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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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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9.12.3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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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B.C.XXX - 93화 종장

DUMMY

- 93화 종장


2009년 겨울 눈이 많이 내린 다음 어느날 아침 이불속에서 꿈지럭 대며 늦장을 부리던 민준은 결국 어머니께 이불을 걷히고 등짝에 손바닥 자국이 나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불을 정리하고 세수를 마친 민준은 언제나와 같이 텔레비전을 틀며 식탁에 앉았다. 아버지는 아침은 드셨는지 벌써 출근하시고 안계셨다.

민준의 어머니는 민준이 자리에 앉아 밥과 국을 데워 주셨다.

민준은 밥을 먹으며 텔레비전 뉴스를 시청했다.

-“태안 앞바다에서 유적이 발굴되었습니다. 밤화 대학교의 장민국 교수가 이끄는 발굴단은 2005년부터 시작해 4년동안 태안 앞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던 유적을 발굴해왔습니다. 유적은 신석기시대 기원전 9천년에서 1만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며 장민국 교수는 이 발견을 세계 4대 문명을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달그락 달그락

“민준아, 밥 다 먹었으면 빨리 운동하고 독서실 갔다와라.”

설거지를 하던 민준의 어머니가 식탁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아들에게 말했다.

“예, 뉴스 이것만 보고요.”

민준은 어머니의 말씀에 종아리를 긁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집 밖의 날씨가 추워 창을 자주 열지 않아서 건조해진 실내 공기에 일어난 각질에서 하얀 가루가 떨어졌다.

-…이상으로 충남 태안에서 NBC뉴우스 이봉진 기자였습니다. -

민준은 관심있게 보던 뉴스가 끝나자 종아리에 붙어있는 하얀 가루들을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놔, 엄마. 태안 앞바다에서 뭐가 발견됐다는데? 무슨 문명의 발상지라나 뭐라나. 이거 내년 공무원 시험에 나오진 않겠지?”

군대를 다녀온 후 대학을 졸업한 민준은 지방대를 나온데다가 뭔가 적극적인 성격도 되지 못한 탓에 한해가 거의 지나도록 취직을 못한 상태였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좋지 못한 탓에 신입 사원을 뽑는 회사도 별로 없었다.

그러던차에 공무원이신 아버지의 언제 취직될지도 모르는거 놀고먹지만 말고 공무원 준비라도 하라는 말씀에 독서실을 다니며 2010년 공무원 시험을 준비 하고 있는 민준 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달그닥 거리는 소리와 물소리 때문에 민준의 말을 못들었는지 묵묵부답 이었다.

민준도 딱히 대답을 바랬던건 아닌지 슬쩍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고는 이번엔 배를 긁으며 화장실로 향했다.


이것이 민준의 어머니가 매일 같이 운동하라는 소리를 하는 원흉 이었다.

술을 좋아하는 것도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닌 민준의 배는 군대를 제대한 이후 이상하게 살이 불더니 이제는 전에 쓰던 벨트 구멍을 두 개나 앞으로 꿰어야 했다. 게다가 다른 곳도 같이 살이 붙으면 그러려니 할텐데 이상하게 배만 나오다 보니 혹시 병이라도 걸린게 아닐까 의심하던 민준이었다.

하지만 그런 민준에게 맨날 컴퓨터 앞에 쭈구려 앉아만 있고 밖을 돌아다니지 않아 그런거라며 일축하신 어머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들의 얼굴을 볼때면 헬스클럽이라도 다니라고 말씀하시는게 일과중 하나였다.

처음엔 아침부터 헬스클럽을 다니면 동네 아주머니들과 트레이너들이 자신이 백수라는 것을 알아차릴것 같아 버티던 그도 계속해서 불어나는 배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3개월 회원증을 신청했다. 그 뒤로는 아침마다 떠밀리듯 집밖으로 쫓겨난 민준이었다.

칙카칙카 샥샥

구석구석 꼼꼼히 양치질을 한 민준은 혀바닥까지 깔끔하게 마무리 하고는 욕실을 나섰다

군대에 있을 당시 양치질을 소흘히 했던 탓에 양쪽 어금니에 금니를 끼운 민준에게 양치질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당시 치과를 다니며 신경까지 썩어버린 치아를 치료하느라 고생했던걸 기억해낸 민준은 그때의 고통이 기억나는지 몸을 부르르 떨며 욕실을 나섰다.

자기 방으로 돌아와 청바지와 쥐색 후드티 그리고 모자가 달린 두꺼운 겨울 잠바를 걸친 그는 책상에 있던 책과 필통, 노트를 가방에 넣어 들쳐 메며 현관으로 향했다.

“다녀오겠습니다!”

민준은 아직 설거지를 끝내지 못한 어머니가 들을수 있게 큰 소리로 외치듯 말하며 운동화를 신었다.

