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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Testable
그림/삽화
Zig
작품등록일 :
2019.02.24 00:11
최근연재일 :
2024.06.22 21:55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137,350
추천수 :
3,292
글자수 :
1,713,963

작성
23.04.2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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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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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공중 요새

DUMMY

레벤 연합ㅡ패트리어트 시, 데본 백작의 집무실.


문서 뭉치를 정리하던 데본 백작은 자기도 모르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불안할 때마다 보이는 버릇이지만, 유독 근래 들어 입술을 깨무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그의 조국이 처한 절망적인 상황에 불안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에든 왕국을 성공적으로 수중에 넣기는커녕, 남의 전쟁을 대신 싸우는 처지가 되어버렸으니까.


희미한 피의 맛이 입안에 퍼질 때쯤, 데본 백작과 함께 늦은 시각까지 지혜를 짜내주던 참모가 입을 열었다.


“... 지금이라도 마왕 편에 붙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말을 조심해라. 듣는 귀가 있을지도 모른다.”


“텐도라는 남자는 벌써 소디보스 시에서 패배해서 죽었다지 않습니까. 이대로 신성국에 가담한다 한들 승기가 있긴 한 겁니까? 백작님도 좋아서 마왕군과 대립하는 건 아닐 터, 재고해주십시오.”


나무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참모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상대는 신성국이다. 협력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자네도 잘 알잖나.”


몹시 피곤한 얼굴로 데본 백작이 중얼거렸다.


신성국의 뜻에 거슬렀다가 나라 자체가 역사에서 지워진 경우는 허다하다. 남부 레벤 연합은 단지 그 보복이 두려워서 신성국에 따를 뿐이다.


북부도 같은 이유로 마도연방국에 따르고 있고, 이 나라에서 그 사실을 모르는 자는 없었다. 하지만 그가 깊이 신뢰하는 참모는 어차피 같은 파멸을 맞을 거라면 승부수를 던져보자고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 일단 물어보지.”


들어서 손해 볼 건 없을 거라 생각한 데본 백작은 서류를 정리하던 손을 멈췄다.


“이 전쟁, 자네는 마왕이 이길 거라고 생각하나?”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받은 참모는 잠시 고개를 숙이고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내야 할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듯, 그는 이내 고개를 들었다.


“양측에 피해가 나오겠지만, 분명 마도연방국이 승리를 거머쥘 거라 믿습니다. 주변 나라들의 연합이 없어서는 신성국이 이길 수 없습니다. 애초에 승리가 확실하지 않았다면 레벤에 남아있을 마도연방군이 아닙니다.”


“꽤나 후한 평가로군.”


“그저 있는 사실을 말씀드릴 뿐입니다... 저도 양측의 사정을 전부 아는 것은 아니니, 3할 정도는 감에 의존한다고 할까요.”


“... 그건 좋지 않군. 자네의 감은 틀린 적이 없었으니.”


“이대로면 우리는 신성국과 함께 무너질 뿐입니다.”


“...”


한동안 입술을 깨물며 고민하던 데본 백작은 최근 들어 부쩍 야윈 팔을 들어 머리를 쥐어뜯었다.


“하지만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어. 우린 그들의 적이 되어버렸다. 이제 와서 변심한다면... 어떤 방법이 있겠나?”


“마왕은 마족임에도 불구하고 재미 삼아 인간을 죽이는 부류는 아니라고 합니다. 항상 이익을 중시하는... 일종의 상인 같은 자라고 들었습니다. 이쪽이 제안하는 것이 괜찮은 거래라면 그도 응할 테죠. 그 대가로 우리의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패트리어트 시가 쓸모있다고 증명해야할텐데, 우선ㅡ”


미리 전부 생각해놓았다는 듯 술술 작전을 늘어놓던 참모가 갑작스레 말을 끊었다. 그 갑작스러운 변화의 이유는 데본 백작도 알 수 있었다.


아예 닫으면 숨길 게 있다는 오해를 살까 봐 반쯤 닫아놓은 집무실의 문이 열리고 있던 것이다.


