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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Testable
그림/삽화
Zig
작품등록일 :
2019.02.24 00:11
최근연재일 :
2024.06.22 21:55
연재수 :
3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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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348
추천수 :
3,292
글자수 :
1,713,963

작성
23.01.2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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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약자의 운명

DUMMY

그 불길한 검은 군복이 도시를 포위했다는 소식이 클로비스 백작가까지 닿은 것은 아직 어스름이 곳곳에 드리운 이른 아침이었다.


담피에르 후작이 장악한 왕도 탈환을 위해 이곳 비오클에 한창 병력을 소집하던 중 발생한 비상사태에, 당연하게도 소란이 일었다. 국경에서의 전투는 순조롭다는 것이 불과 어제 들은 소식이었는데, 느닷없이 적이 코앞까지 쳐들어왔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자들도 있었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사람들 중에는 유독 낮이 어두워 보이는 자가 하나ㅡ자신은 세상에서 제일 운이 나쁘다고 자조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너새니얼 그란츠.


영락없이 비오클에 갇혀버린 신세가 되었지만 그는 에든의 국민도, 이웃나라의 상인도 아니다. 에든과 같은 뿌리는 공유하지만 엄연히 다른 나라인 몬순 공국 출신의 신출내기 기사로, 교류를 위해 잠시 에든 왕국에 와있던 것뿐이다.


군사교육을 중시하는 에든은 기사 양성에 있어서도 일류였기에 아버지의 지인을 통해 겨우 기회를 얻어 클로비스 백작가에 머무르며 교육을 받게 되었지만, 도착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에든 왕국이 자이나스를 침공하는 대형사건이 일어났다.


비오클은 에든항까지는 좀 거리가 있고, 자이나스와는 제일 가까운 서부 도시. 전쟁 발발과 동시에 에든군이 물자운송을 위해 육로를 점거했기에 마차 따위를 통해 몬순 공국에 돌아가기는 어려웠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이 도시와 운명을 함께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데트르 마도연방국, 자이나스, 에든 3국의 관계는 내서니얼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명분도 없는 남의 전쟁에 휘말리는 건 절대로 사양이다. 애초에 에든이 자이나스에 침공하려는 걸 알았다면 이곳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상황이 흘러가는 것이 심상치 않아 최대한 빨리 돌아가려고 배편을 알아보았던 것은 정답이었다. 뒤이어 후작에 의해 칼리더스 2세가 폐위당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갑자기 터진 전쟁, 거기에 내분까지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배편을 구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통상 요금의 다섯 배를 내는 것으로 겨우 에든을 탈출할 기회을 얻은 너새니얼에게 닥친 불행의 이름은 마도연방국ㅡ국가라는 거대한 조직 아래 새롭게 모인 마왕군이었다.


지금의 마왕군과 싸워 이긴 국가는 없다. 왕도에서 쿠테타까지 발생해서 내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지금의 에든에게 승산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기에 그는 클로비스 백작을 설득시키려 했다.


“백작님, 소식은 이미 접하셨을 테죠. 저 군복이 이곳에 왔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이미 에든은 완전히 뚫렸습니다. 여기에선 괜한 반발 말고 최대한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쪽으로 행동하셔야 합니다.”


심각한 얼굴로 서재에 들어온 너새니얼이 입을 열자, 책장을 넘기며 파이프를 뻐끔거리던 클로비스 백작이 고개를 들지도 않고 코웃음을 쳤다.


“그럴 리 없다, 내서니얼 그란츠 경. 국경은 아직도 잠잠하지 않은가? 자이나스든 마왕군이든 이동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어리석은 자들이 괜히 소란을 피우는 것에 동요하지 말게.”


“그렇다면 저 마왕군은 어디에서 들어왔다는 겁니까?”


“쥐새끼가 몇 마리 틈새로 들어온 것이겠지. 하지만 국경에서 문제가 있었다 한들 우리 에든 왕국은 군사강국이다. 조금은 이 나라의 군을 믿어보는 것이 어떤가? 타이밍 좋게도 이 비오클에 병력을 3만 정도 모았으니 쥐새끼 한두 마리 잡는다는 충분하겠지.”


“비오클의 병력으로 저들과 싸우겠다는 말씀입니까?”


