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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마지로의 만려일작(萬慮一作)

낙조십일영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일반소설

완결

견마지로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2
최근연재일 :
2022.08.29 10:35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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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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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49,279

작성
22.05.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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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글자
15쪽

공양왕 사년 음력 사월 엿새

DUMMY

서문 위에 걸려있던 석양이 성벽 아래로 모습을 감추었다.

이미 길거리에는 하나 둘 불을 밝힌 사람들의 모습이 섞이기 시작했다. 어두워지는 거리 사이로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던 사람들은 작은 언덕배기 위에 들어선 큼지막한 대문을 한 번씩 흘낏거리며 지나갔다. 열이면 일여덟은 같은 모양새였다. 마치 그곳을 봐야만 하는 의무라도 있는 듯 보였다.

작은 언덕 초입에 위치한 대문은 과장을 보태 작은 성루의 성문만 하였다. 큼지막한 대문 앞에는 대문에 어울릴 법한 커다란 말들과 말고삐를 잡고 있는 덩치 큰 장한 대여섯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들리지 않는 작은 소리로 서로 두런대며 문 앞을 왕래하는 사람들을 훑어보는데 그 시선에는 알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졌다.

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집의 대문을 한참동안 보면서도 정작 말을 부리는 자들과 눈이라도 마주칠 새라 대문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발걸음을 재게 놀려 멀어지기 일쑤였다. 슬쩍 말 앞에 서 있던 사내 중 하나가 눈살을 찌푸리며 주변의 사람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커다란 나무문이 덩치에 맞지 않게 소리없이 열렸고, 사내는 재빨리 문가로 달려가며 공손히 시립하였다.

집을 들어설 때만 하더라도 훤하던 축대와 계단은 시나브로 밤그림자와 섞여 사람들의 발걸음을 더디게 하였다. 하지만 말구종과 하인들의 조심스러운 발걸음과는 달리 내왕했던 손님은 거침없이 발을 내디디며 자신의 앞에 무엇이 놓여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듯 보였다.

“늦은 시각까지 결례를 끼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터럭뿌리가 하얀 풍채 좋은 손님은 커다란 대문 앞까지 배웅을 나선 집주인을 향해 겸양의 인사를 하였다. 당당한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은 공손한 몸짓이 사내의 인사에 곁들여졌고, 인사를 받은 집주인 역시 고개를 깊게 숙였다.

“이런 황망한 시국에 시우(時雨)를 뵌 듯하오이다.”

집주인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굵고 웅장한 목소리에 뒷심이 있어 거리의 행인에게까지 닿을 것 같았다. 답례 받은 늙은 객(客)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뒤에 서 있는 아들과 함께 다시 한번 부드럽게 고개를 숙이고는 손짓으로 말을 잡고 있는 하인들을 불렀다.

“언제든지 필요로 할 때 이 서모가 곁에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화령백께선 정양하시옵소서.”

비록 수염은 하얗게 세었지만 언뜻언뜻 보이는 사내의 손아귀와 팔목에는 힘이 넘쳐 보였다. 객은 자신의 말고삐를 잡고는 마지막으로 집주인에게 목례하는데, 무척이나 은근하고 다정한 것이 이 집에 있는 값진 보화를 견식하고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의 모습을 보던 집주인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날이 저물었는데 수하들을 붙이겠습니다.”

집주인의 말에 이미 말에 오른 늙은 손님은 너털웃음을 짓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비록 이 몸이 늙었어도 평생을 안장 위에서 보낸 사람이요 내 비록 무용(武勇)은 말석일지언정 승상의 도움이 되려고 왔지 짐이 되러 온 것은 아니외다.”

“허허, 제가 실언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인정 아니겠습니까! 하하!”

노인은 웃음으로 대화를 마무리하며 고삐를 옆으로 틀었다. 말은 수더분하게 주인의 뜻을 받고 발걸음을 옮겼고, 노인의 뒤를 따라 아들 역시 말을 타고 뒤를 따랐다. 그들이 불을 밝히고 천천히 멀어지는 것과 함께 집주인은 천천히 그림자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문은 열릴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 없이 닫혔다. 말이 떠나가고 작별의 말이 그치자 주변을 구경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웅성댐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그 말이 무엇인지는 정확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가 귓속말하는 듯 혼잣말을 하는 듯 소리 죽여 목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

“서문은 내성을 쌓는 중이니 저녁에는 통행이 어렵습니다. 남문으로 올라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들의 말에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고삐를 잡고 천천히 왼쪽으로 말을 돌렸다.

“선지교로 내려가서 남문으로 가자.”

“네?”

“왜, 싫으냐?”

흰 수염의 사내가 눈을 슬며시 흘기며 아들을 바라보았다. 아들은 적잖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어렵게 입을 뗐다.