“늦은 시각까지 깨어있군요, 백작. 아, 죄송해요, 아무래도 제가 대화의 흐름을 끊은 것 같네요.”


문을 살며시 열며 모습을 드러낸 것은 최근 전투에서 행방불명된 남자와 비슷한 흑색 사제복과 백색의 망토 차림의, 하지만 곳곳을 시원하게 드러낸 금발 여성.


그녀의 망토에 달린 신성국의 문장이 빛나고, 데본 백작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여느 남자라면 혹할 육감적인 몸에 뛰어난 미모지만, 그가 느끼는 두근거림은 이성에 관한 관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단지 핏빛의 공포가 옥죄듯, 금방이라도 그의 심장을 터뜨릴 것처럼 조이고 있다.


저것은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데본 백작이나 참모쯤은 맨손으로도 손쉽게 부러뜨릴 수 있는 신성국 천경 제2석차이기 때문이다.


푸른색 동공이 자신을 향하는 걸 깨달은 데본 백작은 혹시 방금의 이야기가 샜나 싶어 공포에 질렸지만, 정중한 미소를 유지하려 애썼다.


“이거... 레오네 님 아닙니까. 성에는 무슨 용무이실까요?”


“요새의 준비가 끝났다고 알리러 왔어요. 저번에도 말해두었지만, 사람들이 놀라서 괜한 소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무, 물론입니다. 그, 지금부터 띄우는 겁니까?”


“네. 소디보스에서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가 되겠지요.”


“그건 다행입니다...”


레오네는 참모와 그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악의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웃음을 지었다.


“일에 열심인 건 좋지만 쉬엄쉬엄하세요. 앞으로 전쟁은 더 격해질 테니까요.”


이곳에서 은밀히 의논되던 반역의 이야기를 들었을 거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데본 백작은 그제야 조금 긴장을 풀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필요한 건 뭐든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레오네 님의 성기사들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겠지만, 이쪽의 병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신성국과 함께라면 그들도 자랑스럽게 전장으로 향하겠지요.”


“그런가요.”


신성국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충성을 연기했지만, 금발의 미녀는 심드렁한 얼굴이었다.


자신이 뭔가 말실수한 건 아닌가 데본 백작이 기억을 되짚어보려던 찰나, 레오네가 그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레오네는 아무 말 없이 책상으로 다가왔다. 참모는 감히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작게 떨 뿐이었다.


인간의 보루를 자처하면서 정작 인간과는 동떨어진 에인헤랴르의 후예가 불길하게 빛나는 눈을 그들에게 향했다.


갑자기 공기가 무거워진 것 같아, 데본 백작은 마른 침을 삼켰다.


“그, 혹시라도 제가 실수한 게 있다면ㅡ”


“앞으로도 협조 부탁드립니다.”


그의 긴장이 허탈하게도 레오네는 빙긋 웃더니, 몸을 돌려서 걸어 나갔다. 더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기분 탓이겠지.


데본 백작은 쌓여둔 숨을 토해냈다. 칼날이 목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은 사라졌지만, 아직 간담이 서늘했다.


“백작님?”


“밤이 깊었다. 업무는 여기까지 하고 돌아가 쉬도록 하지.”


데본 백작은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수호자라는 모순에서 억지로 시선을 돌렸다.


◆ ◆ ◆ ◆ ◆ ◆ ◆


“아~ 한번 패전했다고 이렇게 의심을 품는 꼴이라니. 의욕이 가라앉는걸.”


신성국이 패트리어트 시로부터 받은 3층 숙소ㅡ무려 발코니가 딸려 있었다ㅡ로 돌아온 레오네는 금발을 아무렇게나 헝클어뜨리며 침대에 누웠다.


그들 앞에서는 모른 척을 했지만, 일반 인간보다 아득히 뛰어난 청각을 가진 그녀는 백작의 집무실에서 오가던 이야기를 전부 듣고 있었다.


이걸 약점으로 잡아 추궁해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들이 다른 생각을 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신성국의 검으로서 도시 관계자 전원을 숙청하는 것 이외의 미래가 떠오르지 않았기에 조금 겁을 주는 정도로 끝냈다.


