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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랑 님의 서재입니다.

B.C.XXX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갈랑
작품등록일 :
2009.12.31 08:23
최근연재일 :
2009.12.31 08:23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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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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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4
글자수 :
367,925

작성
09.12.2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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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64
추천
83
글자
9쪽

B.C.XXX - 76화 목축의 틀을 마련하다. (3)

DUMMY

- 76화 목축의 틀을 마련하다. -


잠을 자도 자는게 아니었다. 소떼가 점점 민준의 집 남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소 울음 소리와 늑대 울음소리가 커졌고 그때마다 선잠을 자던 민준은 혹시 늑대가 집까지 오진 않았나 하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살펴야 했다.

소떼는 3일이 지나고 나서야 근방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5일 후에는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졌다.


덜컹.

민준은 창을 열어 주변을 살핀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뒤에서 잔디가 따라 나오려 했지만 민준은 손을 들어 잔디를 막았다. 소떼는 떠났지만 혹시 늑대가 남아있을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사방을 유심히 살피며 밖으로 나온 민준은 한참 뒤에야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신할수 있었다.

“이건 결국 쓸일이 없었네.”

민준은 창대로 목책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늑대 무리가 민준을 노리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힘들게 만든 목책이 쓰이지 못했다는 것은 역시 아쉬웠다.

민준은 집 안에서 빼꼼히 쳐다보고 있는 잔디를 시켜 창고 문을 열게 하고 돼랑이들을 밖으로 끌어 내도록 했다. 그러는 동안 민준은 목책을 옮겨 집 주변에 넓게 펼쳤다. 요 며칠은 늑대들을 방어하기 위해 집에 바짝 붙여 놨었는데 이제 늑대들은 떠난것 같으니 들어갔다 나왔다 하기 어렵게 집에 바짝 붙여 놓을 필요가 없었다.

돼랑이들이 모처럼 밖에 나와 주둥이를 땅에 묻고 킁킁 거리는 동안 민준은 창고에 쌓인 변들을 퍼냈다. 그동안 돼랑이들 뿐만 아니라 민준과 잔디 역시 밖엘 나가지 못해 그곳에서 볼일을 봤던 터라 꽤 많은 양이 쌓여 있었다. 게다가 밑에 짚을 깔아 놓아 섞이는 바람에 그 양이 만만치 않았다.

대충 주변 일을 마무리진 민준은 들뜬 마음으로 소떼가 머물렀던 지역으로 이동했다. 재수가 좋았다면 민준이 파놓은 구덩이에 소가 빠져 있을지도 몰랐다.


구덩이를 판 곳으로 향하는 민준의 안색은 그리 좋지 않았다. 분명 소가 빠져 있으면 ‘음메’하는 소리가 들려야 할 터인데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혹시 본능적으로 피한건가? 아니면 내 냄새가 베어서 피했거나…”

민준은 함정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 생각하며 구덩이로 향했다. 울음 소리는 나지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냥 돌아갈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쯤 어디 있을텐데… 이크 똥이다.”

민준은 사방에 널린 소똥을 피해 걸음을 옮겼다. 역시 수백마리나 되는 소떼답게 주변의 풀은 온통 뜯어 먹은 자국만 남아있었고, 가는 걸음 걸음마다 땅바닥에 철퍽하니 떨어지며 퍼진 소똥과 작은 웅덩이를 만들며 모인 소 오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때였다.

“움므으으.”

“있다!”

한족에서 소울음 소리가 들렸다. 분명 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이 함정에 빠진게 틀림 없었다.

민준은 바지를 잡아 당기며 소똥을 밟지 않도록 이리저리 피해가며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렸다.

잠시후 도착한 그곳에는 민준이 판 구덩이에 빠져 밖을 향해 울고 있는 소가 있었다.

“와우. 이게 정말 될줄이야. 하긴 소가 한두마리였어야지. 그렇게 많았으니 들어가고 싶지 않아도 이리 저리 밀려서 떨어지기라도 했겠지.”

민준은 자신이 생각해도 함정에 빠진 소가 신기했던지 구덩이 밖에 쭈그려 앉아 소를 살폈다.

소도 둥그런 눈으로 민준을 살피다가 다시 고개를 파묻고는 밑에 깔아 놓은 풀을 씹어 삼켰다.

“오, 그러고보니 그게 먹을수 있는 거였지. 하긴 소니까 풀을 먹는건 당연한건데 그땐 그 생각을 못했네.”

민준은 그동안 소가 굶고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반대로 함정에 빠지면서 다치지 말라고 깔아 놓은 풀을 먹으며 살고 있었다.

“어디보자, 그럼 근처에 두 개가 더 있을텐데, 혹시 나머지 두 구덩이에도 다 걸린거 아냐? 그럼 진짜 좋을텐데 말야.”

민준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나머지 두 개의 구덩이를 찾아 걸음을 옮겼다.