“그래. 원래는 왕도를 탈환해서 담피에르 놈의 목을 베는 데 쓸 예정이었다만, 출발하기 전에 칼의 날카로움을 시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틀렸다. 이 백작은 마왕군과 싸울 생각이었다. 저 칠흑의 군세를 상대로 승산이 있다고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


너새니얼은 고개를 저으며 진언했다.


“에든이 군사강국? 미스드나 대륙에서는 그렇다고 한들, 마도연방국 앞에서는 아무 의미 없습니다. 그 스파세니예 연방을 굴복시킨 놈들에게 에든이 뭘 할 수 있다는 겁니까?”


“말이 지나치군.”


다급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나사니엘이 언성을 높였다.


“놈들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무기로 인간을 벌집으로 만들고, 훈련받은 마법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급 이상의 마법으로 성을 터뜨린다고 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마왕군 간부들에는 전설 속의 마수도 있다죠. 당장 투항해야 합니다, 백작님!”


“싸워보지도 않고 투항을 지껄이다니, 외지인은 역시 기사 정신이 없군. 놈들이 보내온 서한은 읽고서 이야기하는 건가?”


클로비스 백작이 책상 한쪽에 놓인 문서를 곁눈질했다.


“모든 칼리더스파 관료들의 목을 내놔라. 그렇지 않으면 이 도시는 오늘부로 지도에서 없어진다ㅡ라더군. 불합리한 요구다. 협상의 여지가 없는 상대에게 맞서싸우는 것 말고 무슨 선택지가 있겠어.”


타들어 가는 너새니얼의 속도 모르는지, 클로비스 백작은 이미 마음을 굳힌 것 같았다.


용맹하게 싸우는 것은 좋다. 하지만 낭떠러지를 앞에 두고도 계속 달려나간다면 그건 용맹이 아니라 어리석음일 뿐이다.


“당신도··· 지금은 고인이 된 칼리더스 2세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게 이런 말이겠죠. 우리로서는 놈들에겐 저항할 수 없습니다. 이대로면 더 고통스럽게 죽어갈 뿐입니다.”


“그러니까 자네가 뭘ㅡ”


“자이나스에서 마도연방국에게 저항하던 귀족 파벌들. 그들이 다스리던 도시가 어떻게 되었는지 못 들으셨습니까?”


“나약한 놈들의 말로일 뿐이다. 우리는 달라.”


백작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다면 저는 스스로 선택하겠습니다. 타인의 전쟁을 싸울 이유는 없으니, 하다못해 제 긍지를 지키고 죽죠.”


더 말해봤자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달은 너새니얼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클로비스 백작가를 떠났다.


◆ ◆ ◆ ◆ ◆ ◆ ◆



배편을 구하기 위해 돈을 다 써버렸기 때문에 마차를 빌리지도 못한 너새니얼은 무턱대고 항구가 있는 이웃 도시ㅡ서쪽의 소도시인 베란츠를 향해 말을 몰았다.


몬순 공국은 표면적으로 자이나스와 적대하는 관계가 아니기에 이곳 비오클에서 바로 자이나스로 피신해도 크게 상관은 없다. 하지만 자이나스 국경으로 통하는 길은 마왕군에게 일찌감치 점거당했을 테니, 원래 계획했던 대로 에든 내 항구까지 가자는 생각이었다.


“···응?”


뭔가 차가운 것이 머리에 닿은 너새니얼은 말을 멈춰 세우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흰 눈이 내리고 있었다. 하늘을 가득 채운 눈을 본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지금은 그럴만한 계절도, 날씨도 아니다. 미드스나 대륙에서 눈이 내리려면 아직도 반년은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펑펑 쏟아지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부자연스러웠다.


너새니얼은 자신도 모르고 말에 내린 채 멍하니 하늘을 보았다. 한동안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위를 보던 그의 입에서 당연한 질문이 새어 나왔다.


“어째서 지금 눈이ㅡ”


“주술, 이라는 걸세.”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너새니얼. 그는 언제라도 뽑을 수 있도록 검에 손을 얹은 채 소리가 들린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건 홀로 서 있는 풍채 좋은 노장으로, 이마에 한 쌍의 뿔이 나 있었다.


“주···술?”


물어보면서도 너새니얼의 시선은 노장이 입은 군복에 고정되어있었다.


검은 바탕의 군복, 독수리 문양, 그리고 미스드나에서는 볼 수 없는 철제 계급장.