그들은 당분간은 군말 없이 협력해줄 것이다. 현지 협력자가 없어지면 그녀도 곤란하기도 하니, 딴생각 품지 않고 이쪽의 명령대로 움직였으면 좋으련만.


“뭐야, 레오네 답지 않은 얼굴이나 하고. 레벤 애들이 벌써 배신하려는 거야?”


레오네가 돌아온 걸 들었는지, 그녀와 비슷한 색의 금발을 짧게 자른 소녀가 그녀의 방문 앞에 서 있었다.


단추 하나 정도는 더 채워도 좋을 정도로 편하게 입은 셔츠, 그리고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난 짧은 바지.


레오네처럼 의복의 베이스만 사제복이지, 개인 취향대로 이것저것 바꾸어놓은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복장 규정을 맞췄다는 느낌이 다분한 이 소녀는 천경의 제3석차ㅡ레오네의 후배라고도 할 수 있는 하르트만이다.


“... 너도 대충 눈치채고 있었구나. 느낌이지만, 일단 그래. 지레 겁을 먹은 것 같으니 당분간은 안심이지만, 언제까지고 신성국에 협력할 거라는 보장은 없어.”


상반신을 일으킨 레오네가 한숨을 쉬었다.


“뭐,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그들은 우리의 전쟁에 말려들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마왕과 전쟁을 벌이는 건 계획에 없었을 거야.”


“본국의 지원은 끊기고, 현지 조력자마저... 좋지 않네, 좋지 않아.”


투덜거리던 하르트만은 레오네가 걸터앉은 침대까지 다가와, 아무 사양 없이 몸을 던졌다. 비슷한 머리색의 둘이 이렇게 나란히 침대에 있으니 자매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있지, 레오네. 역시 싸우는 길 말고는 없는 걸까?”


푹신푹신한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하던 하르트만이 지나가듯 물었다.


“... 글쎄.”


신성국의 방침에 무한한 믿음을 품고 있는 이안이라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꾸짖었겠지만, 천경의 차석인 레오네는 하르트만의 의문을 부정하지 않았다.


“보고대로라면 적어도 대천사 가브리엘은 마왕 편에 붙은 거잖아? 적어도 이야기는 해볼 수 있지 않아? 서로 강하다는 건 알고 있고, 더 사상자가 나오기 전에 타협할 구석이 있지 않을까?”


“이야기라.”


레오네는 아직 걸치고 있던 사제복 상의ㅡ라고 하기엔 짧은 셔츠나 마찬가지였지만ㅡ를 벗었다. 속옷 바람이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편한 복장이 된 그녀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들의 목표는 우리를 쓰러뜨리는것, 우리의 목표는 그들을 쓰러뜨리는 거야. 대화를 한다고 해도 이야기가 얼마나 통할지 잘 모르겠는걸.”


인간과 마족 사이의 갈등의 역사는 오랜 역사 동안 계속되어왔다. 지금에 와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전쟁이 부질없음을 아는 레오네는 하르트만의 공상이 이루어지는 걸 바랬지만, 그와 동시에 한쪽이 완전히 멸망하지 않고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미래를 떠올릴 수 없었다.


“내가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 마족과 인간은 서로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는 건가? 뭔가, 죽을 때까지 서로 싸우기만 할 운명 같잖아.”


하르트만도 한숨을 내보냈다.


“모두가 너처럼 생각했다면, 달라졌을지도 몰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 그들도 어떻게 보면 여태껏 당한 걸 그대로 되돌려주고 있을 뿐이니까. 우리라고 해서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 없으니, 그렇게 역사가 되풀이되는 거지.”


레오네는 어느새 자신의 무릎 위에 머리를 뉘인 하르트만을 쓰다듬었다.


그들은 천경의 일원으로 신성국을 섬겨왔지만, 그들의 위치상 일반인은 알 길이 없는 주교회의 추악한 뒷면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대화도 가능한 것이겠지.


천경은 전투력이 높은 정예들의 모임이지, 맹목적으로 주교회의 결정에 따르거나 신앙에 의존하는 이들이 아닌 것이다.


