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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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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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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4
글자수 :
367,925

작성
09.12.23 08:10
조회
14,933
추천
78
글자
8쪽

B.C.XXX - 79화 치통과 칫솔 (2)

DUMMY

-79화 치통과 칫솔 -


민준은 작년 집을 만드는 일만 끝나면 노동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집을 짓는 일은 그 전초에 불과했다.

물이 저절로 흘러 들어올수 있도록 물길을 내고 굵은 대나무를 쪼개 수도관을 만들어야 했고, 그 물들이 고여있을 못도 필요했다. 지금까지야 가뭄이 없었지만 세상일이 어찌 쉬우랴.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 둘 생각하다보니 나무에서 가지가 뻗어 나오듯 계속해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수로를 농지에만 뚫을게 아니라 집에서도 편하게 물을 사용할수 있도록 작은 샘을 만들어 물길을 끌어 오거나, 또 그런 생각을 하니 냇가에 물레방아를 만들어 물을 퍼올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떠올랐다.

게다가 처음 집을 지을때 생각처럼 통나무집이 아니라 등도 따듯하고 몸에도 좋은 온돌집도 만들고 싶었다.

또한 높은 나무들을 베어다가 짐승들이 넘어올수 없는 높은 담을 쌓고도 싶었다. 그러다 보면 밖이 보이지 않으니 안에서 밖을 내다볼수 있는 높은 망루를 세워 밖을 살피는 것도 좋을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의 생각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떠오르니 도대체 시간이 부족하고 또 부족했다.

민준은 이 모든 것들을 연습장에 그림으로 또는 글로 써서 기록으로 남겼다. 그가 생각해도 이것들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질 것들이 아니었다. 시간을 두고 하나 하나 천천히 해나가야지만이 이룰수 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수로를 내던 민준은 갑자기 느껴진 고통에 손에 들고 있던 괭이를 떨구고 말았다.

“윽!”

턱에서부터 시작된 찌릿한 고통. 그것은 치통이었다. 그렇게 한번 시작된 치통은 좀처럼 가실줄을 몰랐고 민준은 자리에 쭈그려 앉은채 입을 앙다물고는 고통을 삭혔다.

“으으으….”

한참후 어느정도 고통이 가시자 잔뜩 지푸렸던 얼굴을 피면서 입을 벌려 손가락을 입속에 집어 넣었다.

통증이 느껴지던 곳을 하나 하나 눌러본 민준은 고개를 갸웃했다.

“쯥, 흔들리는 곳은 없는데…. 어디가 썩었나? 그러고보니 양치한지도 꽤 되었네.”

그랬다. 원시시대에 떨어진 이후론 양치질을 못했다. 칫솔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물로 뿍적거리거나 손가락이나 나뭇가지를 꺽어 이빨에 끼인 것들을 빼낸적은 있다. 하지만 그걸로 양치가 될 리가 없으니 이빨이 썩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윽! 또!”

한번 시작된 치통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민준은 치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이빨을 꽉 깨물기도 하고 이빨끼리 부딪혀 보거나 손가락으로 눌러도 보았다. 하지만 그런걸로 가실 리가 없었다.

민준은 어쩔수 없이 찌릿찌릿 하는 이빨을 하고 계속 일을 했다.


다행히 하룻밤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치통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이빨이 남아나질 않겠어. 지금은 잠깐 통증이 생겼다 없어졌지만 분명 이미 썩은게 분명해. 남은 이빨마저 이렇게 만들순 없지.”

민준은 입을 벌려 금니가 끼워진 이빨을 만지며 말했다.

과거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 하루가 멀다하고 야식과 술을 마시던 민준. 그렇게 밤에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고 자는 생활을 하다보니 살은 찌고 배는 나오고 게다가 이빨까지 상했다.

처음엔 그도 몰랐다. 하지만 어느날 치통이 생겨 치과에 갔더니 이빨리 썩어 신경이 드러났다나 뭐라나. 그것도 한두개가 아니라 세 개씩이나. 그때 금니를 세 개나 끼워 넣고 엄청난 금전적 출혈을 냈던 민준은 그 뒤로 그때의 고통과 텅빈 통장을 생각하며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양치는 하고 잠에 들었었다.

그랬던것이 여기에 오고 나서부터는 어쩔수 없이 양치와 다시 멀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단 한번의 치통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 민준은 더 이상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칫솔? 이가 없으면 잇몸이다. 슈퍼에서 파는 칫솔이 없으면 비슷하게라도 만들어 쓰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민준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까지 떠올랐다.