의심할 여지 없는 마왕군이다. 이웃 도시로 향하는 길에도 어느 정도 적이 있을 거라는 상정은 했었지만, 벌써 맞닥트리다니 그는 정말로 운이 없었다.


한편 노장은 너새니얼의 호기심이 싫지만은 않은지, 온화한 웃음을 지었다.


“주술은 쿠라마사에서 주로 음양사들이 마법 대신 쓰는 것인데, 기본적인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지.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자네들의 퇴로를 확실하게 차단하려면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서 말이네.”


확실히 제대로 앞이 보이지도 않는 폭설을 뚫고 길을 찾는 건 지역 지리에 익숙한 주민이라고 해도 힘들다.


실제로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 10여 분 지나지 않았건만, 벌써 무릎 높이까지 쌓였다. 걸음을 내딛으려고 해도 발이 푹푹 들어가니 움직임이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몬순 공국의 기사는 에든의 문화와 달리 마법에도 기본적인 소양을 갖출 것을 요구받는 만큼 너새니얼도 기후를 변화시키는 마법을 본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6급도 가랑비를 조금 내리게 하거나 구름이 살짝 걷히게 하는 수준이었다. 하늘에 직접 현실개변을 일으키는 건 까다로워서 이 정도 규모라면 낮게 잡아도 4급 마법이 아니면 안 된다.


심호흡한 너새니얼은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표정을 고쳤다.


“대단한 주술을 쓰는군. 하지만 이런 날씨에서는 댁들도 불리한 건 마찬가지 아닌가?”


노장은 고개를 저었다.


“통상 병력을 비오클에 보낼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네. 가급적이면 소수의 인원으로 도시를 하나씩 없애라는 지시가 있었으니 말이네. 사실 이곳은 그분 혼자서도 충분했겠지만, 나 역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나서게 되었지.”


너새니얼은 혼자서 비오클 시를 취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처럼 말하는 노장을, 단순한 헛소리꾼으로 치부할 수 없었다.


마왕군 간부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지. 미스드나 계급과는 체계가 다르기에 알 수 없었지만, 노장이 풍기는 분위기를 보아 꽤 높은 계급인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니 이런 생각도 드는군. 자네들은 이런 환경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지? 내가 바라지 않는 이상 이곳의 눈은 그치지 않을걸세. 비오클은 마치 독안에 든 쥐로군.”


“모두를 굶겨죽이겠다는 건가···!”


이런 눈이 언제까지고 내린다면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안전을 찾아 다른 곳으로 대피하는 것도 이미 퇴로가 막혔으니 불가능하다.


노장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딱히 그런 의도는 아니네. 물론 이대로 가면 자네들이 멸하는 것은 확정이네만. 퇴로를 차단했으니 나머지는 이들이 일해주겠지.”


그가 소매에서 뭔가 꺼내는가 싶더니 손바닥만 한 크기의, 사람의 형상을 한 종이 인형들이 촤라락하고 날아올랐다.


“소환의 술.”


노장이 중얼거리고, 종이 인형이 일제히 빛나더니 무언가를 불러냈다.


거대한 그림자가 너새니얼에 드리워지고, 그가 경악하는 것을 보며 노장이 설명했다.


“자네는 이것도 처음이겠군. 우리 군이 개발한 스노우 골렘이라는 걸세.”


어느새 10체 넘게 출현한 그것은 성인 남자 10배의 크기를 가진 괴물이었다.


도저히 생명체의 온기를 느낄 수 없는 그것의 눈이 붉게 빛났다. 조악하게 인간의 모습을 흉내 낸 듯했지만, 한번 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인간을 터뜨려 죽일 수 있는 몸을 가졌으니 악취미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아, 그러고보니 자기소개가 늦었군. 나는 데트르 마도연방국 제도 방위사령관 스와이어 대령. 성이 이런 것은 쿠라마사에 오래전 이주한 일족이기 때문이지만, 그런 것은 사족이겠군.”


“··· 몬순 공국의 내서니얼 그란츠다.”


“몬순 공국?”


수염을 쓰다듬던 스와이어 대령이 뭔가를 떠올렸다.


“에든의 공국이로군! 복장을 보니 기사 같고, 그럼 자네도 비오클의 병력소집에 응하여 에든에 와있는 것인가?”


내서니얼은 고개를 저었다.