“지금 굳이 그 길을 갈 필요가 있사옵니까? 더 내려가서 십자가(十字街)에서 남대가를 타시는 것이······”

“한 번 눈으로 봐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늙은이는 아들의 대답을 듣기도전에 고삐를 채고는 앞장서서 말을 돌았다. 아들은 작게 한숨을 쉬며 아비의 뒤를 따라 말을 몰았다.

이미 사방은 어둑어둑 여기저기 등불을 든 사내들이 성문이 닫히기 전 집에 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번화가인 십자가에 도달하기 전에도 움직이는 사람들의 무리가 늘어나는 모습이 젊은 사내의 눈에 들어왔다. 인파는 남산 아랫녘에서 눈에 띄게 불어나더니 급기야 작은 돌다리 근처에는 인산인해를 이루며 모여 있었다.

흰 수염이 성성한 사내는 이미 돌다리를 건너 자기 말 위에서 물끄러미 모여 있는 사내들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아들이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던 늙은 사내는 아들을 보더니 슬쩍 고갯짓으로 모여든 이들을 가리켰다. 한 손에 등불을 쥐고 있는 이들은 다른 손에는 십시일반 쌀 아니면 음식들을 가지고 왔는데, 다리의 양 끝 이미 누군가 차려 놓은 상 위엔 그득하니 양식이 올라가 있었다. 여기 저기에서 흐느껴 우는 소리도 서럽게 들려왔다.

아들은 인상을 찌푸리고 지그시 이를 악물고 모여든 군중들을 바라보는데 정작 수염 센 아비는 눈썹 하나 꿈틀대지 않고 그들을 지켜보다가 슬쩍 말머리를 돌렸다. 두 필의 말이 다리 앞에서 빠져나가자 그 뒤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와 말이 서 있던 자리를 차지하였다.

“착잡하냐?”

선지교를 한참 내려온 뒤 아비가 아들을 보며 입을 떼자 아들은 고삐 잡은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조용히 대답하였다.

“두렵습니다.”

“만민(萬民)이 일인(一人)의 죽음을 조상하는 것이 두려우냐?”

“그러하옵니다.”

아비는 쯧하며 혀를 차더니만 밤공기를 씹듯이 입을 우물대다 차갑고 낮은 소리를 발하였다.

“달가(포은 정몽주)의 인물됨이 아까운 것은 당연한 것이나 그 아쉬움은 네가 기꺼이 받아들일 의무니라. 그것이 우리의 권능이니라.”

“모여든 성중 인파의 규모를 보지 않으셨습니까?”

아비는 유약한 자식의 말에 슬쩍 눈살을 찌푸리며 고삐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들이 무엇을 할 것이냐? 이미 효수되어 장터에 매달린 달가의 목을 보고 제대로 울음도 울지 못하고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자들 아니냐. 자기도 역적으로 내몰릴까 두려운게지! 대저 백성의 분은 들불같아 모든 것을 태우지만 돌과 석축은 태우지 못하는 것이나 다름없느니라.”

“아버지, 여기는 아직 귀가 많사온데······”

아들의 화급한 목소리에도 노인은 한 손을 들어 아들의 말문을 막고 슬쩍 말 위의 자식을 노려보았다. 그 서늘하면서도 위압적인 눈매에 아들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네놈은 우리 서씨 집안의 장자로 태어나 지금까지 아비를 보필하면서도 우리 가문의 권(權)과 능(能)을 모르는구나. 우리가 아니었다면 이씨 집안이 달가에게 한 일이 가능했다 보느냐? 개경 오방의 관리들과 대소 이십여개의 성문이 누구 손에 달렸다고 믿느냐? 부윤 이하 관리들의 목을 움켜쥔 자가 누군지 잊었느냐? 그것이 판부윤의 힘이더냐? 아니면 왕명이더냐?”

“아버지.”

이미 두 필의 말과 그를 호종하는 장사들은 남쪽으로 이동하여 커다란 대로로 들어섰으니, 저 앞에 뻗은 열십자의 길 앞에는 대낮과 같은 휘황한 등불의 행렬이 가득하고 도로 양쪽에 늘어선 행랑과 주가에서는 호객하는 소리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었다. 상가의 뒤로 뻗은 높은 불탑의 그림자 뒤로는 저녁 예불의 낭랑한 소리가 울려퍼지는데 어느 새 두 사람을 태운 말은 개경의 중심 십자가(十字街)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노인은 눈이 부신 두 눈을 찡그렸다가 다시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잘 듣거라. 무열.”

“예. 아버지.”

“우리 고려의 기조는 자고로 열후(列侯)의 존중에서 오는 것이었다. 태조 신성대왕께서 그 기틀을 세운 이래 그 뜻은 변한 적이 없어. 그것은 개경이나 저 멀리 경상과 전라에 이르기까지 변하는 것이 없느니라. 그리고 그 가운데 우리 개성부의 서씨 가문이 있고, 나 중대부 서정영이 있는 것이다.”

