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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마지로의 만려일작(萬慮一作)

낙조십일영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일반소설

완결

견마지로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2
최근연재일 :
2022.08.29 10:35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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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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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1
글자수 :
749,279

작성
22.08.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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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4)

DUMMY

대저 예전부터 사천의 끝자락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을 동강(東江)나루라 일컬었는데, 이곳은 흔히 사람들이 아는 임진나루와는 다른 곳이었다.

견태고 일행이 작은 배를 타고 들어온 곳은 동강중에서도 내창(內倉)이라 불리는 포구인데, 이곳은 전국의 세곡이 모여 개경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오직 세곡과 왕실의 구비물품이 오가는 용도였다.

내창은 그 규모가 크지만 여염 사람들의 왕래는 적었다. 오히려 개경 사람들은 동쪽으로 더 내려가 대로가 이어지는 강변에서 배를 타고 남으로 내려갔으니, 그곳이 세칭(世稱) 임진나루라 불리는 곳이었다.

“아무쪼록 많은 친군위가 임진나루로 내려가서 헛다리를 짚기를 바랄 뿐이다.”

이미 그들을 쫓아 강을 타고 내려온 친군위의 척후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숫자는 견태고의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아마도 많은 이들은 임진나루까지 군사들을 이끌고 나갔을 터였고, 그렇게 된다면 한형무의 계략은 이미 반 이상 성공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내창에 서 있는 초마선을 타고 내려가면 됩니다. 물때도 딱 지금이 알맞습니다. 이미 선장에게는 작일에 연락을 해 놓았으니 자리를 마련해 줄 겁니다.”

“그 선장이라는 작자, 믿어도 되는 사람이냐?”

이상겸이 근심어린 표정으로 묻자 한형무는 걱정말라는 듯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이 배의 사공하고 그 배의 선장은 제가 이태 전부터 교분이 있던 사내들입니다. 뱃사람이 돈이 없지 의리가 없겠습니까. 말 한마디로 이곳까지 와 준 사람들이오.”

한형무의 말을 듣고 있던 뱃사공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형무의 말을 거들었다.

“이런 분들인 줄 알았다면 내 품삯도 안 받았을거요. 내 고려사람이지 조선사람 아니라오.”

뱃사공은 키를 잡은 채 내리쬐는 햇살에 얼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종내 걱정이 되는구먼. 이 작은 배로 차라리 임진강을 넘어 바닷길을 갈 수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건 불가능하니 필시 초마선을 타야 하지만···.지금 내 배의 몰골로는 가까이 다가갈수도 없소. 바로 발각되겠소이다.”

견태고와 이상겸은 무슨 말인지 이내 알아들었다. 지금 그들이 타고 가는 배는 고슴도치나 다름없이 화살이 가득 박혀 있었다. 내창을 지키는 병사들이 본다면 단박에 알아낼 일이었다.

“배는 포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대겠습니다. 어차피 세곡을 내려놓으면 장사꾼들 태우고 각처로 나가는 게 초마선의 업(業)이니 큰 감시는 하지 않을 거요.”

배는 천천히 내창 포구를 향해 다가갔다. 이상겸은 눈을 부릅뜨고 나루터를 돌아다니는 병사가 몇인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눈을 찌푸리고 선창을 바라보던 사내의 입에서 이내 츳 하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이미 친군위가 들어가 있구먼. 망할.”

“배를 대겠소.”

사공의 말과 함께 화살받이가 된 배는 조금 떨어진 포구에 배를 멈추었다. 사공은 손으로 내창의 포구를 가리키며 납작하니 땅에 달라붙어 있는 일련의 건물을 가리키며 견태고에 말하였다.

“저것들이 모두 미곡창이오. 저 사이로 움직이며 들어가 끝까지 나가면 바로 부두까지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별 탈 없이 강을 건너시길 빕니다.”

“고맙소이다.”

무기를 든 장정들과 아이들과 배부른 여인은 배에서 내려와 조심스레 강기슭을 타고 내창으로 발을 옮겼다.