어머니도 아들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거품이 묻어 있는 고무장갑에서 거품이 떨어지지 않게 감싸 쥐며 현관으로 나오셨다.

“그래, 차 조심하고 눈 많이 왔으니 빙판 조심하고 운동 열심히 해서 뱃살도 빼고. 힘들어도 조금만 더 열심히 하렴. 시험이 언제지? 그래 내년 봄에 공무원 시험 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금만 참고 견디렴, 알았지?”

매일 듣는 말이지만 민준은 걱정 말라는듯 씨익 웃으며 허리를 숙여 어머니를 안았다.

“알았어요, 걱정 마세요. 하하”

민준은 어머니를 감싸 안으며 등을 쓸어 내렸다.

어렸을 때는 학교로 향하는 민준에게 어머니가 해주던 것이었지만 어느새 훌쩍 커버린 이후론 어머니보다 커진 민준이 어머니의 등을 쓸어 내리며 토닥였다.

거품이 묻은 고무장갑 때문에 같이 껴안지 못한 그의 어머니는 고무장갑이 없는 팔로라도 아들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어려워도 힘내고. 아들 파이팅!”

“네, 다녀올께요.”

든든한 아들의 대답이 대견한지 민준의 어머니는 웃으며 아들을 배웅했다.

민준도 그런 어머니께 현관문이 닫힐 때까지 고개를 빼꼼 내밀며 마주 웃어 보였다.

민준은 알고 있었다. 이렇게 현관 앞까지 나오셔서 배웅하신 어머니는 차가운 베란다까지 나오셔서 아들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할것임을. 그리고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지금까지 항상 그렇게 해오셨음을.

철컹. 삑삑.

문이 닫히고 자동으로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를 들어며 몸을 돌린 민준은 그의 앞에 펼쳐진 풍경에 순간 멈춰설수밖에 없었다.

휘이이이이!

민준의 앞에 펼쳐진 풍경.

빽빽이 들어찬 나무들과 가지를 덮고 있는 하얀 눈 그리고 무릎까지 빠지는 차가운 눈.

절대 아파트에 사는 민준의 집앞에 펼쳐질 풍경이 아니었다.

“어…엄마?”

헛손질.

당황한 민준이 몸을 돌리며 현관문을 열으려 했지만 몸을 돌린 그의 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의 집 현관문이 아니었다.

방금 전 열고 나온 문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는 것은 온통 눈과 나무뿐.

휙!

다시 몸을 돌린 민준은 이어 목이 부러져라 고개를 돌리며 어디에 있을지 모를 문을 찾아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사방 어디를 둘러 보아도 이사한 후 5년간 살아온 그의 집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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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공지 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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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엔딩을 예상하신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서장에 그런 뉘앙스를 풍겼으니까요. 불쌍한 민준... 하지만 어쩌겠니. 그게 운명이란다 ㅋ 그래도 그 많은 부인을 뒀으니 위안으로 삼거라.


에...후기를 한페이지쯤 썼다가 지웠습니다. 내용이 좀 구차한것 같기도 하고 쓰고 나서 읽어보니 핑계같기도 하고 해서 말입니다.

그래도 한줄로 요약해보면,

“뒷이야기는 알아서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이겁니다. 말 그대로 민준이 원시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혹시 의심하시는 분이 있지 않을까 적는데, 절대 쓰기 귀찮아서가 아니라 원래 여기까지만 쓰려고 했던겁니다! 엘른도전기를 읽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제 마무리는 뭔가 악취미죠. ㅎㅎㅎㅎ

아악. 또 구구절절이 쓰다가 지웠습니다.

후우..아무래도 계속 자판을 두드리면 말이 길어질듯 하니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될 엘른도전기 3부!!!(가제 폴라이트 테일즈!!)

아무튼 많이 사랑해주시고. 서장을 올리게 되면 한담란과 이 게시판에 공지 하겠습니다.

그동안 B.C.XXX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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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B.C.XXX - 92화 문명(civilization) +27 09.12.31 21,205 85 9쪽
91 B.C.XXX - 91화 보물선 탐사 +72 09.12.30 19,561 83 7쪽
90 B.C.XXX - 90화 민준, 함께하다 (2) +20 09.12.30 17,589 84 5쪽
89 B.C.XXX - 89화 민준, 함께하다 (1) +41 09.12.29 17,728 85 10쪽
88 B.C.XXX - 88화 민준과 원시인 (3) +17 09.12.29 15,329 8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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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B.C.XXX - 85화 꿀과 고기 (3) +55 09.12.26 15,889 7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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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B.C.XXX - 83화 꿀과 고기 (1) +41 09.12.25 15,409 73 9쪽
82 B.C.XXX - 82화 후아주 (2) +23 09.12.25 14,812 7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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