서무열이 고개를 들고 뭔가를 말하려 하였지만 한번 열린 늙은 서정영의 입은 멈출 생각이 없는듯싶었다. 말들의 주변으로 등불들이 오가며 십자로로 들어서고 대가들이 몰려 있는 북쪽을 향하는 인파들이 점점 불어나기 시작했다. 야시장을 준비하러 분주하게 움직이는 상인들과 줄지어 독경하여 지나가는 붉은 가사의 승려들 사이로 수레와 나귀들이 서씨 가문의 말 두 필과 함께 들어섰다. 실로 여느 때와 다름없는 개경의 휘황한 야경이 시작되려는 중이었다.

“무신이 중흥하고, 몽골이 나라를 침노하고, 송이 원으로 대체되는 등 수많은 곡절이 있었지만 한 가지 철칙이 우리 나라를 관통한다. 그것은 바로 왕국의 제후들에게 왕이 어떤 대접을 하느냐에 따라 나라가 달라지는 것이야. 각지의 제후들에게 관후했던 왕은 그 뜻을 이루고 성군이 되었으며”

서정영이 눈이 가느다랗게 변하였다.

“제 뜻을 위해 제후들을 거스리던 이들은 모두 그 천수를 누리지 못하였지. 그리고 이제는 그 상서로운 기운이 왕씨에게서 이씨로 옮겨지는 것이니”

서무열이 이를 앙다물고 화급히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이미 떠들썩하게 변한 사람들의 행렬 속에서 두 사람을 신경쓰는 이는 없어보였다. 그런 아들의 얼굴을 보던 서정영의 얼굴이 그제야 히죽 미소가 피어올랐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서씨 백년 누대의 힘은 이런 난세에 펼쳐지는 것이니라.”

“예. 아버지.”

“비록 지금은 화령백이 이 사태에 황망하여 몸을 숙이고 계시지만 분명 자신에게 대국이 넘어왔음은 알고 계시다. 조금만 기다리거라. 후일에라도 이 일에 우리가 관여되었음을 안다면 우리의 대우를 가볍게 할 수는 없음이니.”

아들은 아버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중대부 서정영은 흐뭇하다는 듯 아들의 모습을 보더니만 다시 목전의 십자가를 보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무래도 오늘 짬을 내어 화령백 이성계를 만난 것은 실로 묘수였던 것이 틀림없었다. 오늘 말을 나눠본 바, 화령백은 자신의 막역지우인 정달가가 이렇게 죽으리라 예측하지 못했음이 틀림없었다. 그의 병문안을 온 서정영에게 자신의 비감(悲感)을 절절히 토로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서정영은 화령백 이성계도 모르게 이미 추동에서 거사에 대한 언질을 받고 당일 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터였다. 추동의 이방원과 어배동의 이성계 모두에게 눈도장을 찍었으니 이젠 누가 뭐라 해도 이번 거사의 지분에서 서정영을 뺄 도리가 없었다. 달가의 목숨과 서씨집안의 흥달이 한 저울에 달렸던 셈이었다.

“무열아, 오늘은 집에 돌아가 조촐하게 술상을 하나 마련하여라. 내 너와 함께 오랜만에 달을 보며 들어올 기화(奇貨)와 집안의 대사를 정리하여야겠다. 알겠느냐?”

하지만 서무열은 아비의 말에 묵묵부답이었다. 아들이 답이 없자 서정영을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이놈, 화령백의 집에 얼마나 있었다고 벌써 심신이 늘어진 게냐? 앞으로는 네가 내 뒤를 이어 이 일을 맡아야 할······”

순간, 서정영의 찌푸렸던 눈이 화등잔만하게 벌어졌다. 서무열의 몸이 천천히 오른쪽으로 기우는가 싶더니만 마치 실이라도 허공에 매달린 듯 천천히 말에서 미끄러지며 길바닥에 널브러졌다. 서정영은 입을 떡하니 벌리며 떨어진 아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길에 쓰러진 서무열의 등 한가운데에 기다란 나뭇가지와 깃털이 새순처럼 돋아있는 것이 노인의 눈에 또렷하게 들어왔다.

“무열! 아들아! 아들아!”

순간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오며 앞에서 서정영을 호위하던 장한들이 재빠르게 품 안에서 철퇴와 단도를 뽑아들고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서정영은 말에서 뛰어내리다 시피 땅에 떨어진 뒤 두 손과 두 발로 엉금엉금 기어 사무열의 몸을 감쌌다. 이미 아들의 몸에서 맥은 잡히지 않았다. 서정영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무열아! 무, 여봐라! 얘들아! 의자! 의원을 불러라! 지금 여기가 어디냐!”