견태고와 이상겸이 선두를 맡아 길을 인도하고, 가운데 아이들과 여인이 열을 지어 움직일 때, 백해종과 왕지균. 홍일국이 가운데에서 아이들과 여인을 보호하였다.

기아훈과 한형무, 어경순은 후미를 맡았는데 그들의 뒤를 쫓아 달려오는 기병이 있는 지를 확인하였다. 견태고는 앞을 확인하고는 조원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시위를 늦추지 마라. 적진에 돌입한다.”

각 조원이 가지고 있는 화살은 이제 얼마 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한 사람당 석대 정도가 남아 있어 친군위가 배 위에 뿌려 놓은 화살을 주워 무장을 꾸려야 했다.

견태고와 이상겸은 활에 시위를 걸고 허리를 굽히고 몸을 낮춘 채 군진의 막사처럼 오와 열이 맞춰진 창고들의 뒷길로 몸을 밀어넣었다.

창고의 뒤편에 난 길은 좁고 직선으로 이어져 있어 멀리 눈을 들어 보면 포구와 포구에 정박해 있는 커다란 세곡선이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높게 올라간 미곡창 덕에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큰 효용이었지만 마치 바둑판처럼 나누어진 구획과 구획은 한 번 발각되면 사방의 골목에서 군사들이 몰려들어왔을 때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견태고의 숨결이 자기도 모르게 거칠어졌다.

해는 어느 새 중천으로 떠 오르는데 이마에서 흐르는 땀이 코를 타고 미끄러져 아래로 떨어졌다. 이상겸 역시 입을 앙다물고 앞을 주시한 채 한 발짝 한 발짝 힘을 주며 내딛고 있었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초마선의 모습은 더 크고 확실하게 사내의 눈에 들어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가며 된다.

견태고는 마음 속으로 숱하게 주문처럼 다짐을 외우며 발을 옮겼다. 아이들과 여인 역시 입을 꾹 다문 채 두 사람을 따라 몸을 움직이는 중이었다. 이상겸이 뒤를 힐끗 돌아보고는 잇새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제발 아무도 오지 말아라.”

그 순간, 불쑥 창고와 창고 사이의 다른 틈새에서 두 명의 병사가 불쑥 머리를 들이밀었다. 이 창고를 지키는 산직장상이 아닌 검은 첩리를 입고 있는 친군위의 병사였다.

순간 견태고와 이상겸의 눈이 그들과 마주쳤고 네 사람은 동시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하지만 견태고와 이상겸의 손이 더 빨랐다.

두 사람의 손이 번개처럼 활시위를 떠나자 두 대의 화살이 각 사내의 목에 정확하게 박혔다. 바로 뒤에 있던 율목어미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죽어 쓰러지는 사내들의 뒤로 친군위 둘이 모습을 드러냈다. 친군위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고함을 질렀다.

“적이다!”

이상겸의 손이 활 아래 칼집을 한 손으로 뽑으며 입을 연 사내의 목을 그대로 쳐 버리는 순간, 다른 친군위가 칼을 뽑아들고 이상겸을 향하였다. 하지만 이미 이상겸의 옆을 파고 들어온 견태고의 칼이 그대로 친군위의 손목을 날려버리는 것과 동시에 친군위의 목을 일격에 베어버렸다.

순식간에 네 사람이 쓰러졌지만 이미 죽은 사내의 목소리는 창고의 적막을 깨트려 버린 지 오래였다. 견태고가 고함을 질렀다.

“모두 앞으로 뛰어!”

견태고의 고함과 함께 아이들이 냅다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여인은 부른 배를 안고 종종걸음으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달렸고 율목이 역시 겁먹은 눈으로 어미의 손을 잡고 길 가운데를 뛰어가기 시작했다.