물론 신앙심 자체가 없으면 일부 성마법을 쓰는 데 지장이 있겠지만, 적당히 믿는 수준으로도 큰 차이는 없었다.


신성국은 마족은 존재 자체가 악이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레오네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위로 갈수록 진실에 접근한다고 해야 할까, 알기 싫어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알아버린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녀는 신성국의 검이자 방패. 신의 병사 에인헤랴르의 후손이라는 운명을 바꿀 수는 없으니까.


하르트만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있잖아, 레오네. 대천사는 왜 마왕 편에 붙은 걸까? 천사는 천계의 사자고, 천계는 인간 편일 텐데.”


“천사라고 해서 전부 우리를 이해해주지는 않아. 그들도 생명이니까, 다른 의견을 가진 개체가 있겠지.”


“어렵네, 어려워~”


하르트만이 투덜거렸다.


“어쩔 수 없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야, 하르트만. 적이 이빨을 향해온다면, 그에 상응하는 수단으로 맞서면 돼.”


하르트만의 기분을 북돋아 주려던 레오네는 뭔가를 떠올리고 얼굴을 어둡게 했다.


“그래도 벌써 텐도가 탈락한 건 좋지 않네. 라파엘의 서도 빼앗겼을 테고.”


제4석차는 과묵하고 속을 알기 힘든 남자였다.


레오네와도ㅡ아니, 다른 천경의 일원들과도 딱히 친하지 않았기에 그의 죽음을 깊이 슬퍼할 마음은 들지 않았지만, 단 넷밖에 없는 상위 석차의 하나가 공석이 되었다는 상실감은 있었다.


“이안은 여기로 오지 않는 거야?”


“글쎄, 어떨까.”


전이가 막힌 지금 천경의 제1석차가 배 따위를 이용해서 이곳으로 오는 건 무리다. 그에겐 수도를 방위한다는 사명이 있고, 지금 같은 위험한 시기에 자리를 비울 수 없으니까.


하지만 레오네는 말을 흐렸다. 왜 그러는지는 잘 알 수 없었지만, 확답을 내기엔 이르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천경에서ㅡ그것도 상위 석차에서 희생이 나는 건 전대미문의 일이다.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오, 혹시 저건가? 벌써 띄운 건가?”


밖을 내다보다가 뭔가를 발견한 듯, 하르트만이 용수철처럼 일어나서 발코니 문을 열었다. 이윽고 원하는 걸 확인한 그녀가 신이 나서 소리쳤다.


“레오네! 저기저기!”


“보이기 시작한 거야?”


레오네는 하르트만이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밤이라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달보다 환하게 상공을 밝히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을 눈에 담은 레오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까지는 띄운다고 했었는데, 예상보다 빨리 준비된 거구나.”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상급 마법을 수차례로 중첩할 필요가 있어서 옮겨온 직후 빛을 보지 못하고 계속 정비 중이었던 그들의 요새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 아침에는 탈 수 있겠지? 저거 타본지 꽤 됐는걸!”


하르트만이 들뜬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저것이야말로 신성국 전투여단이 지형에 구애받지 않고 전장을 쏘다니고, 낯선 타지에서도 본래 힘을 발휘하게 해주는 수단이니까.


처음엔 단지 하늘의 점 하나에 불과했던 그것은 점점 거리를 좁혀, 패트리어트 시에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울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에 따라, 보는 이를 압도하는 그 크기와 위용이 드러났다.


하늘 위에 뜬 섬으로도 보였지만, 그것을 관찰하다 보면 그것이 가진 인공적인 특징이 드러난다.


가장자리에는 날개를 연상시키는 흰 구조물들이 아래를 향하고, 그 끄트머리로부터 파랗게 타오르는 입자들이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어서 그것이 이렇게 커다랗고 무거운 것이 하늘에 뜰 힘을 제공한다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 위에는 대지가 없는 하늘에서 일종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두꺼운 금속이 있고, 밤하늘을 천천히 가로지르는 그것이 떠받치는 것은 네 개의 부속 타워와 중앙의 메인 타워가 연결된 형태의 구조물로, 영락없는 요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신성국이 거점방어를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마석포가 대량으로 탑재되어있는 무시무시한 병기지만, 모든 것이 흰 대리석을 사용해 신성국 양식으로 지어졌기에 전설 속의 공중 정원과 흡사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착지할 장소를 재확인하려는 듯, 공중의 요새에서 지상을 향해 푸른 빛을 비추었다.