“모두 나으리 곁을 지켜라!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장한들이 사방을 점고하는 것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참새떼가 날아가듯 사방팔방으로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수레와 나귀가 방향을 잃고 제멋대로 대로에서 길 옆으로 튀어나갔다. 오직 서정영만이 누워있는 서무열을 감싸안은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이놈들! 어서 의원을 부르라니까! 의원을 부르라는 데도!”

“나으리! 일단 공자와 함께 이곳을 벗어나셔야 하옵니다! 사지(死地)나 마찬가지입니다! 어서 이곳을······”

순간 서정영의 눈이 매섭게 변하였다. 표정이 변한 노인은 주변을 둘러싼 사내들의 말을 듣고 자신의 두 팔에 힘을 주었다. 이미 축 늘어진 아들의 몸을 감싼 노인은 힘을 주어 일어섰다.

노인은 나이에 비해 강건하기 그지없었다. 서정영의 강건한 팔뚝에 잡힌 서무열의 몸은 가볍게 아비의 어깨에 얹혔다. 서무열의 몸은 물먹은 솜이나 진배없이 늘어져 노인의 어깨에 무게가 전해졌고, 아들을 둘러맨 노인의 눈은 쉴 새 없이 깜박였다. 하지만 어느새 노인은 평소의 냉철함을 회복한 지 오래였다.

“어서 북으로 올라가자. 가는 길에 의원에게 무열을 보일 것이다!”

“알겠습니다!”

서정영의 말을 받은 장한이 노인의 말고삐를 잡고 부자에게서 등을 돌렸다. 순간, 흡하는 소리가 서정영의 목에서 새어나왔다. 깜짝 놀란 장한이 고개를 돌렸을 때, 서정영은 눈을 부릅뜬 채로 고삐를 잡고 있는 장한을 노려보고 있었다.

“나으리?”

그 순간 장한의 눈에 들어온 것은 서정영의 목이었다. 늙은 장부의 흰 터럭 사이로 번쩍이는 화살촉이 튀어나온 채 등불 빛을 받아 번득이고 있었다. 서정영은 장한을 향해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벌렸지만 입에서 나온 것은 말이 아닌 시뻘건 선혈이었다. 노인은 그대로 무릎을 꿇으며 앞으로 쓰러졌고 어깨에 맨 서무열은 다시 십자가의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나으리! 사람이 쓰러졌다! 적도가 나타났다! 나으리!”

사방의 등불이 쓰러진 부자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어느 새 하늘 위에는 하나 둘 별이 틀어박히는데 땅 아래에서는 시뻘건 등불들이 어미를 잃은 새 마냥 방향을 잃은 채 정신없이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였다.

사월의 저녁 성도에는 아직 서늘한 바람이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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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결미(結尾): 조선 태종 십삼년 음력 십일월 스무 엿새 +20 22.08.29 452 31 21쪽
120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6) +2 22.08.29 249 17 19쪽
119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5) +4 22.08.26 251 14 15쪽
118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4) +2 22.08.26 223 11 15쪽
117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3) +5 22.08.25 238 13 16쪽
116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2) +4 22.08.25 229 12 15쪽
115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닷새(1) +3 22.08.24 239 17 13쪽
114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나흘(4) +2 22.08.24 222 13 14쪽
113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나흘(3) +5 22.08.23 241 14 12쪽
112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나흘(2) +3 22.08.23 215 12 13쪽
111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 나흘(1) +4 22.08.22 260 15 15쪽
110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열흘 +1 22.08.22 250 14 16쪽
109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초사흘 +5 22.08.19 288 16 12쪽
108 조선 태조 삼년 사월 초하루 +2 22.08.19 278 12 15쪽
107 음력 칠월 열 엿새(3) +7 22.08.18 280 17 16쪽
106 음력 칠월 열 엿새(2) +2 22.08.18 257 13 14쪽
105 음력 칠월 열 엿새(1) +3 22.08.18 257 11 13쪽
104 음력 칠월 열 이틀 +3 22.08.17 277 14 14쪽
103 음력 칠월 여드레 +4 22.08.17 264 13 14쪽
102 음력 칠월 닷새 +4 22.08.16 264 15 12쪽
101 음력 칠월 나흘 +1 22.08.16 248 13 13쪽
100 음력 유월 스무 나흘(5) +5 22.08.15 280 18 17쪽
99 음력 유월 스무 나흘(4) +3 22.08.15 257 12 13쪽
98 음력 유월 스무 나흘(3) +4 22.08.12 285 18 13쪽
97 음력 유월 스무 나흘(2) +2 22.08.12 256 9 14쪽
96 음력 유월 스무 나흘(1) +1 22.08.11 276 13 13쪽
95 음력 유월 스무 이틀 +3 22.08.11 264 12 18쪽
94 음력 유월 스무 하루 +3 22.08.10 288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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