순간 왕지균이 그대로 몸을 돌리며 시위를 뒤쪽으로 당겼다. 어경순의 뒤를 쫓아오던 사내 하나가 그대로 두 발을 땅에 띄우고 땅에 머리를 처박았다. 기아훈이 활을 내던지고 만도를 뽑아들고 뒤에서 달려드는 친군위의 활을 부러뜨리고 그대로 옆구리에 칼을 박아넣었다.

한형무의 어깨가 뒤로 젖혀지더니 그대로 몸을 구부리며 조약돌을 던졌고 화살보다 빠르게 날아간 팔맷돌은 어경순의 앞에서 칼을 휘두르는 친군위의 이마를 그대로 깨버렸다.

홍일국이 화살 두개를 오른손에 빼 들고 다급하게 견태고에게 소리쳤다.

“전후좌우에서 다 밀려옵니다!”

“앞의 적만 신경써라!”

순간 창고 옆에 뚫린 길에서 대여섯의 친군위가 칼을 들고 살맞은 멧돼지처럼 그대로 아이들을 향해 밀고 들어왔다.

왕지균의 활이 울리며 한 명이 그 자리에 머리를 박고 쓰러지는 순간 화살이 그대로 쓰러지는 사내의 머리 위쪽으로 날아와 경번갑을 뚫고 왕지균의 어깨에 틀어박혔다.

“망할!”

왕지균은 활을 내던지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회축으로 다가오는 사내의 머리를 후려치고 회전의 여세를 몰아 칼집에서 칼을 빼며 다가오는 사내의 허리를 베어넘겼다. 아이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왕지균이 어깨에 꽂힌 화살을 한손으로 부러뜨리는 순간, 다른 친군위의 칼이 왕지균을 노리고 들어왔다. 번쩍이는 섬광이 왕지균의 머리를 향해 떨어질 때, 왕지균의 옆에 서 있던 백해종의 쌍검이 벼락처럼 일어나며 칼날과 사내의 못을 동시에 후려치고 앞으로 나갔다.

백해종의 쌍검은 떨어지는 햇살을 받아 벽력(霹靂) 섬전(閃電)이 무색한 백광을 사방으로 뿌리며 왕지균의 앞으로 들어오는 세 명의 사내를 그대로 훑고 지나가는 데 친군위 셋이 그대로 입도 못 벌린채 미곡창의 벽에 그대로 틀어박히며 피를 뿜으며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실로 가공할 도법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칼소리와 비명을 들고 몰려드는 사내들의 발소리가 사방의 뚫린 길에서 들려오는데, 견태고는 이를 악물고 다시 뒤에 쳐진 사내들에게 명을 내렸다.

“모두 뭉쳐라! 방진(方陣)을 짜고 앞으로 나간다! 흩어지면 죽는다!”

견태고는 말을 마치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기아훈과 어경순을 보며 다시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상겸의 옆에서 들어오는 칼날을 막아내고 칼날을 비틀어 자신과 이상겸을 위협하는 친군위의 몸 안에 칼을 박아넣었다.

기분나쁜 감촉이 칼을 타고 손에 그대로 전해졌다.

소수의 병력으로 난국을 돌파하려면 봉시진(鋒矢陳)을 짜서 추형으로 돌파를 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터였다. 하지만 일행의 반은 아이들이었다. 그리고 임신한 여인까지 있었다.

견태고는 지금 자신이 옳은 병법을 사용하고 있는 지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아나갈 수 있는 지 그것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사내가 본능적으로 칼을 앞으로 휘두르며 들어오는 칼과 화살을 막아내는 동안, 예전 왕규영에게 그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 모두가 말을 뒤집는다면 이 견모가 아이들을 지킬거요.

사내의 입에서 나온 말은 금석이니 어찌 생사에 좌우되랴.

순간 사내의 마음속을 헝클어뜨리던 수천수만의 번뇌가 일순간 사라졌다. 사내의 눈에 푸른 하늘과 빛나는 태양과 하얀 모래, 붉은 피. 흑백의 옷과 은색으로 빛나는 화살과 칼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미친듯이 뛰던 심장의 박동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오직 지금 할 일은 맹세를 지키는 것일진대, 화령백 이성계를 섬기고 영안군 이방과를 섬기고 도관 왕규영에게 한 맹세는 모두 사내에게 같은 무게일 뿐이었다.