“드디어 내일이네. 이젠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겠어.”


레오네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저것이 바로 신성국 전투여단의 이동식 기지ㅡ부유 요새 '신의 활'.


단독으로 여러 국가들을 먼지로 만들었던 전과가 있는 신성국의 광범위 섬멸 병기다.


작가의말

위가 썩은 걸 알면서도 까라면 깔 수밖에 없는 모습이 마치 현대의 회사원 같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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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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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어둠을 처단하는 창 +3 23.07.15 57 3 15쪽
261 금속은 생각보다 무르다 +3 23.07.05 67 3 13쪽
260 천사와 대척점에 선 것은 +2 23.06.18 75 3 15쪽
259 기술의 진보는 곧 살육의 진보 +3 23.06.10 69 3 16쪽
258 포신이 품은 마법 +3 23.05.20 73 3 10쪽
257 피의 무게는 죄의 무게만큼 +3 23.05.18 73 3 11쪽
256 신의 활, 그 시위가 품는 것은 +1 23.05.14 66 3 16쪽
255 매듭을 짓지 않으면 +2 23.05.09 70 3 14쪽
» 공중 요새 +3 23.04.29 74 3 16쪽
253 마도 vs 고유스킬 +5 23.04.05 77 2 15쪽
252 인간 대 인간 +3 23.03.25 86 3 14쪽
251 이빨을 드러낸 어둠 +4 23.03.18 82 3 14쪽
250 예술은 폭발이다 +3 23.03.10 89 3 12쪽
249 전쟁 발발 +2 23.03.02 92 2 13쪽
248 겨울, 온천 +5 23.02.25 79 3 13쪽
247 성전의 전조 +2 23.02.19 93 4 13쪽
246 이스 바실루스 +1 23.02.15 88 3 14쪽
245 레벤 연합의 침공 +1 23.02.11 82 2 14쪽
244 약자의 운명 +1 23.01.28 96 3 16쪽
243 표지가 새로 나왔습니다 (가름) +3 23.01.18 92 3 1쪽
242 또 다른 숙청의 시작 +1 23.01.14 96 3 14쪽
241 찬탈의 하겐 +1 23.01.01 101 4 14쪽
240 추악한 진실 +1 22.12.25 111 4 16쪽
239 개혁의 불씨 +1 22.12.10 109 4 15쪽
238 백색 죽음이 깔린 추도식 +1 22.11.20 107 3 14쪽
237 다크엘프와 여우의 진급 +1 22.11.13 101 4 10쪽
236 두 번째 보루의 소실 +1 22.11.13 99 4 10쪽
235 꺾인 십자가, 꺾이지 않는 신념 +1 22.10.31 106 4 12쪽
234 폭살의 르몽 +3 22.10.19 122 4 16쪽
233 의외의 첫인상 +1 22.10.14 113 5 13쪽
232 사절단의 방문 +1 22.10.12 15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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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인간의 도시에, 인외가 도착하다 +3 22.07.24 115 4 15쪽
220 분열된 왕국 +1 22.07.24 111 4 16쪽
219 새로운 만남은 운명의 방향을 바꾼다 +1 22.07.22 109 5 19쪽
218 칠흑에 맞선 자의 말로 +2 22.07.18 117 4 17쪽
217 어둠에 물들지 않은 빛 +2 22.07.16 110 3 13쪽
216 지나가던 어둠이 발견한 것은 +1 22.07.16 117 4 11쪽
215 다가오는 위기, 혹은 기회 +1 22.07.09 128 5 19쪽
214 칠흑의 선언 +1 22.07.04 115 4 17쪽
213 파멸의 그림 +3 22.06.26 116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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