“현재 공국은 에든의 전쟁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 나도 잠시 와있었던 것 뿐이야. 부디 이대로 보내줄 수는 없겠는가?”


이어지는 조심스러운 목숨 구걸. 실낱같은 희망에 매달린 내서니얼이었지만, 스와이어 대령은 고개를 저었다.


“아쉽지만 그럴 순 없다네. 이 도시는 완전섬멸하는 것으로 정해졌으니 말이야. 거듭해서 보낸 항복의 권고에도 흔들리지 않았으니 도시 자체를 지우기로 했다네.”


기회를 주었음에도 걷어차 버렸으니 봐주지 않겠다는 섬뜩한 말이었다.


“자네는 평민이 아닌 공국의 기사로서 에든에 공식적인 경로로 와있었으니 비오클을 다스리는 클로비스 백작과도 연이 있을 테지? 그러면 더더욱 보내줄 수 없겠군 그래. 칼리더스 파벌은 완전히 뿌리 뽑으라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으니 말일세, 자네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야.”


내서니엘은 말없이 검을 뽑았다. 이렇게 되었으니 싸우는 것밖에 남은 선택지가 없었다. 아직 자신의 곁에서 기다리고 있는 애마에 타서 도망가려고 해도 등 뒤에서 날아온 미지의 마법ㅡ아니, 주술 공격에 당해버리겠지.


검을 오니에 겨누면서도,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는 건 자각하고 있었다.


“이럴 때 그 기분 나쁜 여자라도 있었다면···!”


그는 에든에 온 이래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는 금발의 여자ㅡ찬탈의 하겐을 떠올렸다.


하겐은 담피에르 후작의 수족이다. 칼리더스 2세의 암살에도 직접 관여했다는 소문이 도는 그녀의 조력은 당연하지만 기대하기 힘들었다. 하필 지금 그녀가 생각난 것은 이 노장은 그런 영웅의 반열에 오른 자가 아니면 상대할 수 없고, 제일 먼저 생각난 ‘영웅’이 그녀이기 때문이겠지.


“이 괴물을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나도 그란츠 가의 기사. 끝까지 명예를 지키도록 하겠다···!”


각오를 다지고 검을 겨눈 내서니엘을 보며 스와이어 대령이 고개를 갸웃했다.


“괴물? 아, 스노우 골렘 말인가. 무슨 착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자네와의 싸움에서 저것을 쓸 생각은 없어. 내가 부리는 괴이는 따로 있다네.”


스와이어 대령이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접고 나머지 손가락을 세워 모종의 손동작을 취했다.


“오너라, 하쿠류.”


동양풍의 문이 난데없이 스와이어의 뒤에서 나타났다.


착,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한차례의 강풍이 몰아쳤다.


내서니엘의 등이 서늘해졌다. 방금, 바람 말고도 뭔가 재빠르게 그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고 뒤늦게 깨달았다.


위를 올려다본 내서니엘의 몸이 굳었다.


백색의 기다란 거구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희푸른 뿔과 수염이 난 그것은 날개도 없이, 고고한 자태로 흐르듯 상공에서 움직였다.


마물 따위에 비할 수 없는, 신성함까지 깃들어있는 존재다. 보는 것만으로 온몸을 전율하게 했다.


그 모습은 영락없는ㅡ


“드, 드래곤···?”


하늘의 괴이와 눈을 마주친 내서니엘이 중얼거리자, 스와이어는 고개를 저었다.


“뭐, 그리 생각해도 어쩔 수 없나. 자네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지. 그래도 하쿠류는 드래곤과는 엄연히 종류가 다르니, 용 정도로 불러주겠나.”


본능이다. 자신이 한없이 작게만 느껴지는 것은 저 용이 단지 거대하기 때문이 아니다. 생물로서의 격이 다르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네는 등을 보이고 도망치지 않고, 용맹하게도 홀로 나를 맞서주었네. 그렇다면 나 또한 진지하게 답해주는 것이 도리겠지.”


스와이어 대령의 말이 반응하듯, 하쿠류가 거대한 입을 천천히 벌렸다. 인간 따위는 쉽게 씹어먹을 수 있는 흉악한 이빨이 드러났다.


“가라.”


스와이어 대령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하늘의 용은 번개처럼 아래를 향해 쏜살같이 내리쳤다.


