 912 7 9쪽
44 제43화 슈퍼맨의 마음1 +1 18.05.01 868 9 11쪽
43 제42화 그건 꿈이었을까? +1 18.04.30 837 7 10쪽
42 제41화 새로운 가족 +1 18.04.30 827 8 8쪽
41 제40화 천사를 만나다 +1 18.04.29 823 6 7쪽
40 제39화 출생의 비밀 +1 18.04.29 888 7 10쪽
» 제38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7)- 지옥으로 +1 18.04.28 822 9 8쪽
38 제37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6) +1 18.04.28 835 9 8쪽
37 제36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5) +1 18.04.27 777 7 8쪽
36 제35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4) +1 18.04.26 878 8 8쪽
35 제34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3) +1 18.04.25 798 8 8쪽
34 제33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2) +1 18.04.25 813 8 7쪽
33 제32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1) +1 18.04.23 849 13 8쪽
32 제 31화 인형의집(3) +1 18.04.23 838 9 10쪽
31 제 30화 인형의집(2) +1 18.04.22 861 10 8쪽
30 제 29화 인형의 집(1) +1 18.04.22 816 7 7쪽
29 제28화 너 자신을 알라 +1 18.04.21 950 10 9쪽
28 제27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 (9) +1 18.04.20 852 7 9쪽
27 제26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8) +1 18.04.20 833 8 10쪽
26 제25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7) +1 18.04.19 862 9 11쪽
25 제24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 (6)- 상철이형 +1 18.04.19 1,065 9 8쪽
24 제23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5)-상철이형 +1 18.04.18 883 7 9쪽
23 제22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4) -상철이형 +1 18.04.18 904 8 9쪽
22 제21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3) +1 18.04.17 1,076 8 8쪽
21 제20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2) +1 18.04.17 939 8 8쪽
20 제19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1) +1 18.04.16 993 9 11쪽
19 제18화 잔인한 여름 +1 18.04.16 991 8 10쪽
18 제17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7) +1 18.04.15 1,192 8 11쪽
17 제16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6) +1 18.04.15 978 7 10쪽
16 제15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5) -악마와의 첫 만남 +1 18.04.14 1,059 7 9쪽
15 제14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4) +1 18.04.14 1,215 11 8쪽
14 제13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3) +1 18.04.13 1,085 9 8쪽
13 제12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2) +1 18.04.13 1,172 9 9쪽
12 제11화 우리는 모두 외톨이(1) +1 18.04.12 1,412 13 10쪽
11 제10화 바람처럼 날아 벌초럼 쏜다(3) +4 18.04.12 1,658 11 11쪽
10 제 9화 바람처럼 날아 벌초럼 쏜다(2) +1 18.04.11 1,370 15 9쪽
9 제8화 바람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 (1) +1 18.04.11 1,406 14 10쪽
8 제7화 첫 임무 완수, 그리고 여름 +1 18.04.10 1,563 19 9쪽
7 제6화 개와 늑대의 시간(4) +1 18.04.10 1,583 21 10쪽
6 제5화 개와 늑대의 시간(3) +1 18.04.09 1,738 22 8쪽
5 제4화 개와 늑대의 시간(2) +1 18.04.09 1,815 22 8쪽
4 제3화 개와 늑대의 시간(1) +1 18.04.09 2,026 22 8쪽
3 제2화 악마가 원하는 것, 악마의 리스트 +2 18.04.09 2,612 25 9쪽
2 제1화 지옥을 선택한 남자, 김혁 +5 18.04.09 3,688 2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