오직 고려 무인은 충(忠)과 신(信)을 위해 칼을 들 뿐이니.

견태고의 눈이 번득이며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적들을 향해 칼날을 바로 세웠다.

골목과 골목이 이어지는 곳에서 사람보다 화살이 먼저 날아들었다. 사내들은 아이들을 벽에 붙인 뒤 자신들이 아이들의 앞에 서서 날아드는 화살을 방패와 칼로 막으며 아이들을 보호했다.

정 안되면 그대로 몸을 내밀어 안에 입은 경번갑으로 화살을 받아내는 중이었다. 대체 얼마나 많은 친군위가 이 곳으로 밀려들었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 순간, 창을 짊어진 창수 둘이 친군위 사이에서 튀어나오더니 그대로 선두에 있는 이상겸과 견태고를 향해 돌진해 들어왔다.

“지유!”

견태고의 눈보다 손이 먼저 날아갔다. 이상겸의 환도 역시 매섭게 아래에서 위를 거슬러 올라갔다. 들어오는 두자루의 창날이 척오조의 두 지휘관에 의해 중동이 잘라지며 몽둥이로 변하였다. 견태고의 손에 창날이 잡히고 들어오는 친군위의 목과 가슴팍에 칼과 창의 자격이 매섭게 지나갔다.

피와 살이 사방으로 튀며 견태고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이상겸의 칼이 앞뒤로 지나갈 때 사내들의 비명이 난무하였다. 견태고는 붉게 물든 얼굴로 환도를 잡은 손에 힘을 쥐고 사방을 치고 베고 나아가니 실로 그 앞에 대적할 자가 없었다.

사내의 칼부림은 줄곧 기(機)를 우선하고 있었지만 지금 사내가 내는 칼날에는 기(氣)가 어려 있었다. 두사내가 첨병이 되어 앞의 적들을 부수며 나가자 아이들은 그 뒤를 따라 종종 걸음으로 땅바닥을 보며 어른들의 피묻은 족적을 밟았다.

그때였다. 견태고가 다시 창고 하나를 건너 다른 창고 앞으로 나가 길을 뚫는 순간, 창고의 뒤편에서 틈을 보고 있던 갑주입은 병사들이 그대로 환도를 뽑아들고 견태고의 뒤쪽으로 빈틈을 노려 들어왔다. 견태고가 눈을 돌렸을 때, 병사의 칼은 견태고가 아니라 바로 견태고의 뒤를 따르던 율목이의 등을 노리고 있었다.

견태고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재빨리 아이를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당겼다. 사내의 눈 앞에 눈을 부릅뜬 병사의 노기 띤 얼굴과 환도가 들어왔다.

견태고는 이를 악물고 율목이를 안은 채 칼날 앞에서 몸을 돌렸다. 율목이는 눈을 꽉 감은 채 견태고의 옷자락을 찢어지라 잡고 있었다.

“지유!”

순간, 둔탁한 충격과 함께 견태고의 등이 딱딱한 물건에 부딪히며 앞으로 밀려나갔다. 견태고는 눈이 휘둥그레져 뒤를 돌아보았다.

백해종이 자신과 병사 사이에 몸을 밀어넣고는 내리친 칼을 그대로 어깨로 받은 채로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견태고의 입이 벌어지는데, 백해종은 자신의 칼을 그대로 앞으로 찔러넣어 자신의 몸에 칼을 박아넣은 병사의 가슴팍을 뚫어버리고는 그대로 번신(飜身)하며 두 자루 칼을 허공에서 땅으로 뿌리며 뒤에 서 있는 세 명의 칼잡이 사이로 날아 들어가 착지하니, 순식간에 피보라가 사방으로 뿌려지며 세 명의 무인이 그대로 땅바닥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실로 소름끼치게 아름다운 검무였다.