소들이 바보인건지, 아니면 운이 좋은건지 구덩이마다 소들이 들어차 있었다.

민준으로선 일단 대박을 맞은 것이다. 한 마리만 있어도 감지덕지라 생각했는데 무려 세 마리나 함정에 빠져준 것이다.

게다가 정말로 늑대들도 구덩이에 빠진 소들은 잡아먹기 어려웠는지 세 마리 모두 살아있는 상태였다.

이제 이 소들을 길들여 일꾼으로 부려먹는 일만 남은 것이다.


코가 꿰인다는 말이 있다. 코가 꿰이다니 어디에 꿰인다는 것일까? 아마 예전에 소를 직접 본적이 있는 사람은 알것이다 소가 코걸이를 했다는 것을.

소 주인이 소에 남다른 애착이 있어서 악세사리를 해줬을까? 아니다. 소 주인은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소가 이뻐서가 아니라 마구 부려먹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다.

사람도 콧구멍에 손을 넣고 잡아보면 딱딱하지 않고 물렁한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소주인은 소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어서 구멍을 뚫고 코뚜레를 채우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가고 싶지 않아도, 일하고 싶지 않아도 소는 주인이 고삐를 잡아 채면 어쩔수 없이 주인을 따라야 한다. 소는 가고 싶지 않지만 버틸수록 괴로운것은 소일 뿐이다.

요즘엔 농촌에서도 이런식으로 소를 키우진 않는다. 어차피 논일, 밭일은 기계가 하지 소로 하진 않는다. 그러니 굳이 코뚜레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민준은 본적이 있다. 옛날, 어렸을적 아버지를 따라 할아버지댁에서 자주 일을 돕던 민준은 달군 쇠꼬챙이로 송아지의 코를 꿰어 구멍을 뚫고 나무를 둥글게 말은 코뚜레를 채우는 것을.


민준은 세 마리의 소에 코뚜레를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살짝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확실하지 않지만 그의 기억에 코뚜레는 송아지때 시켜야 한다고 한것 같았던 것이다. 하지만 같았던 것이지, 확실히 송아지에게만 해야 된다는 확신 또한 없었다.

민준은 강행하기로 했다.


소는 민준이 손을 뻗을 때마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거나 아예 몸을 돌리면서 그의 손길을 피했다. 가끔 앞다리를 들썩거리는 것이 구덩이에서 나가고 싶은 것 같은데 깊이가 깊어 그러질 못했다.

먹이로 유인하기도 했다. 밑에 깔린 풀은 이미 뜯은지 며칠이 지난 풀들이었고 똥과 오줌이 섞이기도 했다. 풀이야 어차피 건초도 먹으니 며칠 지난거야 문제될것은 없지만 똥오줌이 묻은 풀은 소도 별로 좋지 않은듯 했다.

다행히 먹이로 유인하는 방법은 통하는듯 했다. 민준이 풀을 뜯어 내밀자 고개를 들이 밀며 입을 벌린 것이다.

하지만 민준은 순간 당황하고야 말았다.

소가 입을 벌리는 순간 그 안에선 분홍색의 길고 굵은 혀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민준의 손에 들린 풀을 낼름 휘감아 당겨 버렸다.

대단한 힘! 소는 미처 민준이 풀을 놓기도 전에 빨아들이듯 풀을 당겨 민준까지 구덩이로 잡아 끌고야 말았다.

쭈구려 앉아 손을 뻗고 있던 민준은 어찌할새도 없이 소에게 당겨져 구덩이로 떨어져 내렸다.

“으어어!”

턱.

구덩이로 떨어지던 민준은 본능적으로 팔을 뻗어 앞에 있는 무언가에 메달렸다. 하지만 땅에 내려서면서 정신을 차린 민준은 자신이 끌어 안은것이 무엇인지 깨닫고는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아, 안녕? 아하하….”

민준이 끌어안은것은 소의 목덜미였고, 민준의 얼굴 옆에는 허연 침을 흘리며 풀을 씹는 소의 분홍색 입술이 우물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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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갈랑입니다.

선작하신 분, 읽어주시는분, 댓글 달아주시는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지난번에 어느분께서 달아주신 댓글을 보고 생각해 봤는데, 최대한 신경쓴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써놓고 보면 주인공 보정이 들어간게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렇게 생각했더니 옛날에 몇년전인지 기억도 안나는데 조아라에서 한번 글을 올렸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뭔가 기존의 주인공만 잘나가는 소설이 맘에 안들었던지 주인공을 1회만에 죽여버렸다죠;;; 등장과 함께 죽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안나는데 어쨌든 1화에서 끝났습니다,.

그리고 2부가 나왔는데 스켈레톤으로 부활해서 그 역시 그 화에 터닝당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미안하네요;;;;;(참고로 이미 지워서 글은 안남아 있습니다.)

어쨌건 오늘도 역시 두편 가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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