그의 눈빛이 여기 저기를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고 다니는 돼랑이를 쫒았다.


“돼랑이, 쭈쭈쭈쭈. 밥먹자, 맛있는 밥먹자 돼랑아.”

민준은 종종거리며 그를 피하는 돼랑이의 뒤를 쫒았다.

새끼를 밴 탓에 평소라면 음식 냄새가 풍긴다 싶으면 집 안까지 따라 들어오려 했던 돼랑이가 오늘은 이상하게 민준을 피했다.

이상한 일이다. 분명 민준의 손에는 돼랑이를 주려고 준비한듯한 음식이 들려 있었는데 어찌 그것을 먹을 생각을 하지 않고 민준을 피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돼랑이의 엉덩이를 머리를 보면 잘 알수 있었다.

마치 옛날에 머리에 껌이 붙은채 엉켜 어쩔수 없이 가위로 머리를 한웅큼 싹뚝 잘라낸 것처럼 땜통이 생긴 돼랑이의 머리. 게다가 자세히 보니 그냥 땜통이 아니라 거죽까지 통째로 뜯겨 나간 흔적이 보였다.

“돼랑아, 맛있는 밥이다 밥먹자.”

“꾸윅, 뀍!”

민준은 자꾸만 도망가는 돼랑이를 잡기 위해 속도를 냈다. 그러자 돼랑이도 그런 민준에 위협을 느꼈는지 마찬가지로 속도를 냈다.

쫒고 쫒기는 인간과 돼지의 추격전!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또 한 마리의 돼지와 세 마리의 소들 그리고 한명의 인간. 그들의 눈에는 의아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민준과 돼랑이의 추격전은 끝날줄을 몰랐다.


“헉, 헉.”

“취익, 취익.”

민준과 돼랑이는 여전히 거리를 둔채 숨을 헐떡였다.

좀처럼 잡힐것 같으면서 잡히지 않는 돼랑이 덕분에 숨이찬 민준은 머리까지 어질어질 했다. 마찬가지로 돼랑이 역시 상태가 많이 안좋은지 콧물을 줄줄 흘리며 콧김을 뿜었다.

“헉, 헉. 거참 털만 좀 자르면 되는데 그렇게 난동을 부리니 머리가 까지지. 됐다 됐어. 치사하고 아니꼬와서 원.”

결국 민준이 먼저 백기를 들었다. 작정하고 도망치는 돼지를 따라잡기는 무리였던 것이다.

민준이 그렇게 기권을 선언하고 돌아서자 후들거리며 민준의 눈치를 보던 돼랑이도 안심이 되는듯 그 자리에 철푸덕 주저 앉았다.

그때였다. 돼랑이가 앞다리를 굽히며 주저 앉으려는 순간 전광석화처럼 몸을 돌린 민준이 돼랑이를 향해 몸을 날린 것이다.

“라고 할줄 알았냐!”

“뀌, 뀌이익!”

돼랑이는 공중으로 덮쳐오는 민준의 기세에 놀라 혼비백한 사며 몸을 일으켜 달아나려 했지만 이미 힘이 풀린 다리는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았다.

“잡았다!”

결국 민준의 밑에 깔린 돼랑이.

“뀌익!”

돼랑이는 민준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쳤지만 코브라 기술을 걸듯 두 다리로 돼랑이의 다리를 제압하고 왼쪽 팔로 목을 두른 민준에게선 벗어날 수 없었다.

싹뚝!

“됐다! 그러게 어차피 이렇게 될거 진작에 머리털을 상납했으면 너나 나나 힘들지 않고 좋았잖아?”

“꾸, 뀌익….”

민준이 결국 돼랑이의 머리털을 한웅큼 잘라내어 일어서자 돼랑이는 자기가 마치 산불맞은 멧돼지처럼 겅충겅충 뛰어 민준에게서 멀어졌다.

돼랑이가 그러던 말던 민준은 돼랑이를 유인하기 위해 가져왔던 음식을 바닥에 내버려둔채 잘라낸 돼지털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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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일이 무슨날입니까!

모나미:금요일?

그렇습니다! 금요일입니다!

25일은 금요일일뿐, 왜 우리나라 국교가 기독교도 아닌데 그날 쉬어야 하는 겁니까! 전 평상시처럼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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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C.XXX - 79화 치통과 칫솔 (2) +43 09.12.23 14,934 7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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