하지만 백해종 역시 그대로 비틀거리며 창고 옆에 몸을 기대는데, 어깨부터 가슴까지 이어지는 도상에서 시뻘건 피가 흘러내려 사내의 발을 적시고 있었다.

“백해종!”

견태고의 목소리를 들은 백해종이 흐릿한 눈을 들어 견태고를 바라보더니 히죽 입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장 늦게 와서 제일 먼저 돌아갑니다.”

“해종아!”

“······나도 다른 사람의 방패가 되어 보고 싶었습니다.”

성중관 출신의 개경무사는 자신의 마지막 말이 못내 흡족한 듯 환하게 미소를 짓더니 그대로 고개를 떨구고 창고에 몸을 기대었다. 사내의 손에 들린 두 자루의 칼이 그대로 땅바닥에 떨어졌다.

“해종······”

그 순간, 창고의 앞쪽에서 굵직한 목소리 하나가 견태고의 복받치는 감정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메마르고 감정 없어 보이는 차가운 사내의 목소리는 익히 견태고가 들어 알고 있던 것이었다.

“척오조 조장 견태고는 그만 칼을 거두시오.”

그와 함께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이상겸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지유. 앞을 좀 보시오.”

견태고는 천천히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떡 벌어진 어깨의 장정이 만도(彎刀)를 든 채 일단의 칼잡이들과 함께 차가운 눈빛으로 견태고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칼을 거두면 왕자 나리께서 온정을 베풀어 주실 것이오.”

사내들을 대동한 채 창고 앞에 서 있는 사내는 장천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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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7 夢想成眞
    작성일
    22.08.26 13:54
    No. 1

    장부장, 네 이노오옴
    사내의 입에서 나온 말은 금석이니 이 어찌 생사에 좌우되랴> 참으로 멋진 말입니다. 무협에서나, 견마지로님 글에서나 볼 수 있는 말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악지유
    작성일
    22.08.26 18:45
    No. 2

    첩첩산중이구나.
    오호, 통재라...
    이 난관을 어이 돌파할꼬? ㅉ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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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6) +2 22.08.29 248 17 19쪽
119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5) +4 22.08.26 250 14 15쪽
»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4) +2 22.08.26 223 11 15쪽
117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3) +5 22.08.25 237 13 16쪽
116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2) +4 22.08.25 229 12 15쪽
115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1) +3 22.08.24 239 17 13쪽
114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나흘(4) +2 22.08.24 221 13 14쪽
113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나흘(3) +5 22.08.23 240 14 12쪽
112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나흘(2) +3 22.08.23 215 12 13쪽
111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나흘(1) +4 22.08.22 260 15 15쪽
110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흘 +1 22.08.22 250 14 16쪽
109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초사흘 +5 22.08.19 288 16 12쪽
108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초하루 +2 22.08.19 278 12 15쪽
107 음력 칠월 열 엿새(3) +7 22.08.18 279 17 16쪽
106 음력 칠월 열 엿새(2) +2 22.08.18 257 13 14쪽
105 음력 칠월 열 엿새(1) +3 22.08.18 256 11 13쪽
104 음력 칠월 열 이틀 +3 22.08.17 277 14 14쪽
103 음력 칠월 여드레 +4 22.08.17 263 13 14쪽
102 음력 칠월 닷새 +4 22.08.16 263 15 12쪽
101 음력 칠월 나흘 +1 22.08.16 248 13 13쪽
100 음력 유월 스무 나흘(5) +5 22.08.15 279 18 17쪽
99 음력 유월 스무 나흘(4) +3 22.08.15 257 12 13쪽
98 음력 유월 스무 나흘(3) +4 22.08.12 284 18 13쪽
97 음력 유월 스무 나흘(2) +2 22.08.12 256 9 14쪽
96 음력 유월 스무 나흘(1) +1 22.08.11 276 13 13쪽
95 음력 유월 스무 이틀 +3 22.08.11 264 12 18쪽
94 음력 유월 스무 하루 +3 22.08.10 288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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