내서니얼이 검을 제대로 휘두르기도 전에, 하쿠류는 그를 한입에 집어삼켰다.

New map (1).jpg


작가의말

저도 쓰다가 지리가 헷갈려서 전에 만들었던 지도 다시 첨부합니다


그나저나 가름은 스와이어한테 도시공략 짬처리하고 쿠도와 함께 어디에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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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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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어둠을 처단하는 창 +3 23.07.15 57 3 15쪽
261 금속은 생각보다 무르다 +3 23.07.05 67 3 13쪽
260 천사와 대척점에 선 것은 +2 23.06.18 74 3 15쪽
259 기술의 진보는 곧 살육의 진보 +3 23.06.10 69 3 16쪽
258 포신이 품은 마법 +3 23.05.20 73 3 10쪽
257 피의 무게는 죄의 무게만큼 +3 23.05.18 73 3 11쪽
256 신의 활, 그 시위가 품는 것은 +1 23.05.14 66 3 16쪽
255 매듭을 짓지 않으면 +2 23.05.09 70 3 14쪽
254 공중 요새 +3 23.04.29 73 3 16쪽
253 마도 vs 고유스킬 +5 23.04.05 77 2 15쪽
252 인간 대 인간 +3 23.03.25 86 3 14쪽
251 이빨을 드러낸 어둠 +4 23.03.18 82 3 14쪽
250 예술은 폭발이다 +3 23.03.10 89 3 12쪽
249 전쟁 발발 +2 23.03.02 92 2 13쪽
248 겨울, 온천 +5 23.02.25 79 3 13쪽
247 성전의 전조 +2 23.02.19 93 4 13쪽
246 이스 바실루스 +1 23.02.15 88 3 14쪽
245 레벤 연합의 침공 +1 23.02.11 82 2 14쪽
» 약자의 운명 +1 23.01.28 96 3 16쪽
243 표지가 새로 나왔습니다 (가름) +3 23.01.18 92 3 1쪽
242 또 다른 숙청의 시작 +1 23.01.14 96 3 14쪽
241 찬탈의 하겐 +1 23.01.01 101 4 14쪽
240 추악한 진실 +1 22.12.25 111 4 16쪽
239 개혁의 불씨 +1 22.12.10 109 4 15쪽
238 백색 죽음이 깔린 추도식 +1 22.11.20 107 3 14쪽
237 다크엘프와 여우의 진급 +1 22.11.13 101 4 10쪽
236 두 번째 보루의 소실 +1 22.11.13 99 4 10쪽
235 꺾인 십자가, 꺾이지 않는 신념 +1 22.10.31 106 4 12쪽
234 폭살의 르몽 +3 22.10.19 122 4 16쪽
233 의외의 첫인상 +1 22.10.14 113 5 13쪽
232 사절단의 방문 +1 22.10.12 155 3 13쪽
231 짙게 드리우는 전운 +1 22.10.07 121 4 18쪽
230 어둠에 대처하는 자세 +1 22.09.29 116 4 18쪽
229 어둠은 확실하게 무너뜨린다 +2 22.09.15 128 5 18쪽
228 치명적 착각 +1 22.08.27 106 3 17쪽
227 구원의 손길 +4 22.08.19 115 5 18쪽
226 공주의 각오 +1 22.08.15 121 6 17쪽
225 강요되는 선택 +1 22.08.08 108 4 17쪽
224 그 불꽃은 푸른 색을 띠고 있다 +5 22.08.04 109 5 19쪽
223 우펜 요새 +1 22.07.30 115 5 20쪽
222 마왕의 제안 +4 22.07.26 118 4 19쪽
221 인간의 도시에, 인외가 도착하다 +3 22.07.24 115 4 15쪽
220 분열된 왕국 +1 22.07.24 111 4 16쪽
219 새로운 만남은 운명의 방향을 바꾼다 +1 22.07.22 109 5 19쪽
218 칠흑에 맞선 자의 말로 +2 22.07.18 117 4 17쪽
217 어둠에 물들지 않은 빛 +2 22.07.16 110 3 13쪽
216 지나가던 어둠이 발견한 것은 +1 22.07.16 117 4 11쪽
215 다가오는 위기, 혹은 기회 +1 22.07.09 128 5 19쪽
214 칠흑의 선언 +1 22.07.04 115 4 17쪽
213 파멸의 그림 +3 22.06.26 116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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